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교계 ‘근로자가 아니다’ 우세 교계 차원의 논의 매듭 필요
최근 법원이 “부목사는 근로자가 아니다”라는 판결을 내림에 따라 교계 내 논란이 일고 있다.
이와 같은 법원의 판결은 최근 기독교대한감리회 아멘교회(담임목사 조창환)가 제기한 ‘부당해고구제재심판정취소’ 소송을 이같이 판시함에 따라 비롯된 것이다.
한편 논쟁의 발단은 당시 아멘교회 윤 모 관리집사가 자신의 해고가 부당하다며 담임목사를 상대로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 이의를 제기했고, 당시 지노위는 이 교회의 부목사 1명과 전도사 5명을 근로자로 인정하고 아멘교회를 근로기준법이 적용되는 사업장으로 분류하여 윤 모 관리집사를 복직시켰다.
하지만 법원은 금번 판결에서 “부목사는 교회운영의 주체이고, 전도사는 업무와 대가성이 없으므로 근로자라고 할수 없다”며 아멘교회는 근로기준법이 적용되지 않는다고 밝힘에 따라 논쟁이 일어난 것이다.
지노위- “부목사는 근로자가 아니다” 4가지 이유로 결정
한편 위의 논점에 대해 서울지방노동위원회 심판위원회는 4가지의 이유를 들어 ‘부목사는 근로자가 아니다’라는 것을 지난해 4월에 결정을 내린바 있다.
그 이유를 보면 첫째, 근로계약의 경우 “부목사는 위임목사를 보좌하는 지위에 있는 자로서 당회 결의와 재직회 동의를 얻어 청빙됐다”며 “사실상 통상적인 사업장의 근로자와 같은 형태로 근로계약에 기초해 채용됐다고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둘째로, 임금 성격에 대해서는 “부목사에게 지급되는 사례비는 교회 형편에 따라 다소간 차이가 있으나 청빙·목회 활동과 관련된 사례 성격의 금전적 보상으로서 근로기준법상 근로 대가인 임금으로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셋째, 고용보험등 사회보험에서도 부목사를 가입 대상으로 하지 않고, 부목사가 담당교구의 성례거행, 교인축복에 참여하는등 교회의 운영과 관련해 일정한 권한과 책임을 부여받고 있다는 점을 들어 부목사는 근로자가 아니라고 규정했다.
마지막으로 수습전권위의 성격에 대해서는 “분규사태수습을 위한 한시적·임시적인 제3자적 분쟁해결기구”라며 “부당노동행위 주체로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박천일 한기총 총무- “ 성직자를 근로자로 판단하는 것 자체가 잘못된 일”
한국기독교총연합회 박천일 총무는 “성직자를 근로자로 판단하는 것 자체가 잘못된 일”이라며 “사회법이 교회법보다 우선시될 경우 교회가 혼란에 빠지게 되고 목회자도 목회활동을 제대로 할수 없다”고 주장했으며, 총신대 이상원 교수는 “교회의 사역은 보수를 기대하지 않고 자원, 헌신하는 마음으로 하는 것”이라며 “사역자에 대한 사례금은 교회가 사랑의 차원에서 사역자들의 생활을 책임져 주는 것으로 이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교회법 연구원장 김영훈 장로- “교회에선 누구도 근로자 아니다”
김 장로는 “특히 목회자는 하나님의 종이기에 세속사회의 사업장에서 임금을 대가로 노무를 제공하는 근로자가 될 수 없다“며 “근로자를 자처하는 목회자는 삯꾼일 뿐“이라고 비판했다
특히 부목사가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가 될 수 없는 근거로 세 가지를 제시했다.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는 “직업의 종류를 불문하고 ‘사업 또는 사업장‘에 ‘임금을 목적으로‘ ‘근로를 제공하는 자‘”를 말한다(제14조).
그러나 “교회는 살아계신 하나님의 집(딤전 3:15)이고 그리스도의 몸(엡 1:23)“이며 “따라서 교회는 근로기준법(14조)에서 규정하는 ‘사업 또는 사업장‘이 될 수 없다는 것이 첫째 이유. 둘째는 목사의 본질은 하나님의 종이고, 목사가 하는 일은 말씀을 전파하고 선교를 하는 일이기에 세속적인 근로에 해당할 수 없고 ‘임금을 목적‘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근로기준법에서 말하는 근로자는 근로에 대한 ‘자기 결정성‘이 없지만 목사는 그것이 아니다”는 것이다.
기독노조 이길원 목사- “근무지 정해져 있고 개별적으로 지휘감독 받고 있기 때문에 근로자로 봐야”
부목사가 근로자냐 아니냐에 대해 이길원 목사(계양교회, 기독노조)는 “출퇴근 근무지가 정해져 있고 개별적으로 지휘감독을 받고 있으며 근로대가를 받아 생활하고 있는점 등으로 미루어 볼때 노동자로 인정하는 것이 옳다”고 주장하고 있다.
장신대 노영상 교수는 “부목사, 전도사는 근로인으로서 혜택이 필요하다”며 “교회내에서 이러한 문제들을 자연스럽게 해결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정관을 만드는 것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교계 차원의 논의 필요
한편 두 주장이 대립된 가운데 현재로서는 국내 교계 정서상 ‘부목사는 근로자가 아니다’라는 인식이 우세하지만 향후 유사한 논란이 반복될 수 있는데다 부목사의 권리를 무시해서는 안된다는 의견도 분분하여 교계 차원의 논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맴돌고 있다.
김양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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