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신평로교회는 작년 10월 24년간 신평로교회를 섬겼던 김태우 목사가 조기은퇴를 하면서 현재까지 담임목사 자리가 공석이다. 김태우 목사는 베트남 선교사로 떠났지만 교회는 9개월 가까이 후임목사 청빙을 못하고 있다. 최근 홍석진 목사가 투표를 통해 2/3 득표를 얻었지만 이마저도 절차상의 문제로 임시당회장(김중식 목사)이 무효를 선언해 교회가 혼란스런 상태다.
공동의회에서 홍석진 목사 선출
지금까지신평로 교회는 약 70명의 담임목사 후보자를 검증했다. 담임목사 청빙위원회(위원장 백영우 장로)가 교단지에 공고한 내용에 따라 전국에서 68명이 지원했고, 청빙위원들이 2명의 후보를 추천했다. 초창기 청빙위원회는 위원장의 주장에 따라 전원일치제로 담임목사 후보를 공동의회에 상정할 예정이었지만 청빙위원들의 반대에 따라 2/3 득표로 결정키로 했다. 이후 5명의 후보를 추려 담임목사 후보를 선정해 보았지만 이마저도 쉽지 않아 결국 후보자들 중 최다득표를 얻은(6표) 홍석진 목사와 청빙위원들 중 한명이 추천한 대구지역 S목사를 놓고 최종적으로 담임목사를 선정키로 했다.
결국 청빙위원장 백영우 장로는 두 명의 후보(홍석진 목사, S 목사)를 동시 상정해 공동의회에서 최종 결정할 것을 제안했다. 또 11명의 당회원들이 ‘담임목사 청빙의결 확인 및 당회의결 인정서’에 서명해 향후 어떠한 민·형사, 교회법상 어떠한 이의도 제기하지 않도록 합의했다. 이때가 5월 23일 오후 2시였다. 이날 저녁 예배 후 청빙위원회는 ‘다음주 오후 예배 후 담임목사 청빙을 위한 공동의회가 있을 예정‘이라는 구두 광고를 실시했다. 성도들 입장에서는 갑자기 공동의회가 결정된 셈이다. 홍 목사와 달리 마지막 추천으로 후보에 선정된 S목사는 형편성을 고려해 5월 26일 수요 예배에서 설교를 했다. 청빙위원회는 처음 1차 투표에서 2명의 후보중 1명이 2/3를 얻지 못하면, 이들 중 다득표자를 2차 투표에서 단독으로 2/3 득표를 한 뒤 그래도 2/3가 안나올 경우 이들 후보를 향후 청빙후보에서 완전히 배제키로 했다. 하지만 홍석진 목사가 1차 투표에서 807명중 546표(S목사 222표, 무효 39표)를 얻어, 임시당회장이 목사청빙 가결 공포를 선언했다.
절차상 문제란....?
하지만 공동의회 다음주인 6월6일 교회주보에는 ‘홍석진 목사 담임목사 청빙 확정‘이라는 광고가 실리지 않았다. 임시당회장인 김중식 목사의 요청에 의해서다. 김중식 목사는 당회원들에게 “고소가 들어왔다. 모 후보가 자신이 잘못된 소문으로 청빙이 누락됐다고 인천노회에 고소를 했다“며 인천노회장의 연락이 왔음을 제기했다. 그리고 6월13일 주일에는 청빙위원장 백영우 장로가 임시당회장을 대신하여 ‘5월30일 공동의회는 무효‘라는 내용을 선포했다. 이 또한 교회내 모 집사 2명이 임시당회장을 찾아와 ‘구두 광고한지 만 7일이 안된다는 점‘, ‘주보에 공동의회 개최를 게재하지 않았고‘, ‘한명이 아닌 2명의 후보를 올린 점’이 절차상 문제가 있다고 항의를 하였고, 결정적으로 총회 사무국 국장에게 이 문제를 질의한 결과 절차상 문제가 있다는 내용의 확답을 받았다는 것이다.
임시당회장 김중식 목사가 총회사무국에 질의하여 받았다는 내용에는 ‘총회 교단 헌법 정치 제21장 및 대한민국 민법 71조, 민법 72조 대법원판례(2004다7408 판결, 2008도3198 판결) 등에서 명시하는 적어도 공동의회 소집 전 1주일 전에 모든 세례교인들에게 공동의회 일시, 장소, 안건을 통지해야하는데 이런 중요한 소집절차를 위반‘이라는 내용을 담고 있다. 김중식 목사도 “소집절차를 위반하였을 경우 어떤 결의사항도 대법원 판례 및 우리총회 재판에서도 무효가 되기에 더 이상 법의 위반을 좌시 할 수 없다“고 말했다.
전문가들 “아무런 문제가 없다“
하지만 교회정치에 관련된 전문가들은 이번 신평로교회 문제에 대해 절차상 아무런 하자가 없다고 지적하고 있다. 예장합동측 원로목사이며 ‘교회재판 이렇게 한다‘는 저자 신현만 목사는 “장로교는 소수가 다수에게 복종하는 민주정치로 공동의회에서 결의한 목사 청빙은 어느 누구도 거부할 수 없다“고 말하면서 “한주전 주일날 밤 12시 안에 광고하면 되고, 반드시 주보에 광고하지 않더라도 정치 21장 1조 4의 규정대로 구두광고 혹은 통지만 해도 절차상 하자는 없다“고 주장했다. 또 “공동의회시 문제를 제기하지 않다가 공동의회를 폐회한 후에 무효 운운하는 것은 언어도단“이라며 “노회에 목사 청빙 청원서를 제출하여 목사위임예식을 거행하는 일만 남았을 뿐이다“고 주장했다.
한국교회헌법문제연구소 박병진 소장도 “신평로교회 구두광고는 아무런 하자가 없다“고 말했다. 또 공동의회 투표시 반드시 대상자 1인으로 찬반투표해야 되는지 여부에 대해서도 “한분을 대상으로 함이 일반적이나, 두분을 놓고 했어도 선투표 대상자가 2/3이상이 되었으면 후투표할 이유가 없다“며 문제가 없음을 지적했다. 또 박병진 목사는 “공동의회 결의는 당회원도 승복해야하며 임시당회장이 투표결과 공포하고 다시 바꾸어 공포할 권한이 없다. 이번 공동의회는 아무런 하자가 없다“고 주장했다.
“모종의 음모가 있다“
이번 신평로교회 담임목사 청빙 투표에 대해 교회내에서는 모종의 음모가 있다는 목소리가 높아가고 있다. 임시당회장과 청빙위원장이 홍석진 목사를 고의로 배제시키려고 한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모 당회원은 “임시당회장이 말한 인천노회 고소건에 대해 인천노회장에게 질의한 결과 인천노회장은 고소장이 들어온적도 없고, 자신의 노회에 그러한 인물이 없다고 말했다“며 굳이 무리수를 두는 이유를 모르겠다고 말했다. 또 “임시당회장에 항의하러 찾아온 집사 두명의 실명도 밝히지 않고 있으며, 사무국에서 절차상 하자가 있다는 답변을 누가 했는지 여부에 대해서도 밝히지 못하고 있다“며 왜 임시당회장이 특정 개교회를 혼란스럽게 만드는지 이유를 모르겠다며 의혹을 제기했다.
실제 총회사무국 우 장로는 “총회사무국에서는 법리해석을 해주는 자리도 아니며 본인은 그런 위치에 있지도 않다”고 말했다.
문제가 불거지자 임시당회장이자 부산노회장인 김 목사는 “임시당회장직을 사표제출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홍석진 목사는…?
이번 공동의회에서 1차로 선정된 홍석진 목사는 서울대 출신으로 대학 4학년때 3과(행정, 사법, 외무)를 1차 패스한 인재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2차 시험준비중 건강상의 이유(허리디스크)와 집안에 우환이 들어 많이 힘든 생활을 하면서 이때 하나님의 부르심을 얻어 목회자의 길에 접어들었다고 한다. 비록 목사안수를 받은지 1년도 안됐지만 젊고, 똑똑하며, 큰 비전을 통해 신평로교회를 새롭게 변화시킬 수 있는 능력이 있어 성도들에게 큰 호응을 얻은 것으로 알려졌다.
교회내 홍 목사를 반대하는 일부 집사들은 ‘청빙공고에 게재된 목사안수 년수가 5년이 안됐다‘는 지적이 있지만(추천 당시 목사안수 받은지 3개월) 청빙위원회가 홍 목사를 예외규정으로 만장일치 결의하고 청빙위원회 회의록에 게재해 아무런 문제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신상준 부장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