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해설】21세기 찬송가 공청회 열띤 공방

시대에 맞지 않는등 부족한 부분 많아

21세기 찬송가 시제품

지난 8월 2일 열린 21세기 찬송가 공청회는 열띤 분위기 가운데 질의 응답시간이 진행됐다. 사회를 맡은 공회 가사분과위원장 서기행 목사는 질의에 앞서 “특정교단을 지적해서 면박을 주는 것과 저작자를 인신공격하거나 이름을 바로 거론하는 것은 삼가해 달라”고 당부하면서 혹시나 있을지 모를 불미스러운 일을 염려하면서 공청회 질의 응답시간을 진행했다.
21세기 찬송가에 대해 개신교단 김지원 목사는 “새 찬송가인데도 가사가 새롭지 않고, 말씀을 인용한 경우 작사가의 이름을 쓰는 것은 적법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또한 “부절적한 표현이 많으며, 신학적 난제인 부분은 조심해야 하는데 그런 우려가 있는 부분도 적지 않다”며, “찬송가는 회중이 빨리 이해해야 하는데 뜻도 모르고 찬송을 불러야하는 난제가 있는 곡도 있다”고 지적했다.
장로회신학대학교 정장복 교수는 한국실천신학회를 대표해 구성상의 문제점을 지적했으며, 예배가 하나님 앞에 백성들이 나아가 응답하는 깊은 뜻이 있다는 점에서 시제품에 응답송이 부족한 부분을 보충해 줄 것”을 요청했다. 또한 “고난주간 찬송이 15곡인데 반해 5주간 계속되는 사순절 찬송이 3곡만 수록되는등 교회력에 따른 찬송가가 보강돼야 함”을 강조했다.
아세아연합신학대 백효죽 교수는 “21세기찬송가가 제목분류만을 재편한 시대감각을 저버린 19세기말 찬송가”라고 지적하고, “미국의 대형교회들을 대상으로 최근 5년간 사용된 찬송가 곡수를 조사한 결과 68곡에서 180여곡으로 나타났다”며 “21세기찬송가가 17세기∼19세기의 곡들이 주를 이루고 있는데 기존곡을 대거 교체할 필요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또 백 교수는 찬송가공회에 새찬송가에 대한 전면 재검토를 요청하는 한편, “찬송가공회는 앞으로의 새로운 한국찬송가를 위한 작업을 장기적 계획하에 홍보하고 교역자들의 연수회에서 ‘찬송가 바로 부르기 운동’을 실천하도록 주선해야 한다”며 “시대적 감각과 회중이 일치될 수 있도록 찬송가 발굴 작업에 전념해 줄 것”을 요청했다.
이무경 목사(수원 새생명성결교회)는 가사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아직도 가사가 통일성과 연결성, 어색한 말, 시어등이 너무도 많이 발견됐다”며 “어떻게 보면 번역 찬송가에 비해 수준 이하의 것들이 많아서 전면적인 수정이 필요하다고 사료된다”고 말했다.
기독교협의회 여성위원인 박수현 목사는 교회여성위원들과 함께 시제품을 검토해 보면서 함께 지적된 상황들을 전했다. 박 목사는 “한국교회의 신앙고백을 담은 곡을 추가해야하며, 신앙공동체가 지향해야할 내용이 필요하다”고 요청하고, “인간비하, 폭력적, 군사적 표현은 수정되어야 하며, 교회 내 남녀평등 실현을 위해 성차별적 평등 언어, 양성포괄적 언어로 수정되어야 한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이밖에도 이번 공청회에서는 300여명이 참석해 주어진 시간을 한시간이나 초과하는 관심을 보였으며, 시간상 발언을 중재하기까지 하면서 3시간에 걸친 공청회의 막을 내렸다.
질의 응답 후, 찬송가공회 김우신 총무는 “400여 차례 회의를 갖고 2500여곳을 수정했으나 아직도 미흡한 점이 있다”며 “8월 15일까지 문서로 만들어 찬송가 공회에 제출하면 충분히 검토 후 반영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손진화 기자

2004.0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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