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직원들 “노동조합의 반대파 찍어내기 작품“
노동조합 “병원을 바르게 세우기 위한 불가피한 조치“
병원장, “화합도 중요하지만 병원 기강 바로 세울 것”
고신대학교(총장 김성수) 부속 복음병원(병원장 조성래)이 최근 6명의 직원 징계를 단행해 병원 내부가 뒤숭숭하다. 기독교기관에서 직원 징계가 흔하지 않고, 한번에 6명의 직원의 벌을 내린것도 이례적이기 때문이다. 이번 징계의 발단은 K 간호사의 잘못을 지적하는 익명의 투서와 병원차원에서 직원들의 출퇴근 및 연장수당등을 조사하면서다. 문제는 이번 징계와 관련하여 그 배후에 ‘노동조합‘이 조종하고 있다는 소문이 병원내부에 돌아 직원들사이에서는 “조합원들을 보호해야 할 노동조합이 직원의 징계를 청원할 수 있느냐“라는 불신의 목소리들이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문제는 익명의 투서
복음병원내 익명의 투서는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문제는 이러한 투서들이 병원 분위기를 암울하게 만들고, 직원들간의 갈등을 유발시킨다. 특히 최근의 투서에는 교단내 목사, 장로, 친인척 자제와 교단과 연결고리가 있는 사람들에게 집중되고 있다. 병원내 모 직원도 “교단 인사들과 관계있는 사람들에게 집중적으로 투서가 난무하고 있다”며 처음부터 누군가가 계획적으로 익명의 투서를 제기하는것 같다고 말했다.
일부 직원들 “배후는 노동조합”
징계를 당한 일부 직원들은 배후를 노동조합으로 지목하고 있다. 처음 투서에 의해 문제제기는 되었지만 징계위원회를 구성하는데는 노동조합의 압력이 컸다는 주장이다. 또 투서도 노동조합이 제기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징계를 당한 이들이 입을 모으고 있다. 때문에 병원내 일부 직원들은 노동조합이 익명의 투서를 재단과 병원에 제기했고, 이후 투서내용을 병원측이 조사하도록 압력을 넣고, 일부 사실이 밝혀지자 징계위원회를 구성해 징계토록 했다는 주장이다. 또 노동조합이 법인 감사에게도 병원 정기 감사기간동안 이 문제를 제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영철 감사는 “감사기간에 노동조합이 찾아와 이 문제를 제기한 것은 사실이지만 당시 노동조합의 설명을 듣고만 있었고, 그 내용을 감사한 적은 없다“고 밝혔다. 병원 모 간부도 “병원내 감사과에서 이 문제를 조사한 후 병원측이 어떠한 조치를 취하지 않자 노동조합이 징계위 소집을 요구한 사실은 있다“고 밝혔다.
현재 병원내 ‘직원 징계위‘ 구성은 병원직원 5명과 노동조합 5명으로 구성되어 있다. 사실상 노동조합이 같은 노조원이라고 징계를 막으려고 노력하면 막을 수 있는 상황이다.(과반수 의결) 또 직원 징계위원회 구성은 병원장의 지시에 의해 구성되는데 조성래 원장은 처음부터 직원 징계위원회 구성에 반대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조성래 원장은 “병원의 화합차원에서 징계위원회를 구성하지 않으려고 노력했지만, 노동조합측에서 징계위 구성을 강하게 요구한 것은 사실이다“고 말했다. 원장측근도 “노동조합이 조 원장에게 K 목사(징계대상중 한명인 K간호사 아버지)가 전화가 와서 징계위 구성을 못하는것 아니냐“는 말까지 하면서 징계위 구성을 강요했다고 말했다. 조성래 원장은 “나는 원하지 않았지만 결국 법인 감사의 지시에 인해 징계위원회를 구성하게 됐다“며 “노조가 법인감사까지 찾아가 징계위 구성을 지시하게 만든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징계를 당한 K 간호사도 “노조 간부중 한명과 승진비교대상이 되고 있는데 사실상 나를 떨어뜨리고 특정인을 밀어주기를 위한 작업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며 현 노조 집행부에 강한 불만을 나타냈다. 하지만 김위진 지부장은 “처음듣는 이야기다. 차라리 속시원히 누군지 밝혀 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병원인사과장인 우성하 과장도 “징계를 당한 이들 중에는 6년 9개월과 3년 9개월동안 부하직원을 시켜 출퇴근 펀치를 찍은 사람도 있다. 적법한 절차를 통해 징계를 줬다고 생각한다“며 특정인을 지목하여 벌을 줬다는 소문은 사실과 전혀 다르다고 말했다.
K 계장의 경우 자신의 친구인 우성하 인사과장이 자신을 타겟으로 삼아 이번 징계를 받게 되었다고 의혹을 제기하고 나섰다. 그러면서 반대로 우 과장과 관련된 X파일을 지난 17일 재단사무국에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병원직원인 S씨는 “큰 잘못이 아니라면 노동조합은 직원들 편에 서야 하는데, 최근의 일들은 노동조합이 주도적으로 나섰기 때문에 일부 노조원들이 우려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병원을 위한 조치, 특정한 의도 없어
복음병원 노동조합 김위진 지부장은 이같은 사실에 대해 “노동조합이 조사를 요구한 것은 사실이지만 항간에 제기되는 불순한 의도는 전혀 없다“고 소문을 일축했다. 김 지부장은 “처음 이 문제가 제기되었을때 병원측에 공정한 조사를 해서 투서내용이 잘못되었으면 투서를 제기한 사람을 찾아 벌을 주고, 투서내용이 맞다면 이에 합당한 벌을 주도록 요구했다. 결국 투서 내용이 맞기 때문에 벌을 준 것일뿐“이라며 “일부에서 제기하는 노동조합이 투서를 제기했다는 것은 말도 안되는 악의적인 거짓말“이라고 주장했다. 김 지부장의 이같은 말은 과거에도 전례가 있다. 현재는 인사과장이지만 노조지부장과 절친하고 왕성한 노조활동을 한 우성하 과장의 유인물(학력위조 의혹)에 대해서도 병원당국에 조사를 의뢰했기 때문이다. 우 과장은 “그때는 많이 섭섭했는데 지금은 충분히 이해한다. 그 자리(지부장)에 있기 때문에 자신의 의지와 친분과 상관없이 일을 추진할 수 밖에 없다는 것을 알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지부장은 “많은 조합원들의 불만은 이 병원에서 빽(교단의 목사, 장로의 자녀나 친인척)이 없는 사람은 사소한 잘못으로 병원을 떠나야하고, 빽이 있는 사람은 잘못을 저질러도 승진하는 모습“이라고 지적하면서 병원을 바로 세우지 못한다면 앞으로의 비젼도 없다고 주장했다. 노동조합이 직원의 입장에 서야 하지 않느냐는 기자의 질문에는 “징계위원회에서 징계수위를 노동조합이 낮췄다. 권고사직 될 사항이라도 강등을 주도록 요구했고, 감봉을 줄만한 사항이라도 견책을 주도록 강조했다“며 노동조합은 당연히 직원들의 입장에 서 있다고 말했다. 지부장의 주장대로 병원내 일부에서는 이번 징계가 솜방망이 징계라는 주장도 공존하고 있다. H씨는 “열심히 일하는 다수의 직원들을 봐서라도 벌은 공정하게 줘야 하는데 이번 징계는 너무 약했다는 의견이 많다“고 말했다.
노동조합을 흔들려는 의도(?)
이번 징계로 복음병원 직원들 사이에서는 의견이 분분하다. 특히 금년말 현 집행부가 임기가 끝나기 때문에 11월중 노동조합 새 주인을 위한 투표가 실시된다. 그렇기 때문에 일부에서는 현 집행부를 흔들기 위한 악의적인 여론몰이가 아니냐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김위진 지부장은 “그런말도 있지만 크게 상관하지 않는다. 조합원들을 위해 열심히 일하고 있기 때문에 조합원들이 현 집행부의 진심을 알아줄 것 이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병원장의 ‘단합‘과 ‘기강확립‘ 노력
과거 관선이사나 병원부도로 인해 월급을 제대로 지급하지 못할 당시에는 병원의 기강이 약했고, 또 월급도 제대로 못주는 상황에서 이러한 문제점을 지적하는 사람도 없었다. 하지만 지금은 관선이사와 부도를 해소한 상태에서 조성래 원장도 직원들의 나태해진 기강을 바로 잡겠다는 의지는 나타내며 이를 위해 상벌제도를 강화하고 있는 실정이다. 우성하 과장은 “일을 잘하는 직원들에게는 확실한 포상을 지급하고 있다. 환자유치등 일을 잘하는 직원들 중에는 월 50만원 이상의 포상금을 받아가곤 한다“고 말했다. 종합병원들의 무한경쟁속에서 병원이 새롭게 변해야만 살아남을 수 있다는 조성래 원장은 26일 직원들의 단합을 위해 구덕실내체육관을 빌려 체육대회를 개최한다. 조 원장은 “직원들의 화합을 위해 (체육대회를)준비했다. 이번 체육대회를 통해 복음병원이 더욱 단합하고, 병원이 더욱 발전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신상준 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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