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미 교수, “이 교수는 자유주의 신학자” 주장, 이성구 교수, “개인적인 감정표출” 반박
이성구 교수(고려신학대학원, 구약학)의 신학사상 문제가 다시 수면위에 떠 올랐다. 작년 고신 53회 총회에서 ‘아모스 예언에 나타난 선택과 윤리’라는 학위논문이 교단신학이 수용할 수 없는 자유주의 신학이라고 결의된 이후 근 6개월 만이다. 이번에 문제가 되고 있는 부분은 작년 11월 25일자 뉴스엔조이에 보도된 ‘내 혈관에는 개혁주의 피 흐른다’라는 인터뷰 내용중에서 “나는 한국장로교 안에는 자유주의자가 없다고 생각한다”, “사도신경을 고백한다면 고백공동체로 충분하다”, “사도신경 외의 나머지 고백들은 사변적 신학이다”라는 부분을 같은 신대원 교수인 이승미 교수(신약학)가 이의를 제기하고 나선 것.
이승미 교수는 ‘한국장로교 안에는 자유주의자가 없다’라는 말은 자신의 신학사상이 그들의 신학사상과 동일하다는 것을 전제로 말하는 것이라며 고신교단이 자유주의 신학을 경계하고 이와 관련하여 한국교회의 파수꾼의 역할을 해 왔다는 것을 무시하는 처사라고 주장했다. 또 ‘사도신경을 고백한다면 연합하기에 충분하다’라는 말은 그것을 고백하는 로마카톨릭교회와의 연합도 가능한 것을 뜻하며, ‘사도신경외의 나머지 고백들은 사변적 신학’이라는 말은 고신교단과 고려신학대학원이 지향해 온 성경관, 신론, 인간론, 기독론, 종말론, 교회론 등을 포함한 칼빈주의 신학사상을 사변신학으로 간주하는 말과 다르지 않다고 주장했다.
이승미 교수는 이러한 내용을 지적하면서 작년 12월10일 교수회 앞에 이성구 교수가 직접 해명해 줄 것과 원장이 교수회에서 직접 다뤄줄 것을 공문으로 요구하고 나섰는데, 교수회가 명확한 입장정리를 하지 않자 총회 임원회에 이 부분에 대한 문제제기를 하고 나섰다. 최근 총회 임원회는 모임을 갖고 이 내용을 교단 신학부에 일임해 금년 54회 총회에서도 다시 이성구 교수에 대한 신학논쟁이 가속화 될 것으로 보인다.
반면 이성구 교수는 “이것을 문제삼는 이승미 교수의 의도가 오히려 의심스럽다”고 주장하며 “지난날 이승미 교수가 원장에서 해임된 사건을 오해하며 자신에게 개인적인 감정을 표출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 교수는 “이승미 교수 원장시절 자신에게 바른말 하는 사람은 나 혼자였고, 당시 이사장이었던 강규찬 목사와 개인적으로 친하다는 점 때문에 많은 부분을 있는 것 같다”며 “원장직에서 해임된 것이 나와 강목사의 작품으로 잘못알고 있기 때문이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또 “신학적인 부분의 최고 의결기관은 신대원 교수회의인데 어떻게 총회 목사, 장로들에게 이 문제를 내어 놓는지 알 수가 없다”며 “한마디로 비겁한 처사”라고 강한 불만을 나타냈다.
이성구 교수는 작년 12월 29일 가진 교수회에서 ‘대답과 논의과제’라는 답변서를 내고 이승미 교수의 주장을 반박하고 나서 눈길을 끌고 있다. 당시 이 교수는 교회연합운동과 관련되어 나타나는 신앙고백의 문제에서 한국교회 전체의 지지를 받는 교회연합운동은 한기총과 KNCC, 교단장협의회 그 어느 편에서나 신학적인 문제를 제기한 바 없고 그러한 흐름에서 사도신경을 함께 고백할 수 있으면 논의에 동참하는데 전혀 문제가 없다는 저변의 분위기를 언급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승미 교수에게 몇가지 논의과제를 제시했는데
1) 이승미 교수의 주장은 한국교회는 연합과 일치운동을 할 이유가 없고 현재와 같이 분열된 상태로 계속 나아가야 한다는 주장으로 받아들여지는데, 그것이 우리 교단과 신대원의 입장이어야 하는가?
2) 분열의 고착화가 정상적이라면 ‘하나가 되라’는 성경의 명령은 어떻게 되는가? 만약 연합과 일치 운동이 있어야 한다고 이론적으로라도 동의한다면 연합 논의에 반드시 포함해야 할 성경적 진리는 무엇인가?
3) 나는 이유여하를 막론하고 한국장로교회 분열의 시발점이 된 고신 교회가 결자해지(結者解之)의 심정으로 교회연합과 일치운동의 선봉에 서야 한다고 믿고 있다. 혹시 그렇게 생각하지 말아야 할 이유가 있다면 무엇인가?
4) 이와 관련하여 갖게 되는 질문이다. ‘고려파의 존재는 역사적으로 항상 그 정당성을 갖는가?’ 1960년의 합동사건은 46년에 시작된 고신운동의 중단을 선언한 행동이 아니었는가?
5) 우리는 마치 개혁주의를 우리의 전유물인양 즐겨 사용하고 있으면서도 세계 개혁교회연맹에는 참여하고 있지 않다. 과연 우리가 말하는 개혁주의란 무엇인가? 다른 개혁주의와 얼마나 다른가? 우리가 다른 개혁교회, 다른 개신교회와 다르다면 도대체 우리는 세계교회에 무엇으로 어떻게 공헌하려 하는가? 세계의 흐름과 상관이 없다면 우리가 개혁주의를 외치는 이유와 목적은 무엇인가?(중략)등 총 8가지의 논의과제를 제시했다.
여기에 대해 이승미 교수는 “이성구 교수가 주장하는 세계교회연맹은 제네바에 본부를 둔 자유주의자들과 바르트주의자들의 입장에 선 국제적 연합단체이며 고신교단은 신앙고백과 신학의 일치를 전제로 한 보수적인 개혁주의 단체인 국제개혁교회연맹의 회원교회”라고 주장했고, 한국장로교회 분열의 시발점이 된 고신교회가 결자해지(結者解之)의 심정으로 교회연합과 일치운동의 선봉에 서야한다는 소리는 그동안 김재준 교수를 비롯한 한국교회 안의 자유주의자들과 신신학자들이 주장해 오던 고신파가 교회를 분열시켰다는 소리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이승미 교수는 “나는 정치적인 인물이 아니다”며 “학자로써 교단의 신학적 정체성을 명확히 하기 위해서 나선 것이며 어떠한 정치적인 공격을 받을 각오가 되어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성구 교수의 자유주의 신학사상은 현재 학교법인이 관선이사 체제하에 있는 위기보다 훨씬 더 심각한 사안인 점을 강조했다.
54회 총회에서 총회 신학부가 과연 어떠한 결정을 내릴것인지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신상준 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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