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사 뒤적인다고 문제가 다 해결되는가? 고신대학교와 복음병원 포기 주장에는 강한 반발 예상
▣총회특별위원회의 법적 대응 주춤해질 것인가?
고신 교단 총회특별위원회(위원장 곽삼찬 목사)가 9월 총회 이전에 고려학원을 되찾기 위해 대 정부 상대 강경 투쟁 방침을 결의하고, 정부 감사원 감사 청원과 법적 대응 준비를 속속 진행하던 중에 잘못하면 법적 소송이 무위로 돌아가는 것 아니냐고 우려할 수 있는 문제가 생겼다. 법적 소송에서 고신 교단에게 절대적으로 불리할 수도 있는 공문서를 교육부가 갖고 있음이 확인되었기 때문이다. 총회가 2003년 10월 30일자로 교육부 장관에게 보낸 공문(참조: 사학정책과장)(문서번호 총회2003-9, 제목: 김민남 이사에 대한 교단 입장 확인의 건)에 의하면 “고의 부도에 대해 본 교단은 법적 책임을 묻는 소송을 준비 중이며 손해 배상 청구도 하려고 방침을 갖고 있다. 그러나 김민남 이사장이 이사직에서 사임할 경우 본 교단은 법적 소송을 취하하고 손해배상청구도 하지 않을 용의가 있음을 확인한다”는 내용으로 되어 있다. 이 공문에는 대한 예수교 장로회 고신 총회의 옥쇄인 직인까지 찍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실인은 찍지 않았다?
총회특별위원회로부터 총회의 직인까지 찍힌 공문을 접수한 교육부는 그렇지 않아도 김민남 이사장의 사임을 고려하고 있던 차,사안을 더욱 분명히 하기 위해서 총회장과 총회특별위원회 위원들의 도장을 찍어서 제출하도록 요구했다. 교육부의 이런 요청에 따라 서기 이용호 목사와 정금출, 이우성 장로는 실인을 찍었다. 그러나 총회장은 실인을 찍기를 거부했다. 재단 사무국장 윤강석 장로가 다급해서 공항에서 총회장의 실인을 받으려 했으나 총회장은 “나는 못 찍겠다”면서 단호히 거절했다는 것이다.
▣“교단 행정이 이럴 수 있느냐?” 대노한 총회장
그렇다면 교육부에 제출하는 공문서에 총회가 왜 직인을 찍었는가라는 의문이 제기될 수 밖에 없다. 직인 문제에 대해서 총회장은 당시에 미주 고신 총회 참석 차 미국을 방문중이었기 때문에 자신은 직인이 찍힌 것도 몰랐다는 입장이다. 총회장의 직인은 교단 총무(전호진 목사)가 총회장의 결재를 받아 사용하게 되어 있다. 통상적인 행정적 요식행위일 경우에는 교단 총무가 직인을 사용할 수 있지만 법적 문제가 될 수 있는 사안에 대해서는 총회 임원회의 결정과 총회장의 승인을 받고 직인을 사용해야 한다. 총회특별위원회 서기(이용호 목사)와 총회서기(윤현주 목사)에 의하면 총회임원회가 직인 사용 문제를 결의한 적이 없다고 한다. 결국 교단의 진로가 걸린 엄청난 사안이 담긴 공식 문서에 교단 총무 전호진 목사가 총회임원회의 결의와 총회장의 허락도 없이 총회장의 직인을 마음대로 찍은 셈이 된다. 하지만 전호진 총무는 “직인은 내마음대로 사용한 적 없다”고 직인사용을 부정하고 있다. 총회사무국 황모간사는 “입장이 난처한 사안이라 말하기 곤란하다”고 코멘트하고 있다. 하지만 직인 열람 명부 공개는 거부했다. 총회특별위원회의 법적 대응이 혹 무위로 돌아갈 수도 있다는 우려 때문에 총회장은 “교단 행정이 어떻게 이럴 수 있느냐”고 대노하고 있다. 총회장은 자신이 직인을 찍은 공문서를 제출했다면 무엇 때문에 총회특별위원회가 법적 소송을 하겠다는 결의를 하겠느냐고 답답해하고 있다.
▣교육인적자원부의 반응
교육인적자원부는 총회특별위원회가 이런 공문까지 보내놓고 지금에 와서 법적소송을 제기한다는 것이 말이 되느냐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교육부 당국자에 의하면 “당시 김민남 이사를 해임시켜주면 법적 책임을 묻지 않겠다고 하지 않았는가? 심지어 부산 서부 경찰서에 김민남 이사장을 진정한 사건을 취하해 달라고 요청했을 때 총회특별위원회의 모 장로 두 사람이 취하까지 해 줘놓고 지금 와서 무슨 소리를 하고 있는거냐? 누구를 고랑때 먹이려고 하는거냐?”는 입장이다. 그러면서도 교육부에 지금 200억원 모금과 관련해서도 고신 교단의 입장을 상당히 이해하고 있으며 고려학원을 다시 교단의 품으로 돌려달라는 요구에 대해서도 긍정적으로 검토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감지되고 있다. 기채 승인 받지 않은 200억원의 부채가 재단이 착복하거나 유용한 다른 사학들과는 달리 신대원 캠퍼스 조성에 사용된 것은 분명하니 임시이사들이 파송되어 있는 다른 사학의 경우와 같이 취급해서는 안 된다는 반응까지 나오고 있어 교육부가 과연 고려학원 문제를 어떻게 처리할지 비상한 관심을 모으고 있다.
▣또 다시 분열 조장할 위험성 농후한 고목협 모임
고려학원을 향한 교육부의 또 다른 하나의 관심사는 기관의 구성원들이 화합해야 한다는 점이다. 이사회와 대학, 병원의 구성원들이 화합하기만 하면 고려학원은 얼마든지 정상화될 수 있다고 보고 있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8월 11일 대구 인터불고 팔공 호텔에서 모인 고목협 모임은 교단의 화합을 도모하기는커녕 교단의 분열을 또 다시 조성할 위험성을 다분히 보여주고 있어 뜻 있는 목회자들과 장로들이 분노하거나 안타까워하고 있다. 심지어는 고목협 내부에서도 이날 “고신 회복의 길은 있는가?”라는 제목으로 강의한 정주채 목사의 발제 내용에 대해 의견이 엇갈리고 있는 형편이다. 특히 고신 교단이 이제는 고신대학교와 복음병원의 소유권을 포기해야 한다는 주장은 큰 호응을 얻지 못했다. 이날 참석한 일부 젊은 목사들은 오히려 “대학과 병원에 대한 3자 인수 방안을 고려한다고 하더라고 우선 기관을 살려 놓고 봐야 할 것 아니냐? 정 목사의 견해가 고목협 전체의 의견과 동일한 것은 아니다”라는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이날 고목협 모임에는 불과 50여 명 정도의 비교적 젊은 목회자들만이 참석했다. 고목협 핵심 맴버들은 기독교보가 고목협 모임 광고를 게재해 주지 않았기 때문에 참석이 저조했다고 말하고 있으나 참석율 저조의 이유는 실제로 다른데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무엇보다도 개혁을 빌미로 복음병원 바로세우기 운동을 하면서 실제로 초래할 결과가 무엇이냐고 되묻는 고신교단의 일반적인 정서에서 참석율 저조의 원인을 찾아야 한다는 것이다. 더구나 교단의 구성원 전체가 일심으로 단합해도 교단이 직면한 위기를 타개해가기 어려운 마당에 고목협이 또 다시 모임을 갖고 다른 목소리를 낸다는 것은 어딘지 앞뒤가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일부에서는 “고신 총회가 모든 사조직을 철폐하기로 결정했는데 고목협이라는 단체는 도대체 어떤 단체냐?”는 반응도 보이고 있다. 어떤 목회자의 말과 같이 “정작 병원을 도우기 위해 필요한 모금운동에는 동참도 하지 않으면서 개혁을 부르짖는 행동에 대해서 이제는 진저리를 치며 염증을 느끼겠다”는 것이 고신 교단의 일반적인 정서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더구나 현 정부도 경제 문제보다는 과거사 뒤지기에 골몰해 있다는 비판을 받고 있는 이시점에서 외우내환의 위기에 직면해 있는 고신 교단이 지금 과거사를 뒤적인다고 해서 무엇이 유익하냐는 소리들이 터져 나오고 있다. 과거사를 뒤적여 책임 소재를 분명히 하는 것도 좋지만 우선 기관을 살리는데 모두가 협력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더 설득력을 얻고 있다. 실은 현 정부와 고목협코드가 닮은꼴이라고 평했다.
▣논리 정연한 의학부 수련부장의 발언
이날 모임에는 고신대학교 정현기 총장도 초청을 받았으나 정총장은 불참하고 의학부 수련부장 최영식 교수와 교목실장 조성국 교수로 하여금 대신 참석하게 했다. 총장의 이런 조처에 대해서 “교단의 임의단체 모임에 총장이 수련부장과 교목실장을 보낼 수 있느냐?”는 강한 비판도 제기되기도 했지만 수련부장 최교수는 소위 고신교단의 정체성과 복음병원의 역할에 대해서 아주 논리정연한 발언을 함으로써 많은 참석자들의 공감을 얻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최 교수는 “복음병원이 있음으로 인해서 부산지역에 복음화의 길이 가능했고 고신교단의 교세도 확장되었다는 사실을 부정할 수 있느냐? 복음병원은 고신 교단은 물론 부산지역의 상징이기도 한데 운영의 미숙으로 인해 어려움을 겪고 있는 현실에서 과연 이 기관을 팽개칠 수 있느냐?”고 설득력있는 논리를 전개했다. 의학부 수련부장의 이와 같은 발언은 정주채 목사의 발제강의보다 더 호소력이 있었다고 참석한 이들은 전하고 있다. 심지어는 고목협의 핵심 맴버 중 한사람인 신대원의 이 모교수까지도 “수련부장의 논리가 정연하다. 저런 사람이 의과대학 교수로 있었느냐?”고 높이 평가할 정도였다고 한다.
▣정면 반발하는 영도 교수들
정주채 목사의 “고신대학교와 복음병원의 소유권 포기” 주장에 대해 가장 분개하고 있는 사람들은 영도 캠퍼스의 신학부 교수들이다. “어려운 상황에 있는 대학을 도와주지는 못해도 다른 기관에 팔아버리자는 주장을 어떻게 할 수 있느냐?” “총회장도 아니고 부총회장도 아니고, 자기가 뭔데 이 중요한 기관에 대해서 함부로 말하느냐? 관심 가질 필요도 없는 이야기다” “혼자서 하는 헛소리 아니냐?” “이제는 영도의 교수들이 고목협의 주장에 대해 조직적으로 대응을 해야 한다. 성명서라도 발표해야 한다” “복음병원 바로세우기 운동이 아니고 복음병원 매매운동이다”는 등 갖가지 반응이 나오고 있다. 공통적인 반응은 정목사의 그런 주장은 고신대학교와 복음병원이 당면하고 있는 문제를 해결하는데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아울러 앞으로 영도 캠퍼스의 교수들과 총학생회를 중심으로 정 목사의 주장에 대한 강력한 대응이 나올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고목협의 넌센스
고목협의 주장이 고신 교단에 먹혀들지 않는 또 다른 이유는 김해복음병원 처리와 관계된 고목협 자체의 넌센스 때문이다. 정주채 목사 자신도 인정하는 바와 같이 ‘복음병원 바로세우기 운동’이 김해복음병원 처리에 대한 총회 건의를 고목협과 깊은 관련을 맺고 있는 개혁파 성향의 목사들이 오히려 처리는커녕 합병 결의를 했다는 사실이다. 소위 자신들이 이사장직(당시 이사장 강규찬 목사)과 이사회의 다수를 차지하기 전에는 김해복음병원을 매각해야 한다고 그렇게 강하게 주장해 놓고, 막상 자신들이 처리할 수 있는 힘을 가진 자리를 차지했을 때는 오히려 거꾸로 본원과의 합병 결의를 했으니 이것이 도대체 말이나 되느냐는 것이다.
▣의혹!의혹!의혹! 사이버 나이프와 관련된 의혹을 잠재워라!
한편, 복음병원의 사이버 나이프 구입 문제는 아직도 해결되지 않고 있다. 총장과 병원장은 속된 표현으로 사이버 나이프 구입에 목을 메고 있는 것 같다. 그러나 자금 조달이 여의치 않아 걱정을 하고 있다. 7월 말까지로 잔금을 지불하기고 하고 4억 원을 계약금으로 지불했으나 9월 현재까지 본계약이 성립되지 않고 있는 형편이다. 더구나 사이버 나이프 구입과 관련된 갖가지 의혹이 제기되고 있어 문제를 더 어렵게 만들고 있다. “4억원의 행방이 묘연하다!” “4억원을 로비비로 다 탕진한 것 아니냐?” “이사들과 감사들이 밝히지 못하는 의혹이 있다” “이제는 교협과 노조가 주체가 되어 의혹을 밝혀내야 한다!”는 등 온갖 소리들이 난무하고 있다. 사이버 나이프 도입이 복음병원 회생에 그렇게 중요하다면 병원장과 총장은 사이버 나이프 계약과 관련된 모든 의혹들을 스스로 분명하게 밝혀서 난무하는 의혹부터 잠재워야 한다.
▣더 신종 기계가 있다는데?
사이버 나이프 도입과 관련된 수 많은 의혹과 함께 심지어는 암 치료에 있어서 사이버 나이프 보다도 더 신종 기계가 있다는 주장까지 나오고 있어서 사이버 나이프 도입이 점점 더 어려워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연세대 암센터 추정실 교수가 최근 미국 필라델피아 학회에 참석한 후 사이버 나이프의 성능을 훨씬 더 능가하는 일명 차세대치료기인 ‘토모세라피’(TomoTherapy)라는 최첨단 기계를 소개했다. 추교수에 의하면 사이버 나이프는 암 바이러스 치료에 제한을 받지만 토모세라피는 제한을 받지 않는 기계다. 그래서 현재 미국 전역 병원에 사이버 나이프가 많이 설치되어 있지만 앞으로는 토모세라피를 설치할 채비를 하고 있다는 것이다.
▣고신 언론사 사장 경합
9월 총회를 앞두고 관심을 끄는 또 다른 문제는 고신 언론사 사장을 결정하게 될 총회 유지재단이사회가 어떤 인물로 구성되느냐 하는 문제이다. 고신 언론사 사장 후보로는 김형원, 김종복, 김정겸, 임성하, 신주복 장로 등이 출사표를 던져 놓고 있으며 오성율 장로는 전적으로 추대해 주면 나가겠다는 입장이다. 최근에는 김정남 장로가 고신 언론사의 발전을 위해 1억원을 내고 출마하겠다는 이야기도 나돌았으나 포기했다. 신주복 장로도 상당한 재정적 지원 용의를 시사하고 있지만 결국은 김정겸, 김형원, 김종복 장로들 간의 3파전이 되지 않겠느냐는 분석들이 나오고 있다. 현재 고신 언론사는 재산상으로는 빚이 없지만 결손처리해야 할 미수금을 고려하면 약 7천만원에서 8천만원 정도가 적자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따라서 각 후보들은 나름대로 경영 노하우에 자신이 있다는 장점들을 내세우고 있다.
그러나 고신 언론사 사장으로서 가장 적합한 인물은 교단 정치로부터 초연하면서 언론 본연의 기능을 되살리는 능력을 가지고 있는 인물이다. 현 언론사 사장인 정금출 장로는 9년 동안이나 유례가 없는 장기집권을 했지만 그러면서도 징치적 중립을 지키지 못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언론사 사장은 총회장이 가는 곳에 그림자처럼 따라 다녔고, 교단 총무는 총무대로 교단의 실무적인 일보다는 강의나 세미나 인도에 더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는 비판을 받고 있으니 교단이 당면한 문제들에 대해서 올바른 처방을 하고 방향을 제시할 수가 없었던 것이다. 전임 편집국장 마찬가지로 편중된 정치 성향을 가졌다. 이런 이유로 인해서 기독교보는 기관지로서의 공정한 책임보도의 사명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했다는 비판을 받아 왔다. 그러므로 이제는 교단의 정치로부터 초연하면서 편집과 경영을 분리하여 언론 본연의 사명을 제대로 수행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진 인물을 선임해야 할 것이다. (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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