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실법인, 정원미달, 교수 미확보 대학의 강력한 퇴출 또는 통폐합 추진이 국회에 상정된 사립학교법 개정안의 골자"
◆진정서 제출로 관선이사가 철수했으면 좋으련만...
관선이사들로부터 고려학원을 되찾기 위해 고심하고 있는 고신 교단 총회특별위원회(위원장 곽삼찬 목사)는 지난 21일 대통령과 교육인적자원부 장관, 그리고 교육혁신위원장 앞으로 임시이사들을 철수하고 고려학원을 되돌려 달라는 진정서를 제출하였다. 이 진정서에서 총회특별위원회는 고신 교단과 산하 기관들의 설립 과정을 간략하게 밝히고, 교단이 고려학원 위기 해소를 위해 202억원의 자금을 지원한 사실과, 임시 이사 파송으로 인해 교단이 입은 피해들을 지적하면서 고려학원을 되찾을 수 있도록 협조해 달라는 호소를 했다. 교단의 이런 진정서 제출로 고려학원을 되돌려 받을 수 있으면 참으로 좋겠지만 교육부의 방침은 처음부터 분명한 것 같아 보인다. 교육부 관계자는 한마디로 고려학원이 감사지적사항을 충실히 이행하기만 하면 임시 이사들이 더 이상 머물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이미 보도한 바와 같이 교단이 202억원을 복음병원에 지원했다고 하지만 100억원만 지원했을 뿐 나머지 102억 원은 신대원 건축비 미불금에 사용되었다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병원 내부 갈등이 여전히 해결되지 않은 채 남아 있다는 문제점을 지적하고 있다.
◆내부 갈등부터 해소해야 한다!
총회특별위원회는 진정서 제출과 아울러 교육부의 요구 조건을 한층 더 심도있게 검토해야 할 필요가 있다. 교육부 관계자와 더불어 102억원 지원과 관련된 견해차를 해소시키든지 그렇지 않으면 다른 방법을 강구해야 할 것이다. 특히 교단의 위기 상황 앞에서 교단의 지도자들이 먼저 단합하고, 나아가 총장과 병원장, 그리고 집행부의 보직자들이 기관 구성원들과 더불어 갈등을 빚지 않고 융화 단결할 수 있게 해야 한다. 집행부와 교수협의회, 그리고 노조가 병원을 살리겠다는 의지로 단합하지 못하면 병원은 계속해서 적자 경영을 하게 될 것이고, 이런 악순환이 계속될 경우 어떤 결과가 초래될런지는 명약관화한 일이다.
◆사이버 나이프 계약금 4억원 날아갈 판
그럼에도 불구하고 총장과 병원장은 계속해서 사이버 나이프만 도입되면 모든 문제가 해결될 것으로 판단하고 사이버 나이프 도입에 사활을 걸고 있는 듯한 행보를 하고 있다. 정현기 총장은 가는 곳마다 이 기계만 도입하면 모든 문제가 해결될 것처럼 역설하고 있다. 심지어는 삼일교회에서 열린 신대원 총동창회 주최 신대원 돕기 모임에서도 총장 격려사 시간에 사이버 나이프를 옹호하는 발언을 장황하게 늘어놓다가 총무 윤희구 목사가 제지할 정도였다. 정말 사이브 나이프가 환자 수를 획기적으로 증가시켜 복음병원의 모든 문제를 해결해 줄 수 있는 만능기계와 같다고 한다면 총장과 병원장은 총회특별위원회와 임시 이사장, 그리고 교단 관계자들을 설득하여 어떻게든 그 기계를 도입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총장 공약 사항대로 스위스 은행으로부터 외화를 빌려오거나 모금을 해서라도 잔금 약 55억원을 마련할 수 있어야 한다. 이사장은 이미 사이버 나이프 도입을 허락하기로 하고 병원장이 알아서 하라고 했다. 그러나 총장과 병원장은 자금을 마련할 구체적인 방도는 제시하지 못하고 결국 4억원의 계약금만 고스란히 공중으로 날아갈 형편에 처해있다.
◆임시 이사회의 분위기
사이버 나이프 계약과 관련하여 전병찬 병원장은 3개월 전에 이미 이사장과 농협지점장이 있는 자리에서 합의한 사항이라고 항변하고 있다. 그러나 이사장은 그것은 어디까지나 개인적으로 동의한 것이며, 이사회의 결의는 농협자금을 대출 받게 되면 도입하도록 하는 것인데도 병원장이 절차를 무시하고 계약했기 때문에 병원장이 책임을 져야 한다는 입장을 취하고 있다. 박배근 감사 역시 병원장이 예산도 확보하지 않은 상태에서 계약서를 체결함으로써 총회특별위원회가 모금하여 지원한 4억원을 고스란히 날릴 형편이며, 특히 이사장과의 정식 계약이 아니라는 문제점과 리베이트 관행의 의혹이 제기될 수밖에 없는 문제점등을 소상하게 지적했다. 그러자 감사팀장인 김용구 목사가 “이것은 감사들끼리 합의된 사항이 아니다. 왜 돌출발언을 하느냐?”고 박배근 감사의 발언에 의의를 제기했다. 그러자 이사들이 김 목사를 향해 “가만 있으라”고 제지했으며, 이사회 분위기를 감지한 김 목사는 곧 바로 이사회를 퇴장해 버렸다. 박배근 감사는 “나는 이사들보고도 쓴 소리를 한다. 아무리 감사가 한 목소리를 내야 하지만 사실이 다를 때는 소수 의견도 내야하는 것 아니냐”며 이와 같은 지적은 베테랑 수사관을 지낸 경력과 교단 감사로서의 충정에서 나온 발언임을 강조했다.
◆농협대출은 어떻게 되고 있나?
이런 상황에서 직원과 교수 모두 농협 대출 자금을 목이 타도록 기다리고 있다. 농협을 제외한 여타 은행에서는 부도가 난 적색 거래자에게 대출이 불가능하지만 농협은 국책은행이기 때문에 부도가 난 학교법인에 대해서도 대출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재단 사무국에서는 6월 29일자로 농협 충무 지점장에게 공문을 보내어 2개월만 더 관망해 보자고 대출 포기 결정의 연기를 요청했으며 농협도 이를 긍정적으로 수용한 상황에 있다. 교협과 노조 역시 농협 대출만 성사시킬 수 있으면 총장과 병원장은 누가 되든지 관계없다는 입장을 취하고 있다.
◆사학재단 통폐합 안 국회 상정
그러나 실상 사이버 나이프 도입이나 농협대출보다 더 심각한 문제로 부각되고 있는 것은 이르면 내년 하반기부터 실시될 수도 있는 사립학교법 개정안이 국회에 상정되었다는 사실이다. 교육부는 6일 국회 교육위원회에 이같은 개정안을 보고하면서 “그동안 사학비리를 없애기 위한 제도개선에도 불구하고 15개 대학에 임시이사가 파견되는등 사학의 비리가 끊이지 않고 있다”며 이러한 사학분규와 비리를 해결하기 위해 임시 이사가 파견되거나 소위 문제학교에는 학교구성원에게 이사의 1/3가량을 추천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하는 방안도 추진중임을 밝혔다. 최근 경기도에서 개최된 법인사무국장회의와 제주도에서 개최된 전국총장회의에서도 교육부는 현재 추진중인 사립학교법 개정안을 진지하게 설명했다. 이 개정안의 골자는 수익성이 없는 부실 법인, 임시 이사 상태에서 입학 정원이 미달되는 대학, 교수 미확보 대학, 법인 부담금을 내지 않는 부실 법인 등에 대해서는 대학간 통폐합을 강력하게 시도한다는 것이다. 교육부는 이미 이를 뒷받침할 수 있는 법시행령까지 만들어 놓고 있다. 현재 전남지역과 강원도, 경남과 부산권의 대학들중 이런 통폐합의 대상이 될 수 있는 학교들이 이미 공공연히 구설수에 오르내리고 있는데 여수목포대학과 고신대학교등이 통폐합 1호 대상이 될 확률도 부정할 수 없는 상황이다.
◆고신대학교의 위기와 교단 언론의 책임
학교법인 고려학원이 교육부가 강력하게 추진하고 있는 퇴출 또는 통폐합 대상이 되지 않으려면 부실법인, 임시 이사체제, 내부 갈등, 정원 미달 등의 위기 요인을 시급하게 해결해야 한다. 수익기관인 복음병원을 조속히 정상화시켜야 하고, 교단의 지도자들은 물론 고려학원 산하 각 기관의 구성원들이 위기 앞에서 심기일전하여 단합해야 한다. 그렇게 되면 임시 이사체제는 자연스럽게 해결될 수 있다. 특히 고신대학교의 입학정원이 미달되지 않도록 특단의 방책을 강구해야 한다. 이런 위기 앞에서도 고신교단의 기관지인 ‘기독교보’(6월 26일자)는 “고신대, 전체 경쟁률 4.5대 1”이라는 부제하에서 “이번 전형에서는 전체 19개 학과에서 98명 정원에 모두 4백 42명이 지원하여 지난해 4.42대 1보다 조금 높은 4.51대 1의 경쟁률을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고 보도함으로서 고신대학을 사랑하고 염려하는 성도들에게 고신대학교의 위기 실상을 제대로 알리지 않고 호도하는 교단 언론의 무책임함을 여실히 보여주었다.
◆전체 경쟁률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학과 경쟁률이 중요하다!
교단 언론은 사실을 정확하게 보도함으로써 교단지도자들과 관계 기관이 문제의 실상을 파악하고 해결의 방향성을 바로 잡을 수 있도록 해 주어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독교보’의 보도는 마치 수시 1학기의 고신대학교 신입생 경쟁률이 지난해 보다 다소 높기 때문에 고신교단 지도자들과 성도들로 하여금 입학에 관한 한 고신대학교에 대해서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되는 듯한 안이한 마음을 갖게 만들고 있다. 그러나 이런 경쟁률은 4명 정원에 1백 66명이 지원하여 41.5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한 의예과와, 3명 정원에 29.0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한 간호학과가 포함되어 있다. 따라서 전체 경쟁률 4.51대 1은 전혀 의미가 없는 수치다. 특히 지원자들이 여러 대학을 복수 지원할 수 있는 여건을 감안해 보면 경쟁률 3대1을 조금 넘기고 있는 신학과, 기독교교육과, 아동학과, 사회복지학부 등 몇개 학과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학과들이 심각한 정원미달 현상을 보이고 있는 상황이다.
◆위기감에 휩싸인 고신대 일부 학과들
6월 16일 오후 6시에 마감된 2005학년도 일차 수시 모집에서 고신대학교의 자연과학대학 일부 학과와 학부들은 심각한 지원자 미달 현상을 보이고 있어 위기감에 휩싸여 있다. 신학과(5.71 대 1)와 기독교교육과(4.80), 아동학과(3.67), 사회복지학부(3.67)등은 최소 3대 1이상의 경쟁률을 보이고 있으나, 생명과학과(0.67), 정보미디어학부(0.86), 약용자원 및 화학신소재 학부(0.80), 산업디자인(0.71), 한국화(0.33)등은 모두 심각한 미달 현상을 보이고 있다. 특히 수시 일차 모집에서는 지원자들이 3개 이상의 대학에 복수 지원을 할 수 있기 때문에 최소한 3대 1이상의 경쟁률을 보이지 않으면 정원미달이 될 가능성이 굉장히 높다. 이렇게 본다면 국제문화선교학과(1.83), 영어영문학과(1.0), 중국학과(1.0), 광고홍보학과(1.0), 식품영양학과(1.25), 보건환경학부(1.20), 서양화(1.00) 역시 심각한 미달 위기에 직면하게 될 형편이다. 이와 같은 지원률을 보면서 관련학과의 교수들은 집행부가 학생 모집에 대책을 세우지 않고 있다는 불평을 하고 있다. 금번에 대학을 감사한 감사들도 집행부를 향해서 구조조정에 대해서 그만큼 이야기했고, 기독교대학으로서의 특성화를 강조했는데도 여전히 한약자원학과를 약용자원학과로 이름만 바꾸어 학생을 모집하려고 하니 문제가 심각한 것 아니냐는 걱정을 하고 있다.
◆지금 영도 캠퍼스 상황은?
지금 영도 캠퍼스의 절대 다수 교수들은 총장의 행정 무능력으로 인해 또 다른 허탈감에 빠져있다. 집행부가 ‘누리 사업’(지방대학혁신역량과제)에 충분한 준비도 없이 졸속으로 대응하다보니 결국 초빙교수 부담만 지게 되었는가 하면, 1학기 수시 모집에서도 몇몇 학과를 제외하고는 자연계 학과 거의 대부분 학과들의 지원율이 저조하여 이 상태로 간다면 수시 2차 모집과 정시 모집에서도 엄청난 미달 사태가 초래될 것이라는 위기감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특히 교육부가 사립학교법 개정안을 국회에 상정하여 대학간 통폐합을 강력하게 추진한다는 소식이 들리자 한층 더 위기의식을 느끼고 있다. 그래도 병원은 병원장이 응급 센터도 새로 단장하고 사이버 나이프를 도입하려고 시도하는 등 무엇인가 적극성을 보이고 있는데 총장은 영도 캠퍼스에 활력을 전혀 불러일으키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김해복음병원의 부채는 어떻게 되나?
임시 이사 파송, 복음병원 부도, 총회회관 담보, 신학대학원 재정 위기 등으로 엄청난 재정적 압박을 받고 있는 고신 교단은 김해복음병원 경매에 따른 부채 문제로 또 다른 신경을 곤두세우지 않으면 안되게 되었다. 지난 25일 창원지방법원에서 진행된 김해복음병원 경매는 삼보테크(주)가 41억 5천만원에 경매를 받았다. 삼보테크는 농협으로부터 30억원을 대출받고, 장의업 전세업자로부터 10억원의 투자를 받아 실제로 1억 5천만원으로 김해복음병원을 인수한 셈이 되었다. 문제는 나머지 채무를 어떻게 청산하느냐는 것인데 총회 규칙에 엄연히 “총회는 고려학원과 용지재단을 경영한다”고 나와 있기 때문에 김해복음병원의 부채는 고신 교단 총회의 부채가 아니다고 주장할 수 있을지가 새로운 뇌관으로 등장하고 있다.
◆불구속 기소 처분 통고 받은 강규찬 목사
한편, 고신 교단의 증경 총회장 이금조 목사로부터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당한 금년도 목사 부총회장 후보중 한사람인 강규찬 목사는 대구지법 김태철 검사로부터 7월 1일자로 불구속 기소 처분 통고(사건번호 03-15888)를 달서경찰서를 통해 전달받았다. 물론, 검찰에서 다시 조사를 하겠지만 기소처분에는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않을 전망이다. 이와 함께 박영훈 장로 역시 강 목사를 대구 고검에 항고해 놓은 상태에 있기 때문에 강 목사는 상당한 부담을 안을 전망이다.
(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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