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일 예배, 회개 기도가 장로 권고사임 이유가 될 수 있나?…파문 일어

장로회등 집단반발 움직임 보여

시무장로가 주일 대표기도 시간에 항존직 투표시 불법으로 투표한 부분을 하나님 앞에 회개 기도한 것이 말썽이 되어 장로가 공동의회에서 권고 사임 당한 사건이 발생해 한국교회에 큰 파문이 일고 있다. 지난 8월8일 장유대성교회에서 불법선거에 대한 회개기도를 한 설이환 장로가 공동의회에서 찬성 273명, 반대 77명, 기권10명의 투표결과로 권고사임을 당한 것이다.

항존직 선거 후유증으로 몸살
장유대성교회는 금년 5월 항존직 선거로 큰 후유증을 앓고 있다. 선거 1주일 전 부터 ‘살생부 명단‘과 ‘당선자 명단‘이 돌아 선거에 큰 영향력을 미쳤기 때문이다. 교회내 일부 집사들이 이 문제를 공식적으로 제기했지만 다수의 담임목사 지지세력은 오히려 반대세력을 교회밖으로 몰아내려고 시도하고 있다. 특히 담임목사측이 반대세력의 중심인물로 지목하는 설이환 장로는 공중기도시간에 살생부 명단에 대한 회개기도를 한 이유로 권고사임을 당해 큰 충격을 주고 있다. 당사자인 설 장로는 “살생부에 대해서 회개하자고 대표기도한 것이 권고사임 결의이유가 될 수 있는지 묻고 싶다“며 이번 결과를 받아들일 수 없다고 자신의 입장을 분명히 밝혔다. 또 설 장로는 “목사측이 이번 권고사임을 시킨 저의는 교회의 비리와 부패를 덮으려는 획책“이라며 “끝까지 교회의 비리와 부패에 맞서 투쟁할 것“을 밝히면서 이번 문제를 노회에 상소할 뜻을 밝혔다.
하지만 당회 선임장로인 구대영 장로는 “당회에서 의결된 사항을 불복종하고 대표기도시 교회에 대한 부정한 방법으로 투표한 사실을 공개한 사실, 제직회에서 당회를 폄하시킨 사실등 여러문제가 얽혀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 7월 18일 당회에서는 설이환 장로로 하여금 자진 사임토록 결의했으나 설 장로는 자의 사임을 거부하자, 7월 25일 당회에서 권고사임 절차를 밟아 8월 8일 주일 공동의회에 회부하여 장로직을 박탈한 것이다.
장유대성교회는 강봉식 장로도 당회를 하면서 교회선교원 부정사건을 감사한 건에 대해 마치 (감사를)잘못한 것처럼 여론을 몰고 간 것에 대해 불쾌하다고 구두사임을 언급하면서 당회를 뛰쳐나갔는데, 당회가 자진사임으로 간주하여 다음주일 주보에 이름을 삭제한 사건도 있다. 결국 설이환 장로와 강봉식 장로는 선교원 비리 사건을 감사한 이유로 담임목사측과 현재까지 마찰을 빚고 있다는 여론이다.

한재엽 목사 “설 장로는 당회를 혼란스럽게 만들었다“
장유대성교회 담임 한재엽 목사는 이번 설 장로의 권고사임건에 대해 “기도 문제 뿐만아니라 그동안 설 장로가 당회를 너무 혼란스럽게 만들었다“며 “기념교회의 경우 당회가 결정해도 ‘결의‘라는 말을 안했다고 다시 뒤집는 사람이 설 장로다. 또 재직회를 앞두고 재직들을 선동하여 ‘목사도 나가고, 장로도 나가고, 교인도 해산해야 된다‘는 등 교회를 혼란스럽게 만들었기 때문에 권고사임이 가능했다“고 말했다.
이번 기도 문제건에 대해서도 한 목사는 “내가 보았을때 이번 선거는 합법적 선거다. 교인 대다수도 그렇게 생각하고 있다. 그런데 설 장로의 기도 내용은 불법 선거인데, 당선된 사람들과 가족들이 가만히 있겠는가? 또 강단도 부인했다. 목사입장에서 참을 수 없는 모독이다“고 전했다. 여기에 대한 설 장로의 주장은 “강단을 부인한 것이 아니고 강단에 외치는 설교가 저주가 아닌 진정 하나님의 말씀으로 회복해야 한다고 기도한 것이다”고 말했다.
공동의회시 설 장로에게 소명의 기회와 부교역자의 투표결과를 신임할 수 없다는 내용에 대해서도 “회의시 법과 절차에 따라 진행했다. 당회안건을 찬반투표에 붙였는데, 개의동의가 안들어와 소명 기회를 줄 수 없었다. 또 다수의 회원들이 개표를 부교역자들에게 맡겼다. 결과는 봉인되어 교회에 보관되어 있어 언제든 재검표는 가능하다“고 말했다.

장로회 집단 반발 움직임
한편, 이번 문제가 개 교회문제로 그치지 않을 전망이다. 부산노회 장로회가 12일 부산노회 회관에서 이 문제로 모임을 가졌고, 향후 전국장로회등을 통해 본격적으로 문제제기를 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같은 노회 모 장로는 “만약 설 장로의 말대로 회개기도 문제로 권고사임을 시켰다면 장로세계에서 가만히 있으면 안된다“며 사태 파악을 좀 더 한 후 문제에 대처할 뜻을 밝혔다.
노회내에서도 이번 사건에 대해 시각차가 나뉘고 있다. 모 목사는 “개혁이라는 미명으로 교회를 혼란스럽게 만들어서는 안된다. 다수의 침묵하고 있는 성도들을 생각해서라도 교회가 안정되어야 한다“고 말했고, 다른 모 장로는 “다수라는 이유로 불법을 묵인시키는 것은 말이 되지 않는다“는 등 각각 다른 반응이다. 한재엽 목사는 “만약 장로회가 이번 권고사임을 문제삼는다면 큰 실수를 하는 것“이라며 내용을 정확히 파악하고 대처해 줄 것을 요청했다.
신상준 부장

2010.0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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