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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R목사의 비성경적 강의를 기록한 학생들의 노트 |
학교측의 안이한 대처
이번사건이 알려진 배경은 R 목사의 강의를 이상하게 생각해온 수영로교회 고등부 학생들이 담당 목회자와 상담을 하면서 처음 문제가 불거졌다. 수영로교회 고등부 담당 이대웅 목사는 “아이들이 부모들에게 이야기했고, 부모들은 교구 목회자들에게 상담까지 했다. 교회 전체가 이 사건을 잘 알고 있다”고 말했다. 수영로교회에 출석하는 정선학원 소속 모 교사도 “내년 자녀를 입학시키려고 했던 모 성도도 찾아와 이번 문제에 대해 물어보는등 생각보다 문제가 심각하다“고 말했다. 또 브니엘에 자녀를 둔 학부모들은 서로 모여 기도회를 갖는등 자녀들이 불이익을 당할지 모른다는 생각 때문에 학교측에 항의 한번 못하고 전전긍긍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 때문에 이대웅 목사는 학생들의 강의 노트를 들고 신천지 전문가인 황의종 목사를 찾아 이 문제를 제보하면서 사건이 교계에 알려지게 됐다.
황 목사는 “신천지나 JMS로 의심해 볼 수 있지만 분량이 적어 단정 지을 수 없다. 확실한 사실은 비성경적인 이러한 내용을 학생들에게 가르쳤다는 자체가 충격적”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외부에서는 이 문제를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지만 정작 학교측은 이번 사건이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브니엘 예고 박광민 교감은 “문제가 제기되었을때 R 목사가 교목과 종교부장(교사)등 여러 교사들에게 오해의 소지가 있었다고 해명을 했고, 이유가 어떻든 물의를 일으킨 책임을 지고 (R 목사가)스스로 강의를 그만뒀다”며 다 해결된 문제를 기자가 왜 취재를 하는지 모르겠다는 반응을 나타냈다. 하지만 기자가 확인한 결과 교감은 R 목사가 어떤 내용을 학생들에게 강의했는지 파악도 하지 못하고 있었고, 학교장은 4일 기자가 3번의 전화통화를 시도했지만 연락을 받지 않았다.
이처럼 모든 것을 덮으려는 학교측의 안이한 태도 때문에 이번 문제가 더 확산되었다는 지적을 낳고 있다. 수영로교회측에서 황의종 목사에게 제보한 시점보다, R 목사가 학교측에 사의를 표명한 시점이 더 빨랐기 때문에 학교당국이 혼란스러워하는 학생들에게 발빠르게 잘 해명하고, 문제를 바로잡았다면 지금처럼 일파만파 퍼지지 않았을 것이라는 지적이다.
“성경적으로만 말했다(?)”
지난 4일 오후 3시 브니엘예고 교목실에서 문제의 R 목사와 임현백 교목, (문제제기한)학생들과 교사, 기자가 함께 대면하는 시간을 가졌다. 학생들이 필기한 노트를 갖고 질문을 했으며, R 목사가 답변하는 시간을 가졌다. 천사의 타락 이야기부터, 피썩인 음식이야기, 종말시점, 불신자와의 결혼등 문제의 강의에 대해 질문했다. R 목사는 “내가 말한 것은 모든게 성경적이다”며 성경을 펼쳐가며 답변했고, 여기에 대해 기자와 교사, 아이들이 반박하는 형식으로 진행됐다. 시간이 흐를수록 R 목사와 아이들의 주장은 달랐고, 급기야 R 목사는 “그런말을 한적 없다”며 일부 내용은 부인하면서 “4-5년이 지나면 내가 말한 내용이 진리인 것을 알게 될 것”이라고 이해할 수 없는 말을 계속했다.
결국, 기자가 교목인 임현백 목사에게 ‘R 목사가 학생들에게 가르친 내용이 과연 적절했는지 판단해 달라’고 하자 임 목사는 “내용이 이 정도인지 몰랐다. 어떻게 이런 내용을 학생들에게 가르쳤는지 이해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임 목사는 스스로 “교목인 내가 학생들을 챙기지 못했다. 내 잘못이다“며 학생들에게 사과하며 괴로워했다.
브니엘교단 “예의주시하고 있다“
한편, 정선학원과 운영권 문제로 대법원 판결을 앞두고 있는 브니엘 교단은 이번 사건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교단 모 임원은 “만약 학교가 운영주체였다면 이같은 일은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교단 내부적으로 이 문제를 논의해 나갈 생각이라고 밝혔다.
전화위복의 계기가 되길
정선학원은 부산지역 대표적인 기독교 학교로 이름나 있다. 미션스쿨을 표방하며 학교 내 교회를 설립하고, 어느 학교보다 신앙적인 부분에 많은 투자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어, 실제 타지역 목회자 자녀들도 많이 입학을 하고 있다. 이번 사건이 불미스럽게 발생했지만, 지역교계와 학교내 구성원들도 최근 몇 년동안 정선학원이 신앙적으로 많은 발전이 있었다고 평가하고 있다. 학원내 모 교사도 “어느때보다 최근 몇 년동안 학생들의 신앙이 많이 성숙되었다고 느끼고 있다”며 “이번 사건도 학생들의 신앙수준이 높아졌기 때문에 문제제기를 할 수 있었다고 본다”고 말했다. 특히 브니엘 고등학교의 경우 ‘종교수업’에 대한 설문조사에서 전교생중 단 2명을 제외하고 모두가 종교수업을 받고 싶다고 할 정도로 종교수업이 인기를 얻고 있다. 어느 때보다 교목의 활동 비중이 높아가고, 열정적으로 학원복음화에 헌신하고 있다고 구성원들이 입을 모으고 있다. 안타깝게 이번 사건이 학원복음화에 열정을 쏟고 있는 운영자(이사회)와 교목, 교사들을 허탈하게 만들었지만, 이번 사건을 전화위복의 계기로 삼고 더욱 학원복음화에 열을 올려야 할 것이다.
이번 경우는 교목(임현백 목사) 혼자 두 학교(브니엘예고, 브니엘국제예술중학교)를 강의할 수 없기 때문에 외부강사를 필연적으로 쓸 수 밖에 없었고, 검정 안 된 외부강사의 말 실수가 불러온 헤프닝이다. 학교가 이번 사건을 교훈삼아 더욱 발전하는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
신상준 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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