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기총, 병역거부 3,100명 중 3,081명이 이단종교인쮡이들에게 면죄부 주는 꼴 “이단 문제로만 접근하면 대중들 냉소 보낼 것”
한동안 수면 아래로 가라앉아 있었던 ‘양심적 병역거부권’에 대해 국가인권위원회(위원장 조영황)가 지난 12월26일 “양심적 병역거부권을 인정한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또 한번 논란이 예상되고 있다.
‘양심적 병역 거부’에 대해서는 교계에서도 이단 ‘여호와의 증인’ 소속의 사람들이 거론 되면서 많은 이슈화가 되어왔었다. 이번 국가인권위원회의 ‘양심적 병역거부권 인정’ 발언이 발표되면서 논란은 가중될 것으로 보인다.
▲국가인권위 ‘양심적 병역거부권 인정’
인권위는 지난 12월26일 제 26차 전원위원회에서 “양심적 병역거부권은 양심의 자유의 보호 범위 내에 있다“고 입장을 정하고, 국회의장과 국방부 장관에게 대체복무제도를 도입하도록 권고했다. 인권위는 대체복무제에 대해 “양심적 병역거부권과 병역의무가 조화롭게 공존하게 할 수 있는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인권위는 양심의 자유에 대해 “종교의 자유, 학문·예술의 자유와 함께 내심의 자유에 속하며, 정신적 자유의 모체를 이루는 인간존엄성의 기초“라며 “정신적 자유의 근원을 이루는 국가비상상태에서도 유보될 수 없는 최상급의 기본권“이라고 강조했다.
인권위는 또 ‘안보‘를 내세워 대체복무제를 반대하는 것에 대해 “국방부의 병력 감축계획과 감축규모 그리고 지난해 감축사실을 종합을 해 보면 안보환경이 대체복무제도 도입여부를 판단하는 결정적인 기준이 될 수는 없다“고 밝히는 동시에 독일과 대만 역시 안보 위협이 있는 상황에서 대체복무제를 도입했음을 상기시켰다.
인권위원회는 그러나 양심적 병역거부권을 인정하고 대체 복무제도를 도입할 경우, 대체복무의 인정여부를 공정하게 판정할 기구가 설치되어야 한다고 전제했다.
▲교계, 병역거부자는 ‘여호와의 증인’ 절대용납 못해
한기총은 그동안 ‘양심적 병역거부’ 문제를 놓고, 강경한 반대 입장에 서 오고 있다. 한기총은 “양심의 자유가 국방의 의무에 우선할 수 없고 헌법상 기본권 행사는 타인과 공동생활을 영유하면서 모든 기타 법질서에서도 이탈해서는 안된다는 판결이 존중되기를 기대한다“고 지금까지 밝혀 왔으며, 종교적 문제와 관련 “우리가 판단하기는 ‘여호와의 증인’이 집총과 병역을 거부하는 것은 국가와 정부를 사탄의 조직으로 보기 때문“이라며 “따라서 이들이 병역거부의 이유로 주장하는 종교적 신념에 근거한 양심상의 자유를 내세우는 것은 스스로 자신들의 양심을 속이는 행위라고 본다“고 해석했다.
이러한 입장을 고수해 온 한기총은 이번 국가인권위의 결정에 즉각 논평을 발표하고 절대 반대의 입장을 밝혔다. 그리고 “9월15일 통계에 의하면 우리나라를 제외한 전 세계에 수감 중인 병역거부자의 숫자가 72명에 불과하다”며 “우리나라의 3,100명의 병역거부자중 3,081명이 특정 종교인으로, 이번 국가인권위의 권고는 국가를 사탄으로 보는 빗나간 종교적 신념에 따라 국민의 의무를 거부하는 자들의 비양심적 행위에 면죄부를 주는 것에 불과하다”고 강조했다.
중앙대 법학과의 제성호 교수도 병역비리가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는 상황에서 소위 양심적 병역거부권을 인정하고 대체복무를 허용할 경우, 국방의 의무에 대한 의식이 약화되어 징병제의 근간이 흔들릴 우려가 있을 뿐 아니라 병역의무 이행의 형평성 문제로 인해 종파간 갈등 요인을 제공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교계일각에서는 국가인권위원회에 교계인사인 원형은 목사가 포함돼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번 국가인권위원회의 결정은 유감스럽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병역거부자 이단 논리로 접근하면 대중들에게 냉소
그러나 이러한 한기총의 주장에 대해 강인철 교수(한신대 종교문화학)는 최근 양심적 병영거부에 대한 공청회에서 다른 입장을 보였다.
강인철 교수(한신대 종교문화학)는 전쟁 및 양심적 병역거부에 대한 종교들의 입장과 대응방식을 전개하며 “한기총은 한국 주류 종교계에서 양심적 병역거부자에 대한 대체복무제 도입에 가장 강한 반대세력”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한기총이 양심적 병역거부 문제를 일차적으로 정통과 이단의 문제로 접근하려는 사실을 손쉽게 알 수 있다”며 “정통과 이단의 갈등은 자주 ‘종교적 폭력’의 문제와 연결되어 종교영역을 넘어 심각한 사회적, 정치적 문제가 될 수 있다”고 전했다. 강인철 교수는 “한기총이 정통과 이단의 문제로 양심적 병역거부자들에게 접근하면 할수록, 일반 대중들은 냉소를 보낼 것”이라며 “한기총 내부에서 전쟁과 평화에 대한 신학적 입장은 무엇인지, 그리고 어떤 입장이 적합하고 바람직한지를 시급히 토론해 봐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국민 반대여론 높아
양심적 병역거부를 인정한 이번 국가인권위의 결정에 대해 반대입장에 선 것은 비단 교계뿐만 아니다.
국민들 사이에서도 반대의견이 높으며, 이번 국가인권위의 입장 발표 후 한 인터넷 포털사이트에서 조사한 바에 의하면 전체의 73%가 반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현재 민주노동당만이 찬성하고 있으며, 한나라당은 반대가 대다수이고, 여당에서도 신중론이 우세하다. 더구나 국방부도 안보여건상 시기상조라는 입장이어서 인권위의 결정에도 불구하고 대체복무제도의 입법 전망은 아직 불투명한 상황이다.
교계의 입장에서는 정통 이단인 ‘여호와의 증인’이 ‘양심적 병역거부’를 통해 사회에 속하려는 것에 대한 우려는 표하고 있다. 하지만 이 문제가 종교적인 문제뿐만 아니라 사회적인 테두리에 안에 있는 만큼 일반 대중들에게도 병역거부 문제의 합당한 이유를 들어야 할 것이며, 단순한 이단 논리로 일반 대중들과 정치권을 설득하는 것을 한계가 있음을 직면해야 할 것이다.
그리고 국민반대 여론이 높은 시점에서 기독교의 시각뿐만 아니라 대중들과 뜻을 같이 할 수 있는 부분을 고려해 설득력 있게 반대 입장을 표명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손진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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