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은 순수하게 돈 장사만 해야 한다!
◎심각한 적전 분열 양상
단합과 화합으로 당면한 위기를 극복해야 할 고신 교단 수뇌부가 적전 분열 양상을 보이고 있어 주위를 안타깝게 만들고 있다. 1월 29일 롯데 호텔에서 열린 전국장로회 초청 세미나에서 총회장(곽삼찬 목사)은 부정적인 생각보다는 긍정적인 생각을 가져야 한다고 설교하면서, 3400명의 전국 장로들이 좋은 생각과 계획을 실천해 나가면 고려학원을 기필코 찾을 수 있다고 갈파하였다. 그러나 곧 바로 총회장의 이러한 설교에 정면으로 찬물을 끼얹는 행위가 나타났다. 교단 정상화대책위원회 위원장(김국호 장로)은 총회특별위원회의 모금 활동이 극히 저조하고, 위원회의 활동 자체가 한계점에 봉착해 있으며, 명확한 진로와 비전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에 총회특별위원들을 전문 직능인으로 교체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나셨다. 전국장로회는 김 장로의 이런 주장에 호응하면서, 김 장로가 미리 준비한 결의문을 채택했다. 그러나 교단 일각에서는 “지금은 모두가 힘을 모으고 단합해야 하는 시점인데 김 장로의 이런 도전은 모금에 조금도 도움이 되지 않는 심각한 적전 분열이다”고 말하면서 안타까움을 토로하기도 했다.
◎총회특별위원회 결의 사항
총회특별위원회는 1월 29일 오후에 고신대학교에서 모임을 가졌는데, 정금출 장로와 이우성 장로가 불참한 이날 모임에서는 네 가지 주요 사항을 결의하였다. 첫째는 교단산하 전국교회의 목사와 장로들이 서명하여 교육인적자원부 장관 앞으로 관선이사철수를 위한 진정서를 내기로 하고, 둘째는 불행한 사태를 초래하게 된 원인을 규명하기로 하였으며, 셋째는 농협이 제시한 협약서의 서명과 관련한 사항을 최종 서명자인 총회특별위원장(곽삼찬 목사)에게 위임하도록 결의하였다. 그리고 네 번째는 총회특별위원회 간사 2인을 선임하기로 하고, 임종수 목사와 이우준 장로를 선임하였다.
◎“하나님이 간섭한 불행한 사태”
고려학원이 당면하고 있는 작금의 불행한 사태를 초래하게 된 원인을 규명해야 한다는 목소리는 이미 작년 총회 때부터 나오기 시작했다. 그러나 지금은 원인규명보다 내부 단합과 화합이 우선이라는 주장에 막혀 총회에서 결정되지 못했다. 관선이사가 파송된 원인이 어디 있느냐에 대해서는 관점들이 다양하다. 방만한 경영과 소수에 의한 폐쇄적인 병원 운영 방식이 원인이었다는 주장이 있는가 하면, K 전 이사장과 K 직전 의료원장, H 전 총장을 필두로 하는 개혁파 실세들이 가장 직접적인 원인이었다는 주장도 있다. 그러나 고신 교단의 모든 목회자들과 성도들이 다 같이 인정하는 것은 “교단을 향한 하나님의 징계의 채찍”이라는 것이다. 고신 교단의 유일한 현직 판사인 김 신 판사(삼일교회 장로)는, “이런 불행한 사태가 오게 된 원인 중 하나는 이 교단을 하나님이 간섭하신 것이다. 이것을 교단 지도부가 알아야 한다!”고 일침을 놓았다. 김 판사의 이런 코멘트는 고신 교단 성도들의 정서를 한 마디로 대변해 주고 있는 말이다.
◎통장 무단 인출과 항명 사건
고신대학교에서 모인 특별위원회 모임에서 위원장 곽삼찬 목사는 위원들에게 이유를 묻지 말고 이우성 위원의 사표를 수리해 달라고 요청하였다. 이에 김종익 장로가 “본인이 불참했으니 본인의 이야기를 듣고 결정하는게 좋겠다”는 의견을 피력했고 여기에 박문철 목사가 동의하였다. 그래도 총회장이 3번에 걸쳐서 사표 수리를 요청하자, 위원들은 총회장에게 문제의 원인을 설명해 줄 것을 요구하였다. 이에 총회장은 설명을 가능하지만 설명을 안 붙였으면 좋겠다고 운을 떼면서 “우리만 알자”는 단서를 단 뒤 내용을 설명하였다. 그 내막은 이미 본보가 보도한 바와 같이 회계가 위원장의 허락도 없이 통장의 돈을 무단 인출함으로써 질서를 어긴 일종의 항명 사건과도 같다는 것이다.
◎몸통은 두고 꼬리만 자르려고 하느냐?
그러나 당사자인 이우성 장로는 자신을 교사한 몸통은 그대로 두고 행위자인 자신만 자르려고 하느냐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복음병원의 남품회사인 화인약품이 부도가 날 상황에서 정금출 장로가 전화를 걸어와서 5억원을 총회특별위원회 통장에서 돌려주면 좋겠다는 요청이 왔다. 그래서 총회장에게 요청했으나 총회장이 거절하였고, 다시 정금출 장로와 이우성 장로, 윤강석 장로(재단 사무국장)가 함께 찾아와 자금 지출을 요청했으나 총회장은 역시 단호히 거절하였다. 총회장이 제시한 이유는, 약품회사가 부도가 나면 이사장을 상대로 해야지 총회특별위원장을 찾아오게 되면 다른 업자들도 계속 찾아올 것인데, 그렇게 되면 걷잡을 수 없는 혼란에 빠지게 된다는 것이다. 그러나 회계 이우성 장로는 통장 이월을 위해 도장이 필요한 것처럼 도장을 가지고 가서 5억원을 부당하게 인출해 갔다. 이 장로의 판단으로는 화인 약품이 일차 부도가 난 상황에서 그대로 두면 연쇄부도가 날 형편이고 그렇게 되면 병원이 더 어렵게 된다는 것이었다. 그리고 이미 총회특위에서 이 문제를 검토해 보자는 언질이 있었으니 병원의 기계구입비를 차용해서 급한불을 끄고 이후 특별위원회 자금으로 충당했다는 것이다. 그리고 정금출 장로가 전화를 걸어와서, “특별위원장이 말을 듣지 않으니, 내가 책임지겠다면서 지불하라”고 선동해 와서 지불했는데, 위원을 교체하려는 것은 “몸통은 두고 꼬리만 자르려는 소치다”고 항변하고 있다.
◎현 상황에서 총회장은 “필요 악”이다(?)
이러한 항변과 함께 이우성 장로는, “재정위원에게 전권을 주었는데 특별위원이 총회장에게 달려들면 총회가 다치게 되고 교단에 유익이 되지 않으니 가만있겠다”는 입장을 취하고 있다. 한편, 이우성 장로를 교사한 당사자인 정금출 장로는 “현 상황에서 총회장은 필요 악이다”는 평가를 내 놓고 있다. 모든 책임은 자기에게 있다는 사실을 인정하는 정 장로는 작금의 교단 상황에서는 강직한 총회장이 끈기있게 버티고 있어야 한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교단의 소위 개혁파 목사들이 교단의 위기를 초래해 놓고, 지금도 돈은 내 놓지 않고 비판만 하고 있는데 총회장이 다소 독선적인 면이 있기는 하지만 교단이 이 정도라도 버티고 있는 것은 총회장의 공이 크다는 것이다. “대가 약한 총회장같았으며 이미 파산하고 말았을 것이다”는 정 장로의 평가는 고려학원의 당면 위기를 타파해 감에 있어서 현 총회장 곽삼찬 목사가 특별위원장으로 활동하는 것이 최선은 아니지만, 그래도 차선책으로 총회장을 구심점으로 교단이 단합해야 할 필요성에 대한 역설이라고도 볼 수 있다.
◎농협 대출건의 배후설(?)
한편, 농협이 250억원을 대출해 주는 조건으로 제시하는 농협 대출 건에 대해서 확인할 수 없는 다양한 의혹들이 제기되고 있다. 개혁파 일각에서는 교육인적자원부와 농협이 모종의 커넥션을 갖고 이미 대학간 부분 합병 쪽으로 방침을 정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이러한 의혹은 교육부가 앞으로 300여 개의 사립학교를 100여 개로 줄여간다는 방침이나, 국공립대학의 통합, 그리고 경쟁에서 탈락하는 사립대학들도 결국은 자유롭게 통합할 수 있는 방향으로 입법화해서 추진한다는 최근의 언론 보도와 함께 설득력을 얻고 있다. 또 다른 의혹은 농협 대출 건을 주도하고 있는 사람들은 이사장과 이기우 이사(교원연금공단 이사장), 그리고 최근에 선임된 경제 전문가 홍 이사와 농협 여의도 지점장(김철중 남서울 교회 집사)인데, 이기우 이사의 경우 이미 조선일보에 전대협출신자들 중 총선 출마가 유력한 인사라는 설이 나돌고 있어 농협대출 건은 이미 상당한 정도로 정치권과 커넥션을 갖고 있는 것 아니냐는 추측까지 불러일으키고 있다.
◎순수한 돈 장사냐? 경영권 간섭이냐?
농협 대출건의 배후설이 어떠하든지 간에 총회장의 입장은 단호하다. 교단이 당면한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긍정적인 생각을 가지고 내부에서부터 단합해야 하지 반대를 위한 반대가 있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지금은 운영자금을 어떻게 운용하느냐하는 문제보다도 내부 결속이 중요하다. 그렇지 않으면 공멸하고 만다”는 것이 총회장의 생각이다. 아울러 농협대출건의 최종 서명자는 총회장이라는 사실을 분명히 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농협은 순수하게 돈 장사를 하든지 담보를 빌미로 추호도 경영권에 간섭하려는 의도를 가져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부도난 기업에 공적자금을 투입하고, 법원에서 위탁해서 간섭하는 형태는 있을 수 있지만 정관 개정과 법인해체 같은 조건을 붙여 불필요한 의혹을 받는 조건을 제시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그래서 총회장은 이사장과 총장, 병원장, 교협, 노조가 농협안을 검토한 후 타협안을 제시하면 수용하든지 거부하든지 분명히 하겠다는 것이다.
◎또 다른 내부분열은 없어야 한다!
농협대출건을 둘러싼 또 다른 내부 분열은 고려학원 정상화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 이사장과 총장, 그리고 병원장의 말대로 농협 안이 최종안이 아니라고 한다면, 그 안에 서명을 하느냐 않느냐는 논의는 도무지 어불성설이다. 농협이 제시한 대출 조건에 타협의 여지가 있다고 한다면 총회장과 기관장들의 서명을 논하기 이전에 최종적인 타협안을 만들려는 논의들이 있어야 하며, 농협도 정말 순수한 의도로 병원을 살리기 위해 신용대출을 해 주겠다는 의도가 있다면 이런 논의에 진지하게 임해야 한다. 농협은 제반 조건들을 판단해서 자금을 대출해 줄 수 있으면 대출해 주고 그렇지 않으면 대출해 주지 않으면 그만이다. 교단 기관지인 기독교보가 농협 대출건에 대해서 지나치게 낙관적인 관점을 가지는 논조는 경계해야 한다. 고신 교단은 과거 호주 선교부가 세운 금성중고등학교를 잃었고, 감천 부지를 임영신씨에게 넘겨주게 된 역사적 아픔을 되새겨야 한다. 고신 교단의 지도자들은 무엇보다도 농협대출건을 둘러싼 내부 분열이 없도록 내부 화합과 단결에 더욱 관심을 가져야 할 필요가 있다.
◎특별위원회 활동, 잘한 것은 높게 평가해 주어야!
고려학원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 전국장로회는 총회장에게 협조하는 모습을 보여주어야 할 필요가 있다. 물론, 총회장과 특별위원회의 활동에 대해서 비판을 가할 수 있는 여지들이 많이 있겠지만 지금은 화합해야 할 때다. 누가 총회특별위원장과 위원이 되든지 간에 지금 고신 교단의 정서로 볼 때 모금이 그렇게 용이한 것은 결코 아니다. 설상가상으로 사회경제적인 여건도 모금을 어렵게 만들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총회특별위원회가 100억원에 가까운 돈을 모금했다는 사실을 높이 평가해 주어야 한다. 총회회관을 담보로 40억원을 대출한 결단도 결코 추진하기가 쉬운 일이 아님을 알아야 한다. 몰론, 이렇게 모금한 자금을 어떻게 사용했느냐는 문제에 대해서는 많은 아쉬움이 있는 것이 사실이다. 어음 한 장 회수하지 못했다는 것은 말이 되지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은 특별위원회가 잘한 활동들은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격려해 주면서 비판할 것은 비판해서 고쳐갈 수 있도록 단합하는 지혜를 보여야 한다.
◎“총회회관에서 농성하라!”
이런 상황에서도 강규찬 목사(고려학원 전 이사장)는 자신을 찾아 온 채권자인 제일영도교회 박모권사에게 “총회회관에 가서 농성하라!”고 말했다고 하니 듣는 모든 사람들이 귀를 의심하고 있는 형편이다. 김해복음병원의 문제를 잘못 처리할 경우 고신 교단은 도덕성에 치명적인 타격을 입을 수 있으며 심각한 사회 문제가 될 수도 있다. 김해복음병원 직원들은 작년 총회에서 위로금 전달과 고용승계에 대한 약속으로 많은 위로를 받았다. 생계에 위협을 받고 있는 노조원들이 어떤 행동을 할는지 모르는 상황에 처해 있다. 그래서 총회장도 심각하게 고민하고 있는 것 같다. 고신 교단은 김해복음병원 문제를 처리함에 있어서 합리적인 방향을 빨리 제시해 주어야 한다.
◎활기찬 복음병원과 침체해 있는 고신대학교
복음병원은 지금 전병찬 원장을 중심으로 활기를 보이고 있다. 병원장과 전체 직원들이 사력을 다해 병원 회생을 위해 노력하고 있는 고무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외래 환자가 1,700명 선에 이르고, 하루 입원환자가 사상 유례가 없는 220명을 기록할 정도로 분위기가 나아졌다고 구성원들이 언급 이야기 하고 있다. 원무실 직원들은 점심과 저녁을 걸러야 할 정도로 그야말로 눈코 뜰새 없이 움직이고 있다고 한다. 이제 평균 입원환자가 800 베드 수준을 넘어서고 있다. 노조도 진료활성화를 위해 적극 협조하고 있으며, 의과대학의 교수협의회도 정당하게 비판할 것은 정당하게 비판하지만 반대를 위한 반대를 하는 구태의연한 모습을 이미 청산해 버렸다. 오히려 동료 의사들에게 같이 힘쓰고 병원 정상화를 위해 노력하자고 교협이 중심에 서서 다독거리고 있는 실정이다. 한마디로 우리 스스로가 병원을 살려야 한다는 의지와 노력이 뜨겁게 나타나고 있다.
복음병원의 이와 같은 활기찬 모습과는 대조적으로 고신대학교는 말할 수 없이 침체해 있다. 직원들은 신입생 결손이 최악의 경우 400명에서 500명 선에 이이면 약25억원의 대학재정손실을 가져올 것으로 진단하고 있지만 부총장은 여전히 그렇게 심각한 것은 아니라는 엇갈린 평가를 하고 있다. 등록금으로 버틸 수 있는 한계가 6월까지라는 소리까지 들리고 있다. 참다못한 영도교수협의회(회장 조정환 교수)는 2월 10일 교수간담회를 소집해서 학교의 제반 문제를 논의하려고 준비하고 있는 형편이다. 이제 고신대학교도 스스로 자구책을 구하기 위해 모든 교직원들이 혼신의 힘을 쏟아야 한다. 이사회와 교단이 무엇을 해 주기를 바라기 전에 이제는 교직원들이 먼저 비장한 대책을 내어놓고 이사회와 교단을 설득해 나가야 한다. 대학의 집행부는 더 이상 위기에 대한 감각이 없다는 평가를 들어서는 안 된다. 캠퍼스의 매각이나 이전과 같은 강력한 구조조정만이 궁극적인 해결 방안임을 알아야 할 것이다. 신상준 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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