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N총회 사상 처음 북한 인권결의안 통과, 한국은 또 기권 한기총 내달 10일 30만 참여, 북한 인권 촛불 기도회 예정
북한 인권문제가 불거진 것은 하루 이틀의 이야기가 아니다. 하지만 이번 UN총회에서 북한 인권결의안이 사상 처음으로 통과되고, 미국의 뉴스전문 케이블채널 CNN이 지난 13일 북한 내 공개처형 장면과 정치범 수용소의 모습 그리고 북한 주민들의 실생활의 일부분을 담은 화면을 방영하면서 북한 인권문제가 또 다시 세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UN총회 결의로 북한은 세계 압력 직면
UN총회는 지난 17일 제 3위원회를 열고, 유럽연합에 의해 제출된 대북 인권 결의안을 총 168표 중 찬성 84표, 반대 22표, 기권 62표로 채택했다.
영국·독일·프랑스 등 유럽연합(EU) 25개 회원국이 제출한 북한인권결의안이 유엔총회에서 사상 처음 통과된 것이다. 북한인권결의안은 지금까지 유엔 인권위에서 통과된 적은 있으나 총회 차원의 가결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러나 한국 정부는 유엔 인권위의 북한인권결의안에도 지금껏 계속 기권해 왔듯이, 이번에도 한국정부는 한국교회뿐 아니라 보수진영에서 주장해 온 ‘찬성 투표’ 요구를 외면하고 또 다시 기권했다.
이번에 통과된 북한인권결의안은 북한의 고문, 공개처형, 정치범 수용소, 외국인 납치, 탈북자등의 인권 탄압에 대한 내용을 담고 있으며 북한 주민의 기본적인 자유 보장을 촉구하고 있다.
또한 북한인권결의안은 북한인권 특별조사관을 선임토록 해 북한이 특별조사관에게 적극 협력할 것과, 세계식량계획과 비정부기구등 인도적 국제기구와 단체들이 북한 내에서 자유롭게 활동할 수 있도록 허용할 것을 촉구하고 있다.
이같은 내용을 담은 결의안이 유엔 총회에서 의결됨에 따라 북한은 미국뿐 아니라 이번 결의안 통과를 주도한 유럽 등의 압력에 직면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북한의 김창국 유엔 주재 북한 대표 차석대사는 이날 총회에서 “미국과 EU가 정치적 목적을 위해 인권문제를 남용하고 있다”며 이에 대해 ‘내정간섭’이라고 비난했으나 인권결의안 통과를 막진 못했다.
한국교회는 그동안 북한인권결의안 표결을 앞두고 여러 차례 한국 정부의 찬성을 촉구하는 목소리를 내왔다. 특히 기독교사회책임(공동대표 서경석 목사)을 비롯한 26개 시민단체들은 11월 10일 광화문 감리회관 앞에서 ‘UN 북한인권결의안 찬성 촉구 촛불 기도회’를 개최했고, 한국교회언론위원회도 16일 ‘정부는 북한인권 결의안에 당당하게 나서라’라는 제목의 논평을 발표, “한국 정부는 2003년도에 불참하고 2004년과 2005년에는 각각 기권해 사실상 북한 인권을 도외시한 상황이 되고 말았다”고 지적했다.
美 CNN 북 공개처형 방영
미국의 뉴스전문 케이블채널 CNN이 13일(현지시간) 북한 내 공개처형 장면과 정치범 수용소의 모습 그리고 북한 주민들의 실생활의 일부분을 담은 화면을 방영한 것도 북한의 세계적 입지를 좁게 만들고 있다.
특히 CNN은 이날 ‘언더커버 인 더 시크릿 스테이트(Undercover in the Secret State)’라는 제목의 다큐멘터리 프로그램에서 탈북자를 도와준 혐의로 붙잡힌 남자가 총살되는 장면을 내보내 충격을 주기도 했다.
CNN은 최근 반체제 인사들이 소형카메라, 핸드폰 등으로 촬영해 밀반출한 공개처형 장면과 회령시의 한 다리 밑에 나붙은 김정일 비난 문구가 보이는 화면도 공개했다.
이밖에 시신이 방치된 거리에서 아이들이 구걸하거나 물건을 훔치는 장면 그리고 인근 시장에서 유엔이 제공한 구호식량이 거래되는 장면도 방영했다.
한기총 30만 참여, 북한인권 촛불 기도회
이렇듯 북한인권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한국기독교총연합회(대표회장 최성규 목사)가 북한인권을 위한 대규모 촛불기도회를 준비하고 나섰다.
한기총은 오는 12월10일 30만명이 참여하는 대규모 ‘북한인권을 위한 촛불기도회’를 광화문에서 열고 북한 인권개선, 북한 종교자유 허용, 탈북난민 강제송환, 저지등을 촉구할 예정이다.
한기총 발표에 따르면 이번 대규모 촛불기도회는 일회성 행사로 그치지 않고 12월 둘째 주간을 ‘북한인권 주간’으로 정해 일주일 가량 지역별 촛불기도회와 사진전시전, 국제기독자대회 등의 북한인권 관련 행사들이 잇따라 개최될 예정이다.
특히 광화문 촛불기도회의 사전행사로 지방 대도시에서도 대규모 촛불기도회가 개최될 예정이다. 지방 촛불기도회는 지방 기독교연합회와 주요 교회, 사회단체가 중심이 돼 12월 5일부터 9일까지 5일간 부산, 광주, 대구, 대전, 인천 등 국내 5개 대도시에서 진행된다.
북한인권을 위한 촛불기도회에는 탈북자 호소, 설교, 연설, 메시지 낭독, 찬양, 합심기도등의 순서가 마련된다. 또 촛불기도회에는 조용기 목사, 김삼환 목사, 강원룡 목사, 김수환 추기경, 하용조 목사, 옥한흠 목사등의 교계 핵심인사들도 참여할 예정이다.
최성규 대표회장은 이번 촛불기도회에 대해 “인권문제는 인간의 가장 기본적인 가치”라며 “그러나 북한의 인권상황이 너무도 심각해서 이러한 현실을 외면하고 침묵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또 최 대표회장은 “북한인권을 위한 촛불기도회를 개최하는 것은 주님의 명령”이라며 “남북대회가 북측에 끌려만 다니는 대화가 아니라 힘들더라도 인권을 조금이라도 개선시키는 대화가 되기를 원하며 이번 촛불기도회를 개최한다”고 취지를 설명했다.
촛불기도회와 함께 이어지는 북한인권을 위한 행사들도 다채롭게 준비된다. 12월 둘째주간에 진행되는 ‘북한인권을 위한 사진전시회’에서는 북한인권에 관한 15종의 사진을 학교와 교회 등 500여 곳에 설치, 북한 내 인권탄압의 실상을 알릴 예정이다.
이번 집회는 한기총뿐만 아니라 겨레선교회, 기독교사회책임, 기독북한인연합등 24개 단체들이 함께 동참하며, 12월 한달동안 ‘북한인권 주일예배’와 ‘북한인권을 위한 타종식’, ‘북한인권과 종교자유를 위한 국제기독자대회’도 열어 큰 관심을 모을 것으로 보인다.
손진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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