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 큰 우환을 불러오지 않아야 한다 -
◐‘관선이사’ 철수를 위한 서명 운동 개시
학교법인 고려학원을 되찾기 위한 서명 운동이 시작되었다. 전국여전도회는 부곡에 소재하고 있는 여전도회 회관에서 증축완공예배를 갖고 관선이사 철수를 요구하는 서명 운동을 시작하는 뚜껑을 열었다. 이와 함께 고신 총회 차원에서도 각 노회별로 서명 운동에 착수할 것을 결의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서명 운동의 명분은 관선이사들이 학교나 병원의 문제를 해결하기보다는 오히려 문제를 더 악화시키고 어려움을 가중시키고 있다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총회 회관 담보 금액과 모금 액을 포함해서 약 90억원과 부천 땅 102억원을 합치면 사실상 교육부가 제시한 200억원을 지원한 셈인데, 이 돈을 받아서 어디에 사용했느냐는 분통을 터트리고 있다. 모든 돈을 인건비와 운영비에 사용했을 뿐 어음 한 장 회수하지 못했으니 관선이사가 더 이상 존재할 가치가 없다는 것이다. 전국여전도회가 시작한 이와 같은 관선이사 철수 서명 운동은 노회 산하 각 각 교회로 확산되고, 이어서 신학기가 되면 고신대학교 학생들로 번져가면서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임시 이사장의 반응
고신 교단의 이와 같은 서명 운동에 대해 본지 사장과 지난 12일 송도공원식당에서 2시간에 걸쳐 단독 인터뷰에 응한 임광식 임시 이사장은 처음 듣는 이야기라면서 다소 의아해 하는 표정을 나타냈다. 관선이사는 어디까지나 교육부가 파송한 임시 이사들로서 학교와 병원 운영에 전문가는 아니지만 나름대로 최선을 다하고 있지 않느냐는 것이다. 교단이 모금한 돈을 교육부가 지적한 200억원을 위해 사용했으면 좋았겠지만, 만약 그렇게 했다면 병원은 벌써 도산했을 것이라는 반응을 보이면서 병원이 파산한 상태에서 부채를 정리한다면 무슨 의미가 있느냐고 되묻고 있다. 임광식 이사장은 특히 교단과 협의하면서 일을 해 나가겠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임시 이사들은 교단이 나가라고 해서 나가는 것이 아니다. 판단은 교육부가 할 일이다. 내일이라도 교육부가 요구하면 그만두고 나갈 것이다. 김민남 직전 이사장은 병원 문제에 처음부터 너무 깊숙이 관여했기 때문에 문제가 있었다. 그러나 나는 중심을 벗어나지 않으면서도 교단과 의논하지 않고는 일을 추진하지는 않는다”고 강한 어조로 말하고 있다.
◐더 큰 우환 불러 올 수도 있다?
고신 교단의 서명 운동 소식을 들은 임 이사장은 특히 고신 교단이 관선이사들을 이해하고 협력하는 가운데 관선이사들을 잘 활용할 수 있어야 할 것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관선이사들이 나쁜 의도를 갖고 있는 것으로만 보고 내어쫓으려고만 하면 더 큰 우환을 불러올 수도 있다. 다 사표내면 어떻게 할 것이냐? 서로 협력하는 체제에서 상호 협력하는 가운데 하루 속히 인수받으려고 해야 한다. 관선이사들을 얼마든지 활용할 수 있지 않느냐?”고 이사장은 교단을 향해 주문하고 있다. 이사장 자신은 부산대학교에서 부총장을 역임하면서 양산 캠퍼스를 유치하는 등 많은 실무 경험을 쌓았기 때문에 대학 운영과 관련해서는 전문적인 지식과 식견을 갖고 있기 때문에 교단이 얼마든지 활용할 수 있지 않느냐는 것이다. 이사장이 염려하는 ‘더 큰 우환’이 무엇을 의미하는지는 밝히지 않았지만, 여기에는 3자 인수와 같은 최악의 경우도 전혀 배제할 수 없는 것 같아 보인다. 이사장은 동시에 교단은 아직 관선이사 철수 이후에 어떻게 기관을 운영할 것인지 구체적인 대안을 전혀 마련해 놓고 있지 않다는 점을 지적하고 있다.
◐성급했던 농협
임광식 이사장은 교단과 의논해 가면서 신한은행에서 가압류한 50억원의 카드 압류를 풀었다는 점을 강조하였다. 농협 대출 건으로 인해서 신한은행과 교단이 앙숙 관계에 있었지만 자신이 설득해서 신뢰 관계를 다시 회복했다는 것이다. 임 이사장은 농협으로부터 250억원을 대출 받기 위해서도 이기우 이사(교원공제조합 이사장)와 함께 고위층을 동원하는등 최선을 다했다. 그러나 농협이 제시한 5개안이 너무 일방적이어서 성사될 수 없었다는 점을 충분히 이해하고 있다. 농협이 대출 조건으로 정관을 고치도록 요구하는 조건은 실제로 너무 성급하고 무리한 조건이었다는 것이다.
◐총회특별위원회의 내부 갈등
고려학원을 되찾기 위해 전국여전도회가 서명 운동을 개시하고 있는 이러한 마당에서 모금운동에 최선을 다해야 할 총회특별위원회 내부에는 모종의 갈등설이 흘러나오고 있어 교단의 단합을 흐리게 만들고 있다. 내용인즉, 납품회사인 화인약품이 1차 부도 위기를 넘기기 위해 총회특별위원회에 5억원을 긴급하게 요청했는데 이를 두고 특별위원장인 총회장(곽삼찬 목사)과 특별위원인 정금출 장로 및 이우성 장로간에 의견 대립이 있다는 것이다. 두 장로들은 교단에서 모금한 돈을 갖고 제약회사의 부도를 막아야 한다는데 의견을 같이하고 총회장을 찾았지만 총회장의 입장은 단호하게 거절하는 입장이었다. 그래서 연쇄부도를 우려한 두 장로들은 병원으로부터 신기계를 도입할 자금 5억원을 차용해서 결재한 후, 은행에 있는 자금을 총회장 허락 없이 통장분실 신고해서 지불했다고 한다. 사표를 내는 한이 있어도 바로해야 하지 않느냐는 입장이다. 그러나 총회장은 모금액에서 이 돈을 지출할 수 없다고 단호히 거절하면서, 은행에서 돈이 인출된 일은 절대로 없다고 부인하고 있다. 총회장 허락없이 통장 분실신고까지 해서 자금을 인출한 것이 사실이라면 그것도 큰 문제이지만 실제로 더 걱정스러운 일은 단합해서 모금에 총력을 기울여야할 총회특별위원회 내부에 이러한 갈등이 야기되고 있다는 안타까운 일이다.
◐신대원 교수들의 집단 이기주의(?)
임광식 이사장은 또한 고려신학대학원 교수들에 대해서, 기관 전체를 인식하지 않고 집단 이기주의적인 의식을 갖고 있다고 강하게 비판하고 있다. 이사장으로 취임한지 1개월 후에 천안 신대원을 방문하여 교수들과 대화를 나눈 적이 있었는데, “교단을 향해서 욕만 하더라”. 그리고 “어떻게 해서든지 재단에서 자기들을 분리시켜 달라”는 요구만 하더라는 것이다. “이것은 자기들만 살겠다고 하는 집단 이기주의적인 발상인데 절대로 그렇게는 할 수 없다”는 의지를 이사장은 강하게 나타냈다. “다른 기관은 다 죽어도 우리만 살겠다는 사고는 독선적”이라는 것이다. 물론 부도는 복음병원이 냈지만 문제를 전체적으로 보아야 한다는 것이 이사장의 입장이다.
◐신대원은 경영 원리로 보면 ‘넌센스’다!
임 이사장에 의하면, 천안의 신대원은 경영 원리로 보면 ‘넌센스’라는 진단을 하고 있다. 전체 학생수가 약 400명 정도에 불과한데, 영도 캠퍼스에 비해 교단에서 상당한 정도의 시설 투자를 했고, 또 교단에서 매년 10억원씩을 지원하고 있는데, 모금이라도 제대로 되면 몰라도 그렇지 않으면 “경영 원리로 볼 때는 구조 조정을 단행하고 캠퍼스를 빅딜 해야 한다. 그러나 교단과 의논 없이는 추진하지 않는다”는 것이 이사장의 단호한 입장이었다. 김민남 직전 이사장 식으로 일방적으로 끌고 가지는 않겠다는 것이다.
◐고신대학교의 위기 의식
임광식 이사장은 고신대학교에 대해서도 대학의 존폐와 관계되어 있다는 강한 위기 의식을 표명하였다. 이사장은 국립대학교의 경우 화학과, 생물학과와 같은 자연계 학과는 대학의 간판을 보고 학생들이 지원하지만, 고신대학교의 경우에는 지원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였다. “고신대학교의 브랜드는 의과대학과 기독교 계통의 학과다. 그러므로 대학 당국은 판단을 잘 해야 한다”고 점을 특별히 강조하였다. 공교롭게도 본지 사장이 이사장과 인터뷰를 하는 날 영도 캠퍼스에서는 입학과 관련하여 전체 교직원 비상회의가 소집되었다. 부총장은 계속해서 신입생 지원율과 등록율이 작년과 비교해서 오히려 나으면 나았지 절대로 모자라지 않는다고 항변했지만 절대 다수 교직원들은 오히려 의아해 하는 분위기였다고 한다. 특히 자연과학부 교수들과 신학부 일부 교수들간에 신급 문제를 둘러싸고 첨예한 대립을 보였다. 절대 다수 자연과학부 교수들은 신급 제한을 해제해야 한다고 주장한 반면, 신학부 일부 교수들은 학교의 정체성 고수를 위해서 신급 제한을 절대로 폐지할 수 없다는 강경한 입장을 보였다. 신급 문제를 두고 총장은 대외적으로는 신급 제한 고수를 선언해 놓고 내막적으로는 고민하고 있다. 총장의 이런 입장에 대해서 자연과학부 교수들은 총장이 강한 의지를 가지고 신급 제한을 철폐하지 않으면 자연과학부 교수들은 신입생을 유치할 수 없다는 목멘 소리를 내는가 하면, 신학부 교수들은 총장이 대학 특성화를 위해서 방향을 정하고 구조조정을 단행하는 쪽으로 나가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사장은 간섭하지 않는다!”
총장과 병원장의 역할 관계, 그리고 신임 전병찬 병원장에 대해서도 임광식 이사장은 합리적인 평가와 함께 단호한 입장을 천명하고 있다. 이사장에 의하면, “총장이 병원장을 휘하에 넣고 콘트롤하려고 하는데 그래서는 안 된다”는 입장이다. 병원일은 병원장에게 맡겨야지 서로 파워게임을 하려고 하면 새로운 갈등이 초래된다는 것이다. “병원장은 또한 이사장이 병원장을 간섭한다고 생각하면 큰 오산이다”는 점도 강조하였다. 병원장이 약품업자들에게 내 몰라라고 하면, 결국 이들 납품업자들은 이사장을 찾아와서 매달리는데 이들과 대화를 단절하면 어떻게 되느냐는 것이다. 또 이판에 병원장을 갈아치우면 누가 할거냐고 되묻기도 한다. 현재 병원장은 홍보와 협약 등 병원장으로서의 임무를 잘 수행하고 있다는 것이 병원장에 대한 이사장의 평가다.
◐밑 빠진 독에 물 붇기인가?
고려학원은 조속한 시일 안에 반드시 고신 교단의 품으로 돌아가야 한다. 그렇게 되기 위해서는 교단이 총력을 기울여 모금을 하거나, 아니면 총회회관이나 대전 선교부를 매각하고 천안에 집중시키는 극단의 처방이라도 강구해야 한다. 이사장 역시 본지의 이런 제안에 대해 전적으로 동의하고 있다. 단국대학교가 관선이사들로부터 대학을 되돌려 받게 된 것은 법인자체의 기본 재산을 매각해서 구조조정을 단행했기 때문에 가능했다는 것이다. 총회특별위원회는 모금에 총력을 경주해야 한다. 그러나 모금이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무언가 가능성을 보여주어야 한다. 복음병원 문제는 ‘밑 빠진 독에 물 붇기’라는 인식이 팽배해지면 복음병원 정상화는 절대로 불가능하다. 이순신 장군이 화살을 맞아 죽어가면서도 죽었다는 말을 하지 말아라고 부탁한 정신을 되새겨야 한다. 동시에 김해복음 병원의 경매건도 지혜롭게 처리해야 한다. 자칫 잘못하면 김해복음병원도 날리고 본원과 교단에 그 여파가 심각하게 미칠 수도 있다는 점을 인식해야 할 것이다. 신상준 부장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