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회, “제2의 건국, 금성고 사태 만들고 싶지 않았다”, 재단사무국장, “이단에 땅 매각은 내잘못이다”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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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신기독병원 전경 |
지난호 뉴스초점 ‘이단에 땅 매각한 일신기독병원, 돈 때문에 정체성 훼손’이라는 보도이후 일신기독병원(이사장 정권섭 장로)측은 소명기회를 본보에 부탁했다. 이사회측은 “과거 호주 선교부가 세운 건국, 금성고등학교처럼 일신기독병원이 경영상의 이유 때문에 불신자의 손에 넘어가는것만은 막고 싶었다”는 주장을 펴 오면서 한마디로 불가피한 선택이라고 주장했다. 본보는 일신기독병원이 지금의 상황에 오게 된 원인을 분석하고, 재단과 노동조합의 입장을 들어보았다.
주변환경의 어려움
일신기독병원이 본격적으로 적자를 기록한 것은 2000년부터였다. 국내 출산률이 급감하면서, 산부인과와 소아과를 전문으로 하는 일신기독병원에게는 큰 타격이 될 수 밖에 없었고 결국, 병원이 적자를 기록할 정도였다. 특히 해마다 주변환경은 더욱 어려워져 지금은 2000년도와 비교해서도 크게 어렵다고 병원측은 주장하고 있다. 일신기독병원 권성욱 재단사무국장은 “90년도 우리 병원은 1년에 1만건의 분만률을 기록해 왔다. 하지만 지금은 3000건 정도의 분만률을 기록하고 있다”고 말해 결국 출산률이 일신기독병원 재정악화를 가져오게 한 주요 요인이라고 소개했다. 이러한 문제 때문에 일신기독병원은 산부인과, 소아과 뿐만아니라 내과, 외과, 치과 정신과등 다양한 과를 늘려 보았지만, 큰 힘이 되지는 못했다. 일신기독병원이 어려워진 또 다른 이유는 경쟁병원이 많이 생겼기 때문이라는 주장도 있다. 90년대만 해도 문화병원, 자모병원등 3-4개 정도의 병원이 일신기독병원을 견제해 왔지만 지금은 15개 이상의 병원들이 최신식 시설을 갖추고 환자들을 유치하고 있기 때문에 출산률이 늘더라고 환자가 이전처럼 크게 늘지는 못할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노조때문에(?) 일신기독병원 일부 이사진들은 일신의 강성
노조 때문에(?)
병원이 더 어려워지고 있다고 주장한다. 지금처럼 병원 경영이 힘들 경우 구조조정을 실시해야 되지만 강성노조 때문에 구조조정은 힘들다는 것이다. 일신기독병원 노조는 뉴니온 샵(입사와 더불어 노조에 가입)체제를 가지고 있으며, 360여명의 직원들중 230여명이 조합원으로 구성되어 있다. 사측은 “계장급까지 노동조합에 가입되어 있다. 이들은 경영진보다 노동조합의 눈치를 더 보고 있다”고 말하며 일신기독병원에서 노동조합의 힘은 크다고 주장했다. 사측의 주장대로 2004년 임단협 체결한 결과(2005, 2006년 임단협은 체결하지 못함)를 살펴보면 일신기독병원 노조가 병원내에서 힘이 있다는 사실은 어느정도 확인 할 수 있다. 예로들어 상벌위원회를 구성할 경우 노사가 동수로 5:5 비율로 구성하게 되어 있고, 과반수 출석과 과반수 찬성으로 상벌위원회를 구성하게 되어 있다. 사실상 노조와 협의없으면 노조원의 징계는 힘들다는 계산이다. 사측 모 관계자는 “얼마전 비 노조원 계장급 직원의 징계는 있었지만 노조원의 징계는 최근에 없었다”고 주장했다. 또 전임자 대우를 3명이나 하는등 병원 규모에 비해 노조원의 권리는 크다고 주장했다. 특히 임금부분에 있어서 사측의 불만의 목소리는 크게 제기되고 있다. 일신기독병원이 2005년 컨설팅을 받았는데 전체수입의 70%가 직원 임금으로 지급되고 있다는 지적을 받았다. 컨설팅 회사는 일반적으로 직원임금이 총 수입금의 55%가 넘어간다면 병원경영이 사실상 힘들다는 지적을 했다. 그리고 일선 병원들의 예를 들었는데 일선병원은 40-50% 수준이라는 것이다. 사측 모 관계자는 “식당을 예로들면 해마다 4-5억원이 적자가 나고 있다. 하지만 식당 구조조정은 노조 때문에 실시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식당에 일하는 직원들의 평균임금이 월 1인당 200만원이 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예라고 한다.또 일신기독병원이 직원들을 위해 운영하고 있는 어린이집도 이런 불균형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병원 정직원이 5명이나 일하고 있지만 정작 아이들은 올 초 7명이었고 지금은 9명 정도라는 것이다. 이 상황에서 노동조합은 지역탁아 시설로 확대해 줄 것을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노동조합 “경영 부실이 주 원인” 반면 노동조합은 사측의 이같은 주장에 대해 경영부실이 주 원인이라고 주장했다. 한미영 지부장은 “수입에 비해 인건비 비중이 높은 것은 우리 노동조합도 인정하고 있다. 하지만 이같은 상황을 직원들의 희생만으로 극복하려는 의도는 잘못된 것이다”라고 주장했다. 한 지부장은 “만약 병원측이 경영혁신에 대한 어떠한 방안을 마련하고 노동조합측에 희생을 부탁한다면 우리 지부는 검토후에 최선의 방안이라고 생각된다면 어떠한 희생도 각오 할 수 있다. 하지만 다른 어떠한 노력도 하지 않고, 무턱대고 구조조정만을 실시하려는 의도는 이해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또 상벌위원회 구성문제도 금년의 경우 징계가 없었지만 2004년 이후 노합원의 징계가 3건이나 있었다며 노동조합의 이익보다 병원의 이익을 위해 더 노력하고 있음을 밝혔다.
병원 경영 혁신이 필요
사측과 노동조합측의 주장이 팽팽하지만 이들 두 단체도 공통적으로 인식하는 것은 있다. 그것은 지금 현 상황으로 병원이 흘러간다면 더 이상 소명이 없다는 것과 지금당장 병원 경영 혁신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현재 이사회측은 안동 성서병원, 전주 예수병원, 포항 선린병원을 실사하고 돌아왔다. 이들 병원은 극심한 경영부실로 병원이 문을 닫을 위기였지만 경영혁신으로 위기를 기회로 극복한 병원들이다. 이사회는 이번 땅 매각으로 남은 돈을 가지고 일신기독병원 경영혁신을 준비중에 있다. 노동조합도 이 부분에 대해서는 크게 기대하고 있지만 시작단계부터 노동조합이 배제된 사실에는 적지 않은 실망감도 드러내고 있다. 하지만 병원이 정상화만 될 수 있다면 노동조합도 큰 희생을 치루겠다고 한 지부장은 말하고 있다. 또 시스템의 변화도 공동으로 인식하고 있다. 권성욱 국장은 “병원이 과거 1만명이나 분만하던 90년대 시스템을 가지고 있다. 인력 허비가 너무 많은 것 같다”고 말했다. 한미영 지부장도 “산부인과와 소아과가 사실 인력소모가 심하다. 하지만 지금의 시스템은 병원이 한창 잘 될 때의 시스템이다. 지금의 시스템으로는 병원을 정상화 할 수 없다”고 말했다. 뿐만아니라 지역교회와의 유대관계 강화도 양측이 공동으로 인식하고 있다. 권 국장은 “(안동 성서, 포항 선린, 전주 예수)실사한 병원들을 살펴보았을때 이들 병원이 지역 교계와 친밀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것을 보았다. 지역교회들이 많이 지원하고 도와주고 있다”고 말했다. 노동조합측도 “우리같은 기독교병원은 지역사회에 봉사해야 된다. 지역 교회와 사회와 유대하지 않는다는 것은 스스로 고립되는것과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장기적으로는 일신기독병원이 선교병원으로서 사명을 잘 감당할 수 있어야 한다는 주장이다.
“불가피한 선택이었다”
이단인 부산제일교회(박무수 목사)에 땅을 매각한 사실에 대해 재단사무국장은 “모두가 내 잘못이다. 너무 급했고, 당시 매각을 못했을 경우 지금 일신기독병원이 상당한 어려움에 처해져 있었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작년 9월당시 상환해야 할 금액이 상당했고, 병원은 2000년부터 적자를 기록했기 때문에 은행에 대출도 불가한 상황이었다는 것이다. 또 땅을 살 때 대출한 은행 원금과 이자등 당시 땅을 판 것은 병원을 살리겠다는 마음이 앞서서 였다고 주장했다. 권 국장은 “사실 포도원 교회가 70여억 제시했다는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 포도원 교회도 주차타워 건설 때문에 구체적인 금액을 제시하지 않았다. 그리고 지역교회를 거의 모두 돌아다녔지만 이땅을 살 교회는 나타나지 않았다”며 일신기독병원이 지역교회에 매각하려고 상당한 노력을 기울였다는 것이다. 또 홈플러스, 이마트, 외식업체, 정유회사, 기획부동산등 많은 곳과 접촉을 기울였지만 사실상 성사된 곳은 없었다고 한다. 권 국장은 “당시 이단에게 땅을 팔았다는 비난보다, 기독교 병원이 부도나서 불신자에게 매각되었다는 소리가 더 듣기 싫었다. 모든 실무는 내가 했기 때문에 내가 욕을 먹어야 한다. 이사장님과 이사님들은 최악의 순간을 피하려고 했던 죄밖에 없다”고 말했다.
신상준 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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