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권 입문 발판’이라는 오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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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YMCA가 10월 26일부로 창립 62주년을 맞이했다. 1945년 8월 15일 해방과 함께 그해 10월 창립된 부산YMCA는 인권과 민주화운동등 사회전반에 큰 역활을 감당해 왔고 기독교NGO단체로 명실상부한 자리매김을 해 왔다. 수많은 기독교지도자들을 배출해 왔고, 초창기 기독교연합사업을 주도하는 등 교계와 부산지역에 기독교시민단체라는 자부심을 갖기에 충분했다. 하지만 근래들어 세상 속에서의 역할과 책임은 잘 감당해 왔지만 정작 ‘기독교‘라는 이름은 무색하게 교계와의 거리는 더욱 벌어져 가는 느낌이다. 특히 YMCA 요직에 있던 사람들의 정치권 진출과 정계진출설로 인해 “YMCA가 정치권 입문의 발판“이라는 루머까지 돌 정도다. 62돌을 맞은 부산YMCA를 뉴스초점에서 진단해본다.
기독교정체성 어디갔나?
부산YMCA 목적문에는 부산Y를 ‘기독교 단체‘, ‘선교단체‘라고 소개되어 있다. 하지만 불신자들 속에서는 그냥 평범한 ‘시민단체‘로 인식되어 있을 정도로 기독교적 이미지는 사라진지 오래다. 부산교계내에도 이러한 불만의 목소리는 높다. YMCA같은 단체에서 연합운동을 주도해 나간다면 부산교계에 큰 힘이 될 수 있지만 그러한 의지도 보이지 않는다는 목소리다. 또 수많은 YMCA 프로그램 중 교회를 위한 프로그램이 전무한 것도 교계의 원성을 듣기에 충분하다. 고신대 신학과 이상규 교수는 “70년대만 하더라도 부산 YMCA는 각종 신학강좌를 개최해 왔고, 기독병원(의원급)을 설립하는 등 기독교적 색채를 많이 나타냈지만 최근에는 기독교적 색채를 찾아보기 힘들다“며 “10년전부터 이러한 현상이 두드러졌다“고 전했다. 이상규 교수의 말대로 과거에는 부산YMCA는 교계와 밀접한 관계를 맺어왔다. 초대 총무 노진현 목사의 경우 영수학관을 개설하여 기독교적 프로그램으로 신뢰를 얻었을 뿐만아니라 교계로부터 많은 지원을 받았었다. 또 연합운동도 주도해 왔으며, 교계뿐만아니라 사회내에서도 Y의 위상을 강화시켜 나갔다. 하지만 지금은 교회를 위한 프로그램보다 수익사업에 우선하고 있으며 이름이 무색할정도로 반쪽짜리 선교단체라는 비아냥썩인 조롱을 듣고 있는 현실이고, YMCA를 돕기위해 존재한다는 와이즈멘의 경우도 각종 행사때마다 테이블에 위에 술이 놓여 있는 것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분명 비기독교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러한 여론 때문인지 최근들어서 정근 이사장의 주도로 ‘교회협력위원회‘를 구성하고 BFGF 행사에 적극동참도 했지만 아직도 교계의 냉랭한 시선은 여전하다. 정근 이사장은 취임식때 “가장 최우선 순위로 지역 교회와의 협력을 추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그리고 가시적인 기구로 ‘교회협력위원회‘를 구성했지만 교회와의 거리를 좁히기에는 아직까지 역부족이라는게 교계의 여론이다.
정치적 발판(?)이 되어버린 부산YMCA
부산YMCA의 또다른 문제는 순수한 시민단체였던 부산YMCA의 이미지가 이제는 너무 정치적인 색깔을 표출하는 단체로 변모했다는 것이다. 과거 Y이사로 오랫동안 몸담고 있었던 장성만 목사(현 동서대 이사장)도 “이제 부산Y는 준수한 기독교단체에서 멀어져 갔다”며 “왜 정치단체로 전락했는지 이해가 안된다”고 말했다. 특히 역대 이사장들의 면면을 살펴보면 김동수 이사장(민주당), 최찬기 이사장(한나라), 박상도 이사장(열린우리), 정근 이사장(한나라) 등 최근 취임한 대부분의 이사장들이 정치색깔을 내포하고 있었다는 점이다. 이중에서 최찬기 이사장의 경우 부산YMCA 이사장 취임 한달 후 한나라당 동래구청장 후보로 공천돼 이사장직을 사임했고, 현 정근 이사장도 취임직전 일반언론에서 정치적인 인물이라는 보도가 여러차례 된 바 있다. 문제는 실제적으로 부산YMCA를 이끌고 있는 임동규 사무총장도 특정 정당의 색깔을 표출하고 있다는 점이다. 문재인 대통령 비서실장과 막역한 사이로 현 정부의 교육혁신위원으로 일했고, 열린우리당 부산지역 공천위원장도 역임한 바 있다. 또 열린우리당 공천제의도 받았지만 본인이 고사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리고 부산Y 시민사업부장으로 있었던 윤경태씨(현 원자력병원 감사, 현Y이사)도 문재인 실장의 발탁으로 청와대 행정관으로 한동안 재직한바 있다. 한편에서는 현 상황을 이해할 수 있다는 여론도 있다. 부산YMCA와 함께 과거 민주화 운동을 펼쳐오면서 인권과 정의를 부르짖었던 사람들이(노무현 대통령, 문재인 비서실장) 집권여당이 되었고, 현 정부가 시민단체를 대거 중용하는 것도 중요한 요인이 되었다는 지적이다. 또 민주화가 상당히 진척되어 생활정치가 되는 상황에서 시민단체의 특정인 지지선언이 크게 이상할 것이 없다는 여론도 존재한다. 하지만 이러한 요인에도 불구하고 대부분의 기독교인들과 심지어 Y구성원들까지도 기독교시민단체인 부산 YMCA가 특정 정파에 좌우되어서는 안된다고 주장하고 있다. 최근 Y 이사회는 현 임동규 사무총장의 정치적 행보를 우려하며 정치적인 시민운동 활동(낙천, 낙선운동)을 할 경우 실행이사의 심의를 받을 것을 결의했다. 모 이사는 “항간에 말들이 많아 정치적인 행보를 미리 예방하기 위한 조치“라고 말했다.
정치적인 해결이 우선(?)
작년 6월 28일 현 부산YMCA사옥을 건설한 금호그룹은 회관건립 부채 97억원을 탕감해 주면서 아무 조건없이 건물을 부산 YMCA측에 기부했다. 96년 새로운 회관을 건립하면서 지난 10년동안 부채상환에 시달린 부산YMCA 입장에서는 오랜 숙원사업을 해결 한 셈이다. 하지만 순수한 시민단체인 부산YMCA가 이전까지 취한 행보는 많은 사람들의 질타를 받기에 충분했다. 교회를 위한 프로그램을 통해 교계에 호소하기보다 정치적으로 문제를 해결해 나갔기 때문이다. 몇 년전 J 이사장은 “비록 부채를 지고 있지만 금호측이 어찌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 한바 있다. 부산Y내 상당한 정치인들이 소속되어 있기 때문에 걱정할 필요가 없다는 내용이었다. 또 모 이사는 “YMCA이사회에 정치인들을 추천이사로 포함시키는 이유가 있다“고 말해 그동안 회관문제해결을 위해 상당한 정치적인 로비를 벌여왔다는 것을 암시했다. 부산 YMCA이사회는 총 22명의 선출직 이사와 추천직 이사, 당연직 이사로 구성되어 있다. 이중 선출직 이사는 해마다 공천위원의 배수공천에 의해 임기 3년의 새 이사 7명을 정회원들이 직접 우편투표로 선출하고 있다. 그리고 현 사무총장은 당연직이사로 포함하고 있으며 이외에 7명의 추천이사가 있다. 그동안 부산YMCA는 추천직 이사에 정치권 인사들을(문재인, 권철현, 정의화) 포함해 왔다. 교계내에서도 YMCA측이 회관문제 해결을 위해 정치적인 노력을 해 왔다는 것은 공공연한 사실로 받아들이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교계내에서는 “기독교기관인 YMCA가 기업에 피해를 입히면서까지 정치적인 해결만을 고집한다“는 비판적인 목소리가 제기되어 왔다.
깨끗하던 이미지에도 먹칠을…
최근 부산시 행정을 감시해야 될 일부 시민단체들이 시 예산으로 해외연수를 추진중인 것으로 알려져 부산시민들의 원성을 듣고 있다. 시, 구 의회 의원들의 연례적인 해외연수에 대해 혈세낭비 운운하며 목소리를 높였던 시민단체들이 자신들이 감시해야 할 대상으로부터 예산지원을 받아 간다는 것이어서 말썽이 되고 있다. 문제는 부산YMCA 오문범 목사(시민중계 실장)도 여기에 포함되어 있어 순수한 기독교시민단체의 이미지에 먹칠을 하고 있다. 전문성을 키우는 것은 좋은 취지지만 감시해야 될 대상으로부터 연수비를 지원받고 제대로 된 감시가 과연 이뤄질지 의문이다.
정체성을 회복하라
현재 부산Y의 가장 시급한 과제는 기독교적 정체성을 회복하는 일이다. 교회를 위한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사회못지않게 교회도 감시하고 바른길을 제시해야 된다. 이시대 교회도 사회못지 않게 많은 비난의 대상이 되고 있다. 교회가 잘못하는 일을 지적하고 선도해 나가야 할 부산Y가 교회를 관심밖에 두고 있기 때문에 교회의 지원과 사랑을 받지 못하는 것이다. 오랜 숙원사업이었던 회관문제도 마무리 되었고, 부족한 재정문제도 교회의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직원모두가 노력해야 한다. 특히, 정치권과의 루머에 휩싸이지 않도록 노력해야 한다. 아무리 개개인 스스로가 정치권과 무관하다고 주장하더라도 처음부터 그러한 소문이 퍼지지 않도록 노력하지 않은것도 큰 문제라고 교계내에서는 입을 모으고 있다. 세상의 인기가 부질없다는 것은 모두가 알고 있을 것이다. 개인의 정치적인 입지는 높였는지 몰라도 하나님의 기관을 혼탁하게 만든 책임은 면키 힘들것이다. 초창기 정신으로 돌아가서 순수하고 깨끗한 부산YMCA가 되길 기대하고 염원해 본다. 신상준 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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