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일반 대학들이 최근 앞다퉈 기업식 대학 개혁을 추진하고 있다.
강의평가를 공개하고 차등 연봉제를 도입하는 한편, 경쟁력이 없는 학과는 통·폐합 하는 등 개혁 드라이브에 시동을 걸고 있다.
성균관대, 중앙대, 건국대, 아주대학교 총장들이 첫 단추를 대학 개혁에 포커스를 맞추고 있다. 중앙대의 경우 기업이 법인이라고 해서 이른바 ‘돈 되는’ 학과만 집중하려 한다는 비판이 있지만 세상에 어떤 기업이 비용 대비 성과가 확실치 않는 교육에 투자하겠느냐고 주장했다.
오명 건국대 총장은 “최근 대학 개혁은 ‘이대로 안된다’는 문제의식에서 출발해야 한다”면서 “더 이상 기존의 백화점식으로 나열한 칸막이식 학과는 경쟁력을 키울 수 없다”고 지적했다.
변화를 거부하는 교수들은 이제 ‘도태’될 수 밖에 없다는 강한 신호 메시지를 들어야 한다는 쓴소리를 대학총장들은 가감없이 하고 있다. 그러면 기독교 대학은 여기에 ‘치외 법권’ 지대인가? 그렇지 않다는 의견이다.
△고신대 음대가 개혁 첫 번째 시도할까?
최근 보수지향적인 기독교 교육의 특성을 지닌 고신대학교 김성수 총장은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이젠 우리 대학도 개혁과 변화를 시도하지 않으면 경쟁사회에 낙오될 수 밖에 없다”고 말하면서 고신대 교회음악학과의 경우 시간강사만도 90명이라고 설명했다. 이 중에는 바이올린 전공 교수가 지휘자로 나서는 경우가 있어, 경쟁에 뒤떨어질 수밖에 없지 않느냐고 강하게 개혁의지를 표명했다.
김 총장은 음대뿐만 아니라 자연계는 물론 기독교 대학의 정체성에 훼손되지 않는 범위 내에서 모두가 손질해야할 부분이라며 교수평가제, 교원연금제 도입을 간접 시사했다.
교회음악학과를 담당하는 K교수는 다소 불만을 표시했다. 성악담당 교수 채용에 무조건 사인을 하라고 하는 것을 거부할 수밖에 없었던 것은 어떤 인사를 사전에 염두에 두고 채용하려는 의도로 비쳐졌기 때문에 거부했다고 불만 섞인 내용을 털어놨다.
하지만 합당한 명분과 학과장의 의견과 절차를 걸쳐 진행된다면 굳이 반대할 뜻이 없다는 뜻을 비췄다.
음대 수술은 부분이냐 전면이냐 것은 대학총장의 고유의 권한에 속해져 있지만 학교를 경쟁권에 진입 시키기위한 대학전체의 변화의 흐름에 발란스를 맞춰 진행한다면 굳이 반대하지 않는다는 뜻으로 풀이하고 있다.
지금 고신대는 특정 학과(의과대학, 기독교교육과, 교회음악학과, 간호학과)는 타대학의 경쟁권에 들어 갈 수 있다고 하나 너무 방심해서는 안될뿐아니라 잘나가는 학과만이라도 변화와 개혁을 시도해야 한다는 지론이다. 하지만 음악과 학과장을 지냈고 부총장을 역임한 안민 교수는 “변화와 개혁은 찬성하나 특정학과에 대한 표적 개혁은 찬성할 수 없다”고 반대의사를 밝혔다. 안민 교수는 “정명훈 지휘자도 원래 피아노 전공이었다”면서 다른 전공을 못하지는 않는다. 때로는 성악과 K교수를 두고 “연주는 나이들면 가르치는 쪽으로 가야하는 것이 음악계의 정석이라고” 말하면서 K교수는 “탁월하게 가르치는 은사가 있다”고 덧붙여 두둔했다.
음대 성악학과의 경우 “타 지방대학의 경우 성악에 지원하는 학생들이 불과 5~6명에 지나 지 않았으나 고신대는 19명이 지원했다”고 경쟁력을 갖추고 있음을 분명히 했다.
K교수는 국내 유명 오페라단의 심사위원으로 참가해 후진과 제자들을 등용시키는 몫도 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하지만 K교수의 개인 연주회 전폐로 말미암아 다른 성악과 교수를 외부로부터 영입할려는 총장의 의도를 파악한 음대교수 일부는 강하게 반발하는 움직임을 나타나고 있다.
김총장은 한꺼번에 다 뜯어 고치는 것보다 장기적인 목표를 세워 조금씩 구조조정을 단행할 뜻을 밝혔다.
△대학이 살아가야 할 길은
한국 고교생의 4년제 대학 진학률은 61%로 독일(34%), 일본(46%)보다 높아 세계 최고 수준이다. 전문대까지 포함하면 진학률이 82%다. 4년제 대학만 200개에 달한다. 통합 총회산하 직영 신학대학교도 8개가 되고 있다.
합동, 통합, 고신 기타 장로교단에서 직영하는 대학만도 자그만치 59개가 된다. 대학답지 못한 신학대학이 그만큼 많다는 것이다. 장래성있는 대학, 신학대학에 지원을 하기위해서는 (先) 구조조정, (後) 대학 통·폐합이 우선돼야 향후 대학이 살아남는 길이라는 것이 교과부에서 보는 FM이다.
(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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