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 정부의 정책과 대립하는 이때 특정종교에 선전포고 아닌가
지난주 한국교회 최대 이슈는 KBS의 ‘한국사회를 말한다’의 ‘선교 120주년 한국교회는 위기인가’라는 TV프로그램이었다. 방영전 한기총을 중심으로 여의도 KBS 앞에서 ‘기독교탄압 방송철회 촉구대회’를 가지는등 여러 가지 정황으로 교계가 긴장감을 느끼기에 충분했다. 현재 이 프로그램의 여파로 한기총등은 시청료 분리징수 운동을 전개하며 몇일동안 KBS 앞에서 집회를 가졌다. 이처럼 교계를 긴장시킨 ‘선교 120주년 한국교회는 위기인가’라는 프로그램은 방영이후 다양한 의견을 낳고 있다. 현정부에 비판적인 기독교를 향해 KBS를 동원해 압박을 가해온다는 말과 그동안 곪았던 한국교회 문제가 드디어 터졌다는 반응등 다양한 의견이 제시되고 있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대부분의 교계 인사들이 KBS가 제기한 내용이 사실이라는 점과 이번을 계기로 한국교회가 사회에 희망이 되어야 한다는 인식을 같이 하고 있다.
‘긍정’보다 ‘부정’면 부각
KBS의 ‘한국사회를 말한다’의 ‘선교 120주년 한국교회는 위기인가’라는 프로그램은 당초 예상보다 다소 순화된 느낌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한국교회의 부정적인 면을 일방적으로 강조할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긍정적인 면도 많이 부각 시켰다는 지적이다. 하지만 프로그램의 전체적인 맥락에서 분석했을 때 긍정적인 면보다는 부정적인 면이 더 부각되었다는 지적이다.
이 프로그램은 먼저 한국교회 120년을 맞이하면서 한국사회의 많은 변화를 언급한다. 국민의 1/4이 개신교, 세계 2위의 선교대국, 세계 10대 대형 교회 중 5개가 한국교회, 세계 50개 교회중 한국교회가 23개, 국회의원 255명 중 120명이 개신교 신자, 상장기업 임원의 43%가 기독교인이라는 사실을 제시한다. 그리고 한국기독교가 처음 전래되었을 때를 거슬러 올라가면서 초창기 선교사들이 국내에 들어와 ‘의료’와 ‘교육’에 큰 공헌을 한 내용을 시작으로 일제시대 반일운동을 전개하다가 일제의 탄압을 받게되고 일제의 강요에 의해 개신교가 신사참배를 총회에서 가결하게 된다는 점등 시간적 흐름으로 한국교회의 긍정과 부정적인 면을 부각시킨다.
대체적으로 이 프로그램에서 제시하는 한국교회의 부정적인 면은 ‘일제시대 한국교회의 잘못된 행위’와 ‘한국교회의 대형화, 물질화’, ‘목회자 세습’, ‘목회자 도덕적 문제’등을 언급하고 있다. 또 지난번 끝낸 예장합동총회 총회장소 주변의 시위대와 현수막을 보여주면서 총회안의 문제점들을 부각시키기도 했다. 또 기장측 총회의 목회자의 ‘윤리강령’ 문제를 다루는 장면을 보여주면서 현 한국교회 목회자들의 윤리 문제가 심각한 수준이라는 것을 암시하기도 했다.
하지만 개신교의 긍정적인 면도 여러부분에서 다루고 있다. 기독교가 한국사회의 근대화와 계몽운동에 지대한 공헌을 한 것은 부인할 수 없다는 사실과 60-70년대 유신독재 반대운동, 인권운동등을 집중적으로 부각하고 있다. 특히 80년대 대북운동은 개신교가 정부차원이 아닌 첫 민간단체로 대북지원운동에 길을 개척한 것이라고 보도했다. 특히 고신측 영동교회를 예로 들면서 교회가 사회복지 분야에 큰 역할을 하고 있는 점도 언급하고 있다. 하지만 일부 대형교회의 문제점을 예로 들면서 대다수의 교회들이 긍정적인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지만 물질적이고, 대형화되어가는 현실에 대해 비판을 가하기도 했다.
현실인식과 변화를
KBS의 이같은 보도에 일부에서는 왜 지금 이시점에서 이같은 방송을 하느냐는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국가보안법 폐지 반대와 사학법 개정반대등 현 정부의 정책과 대립하는 이때 특정종교에 대한 선전포고가 아니냐는 우려섞인 목소리가 흘러나오고 있다. 한기총 정연택 사무총장은 “공영방송이 선교 120주년을 맞는 시점에서 왜 하필 이때, 무슨 의도로 개신교를 다뤘는지 의문이다”고 말하고 있다. 또 한국교회언론회 박영률 목사도 “공영방송이 다종교 국가에서 특정종교의 문제만을 보도하는 것은 형평성을 잃은 것”이라고 평가했다. 하지만 KBS의 보도 내용에 대해서는 대체적으로 현실인식을 같이했다. KNCC 백도웅 총무는 “공영방송이 특정종교 비판을 방송한 것은 아쉽지만 내용은 전부가 사실이고 이 문제를 초례한 것도 한국교회”라며 “이제 한국교회는 외부의 비판을 겸허하게 수용하는 자세가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신상준 부장
▶ 한국 교회에 대한 전반적인 평가
-> 바람직한 방향으로 가고있다(31.1%), 바람직한 방향으로 가지 못하고있다(59.3%), 무응답(9.7%)
▶ 한국 근현대사에 가장 큰 영향을 끼친 종교
- 기독교(42.7%), 불교(31.9%), 천주교(11.3%), 무응답(12.1%)
▶ 한국교회가 잘하고 있는 점
- 이웃돕기/ 봉사활동(47.3%), 올바른 삶의 가치관 제공(14.9%), 지역공동체형성(12.4%), 인권/ 복지활동(8.9%), 남북교류활동(4.5%), 무응답(12.0%)
▶ 한국교회의 가장 큰 문제점
- 자기교파/자기교회중심(40.3%), 교회의 대형화/ 성장제일주의(23.9%),
자격이 부족한 목회자(12.6%), 비민주적 의사결정/ 불투명한 재정운영(9.5%), 세습(5.8%)
▶ 한국교회의 정치적 성향
- 보수적이다(47.6%), 중립적이다(22.2%), 진보적이다(18.1), 무응답(12.2%)
▶ 일제시대 한국교회의 친일부역, 신사참배에 대한 회개나 청산의 필요성
- 필요하다(53.1%), 필요하지 않다(39.8%), 무응답(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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