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기총, 일부 사학 비리 전체로 확대하는 것은 큰 오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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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회 본 회의 모습 |
최근 정부가 추진 중인 사립학교 개정법안을 놓고 정부와 관련단체, 그리고 종교계간의 갈등이 깊어지고 있다.
교육부가 발표한 사립학교법 개정안에 따르면 △교사와 이사 학생 직원등이 참여하는 학사운영위원회가 학사를 관장 △비리 관련자 복귀 제한 △이사회 친인척 비율 축소 △교직원 임면권 학교장에 부여 △공익이사제도 도입 △사학청산시 재산 귀속등이 개정안의 내용이며, 정부와 여당은 이를 통해 사학재단의 비리를 막고자 하는 취지임을 밝히고, 법 개정을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이 가운데 쟁점이 되고 있는 사항은 교직원 임면권과 학교 운영위원회 기능강화, 이사회 구성등으로 교계는 이에 대해 크게 반발하고 있는 실정이다. 특히 학사 관장 부분의 개정에 대해 학사운영위원회의 결정에 따를 경우 기독교 사학이라 할지라도 학사운영위가 기독교 교육을 실시 하지 않겠다고 결의한다면 기독교 교육을 실시할 수 없는 상황에 이르게 돼 기독교사학의 건학이념이 퇴색 될 수 있기 때문이다.
▲ 개정할 경우 위헌 심판청구 불사
사학관련 단체들도 국제학술 심포지엄을 개최하는 자리에서 결의문을 채택하고 정부의 사립학교법 개정철회를 강력히 요구했다. 이들은 결의문에서 “사립학교법 개정안은 헌법에 보장된 사학의 기본권을 침해하는 것”이라며 “사학법 개정안을 규제 위주에서 자율 위주로 전환할 것”을 촉구하고, 정부가 사립학교법 개정안을 그대로 강행할 시에는 위헌심판을 청구한다는 계획을 밝히기도 했다.
한국종교지도자협의회도 최근 ‘사립학교법 개정에 대한 종교계의 입장’이란 성명서를 발표하고 “일부 사학비리를 이유로 사학재단의 학교운영권을 빼앗는 교육법 개정을 중단하라”며, “요구가 수용되지 않을 시 종단들이 총 단결하여 강력하게 대응할 것”이라고 강력히 주장했다.
▲ 한기총 ‘종교탄압’ 반대표명
특히 교계에서는 한기총이 이에 발벗고 나서고 있다. 한기총 길자연 대표회장은 “기독교 학교들이 근대 교육의 기초를 놓았고 민족지도자 양성에 노력해왔던 점을 간과하고 일부 사학의 비리를 전체로 확대 해석하는 것은 큰 오류”라고 지적했다. 또 “우리나라 사학을 이끌어 온 종립학교에서 인성교육을 담당하는 종교교육을 막는 것은 국가 백년대계의 포기이자 종교 탄압”이라며 “붕괴되는 공 교육을 살리기 위해 건전사학육성법을 제정해야 하며 학생의 학교 선택권을 우선 보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런 교계의 목소리에 대해 전교조는 강력하게 비판하고 나섰다. 전교조는 성명서에서 “최근의 사립학교법 개정 논의는 고삐 풀린 사학 재단에 공적 통제를 강화해 전횡과 비리의 소지를 없애기 위한 것”이라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립학교들이 한 목소리로 사립학교법 개정에 반대하고 나서는 것은, 사학정상화는 외면한 채 기득권만 챙기려 한다는 의심이 든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런 전교조의 의견을 무시할 수 없는 것이 정부의 사학재단에 대한 감사결과이다. 사학법인에 관련된 친인척 근무현황에 따르면 총장, 부총장, 교수, 직원등을 합쳐 53.4%가 친인척과 관련된 사람들인 것으로 나타났으며, 818개 법인 중 550개 법인의 친인척 이사회 비율이 67.2%로 나타난 것이다.
▲ 전교조 기득권만 챙기려든다 ‘탄성’
그렇다고 하여 모든 사학재단이 비리에 연류되어 있는 것은 아니다. 정부의 비리척결은 좋은 취지이나 이번 개정법안으로 인해 기독교 건학이념이 퇴색된다는 것은 사학의 설립 의미를 무색하게 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종교지도자협회도 “일부 사학비리를 이유로 사학재단의 학교운영권을 빼앗는 교육법 개정을 중단하고, 사립학교들이 자유롭게 건학이념을 구현하고, 교육법에 따른 교육정책을 펼칠 수 있는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라. 사학비리가 있다면 법에 따라 엄벌하라”는 등의 4개 사항을 요구하고 나서고 있다. 비리가 있다면 법으로 다스리되, 사학의 건립 이념은 구현할 수 있도록 해야한다는 것이다.
개정법안이 이대로 통과될 경우 교단들이 운영하고 있는 신학대학 역시 건학이념이 흔들릴 수 있다. 신학대학원은 교계의 지도자를 양성하는 곳으로 신학대학 마저 건학이념이 흔들린다는 것은 큰 타격이 아닐 수 없다는 것이다.
▲ 정기국회 통과여부가 주목
정부와 열린우리당은 현재 사학개정법안을 그대로 추진한다는 뜻을 밝히고 있다. 각 당과 교육부, 사학관련단체, 종교계등의 의견이 엇갈리고 있는 가운데 17대 정기국회가 9월1일부터 12월 19일까지 열리고 있어 국회에서 어떤 방안을 내어놓을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손진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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