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즈】광복 60주년 국가에 기여한 기독여성들2

한국을 빛낸 일신여학교 출신 기독여성-곽정애 권사
“부산에서 자랐으니 배운 것 다 부산에 주고 간다” 마음 먹어...
현재 97세로...8년 전 은퇴하기까지 ‘한나모자원’ 섬겨 - 국민훈장 동백장 수상
일신여학교가 배출한 여성 중 현재까지 정정한 모습으로 일신여학교와 기독여성의 역사를 말해주고 있는 이가 있다. 곽정애 권사(부산중앙교회)는 1909년 부산에서 출생해 일신여학교와 부산 YWCA 회장, 부산 여전도회연합회장등을 역임하는 활발한 활동을 통해 살아있는 기독여성의 역사이자 기독 여성의 본이 되고 있다.
할아버지가 선교사에게 전도를 받아 신앙을 가지고 선교사업에 열심히 동참하던 가정에서 태어난 곽 권사는 그 시절 선교사가 세운 의신유치원에 다니기도 했으며, 그 이후 일신여학교에서 수학했다. 졸업 후에는 일신초등학교와 명덕여학교에서 교원으로 재직했다.
“부산에서 자랐으니 내가 배운 것을 모두 부산에 주고 간다고 마음먹었다”고 말하는 곽 권사는 그의 고백처럼 개화된 여성으로 부산에서 수많은 활동을 펼쳤다. 부산 YWCA에서 5대, 10대, 11대 회장을 역임하면서 여성들의 일자리 창출을 위해 가정에 파출부 보내기 운동을 부산에서 처음 시작하기도 했으며, 부산 여성들의 사회교육과 지역사회 봉사활동등에서도 두각을 나타냈다.
또한 1968년에는 부산 여전도회회장을 역임하기도 했으며, 부산중앙교회에서는 19회 연속 여전도회 회장직을 맡기도 했고, 동래여고(일신여학교) 1, 4. 5대 동창회 회장을 역임했다. 뿐만 아니라 스무살에 주기철 목사의 사회로 김순용 장로와 결혼한 곽 권사는 불쌍한 과부와 아이들을 돌보아야 한다는 말씀을 받들어 부부가 함께 1969년 한나 모자원을 개원하여 사회사업에 열중했으며, 김 장로가 하나님 곁으로 떠난 이후 60세부터 90세까지 원장으로 섬겼다. 국가의 보조가 없던 옛날에는 부부가 함께 원생들을 위해 발을 동동 구르며 불철주야 고생을 마다하지 않았고, 김 장로가 세상을 떠난 후에도 곽 권사는 흙벽에 직접 시멘트 칠을 하고, 난방을 위해 온돌도 직접 놓는등 숱한 고생과 역경을 헤쳐 왔다.
“꾸준히 하다보니 상을 주더라”며 미소짓는 곽 권사의 방에는 상패들이 가득했다. 부산 YWCA 공로패와 동래여고 동창회 공로패를 수상한데 이어 한나 모자원을 통해 사회사업에 전념한 것을 인정받아 문교부장관상(1972), 보건사회부장관상(1987), 대통령표창(1990)을 받았고, 1999년에는 대한민국 국민훈장 동백장을 수상했다.
시간의 흐름은 어떤 이도 붙잡을 수가 없다. 곽 권사의 얼굴에서도 세월의 흔적을 지울 수는 없었다. 하지만 97세라는 나이에 비추어 볼 때 곽 권사의 모습은 누구보다도 건강하게 보였다. 아직도 은퇴권사들과 함께 모여 찬양을 부르고 말씀을 나누는 곽 권사는 “마지막 소망이 있다면 자는 잠에 하나님께 불려갔으면 한다”고 말하고 “죽음을 통해서도 예수를 믿어 장수하고 마지막도 좋은 모습으로 갔다는 이야기가 전해져 믿지 않는 이들에게 전도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일신여학교 출신으로 평생을 자신이 함께 한 부산의 어려운 이들과 하나님 나라를 위해 일한 곽 권사의 일생은 지금도 밑거름이 되어 한나모자원(원장 김정수)이 현재까지도 운영되고 있으며, 이를 통해 자립이 어려운 여성과 아이들이 보호를 받고 있다.
손진화 기자
2005.0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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