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일 필리핀 언론 보도로 선교에 막대한 지장초래
지난 2월 4일 필리핀 국가수사국(NBI)과 필리핀 경찰 사이에서 벌어진 총격전으로 필리핀 사회는 물론 필리핀에서 선교를 하고 있는 선교사들은 큰 충격을 받았다. 이번 총격전이 국가기관 간의 단순한 파워게임이 아니라 그 안에 선교의 사명을 감당해야 할 선교사와 평신도가 중심에 있었기 때문이다.
문제의 시작이 된 K 선교사의 성추행 혐의 사건이 터진 것은 지난해 11월 필리핀 바콜로드시에서였다. K 선교사는 지난 98년 필리핀 선교사로 파송되어 현지에 교회를 7개를 개척하는등 선교사로 활동하고 있었다. 그러던 지난해 11월 초 장학금을 주고 있는 필리핀 현지 여학생 4명(16세~21세)을 성추행 했다는 혐의를 받았으며, 미성년자 성추행은 곧바로 연행된다는 사실을 알고 지난해 11월27일 한국으로 출국했다.
이 사건에 대해 K 선교사는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4명의 여학생은 현지교회 장학생으로 한 아이는 8년간 장학금 줘서 대학까지 졸업했다”며 “비가 와서 장학금을 차 안에서 주기로 하고 차안에 같이 있었는데 이것을 놓고 성추행 혐의를 씌운 것”이라고 말했다. 그리고 “현지 교회가 300명으로 교인이 늘어나는등 부흥하자 필리핀 목회자가 이는 자기 때문에 부흥한 것이라고 주장했고, 필리핀 목회자와 아내와 마찰이 생겼고, 우리를 밀어낼 생각으로 이러한 일을 벌인 것 같다”며 성추행 혐의에 대해 부인했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한국으로 출국하는 비행기 표를 급하게 구하기 위해 평소 친분이 있었던 H 집사가 골프클럽을 운영해 비행기표를 쉽게 구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해 H집사를 찾아가 도움을 요청하고, 성추행 혐의에 대한 합의에 대해서도 도움을 청하고 한국으로 입국했다”고 말했다. 또한 “그 곳까지 타고 온 차를 집으로 가져다 줄 것을 부탁했다”고 덧붙였다.
그런데 K 선교사에 말에 의하면 “문제는 H 집사가 성추행 혐의를 합의하는 과정에서 생겨났다. H 집사는 피해를 입었다고 주장하는 여학생들의 가족들과 만나 만페소(한화 20만원)에 각각 합의를 하고 합의서를 보관하고 있었다. 그리고 합의 조건으로 천만원을 요구 이를 대가로 천 만원을 건냈다. 차명계좌를 불러줘 거기로 처음에 550만원을 보내고, 이후에 450만원을 보냈다. 영수증도 가지고 있다”고 말하고 “그 이후에도 H 집사는 이를 빌미로 2천 만원을 더 요구 했으며, 이를 거절했다”고 주장했다. 또한 “H 집사는 자신의 차를 돌려주지 않고 있으며, 장총과 권총을 소지한 일행 3명과 함께 2005년 12월3일 오후6시경 아내와 아들만 있는 집으로 와 사무실에 있는 금고를 강제로 열게 해 미화 3천 달러와 교회 땅 문서 2건(약2억상당), 교회 법인 서류 일부와 차량 등록증과 차량계약서등을 털어 달아났다”고 말했다. 그리고 “다음날인 12월4일에는 자신이 개척한 다른 교회에서 컴퓨터, 엠프, 스피터등 물품 10여점을 차량에 싣고 가져갔다”고 밝혔다. 현재 K 선교사는 이러한 점을 들어 필리핀과 진주 경찰서에 지난 2월16일 이같은 내용을 고소했다.
한편, H 집사는 이 사건에 대해 “성추행 사건으로 K 선교사가 한국에 들어가 회개하고 있을 줄 알았다”며 “그런데 지난해 12월4일 합의가 끝나자 몰래 필리핀으로 들어와 자신을 청부살인 하려고 했다”고 말하고, “마닐라 공항에서 저격범이 쫓아와 피신했으며, 이에 필리핀 경찰에 신변보호를 요청했고, 이러한 과정에서 자신의 골프장에서 K 선교사측이 의뢰한 필리핀 국가수사국(NBI)과 해외학생 연수시 안전관리를 맡고 있는 경찰들이 대치하면서 총격전이 벌어진 것이다”고 말했다. 그리고 “K 선교사가 주장하듯이 천만원을 받은 적이 없으며, 2천 만원을 요구한 것도 사실이 아니다. 자신이 가지고 있다고 주장하는 송금 영수증도 내 이름으로 된 것이 아니다. 받은 사실이 전혀없다”고 돈을 받은 사실에 대해 부인하고 있다. 그리고 강간 사건에 대해서는 “피해자들의 자필 진술서도 가지고 있으며 본인의 자필 시인서와 통화 녹취록을 가지고 있는데도 거짓을 말하고있다”며 “골프클럽에서 일어난 총격 사건도 K 선교사가 돈을 주고 NBI를 이용해 테러를 한 것이어서 이를 필리핀 당국에 지난 2월 7일 고발한 상태”라고 말했다.
한편 이 두 사람의 문제는 이뿐만 아니라 원주에 있는 J 교회가 현지에 세운 선교센터를 둘러 싸고 공방이 이어지고 있다. 이 선교센터의 운영위원장을 맡고 있는 J 교회의 L 집사의 말에 의하면, “J 교회가 선교를 목적으로 3년 전 선교센터를 필리핀에 설립하고, 관리를 P 선교사에게 맡겼는데 P 선교사가 선교센터를 운영, 땅을 사는 과정에서 4천500만원인 땅 값을 9천만원이라고 속여 부당이익을 취했으며, 이뿐만 아니라 다른 부대비용과 건축비용등 총3억원이 들어갔다”며 “P 선교사가 그 중 1억여원을 갈취한 것으로 보이며, 이사장직에 있으면서 교회에 이를 넘겨주지 않고 있어 K 선교사를 통해 알게 된 H 집사에게 현재 이사장직을 위임해 해결하고 있는 중”이라고 전했다. 또한 “이러한 사정을 전혀 모르고 있던 성도들이 지난 1월1일 재직회를 통해 알게 됐고, H 집사에게 이사장직을 위임해 문제를 해결하려고 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리고 “P 선교사가 선교센터 말고도 10km 근처에 4천평의 땅을 구입한 것이 있는데, 부당이익을 취해서 구입한 땅인 것으로 보이나 교회에서는 당초 건립했던 선교센터만 되찾는다면 4천평의 땅을 관여하지 않기로 했으며, K 선교사와 H 집사가 선교센터에 대한 이권을 두고 갈등이 있다면 이 땅에 대한 소유문제가 아닌가 한다”고 전했다.
L 집사는 또 “지금 교회는 이 문제로 담임목사가 지난 2월26일자로 사임했으며, 교회가 둘로 갈라져 있는 상황이다. 목자들의 잘못으로 양들이 얼마나 많은 상처를 받았는지 모른다”며 “현지의 선교상황에 대해 잘 모르고, 선교를 하려고 했던 것도 잘못이 있었던 것 같다. 부디 잘 해결되었으면 하는 바램이다”고 눈물로 호소했다.
한편, H 집사는 “J교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도움을 주고있는 것이며, 이권을 노리는 것은 K선교사 이고 이를 증명할 서류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러한 여러 사건이 얽혀있는 가운데, K 선교사는 한국에 머물며 진주경찰서와 필리핀에 고소를 한 상태이며, H 집사는 필리핀에서 K 선교사를 고소해 쌍방간에 진실게임이 앞으로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번 사건은 결코 개인 간의 갈등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현지에서 선교에 힘쓰고 있는 선교사들이 이번 사건이 필리핀 언론에 크게 보도되면서 선교에 큰 타격을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으며, “한국 선교사로써 얼굴을 들고 다니기가 힘들다”고 하소연을 하고 있다.
이번 사건을 통해 한국교회는 선교사 파송 숫자에만 관심을 가질 것이 아니라 현지에서 일어나는 문제에 대해서도 큰 관심을 가져야 한다는 사실을 잘 나타내 주고 있으며, 현지에서의 문제가 복음전파에 얼마나 큰 영향을 줄 수 있는지에 대해 경종을 울리는 사건이라고 할 수 있다.
손진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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