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장합동 증경총회장 한병기 목사(부전교회 원로)가 지난 11월 4일 낮 12시 45분 숙환으로 소천(향년 91세), 11월8일 오전 11시 부전교회에서 대한예수교장로회 총회장으로 발인예배를 드렸다.
이날 발인예배에는 부총회장 황승기 목사의 사회로, 서기행 총회장이 ‘거룩한 발자취‘라는 강론을 통해 “위대한 스승이며 청렴결백하게 살다 가신 고인의 빛 됨과 거친 바다에서 신학과 신앙의 등대역할을 해 주신 삶을 후진들이 더욱 빛낼 수 있길 바란다”고 전하며, “‘성자’라고 일컬어지는 한병기 목사의 사랑과 철저한 십자가 정신과 개혁주의 사상을 받들어 더욱 빛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이날 발인예배에서는 생전에 한병기 목사가 북에 두고 온 딸들과 주고 받은 편지를 부전교회 원로 김연홍 장로가 낭독하는 시간이 있었다. 54여년간 떨어져 지내온 가족과의 애틋한 사연이 담긴 편지를 낭독하자 예배에 참석한 모든 사람이 그 안타까운 사연에 눈물을 훔치기도 했다. 그리고 고인이 말씀을 전하는 녹화영상이 상영되고, 故 한병기 목사가 말씀을 전하며 성도들에게 함께 따라하자는 구절이 나오자 참석한 성도들이 함께 고인이 목소리를 따라 외치기도 해 故 한병기 목사가 마치 강대상에 나와 말씀을 전하고 있는 듯한 착각이 들기도 했다.
故 한병기 목사는 1913년 강원도 금강산 내금강 태생으로 31년 기독사립초등학교인 영화의숙, 36년 일본 성기상업학교, 39년 일본관서대학 법률학과, 54년 총회신학교, 67년 총회신학대학원을 졸업했으며, 74년 미국 웨스트민스트신학교에서 수학했다. 또 53년 부전교회 부목사로 부임한 이후 58년 담임목사로, 83년까지 30여년간 시무한 후 원로목사로 추대됐으며, 제63회 총회장(1978)과 제주노회 복구위원장(1975), 총회신학대학원 강사(1983년 3월∼)등을 지내면서 교단발전과 후학양성에 힘을 쏟았다.
특히 그는 총회에서 70세 정년제를 결정하기 전에 스스로 70정년을 결정하여 자진은퇴 하는 등 삶의 면면에서 선진적 생각과 모범적 실천을 보여 준 스승이며, 해방 후 교육사업에 뜻을 두고 48년부터 2년간 강원도 회양중학교, 신안중학교, 내금강중학교에서 교편을 잡아 인재양성에 투신하기도 했고, 월남후에는 신학을 공부한 후 61년부터 부산신학교와 81년부터 총신 신대원에서 강의하는등 후배양성과 개혁주의 신학을 전수하는데 힘을 쏟기도 했다.
또한 총회가 총신대 부지문제로 어려움을 겪을 당시 부전교회 장로이던 故 백남조 장로가 지금의 총신대 캠퍼스(사당동) 부지를 제공하는데 일조해 총신과 교단을 위해 공헌하기도 했다.
故 한병기 목사의 개인적인 삶을 돌아보았을 때도 그는 1944년에 결혼하여 6년간의 결혼생활을 했을 뿐, 1950년 한국전쟁 때 가족(부인 이판임 여사와 1남2녀)을 두고 단신월남하여 소천하기까지 54년간을 독신으로 살았다. 그리고 오직 개혁주의 신학과 신앙을 실천하고, 어려운 이웃을 돌보는 일에 전력투구한 청렴결백한 스승의 삶을 살아왔다. 또한 노구에도 불구하고 얼마 전 개혁주의 신학에 바탕을 둔 8권의 강론집을 펴내는등 개혁주의 보수신학과 신앙 파수을 위해 끝까지 헌신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이를 입증이라고 하듯이 발인예배에는 부전교회 본당이 다 수용할 수 없을 만큼 많은 사람들이 자리를 매웠으며, 이날 참석한 교단관계자들은 故 한병기 목사에 대해 ‘위대한 고목, 큰 별, 교단의 등대, 성자‘등의 칭호로 한 목사를 표현하기도 했다.
故 한병기 목사의 입관예배는 11월 5일 부전교회와 중부산노회 부산진시찰 주관으로, 발인예배는 11월 8일 오전 11시 부전교회당에서 대한예수교장로회 총회장으로, 하관예배는 부전교회와 중부산노회 주관으로 각각 진행됐다. 장지는 부산시 기장군 정관면 용수리 산115번지 부전교회 부활동산이며, 유족으로는 북한에 두 딸이 있다.
손진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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