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유치 사실상 힘들것으로 전망
사실상 투자유치 힘들것으로
1952년 9월 17일 호주장로교 한국선교회가 메켄지가(家)의 매혜란, 매혜영 의료 선교사를을 통해 설립한 일신기독병원(당시 일신부인병원)은 56년 동안 이땅의 수많은 여성과 아이들에게 그리스도의 사랑을 인술로 베풀어 온 선교병원으로 유명하다. 특히 93년 우리나라 최초로 아기에게 친근한 병원으로 선정되었고, 작년까지 일신기독병원을 통해 태어난 아기만 해도 29만명에 육박할 정도로 선교병원 이상의 의미를 지니는 부산교계의 선교유산이며 자랑이다.
이번 병원내 도란 케피탈측의 투자 제안에 대한 시선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병원 구성원들을 중심으로 하는 찬성파와 그리고 돈 2000억원에 재단을 넘기고, 병원 정체성을 훼손할까 걱정하는 교계와 이사회의 반대파다. 지난 16일 일신기독병원 이사회는 병원장의 호소로 오는 23일까지 도란캐피탈 측의 책임있는 인사의 투자 유치 계획서를 이사회에 제출하겠다고 약속했다. 반면 약속을 이행하지 못할 경우 병원장 직에서 물러나겠다는 의사도 내비췄다. 하지만 이사회측은 사실상 투자유치는 힘들다는 시각이다. 상임이사 임현모 장로는 “지금까지 투자유치 제안서를 수차례 요구했지만 법인에 제출하지 않았고, 공문을 통해 지난 (6월)10일까지 ‘투자계획‘, ‘투자의향서‘, ‘이사장과 만날 용의‘등을 타진했지만 아무런 연락이 없었다“고 말했다. 또 일부에서는 투자유치 제안서가 오더라도 사실상 이사회가 투자유치를 받아들이기 힘들것이라는 예상을 낳고 있다. 도란 케피탈 측이 이사장직과 이사직 3명을 자신들이 내세우는 인사들로 세울것을 투자조건으로 내세우고 있기 때문이다. 사실상 재단을 도란캐피탈 쪽에 넘기는 것과 동일하다. 임현모 장로는 “투자를 받기 전에 저들의 투자제안서 말만 듣고 재단을 먼저 넘기는 바보가 어디 있느냐“며 “이사회는 재단의 투자를 받는것도 중요하게 생각하지만 재단의 재산을 지키는 것을 더 중요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도란 캐피탈은 어떤 회사?
일신기독병원에 관심을 갖고 있는 도란캐피탈파트너스 도란 회장은 경매와 재개발, 뉴타운 임대사업의 달인으로 통한다. 최근에는 지방 부동산 시장에도 눈을 돌리고 있다. 부산지역의 경우 해운대 스폰지 쇼핑몰을 1030억원에 매입했고, 대구 대동타워(구 대동은행 본점) 412억, 동성로 밀리오레 쇼핑몰도 905억원에 매입한 큰 손으로 통한다. 만약 일신기독병원이 투자를 받을 경우 지금보다 한단계 도약할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된다고 해도 무방할 정도로 재력가로 알려져 있다.
문제는 외국계 투자회사가 절대 손해 보는 장사를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투자를 받기위해 현 재단 이사장직과 이사 3명의 자리를 도란캐피탈에 넘길 경우 사실상 일신기독병원 운영권을 도란측에 넘긴것이나 다름없다. 이사들은 투자를 핑계로 병원을 통째로 삼킬려는 의도가 아니냐는 의혹을 보내고 있다. 교계내에서도 “일신기독병원의 정서상 매매가 불가능하기 때문에 투자로 접근하여 재단을 점령한 후 힘 안들이고 병원을 얻으려는 계획으로 보는 시각도 우세하다. 하지만 병원장을 지지하는 일신기독병원 선교회는 “투자회사가 공익적 목적으로 투자를 할 계획이다. 병원내 기독교 역사 박물관 건립도 계획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이것을 증명할 수 있는 법적인 요건이 전혀 없다는 것이다. 금융에 종사하는 교계 모 인사는 “외국계 캐피탈 회사는 절대 손해보는 짓은 안한다. 투자도 자신들의 회사 이익을 위한 투자이지, 공익적 목적에서 투자한다는게 솔직히 믿기 힘들다“고 말했다.
일신병원은 선교하는 병원
김 형 병원장의 이번 투자 유치에 대해 병원내 다수의 직원들은 충분히 이해한다는 반응이다. 출산을 기피하는 사회적 분위기 때문에 병원이 힘들어지면서 직원들의 생계를 책임지려는 경영자의 고심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하지만 통합측 교단과 부산지역교계의 자산인 일신기독병원이 자칫 외국계 투자회사를 통해 불신자의 손에 넘어갈 우려에 대해 교계가 걱정하지 않을 수 없다. 일신기독병원 설립 목적은 “그리스도의 명령과 본에 따라 그 정신으로 운영하며, 불우한 환자들의 영혼을 구원하고 육체의 고통을 덜어줌으로써 그리스도의 봉사와 박애의 정신을 구현한다“고 되어 있다. 고신대 이상규 교수도 “병원이 조금 힘들더라도 선교 목적을 상실하지 않는것이 병원의 정체성을 유지하는 길“이라고 말했다. 일신기독병원 이사을 역임한 바 있는 임명진 목사(전 한나라당 윤리위원장)도 “일신병원은 돈 버는 병원이 아니다. 가난하고 소외된 자들을 돌보는 선교병원이다“며 “지금은 이사가 아니지만 일신병원을 지킬 것“이라고 말할 정도다.
“명성교회와 접촉 할 것“
최근 동서대 장성만 목사가 일신기독병원을 매입하려고 한다는 소문이 부산지역 교계에서 돌고 있다. 여기에 대해 임현모 장로는 “장 목사님을 누구보다 존경하고 친하다고 자부하지만 일신기독병원은 통합측 재산이기 때문에 불가하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이번 사태가 진정되면 서울 명성교회를 찾아가 명성교회가 일신기독병원을 운영하는 방안을 모색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명성교회의 경우 안동 성서병원을 성공적으로 운영하고 있기 때문에 병원에 대한 경영 노하우는 충분할 것이라는 여론이다.
신상준 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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