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음병원의 현재 상황
전병찬 교수가 병원장으로 취임 한 이후 진료정상화에 청신호가 켜진 것처럼 보였던 복음병원에 다시금 적신호가 감지되고 있다. 입원환자수가 700선 이하로 떨어진 반면 병원 집행부와 의과대학 교수 협의회와 서로간의 보이지 않는 갈등이 일어나는등 병원이 어수선 한 분위기다. 또 병원장과 집행부의 필사적인 노력으로 직원들의 봉급은 주고 있지만 물품 대금을 결재하지 못하고 있는 형편이다. 병원이 고의 부도처리되지만 않았다고 한다면 입원환자 750 베드 수준에서도 얼마든지 자금이 회전될 수 있지만, 부도 처리 후 신용거래가 중단된 상태에서는 현금 수입 외에는 모든 것이 압류되고 있으니 계속적인 자금 압박에 시달리지 않을 수 없다. “농협 자금이 들어오지 않으면 병원은 결국 떠 내려 갈 수밖에 없다”고 병원집행부가 입장을 표명할 정도로 자금 사정이 심각하다. 병원 사정이 이처럼 심각하지만 고신 교단의 전체 분위기는 병원 살리기를 위한 모금에 얼음처럼 냉담하다. 잘못하면 복음병원이 이제 정말 죽게 되어 있는데도 ‘복음병원 살리기 운동 본부’는 소리 하나 내지 않고 있다. 아직도 고신대학교, 고려신학대학원, 복음병원이 한 덩어리로 묶여 있는데도 “신대원은 어떻게 해도 건질 수 있겠지”라는 식의 안이한 태도로 모두가 남의 집 불구경하는 것과 같은 모습이다. 총회특별위원회가 2004년에는 고려학원을 기필코 되찾겠다는 결연한 의지를 보이고 있지만 농협의 대출 조건은 고려학원 지도부에 오히려 절망감을 더해주기만 하는 것 같아 보인다.
◐고려학원 경영 합리화를 위한 특별 약정서’의 내용
농협은 고려학원에 대해서 일반운전자금 150억원, 약품결재용 기업구매카드 50억원, 의료장비구입을 위한 일반자금 50억원 등 총 250억원을 대출해 주는 조건으로 고려학원이 이행해야 할 몇 가지 중요한 사항을 제시하면서 이사장, 총회장, 총장, 병원장, 의과대학 협의회장, 노조 지부장 등이 서명하고 이행해 줄 것을 촉구하고 있다. 농협이 제시한 약정서의 주요 내용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1. 정관 및 정관 시행세칙 관련 사항
1) 정관변경, 재산관리, 예산외 채무 부담, 해산 등의 조항과 관련하여 총회 사전 인준 및 동의를 사후 보고로 변경한다.
2) 법인 임원은 이사 9인(사외이사 1인 포함) 및 간사 2인으로 축소하되, 구성은 총회 소속 목사는 3인 이내로 하고, 나머지 이사는 신도 중에 재정, 교육, 법률, 의료 등 분야별 전문가와 대학 총장 및 사회 이사로 구성한다.
3) 이사 선입은 총회의 동의를 받되, 교수 협의회에서 추천한 교육분야 전문가 1인 및 학원경영의 진단과 관리를 위하여 주채권 은행이 추천한 사회이사 1인은 예외로 인정한다.
4) 법인 해산을 위한 의결 정족수를 이사 전원 찬성에서 이사 정수의 2/3 이상의 동의로 변경한다.
2. 고신 교단 총회는 복음병원의 자금 문제 해소를 위해 100억 원 이상의 추가 모금 계획(기존 200억 원 특별 모금계획 별도임)를 수립하여 병원에 출연하기로 한다. 단, 병원 회계에서 향후 원금 상환, 이자 부담 등과 같은 지원 조건은 붙이지 않는다.
3. 노동조합: 직원의 노조가입 및 탈퇴 자유화, 무분규 선언(최소 5년 이상), 매점운영권 병원 반납, 급여 2-4개월 분 반납 동참(교수 협의회에 대해서도 동일한 요구) 등이다.
◐특별 약정서의 독소 조항(?)
250억 원을 대출해 주는 조건으로 농협이 제시하는 이런 조건에 대해서 그대로 수용할 수 있는 조건이라고 보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정관 변경과 재산 관리, 해산 등의 조항과 관련하여 총회의 사전 인준과 동의 없이 사후 보고로 변경하라는 요구와 법인 해산을 위한 의결 정족수를 이사 전원 찬성에서 이사 정수의 2/3 이상의 동의로 변경하라는 요구를 고신 교단이 어떻게 수용할 수 있는가? 이런 조건이 병원진료 정상화와 무슨 직접적인 관계가 있는지 의문이다. 정관 변경과 관련된 농협의 요구는 진료 정상화보다는 결국 250억원을 대출해 주고, 그것도 이자까지 다 받으면서 고려학원의 경영권을 통째로 가져가려는 저의가 다분히 깔려있는 것으로 보지 않을 수 없다. 이것은 3자 인수라는 말을 하지 않으면서도 실질적으로는 새로운 3자 인수설과 마찬가지라는 여론이다.
◐임시 이사장과 병원 집행부의 입장
농협자금 대출 문제를 두고 임 광식 임시 이사장은 12월 29일 오후 2:00에 재단 사무실에서 병원 집행부와 간담회를 가졌다. 이 간담회에는 병원장과 총장, 금번에 새로 보선된 홍 이사, 병원 기획실장, 신구 노조 지부장, 의과대학 교수협의회장 등이 참석하였는데, 임 이사장은 “병원 정상화를 위한 자금이 긴급하니 우선 서명하고 자금을 받아야 한다”는 자신의 입장을 밝혔다. 병원장 역시 “약정서에 서명하고 자금을 먼저 받은 후에 구체적인 내용을 타협할 수 있는 것 아닌가?”라는 입장을 취하고 있는 것 같다.
◐교수 협의회와 노조의 입장
한편, 교수 협의회는 간담회 석상에서 명확한 입장을 밝히지 않은 채, 사안이 사안인 만큼 교수협의회 총회가 다루어야 할 문제라는 입장을 보이고 있으나 내부적으로는 약정서에 동의할 수 없다는 입장을 취하고 있다. 동시에 신임 병원장이 교수협의회에서 직선제로 선출한 인물이 아니기 때문에 병원장으로서의 실체를 인정할 수 없다는 입장을 보이면서 병원 집행부를 성토하는 분위기가 교수협의회 임원들을 중심으로 서서히 나타나고 있다. 이러한 분위기를 인식하고 있는 병원장 역시 교수협의회의 실체를 인정할 수 없다는 입장을 취하고 있다. 복음병원 노조 역시 약정서 내용을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을 강하게 표명하고 있다. 노조가 일방적으로 불이익을 당하는데 그냥 있을 수는 없지 않느냐는 것이다. 그래서 노조는 공청회를 열어 약정서의 내용을 공개적이며 합리적으로 논의해야 한다는 입장을 취하고 있다.
◐총회특별위원회의 입장
고신 교단 대표자들은 간담회에 한 사람도 참석하지 않았다. 총회장은 약정서의 내용을 구체적으로 분석하면서 아직 공식적인 입장을 표명하지는 않고 있다. 그러나 총회장이 이 약정서에 서명할 것이라고는 아무도 생각하지 않는 것 같다. 특별위원 중 정 금출 장로는 약정서 내용을 수용하는 쪽으로 이야기를 흘리고 있다. “모금도 여의치 않은 상황에서 어차피 떠내려 갈 바에야 약정서에라도 서명할 수밖에 없지 않느냐?”는 입장이다. 교단은 교단대로 실컷 일했는데 모양새도 나지 않고, 200억 원 모금에 100억 원을 또 추가 모금을 요구하고 있으니 이제는 도망이라고 가야겠다는 심정을 토로하고 있다. 그러나 정 장로는 이것은 총회특별위원회의 공식적인 입장이 아니고 어디까지나 개인적인 생각이라는 단서를 달고 있다.
◐부산 6개 노회가 앞장을 서야 한다!
기독교 방송은 고려학원 부도 소식을 올해의 10대 뉴스 중 하나로 보도하면서, 이제는 신대원만 살릴 수 있고 나머지는 떠내려 갈 수밖에 없지 않느냐고 보도했다. 김해 복음병원은 2월 27일에 경매 처분될 상황에 있다. 이제 고신 교단은 가능한 모든 합법적인 방법을 총동원해서 2004년에는 고려학원을 반드시 되찾으려는 각고의 노력을 경주해야 한다. 고신 교단을 위해서도 그러하지만 부산 성시화 운동을 위해서도 복음병원을 되찾아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복음병원 문제를 피부로 절감할 수 있는 부산 6개 노회가 병원에 대해서 더 애착을 가지고 기도하면서 힘을 결집해야 한다. 복음병원의 1천 여명 직원들은 모두 부산과 경남에 산재해 있는 교인들이다. 그러니 부산 6개 노회가 주인 의식을 가져야 한다. 주인 의식이 없으면 복음병원의 회생은 불가능하다.
◐고려학원을 살릴 수 있는 특단의 대책은 없는가?
교육인적자원부는 12일 29일자로 재단 비리나 학내 분규 등으로 인해 임시이사가 선임돼 있는 한국외국어대, 단국대, 서원대, 상지대 등 4개 대학을 ‘정 이사 체제’로 전환시키기로 했다. 이들 학교는 분규 등의 원인이 된 부채 해결, 법원 권고안 수용 등 학교 정상화 약속을 지킴으로써 교육부로부터 학원을 되찾았다. 동아대학교도 부도 위기를 맞았을 당시 해운대에 소재하고 있는 극동호텔을 매각하여 자금을 마련하였다. 이러한 일련의 사례들은 교육부가 요구하는 조건을 충족시키지 않는 한 고려학원을 되찾을 수 없다는 사실을 확연하게 보여주고 있다. 구체적인 방법을 강구하여 실천하지 않는 한 “어떤 일이 있어도 총선 전에, 또는 2004년에는 반드시 되찾겠다” 소리는 아무런 소득 없이 허공을 칠뿐이다. 그러므로 고려학원을 되찾겠다는 결연한 의지가 있으면 고신 교단은 그러한 의지 천명에 걸 맞는 특단의 대책도 강구해야 한다. 현재 40억원에 담보 대출되어 있는 총회회관과 대전의 선교본부를 매각하여 자금을 마련하고, 교단 산하 모든 기관을 천안에 소재하고 있는 고려신학대학원에 이전하여 명실공히 중부권을 중심으로 자리잡는 방안도 생각해 보아야 한다. 계속해서 이자만 지불하는 방법은 지혜로운 방법이 아니다.
◐자금을 합리적이고 효율적으로 관리해야 한다!!
이러한 특단의 대책을 강구함과 아울러 자금을 효율적으로 운용할 수 있어야 한다. 총회특별위원회가 약 90억원이라는 자금을 모금해서 복음병원에 투입했지만 정작 고려학원을 되찾는데 긴요하게 사용되어졌느냐에 대해서는 의문을 가져 보아야 한다. 김민남 직전 임시 이사장이 복음병원을 고의 부도처리하기 직전까지 병원이 발행한 어음은 약600장으로 액면 총액이 350억 원 정도에 이른다. 병원 정상화라는 것은 이러한 어음이 회수된 상태에서 입원환자 수가 800 베드에서 850 베드 선으로 유지되는 상태를 의미한다고 말할 수도 있는데 교단이 90억원을 병원에 퍼부었지만 어음은 한 장도 회수하지 못했다. 물론 총회 회관까지 담보로 잡아 대출하면서 모금한 금액을 필요한 곳에 사용했겠지만 문제는 부채는 여전히 그대로 남아 있다는 점이다. 심지어는 병원 부채에 대한 확정 금액도 개략적으로 700억원이라는 정도로 이야기되고는 있지만 확정 금액은 아직도 파악 중에 있다. 그러니 농협에서는 250억원을 대출해 줌과 동시에 교단에서도 추가로 100억 원을 아무런 조건 없이 지원해야 한다는 조건을 요구하고 있는 실정이다. 고려학원에 임시 이사가 파송 될 당시에는 200억 원만 모금하면 되찾을 수 있다고 공언했다. 그래서 그 절반 정도에 해당하는 금액을 모금해 투입한 지금에 와서는 어느 정도의 금액이 있어야 정작 되찾을 수 있는지 조차도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 그러므로 총회 특별위원회는 교육부가 요구하는 조건을 구체적으로 파악하고, 이런 조건을 충족시키기 위해 모금액을 합리적이고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 어쨌든 2004년도에는 고신 교단이 고려학원을 기필코 되찾을 수 있기를 소망한다. 신상준 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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