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초점】또다시 입시부정 의혹에 휩싸인 고려신학대학원

대기 후보 18번을 3번으로 올려 합격시켜
의혹에 또 다른 의혹
고려신학대학원에 대한 입시부정 의혹이 또다시 제기됐다. 사건의 발단은 지난 4월12일 부산노회 정기노회 둘째날. 자성대 교회 이종영 목사가 발언권을 얻어 최근 교단지 기독교보에 보도된 정주체 목사의 기고문 ‘교단의 영성회복과 개혁주의 교회건설‘(3월12자)과 이호욱 기자의 ‘분석 - 신대원 둘러싼 소문 무성‘(4월2일자)의 글을 언급하며 “신대원에 공금유용과 입시부정 의혹이 사실이라면 이것은 대단히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하지만 이종영 목사는 “학교법인 감사와 교수회가 아무런 문제가 없음을 확인한 것으로 알고 있다. 그런데 이같은 보도가 계속적으로 제기되는 이유가 뭔지 모르겠다“며 기독교보의 보도방향에 상당한 우려를 표했다. 문제는 이후 발언권을 얻은 학교법인 감사 박배근 장로의 발언에서 시작됐다. 박 장로는 최근 마친 고려신학대학원 감사 내용을 언급하면서 의혹의 당사자인 최덕성 교수문제는 아무런 혐의점을 찾지 못했고, 신대원이 입시사정에서 또 다른 실수(?)를 저질렀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박장로가 제기한 의혹은 신대원 교수회가 후보 18번의 학생을 3번으로 옮겨 합격시켰다는 내용이었다.

후보 18번을 3번으로(?)
박배근 장로의 발언이후 부산노회를 중심으로 고려신학대학원 입시부정 의혹이 일파만파 퍼지고 있다. 본보가 조사한 이번 의혹은 고려신학대학원 윤리학을 가르치고 있는 신원하 교수가 현재 협동목사로 일하고 있는 교회 모 성도를 추천한 것을 신대원 교수회가 만장일치로 후보 3순위로 넣었다는 내용이다. 모 학생을 추천한 신원하 교수는 “이분이 나이도 많고(40대) 목회 자질이 뛰어나기 때문에 신대원 교수회의에 추천했다. 과거 이러한 예가 있었다“며 아무런 문제가 없음을 밝혔다. 신교수는 “고려신학대학원은 일반 신대원과 다르다. 목사 후보생을 선출하는 특성 때문에 학점보다 목사자질이 얼마나 우수한가가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또 과거 신대원 교수회가 합격권에 있던 사람을 목사자질이 없어 합격을 취소한 예도 있기 때문에 이런점에서 살펴본다면 이번 교수회의 결정은 아무런 문제점이 없다고 밝혔다.
입시사정 책임자인 교무처장 현유광 교수도 “당시 교수회가 연령과 선교사역의 전력을 들어 비록 후보권에 멀어져 있지만 전격적으로 3순위로 넣었다. 결과적으로 3명이 미등록 해 그분이 합격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현 교수는 “그때 당시 연구년 3분 교수와 천안대 세미나에 참석중인 교수 1명을 제외하고 모두 교수회에 동참했으며 만장일치로 후보 순위 조정에 동참했다“고 말했다.
반면, 신대원장 한진환 교수는 이 문제에 대해 구체적으로 코멘트 하지 않았다. 한 원장은 “감사가 이 내용을 감사보고에 삽입할지 현재로서는 모르겠다. 언론이 이 문제를 보도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후보순위 조정 가능한가?
이번 문제의 핵심은 현행 입시 제도에서 이 같은 교수회의 결정이 과연 합법적인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현유광 교수도 “교육부 입장에서 본다면 분명 불법처럼 보이지만 이번 결정은 학교의 특수성을 고려한 결정“이라는 것이다. 대부분의 교수들도 현행 입시제도에서 교수회의 순위조정은 분명 잘못되었다는 것을 인정하고 있다. 반면 일부에서는 대학의 경우 당연히 용납되지 못할 일이지만 대학원의 경우 어느정도 융통성을 발휘할 수 있지 않느냐는 지적도 있다. 여기에 대해 현재 고신대 선교대학원 원장인 이환봉 교수는 “신대원 교수회가 그런 결정을 내렸다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 내가 알기로는 잘못된 결정인 것 같다“고 말했다. 또 교육대학원 원장인 김성수 교수도 “만약 원래 합격되어야 할 3순위 후보자가 법적으로 문제를 제기한다면 상당한 파장이 있을 것“이라며 대학원이라고 예외가 없음을 밝혔다.
이처럼 문제의 심각성 증폭되는 이유는 현행 입시제도뿐만 아니라 신대원 교수회 내 법적근거가 전혀 없는 상황에서 면접점수를 포함한 성적 최종 집계를 낸 이후에 특정 교수의 추천을 받아들여 전격적으로 15단계를 상승시켜 합격되었다는 점이다. 만약 원래 3순위 학생이 이같은 사실을 알고 법적인 문제를 제기한다면 신대원의 공신력은 땅에 떨어질 것이고 기존 재학생들의 사기 또한 바닥에 떨어질 것이 자명하다.
또, 전체교수회의 결정이라고 하지만 이 문제에 대한 시각은 신대원 교수내에서도 의견이 갈리고 있다. 당시 연구년으로 교수회에 참석하지 않았던 이승미 교수(신약학)는 “그 내용이 사실이라면 신대원 전체 교수가 사표를 써야 한다“며 “신대원 교수회의 결정이기 때문에 어느 교수든 자유롭지 못하다. 문제가 생겨 공적인 책임을 져야 한다면 나부터 사표를 쓰겠다“고 말했다. 전임원장이었던 이승미 교수는 과거 신대원에 이러한 예가 있었다는게 사실이냐는 기자의 질문에 “그런 사실이 없다“고 잘라 말했다. “예전에 타교단 출신이라는 점 때문에 교단 정서를 고려, 후보 3순위를 4순위와 바꾼적은 있지만 18번을 3번으로 조정한 것은 들어보지도 못했다“고 말했다.

신대원의 내분 언제까지
문제의 심각성은 이번 문제를 바라보는 신대원 교수들 조차 이 사건이 ‘입시문제‘가 아니라 ‘정치적인 문제‘로 해석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신대원 모 교수는 “이 문제가 신대원 밖으로 흘러나간 자체가 서글프다. 모 교수(최덕성 교수)의 짓으로 보인다. 이 문제가 공개되면 그 교수 또한 무사하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일부에서는 “최근 기독교보의 보도와 신대원 교수들의 행보를 보았을 때 마치 마녀사냥이라도 하는 느낌“이라며 가장 성스러워야 할 신대원이 정치 1번지화 되어 간다고 우려하고 있다. 이승미 교수도 “금번 감사들이 최 교수를 겨냥해 목양장학회와 출판공금유용, 입시부정건등을 조사했다. 이 문제들은 신대원 교수회가 이미 자체적으로 조사하여 모두 결론짓고 일단락 된 사건들이다. 그런데 이것을 다시 조사한 것은 정치적인 의도가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뿐만아니라 신대원 한진환 원장의 행보도 의문을 낳고 있다. 교수회 자체적으로 조사를 끝내고 최 교수가 아무런 혐의가 없음을 결론지었지만 같은 동료 교수인 최교수를 적극적으로 변호하기 보다 오히려 방관자적 자세를 취해 의문을 낳고 있다. 지난 봄노회 당시 경남노회 전성준 목사와 충청노회 오병욱 목사가 최 교수와 관련된 ‘고려신학대학원 입시부정 의혹과 공금유용‘ 문제를 제기하며 노회차원에서 문제를 제기 한 바 있다. 당시 신대원에서 사전에 이 문제를 알고 있었고 일부 교수들이 원장이 적극적으로 해명하여 총회에서 거론되는 일은 없어야 한다고 당부했지만 한 원장은 아무런 행보도 취하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익명을 요구한 모 교수는 “확인되지 않았지만 신대원 집행부가 학교법인 이사회에 조사위원을 선정하여 다시 이 문제(최덕성 교수 관련 건)를 재 조사해 달라는 청원서를 넣을 계획이라는 소문까지 돌고 있다“며 소문에 대한 우려를 표했다. 또 부산노회 이종영 목사도 “신대원 내 모 교수가 최덕성 교수를 죽이려고 계속적으로 (언론사 등에)문제제기를 한다는 이야기가 들리고 있다“며 교수들간의 감정이 결국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넌 느낌이라고 전했다. 당사자인 최덕성 교수는 “현재 나의 입장에서는 어떠한 말을 해도 의혹만 낳을 것“이라며 인터뷰를 거부했다. 다만 이번 사건을 ‘하만과 모르드게‘로만 비유했다.

정치적 단합(?)
한편 한진환 원장의 “감사가 이번 내용을 감사보고서에 넣지 않을 수도 있다“는 발언을 두고 교단 내부에서는 정치적인 흥정을 한 것이 아니냐는 비판의 목소리가 제기되고 있다. 모 교수는 “김용구 감사가 신대원 집행부 앞에서 최 교수건을 더 이상 거론하지 말라며 만약 또다시 거론할 경우 이번 3순위를 집중 조사하여 교단안에 전면 부각 시키겠다고 말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감사의 직무는 잊고 정치적인 단합만을 한다는 비판을 했다.
하지만 학교법인 감사중 한명인 박종석 장로(반송교회 은퇴)는 “사실 이 문제를 두고 감사팀이 고민을 많이 하고 있다. 교단입장에서 본다면 이 문제가 공론화 된다는게 여간 부담스러운 일이 아니다. 그 때문이지 정치적인 단합은 전혀 없다“고 말했다. 또 박장로는 이번 사건이 심각성을 묻는 질문에 “엄연히 큰 문제다. 그런데 신대원 교수들은 별로 심각성을 모르는 것 같다. 더 이상은 답변하기 곤란하다“고 구체적인 답변은 거부했다.

신대원 만은 깨끗해야 한다
교단 모 중진 목사는 “어쩌다 신대원이 이 지경이 되었는지 모르겠다“고 한탄했다. 교단의 정치적인 영향력을 받지 말아야 할 신대원이 언제부터인지 교단 정치의 중심이 되고 있다며 양 계파의 정쟁의 장이 되지 말아야 한다고 강력히 주장했다. 특히 일부 교수들이 계파정치 전면에 나선 것이 오늘의 사태를 초래했다고 전망하면서 교수들이 정치적인 관심보다 교수답게 학문적인 연구에 매진할 것을 촉구했다. 이렇게 교단 목회자들마다 신대원 문제를 안타까워 하면서 하루속히 정상화 되기를 기대하고 있다. 불행중 다행인 것은 교단 모든 관계자들은 신대원을 아끼고 사랑한다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신대원 문제에 모든 고신인들이 관심을 갖고 기도하고 있다. 학생들에게 예수님의 사랑을 가르치는 교수들이 먼저 사랑하므로 모든 허물을 덮고, 서로 용서하며 행동으로 실천하는 아름다운 모습을 보여주기를 기대한다.
신상준 부장

2005.0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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