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짜고 치는 게임인지, 즐기고 있는 장난인지, 이사들의 속마음은ㆍㆍㆍ
■이사 전원 퇴진 운동전개(산하직원들), 이사들의 고민도 이해해 달라(이사들)
■법인 총회 각서를 무시하는 고려학원 이사장, “물러갈 의사 없다” 의사 밝혀
이해할 수 없는 표의 이동
고신대학교 제7대 총장을 선임하기 위한 학교법인 고려학원 이사회(이사장 김국호 장로)가 12월4일 경주 현대호텔에서 열렸다. 11명의 이사들 전원이 모여 투표전 총장 선출 의지를 밝혔지만 이날 1차 투표에서 김성수 교수가 6표, 이환봉 교수가 5표를 얻어 2/3 선출에 실패해 2차 투표에 들어갔다. 2차 투표에서는 김성수 교수가 7표, 이환봉 교수가 4표로 김성수 교수가 1표 더 얻어, 총장 선출이 가시화 되는 듯 했다. 그러나 3차 투표에서는 김 교수가 5표, 이 교수가 6표로 상황이 역전되었다. 이해할 수 없는 표의 이동이었다. 지난 달 30일 고려학원 이사회에서도 4차 투표시 이환봉 교수가 6:3(기권 2)으로 앞서, 2명의 기권표가 이 교수를 지지할 경우 총장당선이 확정될 수 있었다. 이날 이사회는 다수표가 나올 경우 한쪽으로 몰아주자는 사전 구두 약속도 있었기 때문에 누가 봐도 이 교수가 총장에 선출될 것으로 예상되었지만 5차 투표에서는 기권표가 김성수 교수를 지지해 김 교수 5 : 이 교수 6표로 상황이 더 복잡하게 전개됐다. 여기에 6차 투표에서는 김 교수가 역전해 6:5로 앞서기 시작했지만 이후에는 7차(5:6), 8차(6:5), 9차(5:6), 10차(6:5)로 상황이 마무리됐다.
4일 이사회에서는 4차 투표 이후 9차 투표까지 김 교수가 6:5로 앞섰지만, 상황의 변화가 없어, 결국 자정까지 투표를 한 후 다음날로 회의를 정회했다.
5일 속회된 이사회는 투표를 하지 않고, 2시간의 토론 끝에 오는 21일(월) 다시모여 두 후보들로부터 각각 15분 동안 학교발전에 관한 비전을 청취한 후 다시 투표를 하기로 결정하고 이사회를 마무리 했다.
모든 비난의 화살은 이사들에게
이사회가 또 다시 갑론을박만 하면서 총장을 선출하지 못했다는 실망스런 소식을 접한 고려학원 산하 교직원들은 도무지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교직원들은 “이사로서 자질이 없는 사람들“, “어떻게 이런 사람들이 이사로 선임되었는가?“, “총회가 이사들을 소환해야 한다“는 등 온갖 불만들이 터져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특히 모 교직원은 “7:4까지 갔는데 그 다음 투표에서는 역전 된다는게 말이나 되는가?“라며 특정 몇몇 이사들이 총장선출을 마치 장난치듯 즐기고 있다고 지적했다. 다른 모 직원은 “학교 교직원들은 신입생 유치를 위해 밤낮으로 일하고 있는데, 이사라는 사람들은 총장 선출을 장난하고 있으니, 차라리 관선이사가 투표를 했더라면 이런 상황이 되지 않을 것“이라며 분개했다. 대다수의 교직원들도 “후보자의 문제가 아닌 이사들의 자질 문제“라며 탄식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또 다시 무산된 이유
고신대학교 총장 선출이 이렇게 번번이 무산되는 이유가 무엇인가? 그것은 처음부터 단추를 잘못 끼웠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김성수 교수와 이환봉 교수가 공정하게 경쟁을 했었다면 지금의 상황에는 이르지 않았을 것이라는 여론이 일고 있다. 신학과 일부 교수들과 전 총회임원들의 선거개입으로 이사회가 김 교수를 배제했고, 이어서 이환봉 교수 역시 같은 신학과의 전광식 교수가 후보로 나섬에 따라 2/3 득표를 하지 못해 다시 원점으로 돌아오게 되었는데, 이 시점에서 두 후보 중 한 사람을 결정하는 것은 이사들의 자존심이 무엇이 되겠느냐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몇몇 이사들 스스로도 “지금 우리 이사들의 자존심이 어떻게 되느냐“는 자조섞인 목소리가 흘러나오고 있다. 또 이사들의 후보자 추천시 지난 1차 후보자(김성수, 이환봉, 전광식)를 완전히 배제시켰다면 이런 상황도 오지 않았을 것이라는 여론이다. 선거개입과 이사들 스스로 약속한 내용을 지키지 않은 결과가 교단과 지역 교계의 원성을 자아내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사 전원 퇴진 운동
한편, 이날 소식을 접한 학교 교직원들은 “이사들이 학교발전은 안중에도 없다“는 불평이 봇물처럼 터져 나오고 있다. 다수의 교직원들은 이사회가 열린 경주 현대 호텔의 현장에서 “코람데오/하나님 앞에서“라는 현수막을 치고 총장을 선출해 줄 것 강력히 호소했다. 하지만 기대와 달리 또다시 총장선출이 무산되자, “이제는 이사 전원 퇴진 운동을 벌여야 한다“는 목소리도 터져 나오고 있다. 고신교단의 일부 의식있는 목회자들도 “이제는 총장 선출을 교수들에게 돌려주어 다시 직선제를 하든지, 아니면 이사들을 소환해야 한다“고 공공연히 목소리를 내고 있다.
교직원들 화났다
지난 2일 고신대학교직원노동조합(위원장 김화관)은 성명서를 발표했다. 대학교의 학사(입시, 홍보, 취업, 예결산)일정 중 가장 중요한 시기에 장기간 총장 공백은 대학 발전에 막대한 악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조속히 대학총장을 선출해 줄 것을 강력히 요청했다. 또 계파의 논리가 아닌 학교발전을 위해 헌신할 일꾼을 뽑는 것이기 때문에 초심으로 돌아가 선출에 임해 달라고 호소하며, 만약 총장 선출이 계속적으로 지연될 경우 이후의 사태에 대해 이사회의 분명한 책임을 물을 것이며, 이사들의 퇴진운동도 전개할 것임을 밝혔다.
고신대 복음병원 노동조합도 지난 7일 소식지 ‘그루터기‘를 통해 이사회를 신랄하게 비판했다. 노동조합은 ‘정신 못차리는 이사회!‘라는 제목을 통해 “빠른 시일 내에 총장 선출을 하여 학교와 병원의 행정을 고려하지 않는다면 이는 과거의 잘못된 이사회의 운영을 재현하는 것으로 보고, 이에 대한 책임은 이사회에 있으며, 더 이상 노동조합은 이를 간과하지 않을 것“이라고 촉구했다. 또 “12월21일 총장 선출을 못할 시 이사회가 권리를 포기한 것으로 알고 노동조합에서는 단계적인 절차를 통해 관선 이사 파견 및 모든 수단 방법을 동원하여 강력하게 대처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사들의 항변
하지만 이사들 역시 “우리 역시 얼마나 곤혹스럽고 어려운지 모른다“는 반응이다. “총장 선출은 이사들의 고유 권리다“, “우리도 고심하고 있다“며 현 상황을 힘들어 하는 이사들과 “총장을 빨리 뽑지 않는다고 교과부가 관선이사를 파송할 것이라고 보느냐?“등 강경한 이사. 그리고 “두 후보가 모두 마음에 들지 않으니 안 뽑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병원장과 총장 선출 과정을 즐기고(?) 있는 이사들로서는 충분히 할 수 있는 항변이다. 총신대 총장 선출도 1년이나 갔는데, 총장 선출을 신중하게 하는 것이 무엇이 잘못되었냐는 목소리도 있다. 하지만 일반적인 여론은 이사들이 총장을 선출하지 못하는 것은 후보자들의 문제가 아니라 이사들의 개성과 성격, 정치계파적 성향, 배후에 있는 교단 인사들의 영향, 그리고 이사들 각자의 상충된 자기 이익 문제와 후보진영으로부터 받은 로비(?) 작용에 발목이 잡힌듯한 복잡한 요인들 때문이 아니겠느냐는 지적이다.
이제는 대안도 없다!
이제 고려학원 이사들은 결단을 내려야 한다. “3자를 찾아야 한다“는 일부 이사들의 의견도 있지만 이미 지난번 이사들이 총장 후보자를 추천할 수 있는 기회가 있었기 때문에 지금에 와서 또 다시 제3의 후보를 찾아야 한다는 의견은 설득력이 없다. 이제 다른 대안은 없다. 김성수 교수와 이환봉 교수 두 후보 중에서 선택을 해야 한다. 교단 일부 여론은 안민 교수를 제3의 대안으로 제시하는 의견도 있지만 이사들 다수는 그런 대안 역시 2/3 득표를 하지 못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타협점을 찾아야 한다
이제 고려학원 이사들은 타협점을 찾아야 한다. 한 표라도 많은 후보자에게 표를 몰아주는 방법을 모색해 볼 수도 있고, 한 후보자를 총장으로 세우고 다른 후보자는 부총장으로 세우는 방법도 모색해 볼 수 있다. 아니면 2년씩 나눠 총장을 세우는 방안도 생각해 볼 수 있고, 두 후보를 불러서 어느 한 쪽이 양보를 하도록 종용하는 방안도 생각해 볼 수 있다. 또는 교단의 동의를 얻어 정관을 고쳐 결선과정에서 다수 득표자를 결정하는 방안도 생각해 보아야 한다.
12월21일 이사회는 총장 선출을 해야 한다. 해를 넘길 경우 구성원들의 불만이 극에 달할 것이고, 교단 또한 이번 상황을 그냥 넘기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교단집행부의 반응ㆍㆍㆍ 속수무책
총회장 윤희구 목사는 지난번 4일 고려학원 이사회에 참석해 경건회 설교를 통해 학교와 병원의 상황을 설명하면서 이번만은 꼭 총장을 선출해 달라는 간곡한 권면이 있었다. 하지만 총회장의 메세지와 달리 총회 뜻과는 다른 양상으로 전개중이다. 교단 집행부도 현 상황에 어떤 공식적인 입장을 내어 놓지 못하고 있다. 자칫 또다시 선거 개입이라는 오명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현 상황을 예의주시 중이다.
김 이사장 끝까지 간다(?)
지난 4일 경주 현대호텔에서 모인 자리에서 잠시 자유 토론중 이사장 임기 문제가 흘러나오자 김국호 이사장은 “내가 왜 나가느냐, 잘못이 없기 때문에 12월말까지 이사장 임기가 완료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다”며 이사장 사임은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김 이사장의 이같은 발언 배경은 지난 법인 총회에서 각서를 쓸 당시, 윤강석 전 사무국장이 소송을 취하한다는 전제에 따라 12월 말부로 이사장직에서 사임하기로 약속했지만 현재 윤 전 국장이 소송을 취하하지 않아 약속이행을 할 수 없다는 반응이다. 결국 법인 총회에서 약속과 결의는 휴지조각으로 전락되었다는 반응이다. 이날 이사들도 김 이사장의 이같은 발언에 꿀먹은 벙어리 마냥 아무말도 반론을 제기하지 아니한 것만 봐도 이사회의 총회에 대한 무시는 극에 달하고 있다.
이사장 임기와 맞물려 있는 총장선출
김국호 이사장이 약속한 사퇴 시기가 약 보름앞으로 다가왔지만 총장 선거문제로 이사장 임기 문제를 흐리게 하는 연막작전에 말려들고 있다. 총회운영위원회는 이 문제를 다시 제론할 가능성을 남겨놓고 있다. 교단내 일부 인사들은 “총장 선출 문제로 이사장 임기 문제는 수면아래로 사라진 느낌이다”며 마치 현 상황이 총장 선출과 이사장 문제가 맞물려 있는 의도된 느낌이라고 의미있는 말들을 하고 있다.
특별취재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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