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내려가는 김해복음병원”

병원직원들 아르바이트로 생계 유지, 고용승계 약속 이행도 되지 않아

3월 경매위기에 처해있는 김해복음병원

폐업이후 김해복음병원은 병원 건물이라고 할 수 없을 정도로 적막감에 쌓여 있다. 병원 외벽에는 ‘투쟁’이라는 글귀와 직원들의 성토에 글등이 적혀 있고, 건물내부는 사람이 다녀간지 오래된 듯 먼지와 이리저리 병원집기들이 굴러다니고 있다. 지난 27일 김해복음병원에서 만난 김향아 노조지부장은 현재 35명의 직원등이 아르바이트를 통해 생계를 유지하며 이달말 진행될 경매만을 기다리고 있으며 경매이후 교단에 대한 본격적인 투쟁을 전개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김향아 노조지부장은 “지난 53회 총회에서 교단이 밀린 임금지급과 송도 복음병원으로 고용승계를 약속했지만 이행되지 않고 있다”고 전하며 “더이상 교단을 믿을 수 없다”고 강하게 성토했다. 김해복음병원 직원들은 폐업 이후 교단의 이러한 약속을 믿고 특별위원인 정금출 장로에게 이력서등을 제출했었다. 하지만 복음병원은 ‘30세 이하’라는 자격기준을 내세워 공고로 직원을 선출하며 김해복음병원 직원들에게 또다시 상처를 남겼다. 현재 체불임금이 25억으로 경매후에도 직원들의 체불임금이 정리되지 않을 경우 교단을 상대로 법적 투쟁을 시작할 예정이다. 김 지부장은 “지금까지 교단을 상대로 법적인 절차를 안 밟은것에 교단은 감사해야 된다”며 채권자들과 연대해 법적투쟁을 전개할 뜻을 밝혔다. 나아가서 교단의 도덕적인 책임은 더 클것이라고 경고했다.
현재 김해복음병원 직원들의 사정은 생각보다 심각하다. 70세의 한 직원은 밀린 임금을 받지 못해 전세금까지 다 날린 상황에서 병까지 얻어 병원에 입원을 한 상태이며, 나머지 직원들이 아르바이트로 번 돈을 조금씩 모아 병원비에 보태고 있다고 한다. 또 자녀들의 교육비를 충당하지 못해 직접 자녀들을 가르치거나 기존의 다니던 학원을 그만두게 하고 있다. 35명 직원 전부가 작게는 1000만원에서 많게는 몇천만원씩의 빚을 지고 있으며 다수의 직원들은 신용불량자로 등록되어 금융권에 대출받기도 힘든 상황이라고 한다. 김향아 지부장은 “더 서러운 것은 김해지역 교단 산하 교회가 김해복음병원 문제가 다 해결된 것으로 잘못 알고 있다”고 서러움을 표출했다. 김지부장은 “우리모두가 고신교단의 성도들이다. 그런데 지난 총회 이후 개 교회에서는 우리문제가 모두 해결된 것으로 알고 있어 그나마 교회에서의 도움의 손길도 멈춘 상태”라고 말했다. 김해지역 모든 교회가 총회가 약속한 것을 당연히 이행했을 것으로 믿기 때문이다.
김향아 지부장은 이번 복음병원의 부도사태가 김해복음병원 때문이라는 소리를 들었을 때가 가장 안타깝다고 말한다. 김 지부장은 “왜 우리 때문이라고 말하는지 알 수가 없다”며 “우리가 병원을 직접 운영하는 것도 아닌데 왜 책임을 우리에게 돌리는지 알 수가 없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계파간의 싸움과 학원 이사들의 내분이 이 사태를 직접적으로 몰고 온 계기가 아니냐”고 교단에게 물었다.
현재 김해복음병원은 교단의 관심에서 멀어진 듯 하다. 하지만 김해복음병원 직원들은 “싸움은 지금부터”라는 입장이다. 이달말 경매가 끝난 뒤 4월경 교단을 향해 본격적인 투쟁을 해 나갈것이라는 입장이다. 김 지부장은 “모든 책임은 약속을 지키지 않은 교단에 있다”며 “도덕적인 문제에서 법적인 투쟁까지 사회적으로 큰 파장을 일으키겠다”고 단단히 벼르고 있다. 최근 김해복음병원에 돈을 빌려준 교단 모 권사의 남편도 쓰러져 복음병원 정신병동에 입원해 있다. 익명을 요구한 권사는 “교단이 이렇게 무책임 할 수 있는가”라며 “누구 한명 대화를 하려고 노력하지 않고, ‘나는 책임없다’는 입장만 밝히며 피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이제는 더 이상 참을 수 없다며 교단을 상대로 법적인 문제제기를 해 나갈 것을 밝혔다. 고신 교단의 도덕적 책임론이 또다시 수면위로 부상할 것 같다.
신상준 부장

2004.0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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