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회재판, ‘선거무효’ 기각판결, 두 후보만 사회법 제소
이만규(수안교회), 김창영(동성교회), 조석원 목사(대구내당교회)가 총회 재판국에 제기한 선거 무효 소송이 결국 ‘기각‘ 판결이 났다. 이만규, 김창영 목사 두 후보는 총회 판결에 반발하며 사회법으로 문제해결을 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반면 조석원 목사는 교회 당회가 사회법정으로는 가지 않도록 한다는 결의를 했기 때문에 이번 총회 재판국 판결을 받아들이겠다는 반응이다.
총회재판국의 합의 조정 실패
당초 총회재판국은 지용수 목사와 세 후보간의 합의를 이끌어 내려고 상당한 공을 기울였다. 총회재판국이 제시한 합의안은
1. ‘선거무효’를 선언한다.
2. 9월 총회에서 네 사람이 총회장직을 두고 재 경선을 실시한다등이다. 총회재판국 입장에서는 네 명의 후보 모두의 입장을 생각할 때, 세 후보가 제기한 선거 무효를 선언할 경우 이들이 사회법으로 문제를 확대하지 않을 것이고, 지용수 목사 입장에서 생각할 때 재선거를 할 경우 지용수 목사가 유리할 것이라는 여론 때문에 네 후보 모두 이 제안을 받아 들일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일부 후보들이 조건부 합의안(학력위조 시인, 금품수수 시인등)을 또다시 제시했고, 이러한 조건부 합의안을 지용수 목사가 받아들이지 못해 결국 합의에 도달하지 못했다.
김창영 목사는 “총회재판국의 합의안은 사실 무리가 있었다. 선거무효를 선언한 자체만으로도 그 속에 당선무효가 포함돼 있기 때문에 결국 지용수 목사가 다시 후보가 되기 힘들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모 후보가 제기한 ‘학력위조 시인‘, ‘금품수수 시인‘등의 조건부 합의안도 지용수 목사가 금년 총회에 다시 출마하더라도 상당한 타격을 주기 위한 일종의 ‘함정‘이었다는 여론이다. 결국 지용수 목사 스스로도 이 합의안을 받아들이기 힘들었다는 여론이다.
김창영 목사 “교단이 혼란스러워 질 것“
이번 총회재판국의 ‘기각‘ 판결에 대해 세 후보중 한명인 김창영 목사는 “사회법으로 문제를 해결하지 않으려고 지금껏 노력해 왔지만 결국 총회재판국 스스로가 이 문제를 사회법정에서 해결하라고 지시한 것과 마찬가지“라고 판결에 불만을 나타냈다.
김 목사는 “이번문제는 고졸학력이 허위인 피선거권 자격이 없는 사람이 부총회장으로 출마 한 것이 문제“라고 말했다.
또 사회법정에 이 문제를 제기할 경우 부득이 지용수 목사의 목사안수 자체가 문제가 될 수 있고, 지 목사가 졸업한 영남신학대학과 장로회신학교대학원이 큰 피해를 볼 수 있다고 경고했다.
교단 내 여론 “시대적 상황도 고려해야 된다“
하지만 교단내부의 여론은 이들 세 후보의 의견과 많이 다르다. 60-70년대 한국교회 현실상황을 전혀 고려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당시 어려운 생활 환경 때문에 비인가 학교를 수료하고 성경구락부, 성서신학원등을 거쳐 지금의 신학교에 많은 학생들이 입학을 했고(현재 활동중인 목회자만 300여명으로 추산) 이들이 현재 목회자로 활동하는 사람이 부지기수라는 것이다. 비록 교육부에서 학력인정을 받지 못했지만 총회가 인정했다는 것이 이들이 공통으로 주장하는 목소리다.
또 현재 총회장인 김삼환 목사, 전 증경총회장이었던 고 김기수 목사도 안동성서학원 출신자들이고, 예장합동교단 내에서도 시대적 상황으로 받아들이고 여기에 문제제기를 하는 사람이 없다.
교단 내 관계자는 “왜 김기수 목사, 김삼환 목사는 되고, 지용수 목사는 안되는지 모르겠다. 한마디로 이중잣대라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고 말했다.
지용수 목사 “현 상황 담담하게 받아들인다“
한편, 지용수 목사는 현 상황에 대해 “증경총회장님들이 전화가 와서 (총회재판국의 결과에 대해)조용하고 겸손히 기도하라는 조언을 많이 하신다. (기각되었다고)기뻐할 것도 없고 그저 현 상황을 담담하게 받아들이며 기도할 뿐이다“고 말했다.
또 “당시 시대 상황에서는 가난한 사람들이 학비가 없어 정규 학교를 잘 못갔고, 나도 이들중 한 사람“이라고 소개했다. 지 목사는 “만약 사회법으로 문제를 계속해서 제기한다면 결국 방어차원에서 대응할 수 밖에 없다“며 법적대응도 준비할 것이라고 말했다.
공세를 시작한 세 후보
지난 2일 이만규, 김창영, 조석원 목사가 서울에서 합동 기자인터뷰를 가졌다. 총회재판국의 결과에 순응한다고 말한 조석원 목사도 예상과 달리 인터뷰 자리를 함께 했다. 이들은 총회재판국 결과를 받아들이지 않겠다며 사회법정에서 이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천명했다. 이후 3일 변호사를 선임하고 본격적인 법정공방에 들어갈 예정이다. 하지만 세 후보가운데 이만규 목사와 김창영 목사도 사회법에 제소하는 것도 통일되지 못하고 제 각각 단독 플레이를 하고 있다.
교단관계자는 “계속해서 이 문제가 사회법정에 오고간다면 기독교의 이미지는 더 추락한다“며 “이 문제가 하루속히 해결될 수 있도록 총회 어른들이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신상준 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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