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동 - 개혁 통합 26년만에 한지붕, 후속 절차 관심
예장합동(총회장 서기행 목사)과 예장개혁(총회장 홍정이 목사)이 오는 9월 통합총회를 개최하기로 합의, 26년만에 다시 만나게 돼 그동안 분열의 역사를 이어온 한국교회가 오명을 조금이나마 씻어낼 수 있게 됐다며 환영하는 분위기다. 지난해 총회에서 양 교단의 통합이 논의된 이후 양측이 각 15인 위원회를 구성해 대화를 해 온 가운데 그동안 통합의 걸림돌이었던 신학교 문제에 대해 합동측이 대폭 양보하면서 전격 합의를 이뤄냈다. 또 총회 직원이나 신문사 직원에 대해서도 합동교단에서 수용하기로 합의해 이후 처리 과정의 순조로운 진행을 위해 양측이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번 합의에 대해 양측 교단의 내부에서는 반대와 우려의 목소리가 거세게 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예장합동 개혁 통합, 내부반발 거세
예장합동측 일부에서는 현 상황을 비상사태로 선포하고 지난 27일 구성된 ‘총회 사태에 대한 비상대책위원회‘(이하 비대위) 위원장에는 길자연, 리영숙, 예종탁, 옥한흠(이상 목사) 이 신, 홍 광(이상 장로) 등이 공동으로 참여하고 있다. 비대위는 “개혁교단과 합동 문제는 제89회 총회 결의 정신을 살려 금번 총회에서 충분히 논의한 후 진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제시하며 개혁 교단 영입에 다소 신중한 입장을 취했다. 이어 “개혁교단 영입을 누가 반대했느냐“며 “성명서에서도 개혁교단이 형제 교단이다. 순수한 의미에서 개혁 교단과의 합동은 환영할 일이다“라고 전했다. 또 “교단이 헌법과 교단의 결의와 상식선에서 교단의 정체성을 파괴하지 않는다는 전제 하에 이뤄지는 활동은 모든 수용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예장합동의 영성목회연구회(회장 길자연 목사)가 예장개혁과의 통합을 반대하고 나선 이후 예장합동 내 갱신그룹인 교회갱신협의회(대표회장 옥한흠 목사)마저 반대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예장개혁과의 통합에 난항이 예상되고 있다. 영성목회연구회는 성명서를 통해 예장개혁과의 통합 문제에 대해서 “통합이 아닌 영입”의 입장을 분명히 해줄 것을 요구하면서 “제90회 총회를 양 교단의 총회장과 서기의 명의로 동일 일시와 장소로 소집하여 개회한다는 결의는 월권적인 결의”라고 주장했다. 또한 “개혁 교단 영입은 제90회 총회에서 개혁 교단 영입위원회의 보고를 철저한 토의를 통한 결의 후 제91회 총회에서 우리 헌법 정신을 같이할 때 영입이 이루어져야 한다”며 서두르는 이유를 모르겠다고 지적했다. 영성목회연구회 뿐 아니라 현재 예장합동 측 목회자들 속에서도 “무리수를 두면서 까지 예장개혁과의 통합을 추진하는 이유를 모르겠다”는 반응이다. 이에 대해 교단 측 한 관계자는 “개혁교단과의 통합은 그동안의 노력의 결실이고 하나되고자 하는 마음에서 우러난 것”이라며 “교단 내에 반대하는 움직임이 있지만 양 교단 통합에 큰 무리가 없을 것”이라고 일축했다.
개혁총회측, “합동지지 하지 않으면 이탈자“ 규정
최근 경기도 안산의 권능교회(박형진 목사)에서 이루어진 개혁총회 수호 ‘비상대책위원회 발족’과 ‘총회장 불신임 결정’ 등 교단합동을 반대하는 입장 등을 보면서 예장 개혁총회(총회장 홍정이 목사)는 지난 28일 서울 방배동 개혁총회본부 총회장실에서 열린 기자간담회를 통해 합동총회와 결정된 ‘교단합동’이 적법절차에 의해 이루어진 총회의 결정임을 상기시키면서 이것을 부정하는 집단은 총회결의를 부정하는 ‘반 총회집단’이라고 강조하면서 총회의 강력한 대처에 대해 일부에서는 ‘법적인 징계’절차가 이루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쪽에 의견을 모으며 분열위기가 현실로 나타나는 것은 아닌가 심각한 고민에 빠져들고 있다. 윤낙중 증경총회장은 “합동측과 교단합동을 놓고 ‘영입’이라고 해석하는 것은 매우 불순한 의도를 가진 것”이라며 “양 교단 합동위원회가 서명한 합의문은 분명히 ‘교단합동 합의서라고 명명돼 있으며, 그 속에 담은 12개항 역시 일대일 교단통합을 전제한 사항임을 기억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그는 “합동총회와 교단합동을 이루려는 것은 지난 79년 개혁측과 분립된 이래 양측이 괄목할만한 성장을 이루어 이제는 그 성장된 교세를 하나로 합해 통일과 세계선교를 향해 매진한다는 공동의 목표 때문에 합하는 것인 이상 그 어떤 반대도 용납될 수 없음”을 재차 강조했다. 개혁총회 지도부의 입장은 교단분열을 감수하면서까지라도 총회결의인 합동총회와 교단합동 성사의 계속 추진을 완강하게 주장하고 있다.
개혁수호측, 징계반발하며 `합동3원칙’발표
합동측과 교단합동을 반대하며 교단수호비상대책위원회(위원장 송동희 목사)를 구성한 이후 개혁측은 막판협상을 통해 분열을 막을 최소한의 방안마련에 집중하고 있다. 지난 28일 홍정이 총회장과 윤낙중 증경총회장이 자신들을 반총회집단과 이탈자로 규정한데 격분한 수호측은 이튿날인 지난 29일 서울 서초동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총회집행부의 무책임한 처사에 유감을 나타냈다. 대책위 위원장 송동희 목사(성남 창대교회)와 서기 황인찬 목사 그리고 박형진 목사 및 박영길 목사 등 개혁총회 중진들이 모인 이날 수호측 긴급 간담회에서는 “제자이기도 하며 선배이기도 한 목사님들이 우리들을 그렇게 취급할지는 몰랐다고 격분하면서 교단의 정책적인 문제를 한 두 사람의 생각과 감정으로 처리하는 관례를 이제는 끊어야 한다”며 “합동총회와의 교단합동은 원칙적으로 지지하지만 사실상 영입이기 때문에 지지할 수 없다”고 입장을 명확히 밝혔다.
수호측은 ‘총회결의에 불복한다’며 받는 일부 오해를 해명하면서 ▲교단합동을 지지하며 1:1 원칙을 준수해야 한다. 전권위원회의 역할은 ‘합동’에 있지 ‘영입’에 있지 않음을 재차 확인한다. ▲양 교단 합동총회는 같은 시간에 다른 장소에서 회집돼야 한다. 그리고 교단합동총회는 제3의 장소여야 한다. ▲합동이 아니라 영입이라면 반대한다는 등 3가지 원칙을 총회측에 제시한다고 밝혔다.
황인찬 목사는 “합동이 아닌 영입을 지지함으로써 개혁의 뿌리가 송두리째 없어지는 것을 어떻게 지지하라고 하느냐”며 개탄했다.
“지지세력 확산…반대측 결속 약해”
예장총회와 예장개혁의 합동추진 분위기는 어느 정도 무르익어 있다. 절차나 내용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하는 상황이지만, 그것이 ‘합동’에 전혀 걸림돌이 될 수 없다는 것이 양 교단 합동추진위원들의 한결 같은 얘기다. 예장개혁 교단의 경우 최근 잔류를 선언한 교단수호비상대책위원회가 구성되었으나 지도급 인사가 없고 내부적으로도 결속력이 약해 별로 지지를 얻지 못하고 있기 때문에 문제가 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지난 7월 25일 대전에서 양 교단 합동을 지지하는 그룹 50여명이 모임을 갖고 향후 행보를 주시하면서 합동을 적극 지원한다는 입장을 밝혀 주목되고 있다. 이 그룹에는 윤낙중, 김정중 목사를 비롯해서 실질적으로 개혁교단을 이끌 차세대 지도급인 박덕기, 나학수, 차종률, 전주남 목사 등이 참여해 관심을 끌고 있다. 예장개혁 총회장 홍정이 목사는 “예장총회와 개혁 교단간의 합동은 변함이 없음”을 강조하고, “개혁교단은 최선을 다해 합동추진에 지지를 나타내고 있다”고 말했다. 합동 서기행 총회장도 같은 견지에서 양 교단 합동을 설명하면서 “교단 합동은 제89회 총회에서 유안건으로 받았다. 오는 제90회 총회에서 교단 합동은 반드시 추진될 것”이라고 말했다.
양 교단 지도부는 교단 합동과 관련하여 ‘문제없음’을 설명하고 있으며, 교단내 일부 그룹에서 반대를 표시하고 있지만 합동을 방해하는 요인으로는 작용치 않을 것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하지만 12개 합의사항에 대한 부분 중 같은 날, 같은 장소에서 총회를 개회키로 한 부분을 신중히 검토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만약의 사태에 대비해 시차를 두고 총회를 개회한 뒤, ‘합동총회’를 열자는 주장이 그래서 설득력있게 다가서고 있다. 헌법대로 영입(합동)한다는 총회결의에 가능한 한 부합되도록 공감대를 형성해 가는 것이 관건이다. 그 중에 회원 모두를 그대로 받을 것인가, 노회구성 문제를 어떻게 할 것인가가 가장 큰 관건으로 보인다. 앞으로 남은 기간동안 이런 문제에 대한 해법이 어느 정도 모색되리라 기대한다.
박근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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