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관개정 문제로 양쪽 감정싸움
부산교계를 대표하는 부산기독교협의회(회장 김명석 목사)와 부산성시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는 부산성시화운동본부(본부장 정필도 목사)가 정관개정문제로 대립하고 있다.
사건의 발단은 작년 11월 10일 부산성시화운동본부의 제3회 정기총회에서 기존 성시화운동본부 정관 제7조(총회) 1항 ‘구성‘항(총회 회장은 기독교협의회 대표회장이 당연직 회장이 되며 수석부회장은 부회장이 된다. 그리고 직전회장은 명예회장으로 추대한다)을 삭제하면서 시작됐다.
사실상 기독교협의회의 간섭을 받지 않겠다는 내용인데 여기에 대해 부산기독교협의회측은 “성시화운동본부의 총회 자체가 불법“이라며 정관개정은 무효라고 주장하고 있다. 기독교협의회가 불법이라고 제기하는 이유는 성시화운동본부의 총회는 기독교협의회 대표회장이 소집해야되고 총회 사회도 대표회장이 진행해야 하는데 성시화본부가 일방적으로 총회을 강행했다는 것이다.
반면 성시화본부측은 “총회 개최 공문을 이사회와 기독교협의회에 발송했고, 손규화 목사(성시화 사무총장)가 김명석 목사를 만나 사회를 부탁했지만 대표회장의 일정 때문에 모든 것을 일임 받았다“고 주장하고 있어 이 부분에 서로간의 주장이 엇갈리고 있다.
성시화측의 주장은 총회 일주일전 손규화 목사가 김명석 목사를 찾아가 총회를 개최하니 총회 사회를 부탁했지만 김명석 목사가 이틀뒤에 싱가폴 출장이 예정되어 있었기 때문에 기독교협의회 공동회장이며 성시화운동본부에도 관여하고 있는 최홍준 목사를 추천했고, 김 대표회장이 전권을 일임하며 이를 허락했다는 것이다.
반면 김명석 목사는 “손규화 목사가 찾아와서 사회를 부탁했지만 당시 상황(해외출장)이 안됐고, 일방적으로 날짜, 시간, 장소를 정해와서 (성시화가 맘대로 정했으니까)‘맘대로 해‘라고 말한 것 뿐이다.
그리고 내가 아무리 대표회장이라고 해도 일임하는 문제는 최소한 임원회를 거쳐 결정할 문제지 나 혼자만 허락한다고 되는 문제도 아니다“며 일임한 사실이 없음을 밝혔다.
이처럼 부산기독교협의회가 부산성시화운동본부의 정관개정에 예민한 감정을 드러내는 것은 과거 양인평 장로가 부산고검장을 하고 있을때 양장로의 부탁으로 부산기독교협의회가 막대한 비용(천육백만원 상당)을 들여 성시화운동본부를 탄생시켰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부산성시화운동본부 정관에는 ‘기독교협의회 대표회장을 당연직 회장, 수석부회장을 부회장, 직전회장은 명예회장‘이라는 내용과 ‘총회는 회장이 소집한다‘는 내용을 포함하여 왔던 것이다.
반면 성시화운동본부 손규화 목사는 “부산기독교협의회가 부산성시화를 탄생시킨 매개체인 것은 누구나 인정하는 사실이다. 하지만 전국 다른 지역 성시화운동본부는 독립적으로 운영되고 있으며 업무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이번에 정관을 개정한 것이지 부모(협의회) 대접을 안 할려고 정관개정을 한 것은 아니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면서 성시화본부측은 오히려 기독교협의회 회칙을 문제삼고 있다.
현재 기독교협의회는 부산성시화운동본부와 기독시민운동협의회(대표 석준복 목사)를 산하기관으로 인정하고 있는데 협의회 회칙에는 산하기관에 대한 언급이 전혀 없다는 것이다. 손 목사는 “협의회 회칙에도 없는 산하 기관을 어떻게 산하기관이라고 할 수 있느냐“고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하지만 김명석 목사는 “구체적인 언급은 없지만 회칙 12조 ‘본 회의 목적과 사업을 추진하기 위하여 필요에 따라 기관 및 특별위원회를 둘 수 있다‘는 내용이 있다. 이 내용이 성시화나 기민협을 산하기관으로 인정하는 포괄적 내용이다“고 주장했다.
이처럼 단순히 정관개정 문제로 발단된 이 문제가 현재 두 기관의 감정싸움으로 비화되고 있는 것은 서로가 상처아닌 상처를 남겼기 때문이다.
지난 7일 기독교협의회 임원회에서 김명석 목사는 “정필도 목사가 전화통화에서 ‘왜 기독교협의회가 부산의 대표기관인가?‘라며 대표기관을 부정했고, 손규화 목사는 ‘부산성시화에 있어서 기독교협의회는 걸림돌‘, ‘기독교협의회는 바리새인같은 단체‘라고 했다“고 협의회 임원들을 자극했다. 일부에서는 “더 이상 수습이 불가능하다. 성시화비상총회를 개최해 새로운 본부장을 파송하자“는등 성시화본부에 대한 성토가 이어졌다. 하지만 손규화 목사는 말이 옮겨가는 과정에서 오해가 있다고 해명했다.
김 대표회장과 정 본부장이 기독교 회관 문제로 전화를 하던중 김 대표회장이 자꾸 회관운영을 부산기독교협의회가 맡으려하자 정 본부장이 평소 속에 있던 말을 우회적으로 하다 서로간의 오해를 샀다는 것이다. 또 손목사도 “내가 말한것도 시대상황을 설명하는 과정에서 잘못 오해가 된 것 같다“며 협의회를 비난할 뜻이 전혀 없었음을 밝혔다.
기독교협의회도 지난 2월 25일 5인 수습위원회를 구성하고 3월 7일 성시화측에 결의문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결의문에는 ‘불법으로 총회를 개최한것에 대한 사과와 전 정관으로 돌아올 것‘, ‘조속한 시일내에 정관 개정후 조직 개선‘, ‘순응안할 시 이같은 내용을 신문에 개제하고 성시화 조직을 새로히 개선 할 것‘이라는 내용을 담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또 금번 부활절연합예배에서 기존 성시화운동본부가 실시하고 있는 ‘부산복음화를 위한 개인 후원‘을 개설해 성시화본부를 자극하고 있다. 손규화 목사는 “대화는 할 수 있어도 조사나 요구를 한다면 응하지 않을 것“이라며 협의회 요구조건을 수용할 뜻이 없음을 밝혔다.
현재 두 기관의 감정싸움은 부활절을 앞둔 부산교계의 큰 걱정꺼리가 될 전망이다. 또한 두 기관 스스로도 부담이 되고 있다. 부산기독교협의회의 경우 당장 부활절연합예배에 인원동원 문제와 재정적인 문제가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현재 성시화에는 부산에서 가장 큰 교세를 자랑하는 수영로 교회와 호산나 교회를 포함해 큰 교회들이 다수 참여하고 있으며 3,800여명의 개인후원자들이 380여개 교회에 분포되어 있다. 그만큼 인원동원에 큰 힘을 발휘할 수 있어 성시화의 역할이 절실한 실정이다.
반면 성시화운동본부는 이번 정관개정으로 부모를 배신했다는 오명을 남길 수 있다. 협의회가 큰 돈을 들여 창립시켰고, 지금까지 협의회가 어떤 간섭도 하지 않았는데 스스로 독립선언한 것은 일부에서 제기하는 ‘부산의 대표기관이 되려는 욕심‘이란 의혹에 힘을 실어주는 결과가 될 것이기 때문이다.
또 기독교협의회와 감정싸움으로 앞으로 어떠한 사업을 추진하더라도 심한 견제를 받을 것이며 부산교계가 분열된다면 여기에 대한 상당한 책임을 감수해야 되며 동시에 수영로 교회와 정필도 목사의 이름에도 큰 해가 될 것이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부산복음화를 위해 존재하는 부산성시화운동본부가 이유가 어떠하듯 부산복음화에 반하는 행위를 하였다는 오명을 지을 수 없을것으로 보인다.
일부에서는 이번 문제의 해법을 일단 성시화본부가 사과를 하고 전 정관으로 개정한 후 정중히 독립요구를 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기독교협의회도 사과를 받은 후 성시화본부가 보다 원활한 활동을 하기 위해 독립을 허락해야 한다는 것이다. 부산기독교협의회 내부에서도 “비록 불량한 자식이라도 부모 입장에서는 모든 것을 포용해야 하는 것 아니냐“며 성시화본부의 독립을 허락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다. 김명석 대표회장도 “만약 성시화가 잘못을 인정하고 사과한다면 성시화본부의 독립을 긍정적으로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만약 금번 부활절연합예배가 이번 문제로 파행적으로 치뤄진다면 부산기독교협의회는 부산의 대표기관이라는 ‘권위‘를 잃을 것이며, 부산성시화운동본부 또한 그 정체성과 순수성을 의심받고 부산복음화에 한발 더 멀어질 것이다. 서로간의 입장을 한번 더 돌아보고 대승적인 차원에서 문제해결을 해 나가기를 간절히 기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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