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회 총 6차 투표에도 선출 무산
■9월 14일 이환봉, 전광식 교수 한번더 투표, 제3의 인물 제기되기도
■대학내 갈등 표출, 교수 37명 이사회, 총회 임원회 항의성 의견서 제출
28일, 4차례 투표... 안개속
고신대학교 총장 선출이 난항을 거듭하고 있다. 고려학원이사회(이사장 김국호 장로)는 지난 8월28일 학교법인 이사회에서 고신대학교 총장 선출을 위한 투표를 가졌지만, 이날 총 4차례 투표에서 총장 선임이 끝내 이뤄지지 않았다. 1차 투표에서는 예상과 달리 김성수 총장 2표, 이환봉 교수 4표, 전광식 교수 4표, 기권 1표로 김성수 총장이 1차 투표에서 탈락됐다. 2차 투표에서는 이환봉 교수 7표, 전광식 교수 3표, 기권 1표가 나와 3차 투표에서 이환봉 교수의 선출이 낙관적이었지만, 3차 투표에서 이환봉 교수 6표, 전광식 교수 3표, 기권 2표로 오히려 기권이 1표 더 늘어났다. 마지막 4차 투표에서는 이환봉 교수 4표, 전광식 교수 4표, 기권 3표로 총장선거가 더욱 안개속 상황이 됐다. 이사회전 4차 투표까지 실시하기로 결의한 이사회는 9월 7일 임시이사회를 열고, 총장선거를 계속 진행키로 하고 이날 정회했다.
7일, 2차 투표에도 선출 또 무산
9월7일 고려학원 재단사무국에서 속회된 임시이사회도 시작전부터 긴장감이 감돌았다. 모 이사는 “선출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예고했고, 다른 이사도 “오늘 선출이 안될 수 도 있다“고 전망했다. 예상대로 5차 투표에서 이환봉 교수 7표, 전광식 교수 4표가 나와 2/3인 8표 획득에 실패했다. 이후 6차 투표에서도 그대로 7:4가 나와 표심의 변화가 전혀 없어 투표를 종료했고, 일주일 뒤인 14일 다시 이사회를 열어 이 문제를 다루기로 결정했다. 모 이사는 “6차 투표까지 진행되었는데 결론이 나지 않는 것은 두 사람이 총장의 자격이 없다는 것“이라며 제3의 인물을 고려할 수 있음을 암시했다. 하지만 이사회는 이 문제를 차기 이사회에서 논의 후 한 번 더 투표를 하자는 쪽으로 결론을 내릴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차기이사회에서도 결론이 나지 않을 경우, 총장재청빙공고나 총장후보를 내ㆍ외부에서 추대형식으로 새로운 총장을 선임할 것으로 보인다.
총회임원회 선거 개입 의혹
한편, 고신총회(총회장 이용호 목사) 임원회가 이번 총장선거에 압력을 행사했다는 여론이 일고 있다. 고신대 신학과 교수들이 제기한 ‘차기총장 자격 검증에 관한 청원건‘에 대해 총회임원회가 ‘김성수 총장은 고신교단 소속이 아니다‘라는 결론을 내렸고, 28일 총장 선출을 위한 이사회에서도 총회임원회가 송도제일교회에서 임원회를 개최해 이사회도중 임원들이 방문해 “김성수 총장은 도덕성이 결여되었음이 인정되므로, 총장 초빙 공고에 합당한 자를 총장으로 선출해 줄 것“이라는 공문을 이사회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예상과 달리 김성수 총장이 1차 투표에서 낙마한 것은 총회임원회의 결정이 투표에 어느정도 영향력을 미쳤다는 결론이다.
“직간접적으로 영향력을 미쳤다“
이번 총회임원회의 결정에 대해 고려학원 모 이사는 “총회임원회가 인정 안 할 수도 있지만, 분명히 직간접적으로 압력을 받은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모 이사는 “기권표가 계속해서 나온 것은 한마디로 총회임원회에 대한 불쾌감의 표시라고 본다“고 말했다. 다른 모 이사는 “총회가 파송한 것은 책임지고 고려학원을 잘 운영하라고 맡긴 것이지, 뒤에서 조정(압력행사)하기 위해 파송한 것은 아니지 않느냐“며 총회임원회의 결정을 압력으로 인정했다.
하지만 총회 모 임원 관계자는 “고신대 신학과 교수들의 청원서가 있었기 때문에 ‘본교단 목사직을 수행하기에 적절치 않다‘는 표현이 있었고, 도덕성 문제도 고려학원 김국호 이사장이 긴급으로 문제를 타진해 왔기 때문에 임원회가 이사회 근처인 송도제일교회에서 모여 그와 같은 결론(김성수 총장은 도덕성이 결여되었음이 인정되므로, 총장 초빙 공고에 합당한 자를 총장으로 선출해 줄 것)을 내렸다“며 외부적 요청에 대한 답변이었음을 밝혔다. 이 임원은 “절대 압력을 행사한 것은 아니다. 하지만 당시 긴박한 상황을 돌아보면 선거개입 오해를 일으킬 수 있다고 본다“며 사실상 오해의 소지가 있었음을 인정했다.
문제는 28일 이사회 목전에서 김 이사장이 김성수 총장의 도덕성을 총회임원회에 긴급하게 타진했냐는 점이다. 총회임원회가 고려학원 이사회가 열리는 도중 100m 거리인 송도제일교회에서 긴급임원회를 갖고 이사회 중간에 ‘도덕성에 문제가 있다‘는 결론을 공문으로 전달했다는 것은 ‘특정인을 낙마시키기 위한‘ 충분한 오해를 받을 수 있다는 사실이다.
한편, 임원회측은 “이 답변을 급하게 할수밖에 없는 것은 총장선출을 하면 이 답신은 필요가 없는 시간상의 긴급을 요하기 때문이다”고 해명하면서 총장선거에 개입한 원인제공은 1차 이사회에 있다고 답변했다.
갈등이 표출된 고신대
김성수 총장의 낙마소식에 고신대 대부분의 교수들은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을 나타내고 있다. 지난 8월31일 고신대 2학기 교직원 연수회에서 기독교교육과 임창호 교수는 이번 총장선출에 대한 부당성을 지적하고, 37명의 교수 서명을 받아 총회임원회와 고려학원 이사회에 항의성 의견서를 보냈다. 이 의견서 내용에는 ‘현 총장의 도덕성문제를 제기한 신학부 6명의 교수들의 비도덕적인 집단행위에 대한 것‘과 ‘고신총회 임원들의 자유선거방해와 위압적 선거개입을 통해 선거에 결정적인 영향력을 행사한 일에 대한 것‘, 마지막으로 ‘위의 두 가지 건에 대한 학교법인 이사장의 정당하지 않고 노골적인 방조 처리 등에 대한 것‘등이다. 또 이 의견서에는 안정 궤도에 진입하고 있는 고신대의 대외적 이미지가 총장 선출 파행으로 교계와 한국사회에 추락하게 될지 모른다는 우려섞인 목소리를 담고 있다. 또 각종 매체를 통해 학생들이 이번 사태를 알고 동요하기 시작한다는 내용 등이다.
이런 가운데 교단안팎에서는 ‘차기총장 자격 검증에 관한 청원건‘을 낸 고신대 신학과 교수(6명)들에 대한 곱지 않은 시선도 확산되고 있다. 고신대 모 교수는 “어떤사람이 총장으로 선출된다고 해도 신학과와 비신학과의 갈등이 확산될 것“이라며 교직원들간의 갈등을 우려했다.
반면 이번 의견서를 받은 총회임원회 한 관계자는 “현재는 선거기간이기 때문에 교수들의 의견서에 대해 특별한 언급을 하지 않고 있다. 하지만 분명한 책임을 물을 것“이라며 불쾌한 감정을 숨기지 않았다.
김성수 총장 낙마 후폭풍
교직원들간의 갈등이 증폭되고 있는 가운데, 부산지역 교계내에서도 이번 총장 선출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4년전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현재의 고신대를 일으켜 세운 김성수 총장이 1차 투표에서 낙마한 것에 대해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이다. 부산지역 모 교계인사는 “도대체 총장 선출 기준이 무엇이냐“며 “사립학교 통폐합이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경영에 탁월하고 이미 검증된 김 총장을 우선 배제한 것은 학교를 과거로 되돌리자는 것“이라며 고려학원 이사회에 의문을 던졌다.
여기에 대학발전기금을 약정한 사람들 사이에서도 ‘잠정보류‘라는 말이 흘러나오고 있다. 대학 모 관계자는 “(발전기금을)약정한 인사들 몇 분이 발전기금을 보류할 뜻을 전달하고 있어, 곤혹스럽다“고 말했다.
제3의 인물 누구....?
9월14일 이사회에서 이환봉, 전광식 교수 중 총장이 선출되지 않을 경우 이사회는 2가지 방안에서 새로운 총장을 선출할 것으로 보인다. 앞선 세 후보를 배제한 새로운 총장초빙공고를 내, 교수중 다른 합당한 인물을 선출할 것으로 보인다. 그럴 경우 현 안민 부총장과 신학과 이상규 교수등이 후보가 될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이사회가 나이제한을 철폐하고 총장을 추대하는 형식을 가질 수도 있다. 교단인사인 손봉호 교수와 이만열 교수등이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하지만 이사회 서기 권경호 목사는 “그럴 경우 총회의 연령제한에 걸리기 때문에 사실상 쉽지 않다“고 말했다.
몇가지 변수도 제기되고 있다. 총회임원회의 선거개입 의혹이 사실로 드러날 경우 김성수 총장이 사회법에 가처분 신청을 할 수 있기 때문에 이럴 경우 이사회가 특정인을 선출해도 선거자체가 무효가 된다. 하지만 현재로서는 김 총장이 사회법으로 호소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김 총장은 본보와의 전화통화에서 “모두가 내가 부족한 결과“라며 스스로 자신을 낮추고 있다.
제2의 총신대 사태 우려
총신대 총장선출도 1년 6개월동안 공전을 거듭해 최종 선출되지 않을 경우 금번 총회에서 이사들이 총 사퇴압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교단이 맡겨준 이사들이 총장선출을 정치적으로 이용할 경우 이사 소환도 불사한다는 방침이다.
고신대 역시 차기 이사회에서 총장 선출이 무산될 경우 사실상 총회 전 선출이 어려워 금번 총회에서 총대들의 질타를 받을 것이 명확하다. 하지만 모 고려학원 이사는 “총장을 선출하지 못한 점은 분명 질타를 받아야 하겠지만, 총회임원회도 이점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며 책임을 이사회와 총회임원회가 함께 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신상준 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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