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치로 사학을 사냥하여 공립학교로 전환할려는 저의가 의심된다
경인여대 사태 무혐의 판정
대한민국 사학 중 기독교 학교 정신으로 설립된 경인여대가 학교 분규 6년만인 지난 6월2일 오후 2시 대법원 본관 2호 법정에서 김황식, 김영란 대법관에 의해 ‘원심 판결중 피고인 백창기 김종택에 관한 유죄부분, 피고인 김길자에 대한 부분을 각 파기하고 부분 각 사건을 서울 고등법원에 환송한다’는 판결을 내렸다. 판결문 낭독은 10초가 걸렸지만 이 사건은 지난 6년간 기나긴 법정 공방을 벌렸던 싸움이다.
경인여대 사건은 고려학원 사태와 다소 닮은 점이 있다. 경인여대는 2000년 5월 경인여대 일부 교수와 교직원들이 설립자 백창기 전 이사장측의 횡령의혹을 제기했고, 그해 6월 인천지방검찰청에 이사장등 설립자측이 학생들의 등록금 105억원을 횡령했다며 고소한 내용이다.
이 과정에서 학내 분규가 일어나고 교육부는 즉시 감사팀을 보내 사건을 인지하고 임시이사를 파견해 학교 운영을 맡겼던 것이다. 설립자측은 2004년 1월 1심 판결에서 특정경제 가중처벌법(업무상 횡령)위반, 사립학교법 위반등의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았다.
1심 재판부는 ‘개인적으로 교비를 가져간 적이 없이 학교법인에 손해를 끼친 점이 없는 것은 인정하나 법리적으로 유죄가 인정된다’며 ‘징역2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 2심도 1심과 동일했다.
그러나 지난 6월2일 대법원이 1심과 2심에서 업무상 횡령 위반이라고 판결한 25억원에 대해 ‘무혐의’로 서울고법에 파기 환송한 것이다.
경인여대와 고려학원의 유사점
고려학원의 경우 첫째 의대 교수협의회에 의해 고소된 조재태 목사외 전 이사장 3명과 전 원장 김재도, 그리고 당시 행정처장 서모, 강모 대행, 황모 재정부장, 김모씨에 대한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업무상 횡령) 위반, 사립학교법 위반등 유죄 받은 부분등이 경인여대 사건과 흡사하다.
1심, 2심 재판부는 전 이사장에 대해 집행유예, 전 원장과 행정직원은 서모씨만 빼고 나머지는 선고유예를 받았다. 따라서 판결주문에도 개인적으로는 횡령 위반은 없으나, 사립학교법 위반 적용으로 유죄로 인정했던 점과 경인여대의 개인비리는 전혀 없었다는 부분은 고려학원과 동일했다.
둘째는 경인여대 분규 주동 교수들은 ‘공정한 감사로 비리재단을 처벌하라’며 교육부를 압박하고 진정을 교육부와 검찰에 제출했다. 교육부는 학내 분규가 일어난 지 보름만인 2000년 6월7일부터 17일까지 태양학원 및 경인여대에 대하여 종합감사를 실시했다. 따라서 교육부는 ‘1998년 5월 26일과 12월15일에 열린 이사회에서 이사 선임에 중대하고 명백한 하자가 있다’는 이유로 ‘이사선임 무효’ 결정을 내렸다.
결국 교육부의 정해진 프로그램(수순)에 따라 2000년 7월7일 이사장과 학장을 해임하고 임시이사를 파견했다. 임시이사 파견 이유는 ‘이사 부존재’였다. 다시말하면 ‘적법한 이사가 없으니 임시이사를 파견한다’는 논리였다.
한편, 교육부는 고려학원에 대한 진정서를 접수받고 즉각 이화복 감사팀장을 주측으로 하는 감사팀이 2003년 1월 강도 높은 감사를 실시했다. 결국 같은 해 4월1일부로 ‘교육부의 사전 기채승인 없이 200억원을 천안신학대학원 건설비와 같은 재단이 아닌 김해복음병원에 사채 및 현금 전용 사용한 점을 들어 임시이사를 파견이 불가피하다’고 하여 이사장 및 이사15인에 대한 이사 승인 취소를 하는 한편 임시이사장 및 이사 12인을 4월 1일 부로 파견했다.
여기에는 고려신학대학원 건축을 위하여 인천 부평에 사놓았던 실버 병원 목적의 부지 3,000평(약 102억원 시가) 매각을 교육부에 청원하여 이를 허락받았으나 이 땅이 그 당시 매매자가 나타나지 않아 매매 계약이 늦추었다. 결국 신대원 건축업자들이 복음병원과 재단에 몰려들어 데모를 하는 등 건축비 독촉에 쫒기는 바람에 교육부의 사전 기채승인없이 시중은행에 재단 이사회 명의로 대출하고 교단 내 목회 일선에서 은퇴한 목사가 가지고 있던 퇴직금 일부등을 사채로 사용한 점을 지적받았다.
의대교수협의회가 재단비리를 이유로 검찰과 교육부에 진정서 접수-->교육부 감사--> 임시이사 파견--> 재단축출의 과정은 경인여대와 유사하다고 할 수 있다.
셋째 경인여대는 분규 당시 재산유보금이 300억원 가량 있었는데 임시이사들이 들어와서 영종도 프로젝트 관광 개발비로 유야무야된 점이다.
고려학원은 임시이사장 김민남 초대 이사장이 소위 노무현(노사모) 정치교수 멤버(뒷날 김민남 교수는 열린 우리당 정치연구소 소장으로 출범)로 임시이사장이 되었다. 그리고 이사중 노무현 대통령 누나 사위인 모 변호사가 이사가 되고 열린우리당 코드 인사들이 주류를 이루었다.
문제는 김민남 초대 이사장은 복음병원에 현금이 1억5천만원 남아 있는데도 불구하고 농협 충무동지점에서 돌아오는 어음 1억5천만원을 고의부도를 내고 말았다. 그리고 그 당시 현금을 병원 기획실장 및 행정처장 명의로 차명계좌로 하여 현금을 분산시켰다.
또 김 이사장은 교단 총무로 있었던 전호진 목사와 일부 교단 장로들과 함께 고려학원 내 복음병원과 고신대학교를 서울 명성교회에 매각시도를 하였으며 명성교회 재정 실력자가 현지에 와서 실사까지 하고 간 것으로 알려졌다.
고의부도로 인해 병원 손실액은 엄청난 액수가 되고 말았다. 이로인해 약품대금업자 어음 결재가 스톱되고 직원들의 급료가 250억원 가량 체불되는 사태가 벌어졌다.
임시이사회측 김민남 이사장은 “왜 고의부도를 내게 되었냐”고 질문하자, “연달아 돌아오는 어음을 막을 수 없었고, 막대한 어음 결재대금 이자와 직원 급료를 몇 달치만 동결한다면 병원 운영이 가능하고 병원 정상화로 가는 지름길인 줄 알아 고의부도를 내게 됐다”고 말했다.
하지만 부도는 매각으로 전개될 수 있는 상황이었다. 그래서 병원내에서는 3자 매각에 대한 소문이 계속해서 제기됐다. 하지만 고려학원을 제3자에게 매각할 수 없는 것은 설립자의 정관에 명시된 대로 고신교단이란 거대한 종교 단체다. 설립자인 고신총회가 허락받지 않는 이상 제3자 매각은 법으로도 불가능하는 정관인데도, 임시이사제도가 치외법권으로 착각한 의미에서 관치로 민치인 사학을 팔더라도 건전한 실력자에게 팔아 버리려는 의도였다.
만일의 경우 매각이 불가능할 경우 교육부가 원하는 사학을 공립화시켜 관치 경영을 하도록 전환하는 계획이 두 번째 순순인 점이 여실히 들어나고 있다. 최근 사학법 개정의 국회통과는 사학의 대부분이 보수층에 속하고 또한 반 노무현 정권으로 흘러 열린우리당 정책을 반대하거나 친미인 사학이라는 점 때문에 관치로 만들기 위해 사학법 개정의 중요 목표이라는 점이다.
경인여대 임시이사장 정진홍 이사장은 월간 조선 8월호에 게제된 기자와 인터뷰 부분에 “왜 좋은 마음에서 사학을 설립해서 그렇게 욕을 먹습니까? 설립자가 꼭 학교를 운영해야 합니까. 일단 학교를 설립했으면 좋은 분들에게 이사회를 맡기고 자신은 뒤에 앉아서 존경 받으면 좋지 않습니까?”라고 해 사학을 뺏아 관치로 만들겠다는 발상과 일치하고 있다.
무서운 함정(사학을 뺏는 법적 근거)
교육부는 학내 분규나 진정서를 제출하여 곧 임시이사를 파견하고 임시이사가 파견되면 그것으로 끝이 난다고 한다. 경인여대 예처럼 설립자나 구 재단측이 임시이사 무효확인 행정소송을 내면 새로 선임된 임시이사장이 소송을 취하하면 소송자체가 무효가 된다. 학교법인의 법적 대표성도 새 임시이사장에게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임시이사제만 있으면 단 한명이라도 대한민국 모든 사학을 빼앗을 수 있다는 논리다.
이렇게 해서 임시이사가 파송된 사학은 ‘경인여대, 고신대, 경북외대, 광운대, 덕성여대, 김포대, 대구미래대등 7개 학교가 이사 여러 가지 이유로 임시이사가 파견된 대학들이다.
임시이사 파견 사학의 정상화를 위한 대 토론회 전개
오는 8월18일 오후 2시-4시30분까지 국회의원 회관 소 회의실에서 한나라당 국회 교육위원회(이주호 의원) 주최로 임시이사파견 사학에 대한 대 토론회가 개최된다.
제1주제 발표는 사학법상 관선사학 정상화의 문제점 및 개선방안(강경근 교수), 제2주제는 임시이사 파견 사학에 대한 정상화 방안(교육부 대학지원국장), 제3주제는 임시이사 파견 실태와 제도적 한계(이지환 전 경인여대 교수, 사학설립자비상대책협의회 집행위원장)이 발표하게 된다. 이 자리에는 특별히 고려학원 임시이사이자 교단총무인 임종수 목사가 토론자로 나선다.
지난 8월7일 부산 아리랑호텔에서 교단 정상화대책위원회에서도 이번 대토론회에 나서는 임총무에게 적극적인 지원을 하기로 의견을 모았던 것을 보아도 교단이 교육부에 대한 투쟁일변도로 일을 전개해 나갈 것임을 암시하고 있다.
고려학원의 경우 가장 임시이사체제 아래서의 피해가 가장 심한 사학으로 꼽히고 있어 더욱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교육부도 임시이사 파견 된 사학중 고려학원만은 피해가 많았음을 인정한 나머지 교단 인사 임시이사를 6명이나 파견하여 이를 무마하려는 뜻이 역역히 나타나고 있다.
교육부의 한 관계자는 고려학원만은 교단이 운영하기 때문에 특별히 임시이사장과 이사를 6명이나 배려한 것이다”라고 말하고 자체 구성원들의 의견만 잘 수렴하면 정이사체제로 돌리는 것은 가능할 것으로 본다고 의견을 제시하고 있다.
교단집행부는 “교육부가 최근 3년동안 언제나 가능하다했지만 늦춰왔고 기다려왔다”며 더 이상 속지 않을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또 여기에 교육부의 함정이 있다는 것을 눈치 챈 것이 월간조선 8월호에 게제된 임시이사 사학들의 실태를 보고 위기의식을 느끼고 있다.
교단은 이제부터 더 속지 않는다는 뜻에서 교육부에 맞춰 공격적인 자세로 행동에 옮기는데 교단집행부가 힘을 모아 나갈것으로 보인다.
한편, 고려학원 정상화위에는 내부적인 조정을 위해 고신대 김성수 총장을 조만간 총회임원회가 불러 경고 조치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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