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이사회에서 이환봉 교수 추대 예정
■이사 소환제도 총회 건의해야
혹시나 했는데 역시나
12월 21일 오후 1시 고신대 제7대 총장을 선출하기 위해 모인 학교법인 고려학원 이사회는 장장 5시간 이상의 격론을 벌였으나 또다시 총장 선출을 하지 못한 채 헤어졌다. 이날 후보였던 김성수 교수와 이환봉 교수 두 사람은 각각 15분에 걸쳐 학교경영계획에 대해서 발표했다. 두 후보는 최선을 다해 기도하며 학교 경영 계획을 준비했지만, 이사들은 아무런 질문도 하지 않아 의아심을 자아냈다.
모 이사가 “한표라도 많은 쪽으로 표를 몰아주자“는 주장을 펼쳤지만, 다른 이사들의 반대로 성사가 되지 못했다. 총장 선출 방법에 대해서만 5시간을 허비한 이사회는 결국 한번의 투표결과가 2/3가 되지 못하면 두 후보자 모두 총장 후보에서 배제한다는 방안을 결의해 놓고 투표했다. 그 결과 김성수 교수가 5표, 이환봉 교수 4표, 기권 2표로 2/3 득표자가 없어 총장선출에 실패했다. 이사장이 교단지에 성명서까지 발표하며 총장선출 의지를 비췄지만 결국 지난번 이사회와 별반 달라진게 없었다.
정관개정 상정
21일 이사회는 김성수, 이환봉 두 후보를 모두 배제하고, 총회운영위원회에 정관개정을 상정키로 결의했다. 이사장 김국호 장로는 “이사장 투표방식인 1차 투표때 2/3 득표자가 나오지 않으면 2차 투표에서는 과반수로 총장을 선출하는 방식“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같은 이사회의 결정에 대해 교단내부에서는 “이사들이 착각하고 있다“고 크게 반발하고 있다. 학교법인 정관개정은 9월 총회가 결정해야 될 문제인데, 총회운영위원회에 맡기는 자체가 불법이기 때문이다. 교단관계자는 “총회운영위원회는 총회가 위임해 준 사항들을 집행하는 역할을 하는 곳이기 때문에 위임해 주지도 않은 사안을 처리해 달라는 것은 한마디로 고려학원 이사회가 총회운영위에 불법을 자행하라는 말“이라며 “이사들 자질이 의심스럽다“고 말했다. 고려학원 모 이사는 “과거 긴급한 사안의 경우 총회운영위가 처리한 예가 있기 때문에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지만, 총회운영위원들이 사안의 중요성을 감안해 정관개정을 반대할 경우 결국 무위로 거치게 될 가능성도 높다.
왜 선출 못하나(?)
총장선출이 계속해서 무위로 그치자, 교단안팎에서는 그 이유에 대해 관심이 집중되며 갖가지 근거없는 루머들이 돌고 있다. 교단내에서는 “학교나 교단을 진정으로 생각해서 투표하기보다는 개인적인 이해관계와 계파정치의 단합에 따른 투표“라는 것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하지만 계속해서 총장 선출이 불발되고, 이해할 수 없는 표심이동으로 인해 추측과 루머들이 난무하고 있는 실정이다. 특히 이사 자신이 총장으로 나서려 한다는 소문과 차기 이사장직에 대한 다른 이사들의 환심을 사기위해 소신있는 투표를 하지 못한다는 것, 또 1차 투표에서 배제시킨 후보들을 대상으로 또다시 총장 선출을 하는것에 대한 자존심이 상해 기권한다는 등 다양한 소문들이 무성한 상태다.
여기에 대해 고신대 모 관계자는 “학교를 진정 위하는 이사들은 절대 아니다. 학교를 위한다면 과연 이같은 행보를 할 수 있느냐“며 “차라리 관선이사들이 그립다“고 분노했다.
지역 교계도 화났다
지금 교계내에서는 “자질없는 이사들을 소환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설득력을 얻고 있다. 몇몇 노회에서는 9월 총회를 대비해서 이사 소환 제도를 건의하는 안을 상정할 것이라는 소식이 들려오고 있다. 이같은 정서는 지역교계도 마찬가지다. 고신대를 사랑하는 부산지역 교계는 우려를 넘어 이사들의 이같은 행보에 대해 분노하고 있다. 지역 모 대형교회 담임목사는 “고신은 소명이 없다“고 답답한 마음을 토로했다. 다른 모 지역교계 인사는 “어느때보다 지역교회들이 고신대를 사랑하며, 많은 후원금을 지원하고 있는데, 이사들이라는 사람들이 마치 장난치듯, 투표하는 모습을 보면서 크게 실망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성수 교수 “사퇴 할 용이 있다“
이런 상황에서 김성수 전 총장이 후보를 사퇴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본보와의 전화통화에서 김성수 교수는 “이사회가 두 후보를 두고 결정을 하는데 고심을 하면서 어려움을 겪고 있고, 총장 선출이 계속 지연되고 있다고 하면 학교를 위해서 총장 후보를 사퇴하는 용단을 내리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겠는가?“하면서 사퇴의사를 비췄다. 김 교수는 “더이상 총장이 부재 할 경우 학교에 큰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학교를 진정 위한다면 지금 사퇴하는것도 괜찮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사장 김국호 장로는 “김성수 교수의 총장 후보 사퇴가 신선한 충격을 줬다. 30일 이사회는 기대했던 낭보가 있을 것같다”고 말하고 교단의 기대에 미치지 못한 점은 실로 유감스러운 일이라고 총회앞에 사과의 뜻을 비쳤다.
추대 가능할까?
김성수 교수의 사퇴 의사에 고려학원 이사회가 30일 이사회를 통해 이환봉 교수를 추대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미 두 후보를 배제하기로 결정했기 때문에 재론동의를 통해 이환봉 교수를 두고 2/3 투표를 강행 할 예정이다. 만약 이환봉 교수가 2/3 득표인 8표를 얻을 경우 제7대 고신대 총장에 선출된다. 하지만 이마저도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흘러나오고 있다. 벌써 2명의 이사들이 이번 30일 이사회에 (개인적인 일로 인해)불참 의사를 밝혔고, 9명중 2명 이상이 기권을 할 경우 총장 선임이 불가능해 진다.
특히 김성수 교수를 지지해 왔던 이사들이 과연 이환봉 교수에게 표를 몰아줄지 여부가 이번 이사회의 핵심이다. 이사들중에서는 제3의 후보를 선임해야 한다는 여론도 있기 때문에 이환봉 교수 추대가 쉽지는 않을 것이라는 예상도 나오고 있다.
앞으로의 전망
앞으로 학교법인 고려학원은 산적한 과제들을 안고 있다. 제일 먼저 해결해야 할 문제는 김국호 이사장의 임기 문제다. 이미 법인총회를 통해서 김국호 이사장은 금년 12월 말부로 이사장직을 그만 두기로 한다는 결의를 했기 때문에 이 문제가 앞으로 고려학원 이사회에서 또다른 이슈가 될 전망이다. 현재는 총장 선거 문제로 이 문제가 수면아래로 가라앉아 있지만 총장 선출이 마무리 될 경우 가장 큰 문제로 부상하게 될 전망이다. 김국호 이사장 스스로는 윤강석 장로와의 합의(고소고발 취하)가 지켜지지 않기 때문에 사퇴할 용이가 없다는 논리를 펼치고 있다. 법인총회에서 전권위원장직을 맡아 합의를 도출한 권오정 목사(대구서교회)는 “총회 결의는 지켜져야 한다. 합의안이 지켜질 수 있도록 현 총회 임원회가 중재를 해 주어야 한다“고 말했다.
김성수 교수의 총장 후보 사퇴로, 이환봉 교수가 총장에 선출된다고 해도 고려학원은 이사장의 임기 문제와 차기 이사장을 선출하는 문제로 또 다시 안개국면에 접어들 전망이다. 한마디로 바람 잘 날 없는 고려학원 이사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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