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 부총회장 선거문제 교단 망신으로 전락하나..

재검표 107표 더 나와, 기계 오작동인가, 누군가의 장난인가?
감리교 사태 더불어 한국교회 위상 추락 우려

작년 9월 선거관리위원회의 편파적인 선거관리에 동참할 수 없다며 3명의 후보(이만규, 김창영, 조석원)가 경선을 불복한 초유의 사건이 현재 총회 재판국에 계류되어 그 결과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들 세 후보는 현 부총회장 지용수 목사가 선거과정에서 불법 선거운동을 행했지만 선관위가 아무런 제재를 하지 않았고, 오히려 지 목사측을 두둔한다며 93년 역사 이래 처음으로 선거당일 경선을 보이콧했다.

검표결과 107표 더 많아
지난 18일 총회재판국(국장 김규 목사)은 이 문제로 5차 모임을 가졌다. 이날 세 후보가 투표 보전신청한 93회 부총회장 투표용지를 재 검표한 결과 지용수 목사의 표가 선거당일 발표한 표(당시 874표)보다 무려 107표(현재 981표)가 더 집계됐다. 이 결과를 두고 선관위 관계자들 사이에서도 다양한 해석을 낳고 있다. 일부 위원들은 “기계 오작동 일것“이라고 문제를 일축하고 있지만 몇몇 위원들은 “아무리 오작동이라고 해도 107표가 무더기로 오작동이 될 수 있느냐“며 선거 당시 누군가의 장난이 있었을 것이라는 전망을 하고 있다. 당사자인 양측도 이 문제에 대해 자신들에게 유리한 해석을 하고 있다. 지용수 목사측은 “(재검표 결과)작게 나온것이 아니라 많이 나왔기 때문에 당선이 더 확실해 진것“이라고 말했고, 세후보측도 “107표나 차이가 난다는 것은 당시 선거가 잘못되었다는 것이고, 이 말은 선거자체가 무효“라고 주장했다. 93회 총회 당시 선거관리위원장인 우영수 목사는 본지와의 전화 인터뷰를 통해 “당시 기계가 스캔형식으로 인주가 살짝 묻은것은 잘 인식 못하는것 같았었다. 만약 조작이 있었다면 지금 현 부총회장에게 더 많이 나올 수 있었겠는가“라며 모든 것은 ‘기계 탓‘으로 돌렸다.

붉어지는 학력문제
지용수 목사의 학력문제도 세후보가 계속해서 문제제기를 하고 있다. 이들 후보들은 대전광역시교육청에 ‘학력인정학교 졸업자의 자격에 관한 질의‘를 해 최근 교육청으로부터 답변을 받았다. 대전광역시 교육청은 세 후보의 ‘현 대전한빛고등학교의 전신인 충전실업고등기술학교가 상급학교 입학 및 편입학 학력이 인정되는 학교로 지정받은 시점과 인정받은 학력은?‘이라는 질의에 ‘지정받은 시점 : 1987학년도 상업과에 입학하여 3개년의 전 과정을 수료하고 졸업하는 자부터‘, ‘인정받은 학력 : 고등학교를 종업한 자와 동등한 학력‘으로 답변했고, 상급학교 입학 및 편입학 학력이 인정되는 학교로 지정받기 이전 졸업자도 학력을 소급적용 받을 수 있는지 여부에 대해서는 ‘소급적용 불가‘를 통보했다. 또 지용수 목사가 선거관리위원회에 제출한 ‘충전실업고등학교‘가 1969년 당시 관내 존재하였는지 여부에 대해서도 ‘없음‘으로 통보했다.
총회재판국도 이 문제에 대해 관심을 갖고 조사를 시도했지만 사실상 조사가 난관에 봉착했다. 총회재판국 서기 신현덕 목사는 “처음 장로회신학교에 학력조회를 했으나 학교측이 3년이 지나 모든 서류를 파기했기 때문에 조회가 불가능하다고 통보해왔다. 그래서 학적부조회를 요청했는데 학교측이 총회장 명의로 조회가 온다면 통보하겠다고 해서 총회 임원회에 요청했더니 이유없이 반려되었다“고 전했다. 총회재판국은 이후 총회임원회에 재요청을 했지만 “반려“로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학교측은 “옛날에는 관행들이 많았기 때문에 이문제가 한번 불거지면 사회적으로 크게 파장이 일어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학적부 조회를 잘 해주지 않는다“고 말했다.
반면 지용수 목사측은 “구비서류에 ‘최종학력 증명서‘라고 명시되어 있기 때문에 고등학교 졸업증명은 중요하지 않다“는 반응을 나타내고 있다.

문제해결은 없는가?
교단관계자들은 결국 이문제가 이대로 계속간다면 사회적으로 큰 파장을 불러 일으킬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최근 감리교사태와 더불어 이 문제가 사회법정에 오르내릴 경우 한국교회가 큰 망신을 당할 수 있다는 우려섞인 목소리가 제기되고 있다. 교계인사들 사이에서는 벌써 공중파 방송이 이 문제에 대해 관심을 갖고 조사에 착수한 정황들이 나타나고 있다며 우려하고 있다. 다행히 이들 세 후보가 아직 이 문제를 사회법정으로 끌고 가진 않았다. 하지만 총회재판국이 납득할만한 결과를 내어놓지 않는다면 결국 사회법정에서 모든 시시비비를 가리겠다고 선언을 한 상태이기 때문에 사실상 시간문제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총회 관계자는 “결국 이 문제는 지용수 목사가 풀어야 한다. 98년 이규호 목사의 사례를 잘 살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말은 98년 당시 이규호 목사(경주구정교회)와 김태동 목사(부산교회)가 선거전을 펼쳐 이규호 목사가 당선이 되었지만 이때 김태동 목사가 이 목사의 불법선거를 문제삼아 사회법정에 문제제기를 하자 이규호 목사가 부총회장직을 자진 사퇴했었다. 하지만 99년 총회에서 이규호 목사는 투표를 통해 총회장으로 바로 선출되어 결국 총회장으로 활동을 한 전례가 있다.
지용수 목사측에서도 이 문제를 상당한 고민을 해야한다. 일이 잘못되어 총회재판국이 불법선거로 판결할 경우 앞으로 5년동안 총회부총회장 출마를 하지 못하며 교회차원에서 큰 불명예를 얻게된다. 하지만 총회재판국이 ‘선거무효‘나 본인 스스로가 자진사퇴를 할 경우 94회 총회에 출마가 가능하게 된다.(중앙선거관리위원회 유권적 해석) 교단내에서도 다시 투표전을 벌여도 지용수 목사가 손해보지 않을 것이라며 현재로는 지 목사만이 꼬인 매듭을 풀 수 있는 유일한 사람이라고 말들을 하고 있다.

문제는 선관위
교단내 많은 사람들은 결국 선관위가 제 역할을 못했기 때문에 이같은 일이 발생했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엄정한 선거중립을 지키지 않고 선관위 위원장이 특정 후보자와 여행을 다녀오고, 선거관리위원이 특정후보자 교회 부흥회 강사로 다녀온 점등 선거전부터 말들이 많았다는 점에서 93회 선관위를 불신하고 있다. 감리교 감독회장 선거 사태도 결국 선관위의 실수 때문에 교단 전체가 혼란에 빠져있는 모습을 볼 수 있다. 결국 이 문제가 사회법정으로 비화되고 사회적으로 큰 파장을 불러일으킬 경우 한국교회가 또다시 사회의 지탄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신상준 부장

2009.0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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