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핵정국과 흡사한 부산동노회 재판 결과 관심 집중
 |
| 총회재판국의 판결문 |
부산남노회 이만규 목사(수안교회)와 부산동노회 김창영 목사(동성교회)의 해묵은 감정이 계속되고 있다. 이만규 목사는 작년 88차 정기총회에서 김태범 목사에게 212표 차이로 낙선한 후 김창영 목사가 선거기간 자신을 음해하고 명예훼손을 한 이유 때문에 낙선한 것으로 인식하고, 작년 10월20일 김창영 목사를 상대로 부산동노회에 고소장(명예훼손)을 제출했다. 하지만 김창영 목사와 고소, 고발건으로 감정이 좋지 않았던 부산동노회는 노회어른들을 중심으로 김목사와 노회간의 화해무드가 조성되고 있었고 이 때문에 동노회 임원회는 고소장을 접수하지 않고 반려했었다. 이만규 목사는 반려된 고소장을 상소장(상고)으로 바꾸어 총회에 다시 상소했고, 이 상소장은 총회임원회를 거쳐 총회재판국에서 접수했다.
하지만 총회재판국(재판국장 이 순)은 “목사에 대한 재판 관할권은 노회 재판국에 있음에 따라 노회재판에 대한 상소이어야 하는데, 노회 재판이 존재하지 않으므로 상소 요건이 불비하고, 상소 이유가 성립되지 않는다”며 상소를 각하했다. 이만규 목사는 다시 부산동노회에 이 사건을 재접수했는데 동노회 임원회는 이를 기소위원회에 넘겨 현재 노회재판국에 계류 중이다. 재판이 진행중인 부산동노회 노회재판국(재판국장 하회정 장로)은 현재 이 사건의 핵심을 크게 4가지로 보고 처리여부를 고심하고 있다.
◈총회재판국의 ‘각하’ 의미는 ?
현재 김창영 목사는 이번 노회 재판국의 재판 자체가 불법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대법원 격인 총회재판국이 ‘상소를 각하한다’고 결정했는데 어떻게 노회 재판국이 다시 재판을 처리할 수 있느냐는 입장이다. 김목사는 “사회법에서도 고소, 고발인의 진술에 의하더라도 수사 및 기소의 필요성이 없다고 명백하게 인정되는 경우에 피의자 등을 조사하지 않고 종결하는 처분이 ‘각하’의 의미다”며 노회재판국이 각하의 의미를 제대로 판단하지 못하고 있음을 지적했다. 반면 동노회 재판국 관계자는 “총회가 사법적인 판단을 해서 김창영 목사의 손을 들어준 것이 아니라 노회에서 재판자체를 안했기 때문에 노회에서 다시 재판하라는 반려의 의미”라고 주장했다. 여기에 대해 김창영 목사는 “이 부분은 사회법정으로 끌고가서라도 명확하게 처리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사고노회의 재판 적법성 여부
김창영 목사가 선거기간 중 신문에 성명서를 발표한 내용중 ‘노회법으로 3년간(2001. 10. 11-2004. 10. 10) 정직처분을 받은 자(이만규 목사)가 어떻게 부총회장에 출마할 수 있는가?’라는 부분의 적법성 문제도 거론되고 있다. 문제의 핵심은 당시 노회 재판이 적법한지 여부인데, 이만규 목사는 2001년 5월 총회가 부산남노회를 사고노회로 규정했고 총회헌법에 사고노회는 직무를 포함한 그 기능이 정지되기 때문에 노회재판 자체가 불법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반면 김창영 목사는 이만규 목사가 주장하고 있는 ‘사고노회는 기능이 정지된다’는 헌법 제 33조가 2002년인 87회기때 개정되었기 때문에 헌법 33조의 적용을 받을 수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선거에 영향이 미쳤는지 여부
이만규 목사가 주장하는 또다른 한가지는 김창영 목사가 의도적으로 자신의 선거에 신문 공개질의서나 불법유인물을 배포하여 자신의 투표에 결정적인 악영향을 미쳤다는 부분이다. 특히 8월달에 본보를 비롯한 5개 신문에 공개질의서를 발표하고 후보 정견발표회장마다 참석하여 자신을 향한 음해성 발언을 하였다는 것과 총회(9월22일) 7일전(9월15일) 신문에 또다시 공개질의서를 발표하여 득표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쳤다는 주장이다. 여기에 대해 김창영 목사는 “8월경 공개질의서를 발표했지만 답변이 없었기 때문에 9월15일 다시 공개질의서를 발표했을 뿐”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또 총회 부총회장 후보이기 때문에 검증이 필요했고 질의를 해서 확인할려는 의도이외에는 다른 뜻이 없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노회재판부 한 관계자는 “8월경 발표된 공개질의서에 대한 답변은 이만규 목사가 담임하고 있는 수안교회차원에서 이미 한 것으로 알고 있으며 9월15일 공개질의서의 경우 본인의 해명의 기회도 줄 수 없는 악영향을 미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답변해 공개질의서가 투표에 악영향을 미쳤다는 쪽에 무게를 두고 있다. 반면 김창영 목사는 8월경 수안교회의 답변은 질의의 답변과 먼 엉뚱한 답변을 하였고, 오히려 자신에 대한 음해와 명예훼손을 한 내용의 신문광고였다”고 주장하고 있다.
노회재판부가 또 주목하고 있는 것은 김창영 목사의 진술서 내용이다. 김창영 목사는 진술서에서 “당시 김태범 후보와 이만규 후보의 표 차이는 212표였습니다. 그것도 1차에 과반수를 얻어 김태범 목사가 당선되었습니다. 50-60표 차이였으면 득표 방해였다고 할 수 있겠지요”라는 내용이다. 김창영 목사는 212표차이가 나는데 설사 영향을 끼쳤다고 해도 당락에 좌우되지 않았을 것이라고 의미의 진술이었지만 노회재판국은 이 내용이 김 목사가 득표에 간접적으로 영향을 끼치려는 의도가 숨어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광고비는 어디서?
노회재판국은 작년 김창영 목사가 5개 교계 신문에 광고한 ‘공개질의서’ 비용을 대략 3,000만원 선으로 잡고 있다. 일개 목회자의 1년 연봉에 해당하는 광고비가 어디서 났는지 노회재판국은 주목하고 있다. 물론 김창영 목사는 순수한 본인돈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재판부는 광고비 뿐만아니라 후보 정견발표회장마다 찾아다니며 유인물을 뿌리는등 막대한 비용의 출처에 관심을 쏟고 있으며 증거조사위원회(3인)를 구성하여 조만간 김창영 목사의 통장내역을 조사할 예정이다. 하지만 김창영 목사는 이러한 비용에 대해 “만약 내가 총대가 되었으면 부총회장 경선에 나올 생각이었다. 하지만 조직적인 방해로 총대가 되지 못했고 그 비용은 내가 부총회장 후보에 나왔을 때 쓰려고 한 경비의 한 부분이다”고 주장하고 있다.
◈조건합의 가능성은?
지난 3월16일 노회 재판국은 마지막 심리를 마쳤다. 이 자리에는 남노회 오세호 장로가 증인으로 참석했고 재판부는 마지막으로 합의를 종용했다. 이만규 목사는 “합의를 원한다. 단 조건이 있다”며 조건합의를 원했는데 먼저 김창영 목사가 5개 신문사에 사과문을 발표하고, 지난번 ‘공개질의서’의 광고비 출처에 대해 밝히며, 남노회 재판이 잘못되었다는 점을 인정하라고 말했다. 하지만 김창영 목사는 “성경에 화해는 조건이 없다”며 조건 화해를 거부했다.
현재 기소위원회는 김창영 목사의 책벌범위를 면직으로 결정해 두고 있다. 그리고 노회재판국의 재판결과도 ‘유죄’쪽으로 분위기가 조성되고 있다. 하지만 김창영 목사는 분명 총회에 상소를 할 것이며 이 문제가 사회법으로까지 확대될것이 자명하다. 두사람의 해묵은 감정은 과연 어디까지 갈까? 성도들에게 ‘사랑’과 ‘용서’, ‘이해’와 ‘관용’을 말할 자격이 있는지 묻고 싶다.
신상준 부장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