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관선이사들의 합리적 활동을 위한 행동 지침을 교육부가 마련해야-
◎고려학원 관선이사 보선 임박
학교법인 고려학원(임시 이사장 임광식 교수)의 임시 이사들을 보선하는 교육부의 결정이 금명간 이루어질 것으로 보인다. 처음부터 임시 이사직을 고사한 유일한 교계인사인 정필도 목사, 총장 선임후 사표를 제출한 정순택 전 교육감과 최성호 부산시 의사협회 회장의 사표를 수리한 교육부는 그동안 고신 교단 인사와 병원, 대학, 그리고 교수협의회 책임자들을 통해 광범한 의견을 수렴하여 신중하게 결원 이사들의 보선을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교육부는 김민남 직전 임시 이사장의 경우도 이사직을 자진 사임토록 하는 방향으로 신중하게 가닥을 잡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고신 교단 총회특별위원회가 김민남 교수에 대한 고의 부도 책임을 묻지 않는다는 선에서 일괄 타결하려고 하는데, 총회특별위원장(곽삼찬 목사)이 이 조건을 수용해 줄 것인가 하는 것이다. 그러나 특별위원회의 입장과 관계없이 고의 부도로 인한 엄청난 여파의 책임을 물어 김민남 교수의 임시 이사직은 사임토록 해야 한다는 것이 교단 지도자들은 물론, 복음병원과 고신대학교 절대 다수 구성원들의 입장이다.
◎관선이사 선정 기준
교육인적자원부가 지난 4월에 학교법인 고려학원에 소위 ‘관선이사’들을 파송했을 때, 고신 교단 내외의 모든 기독교계 인사들은 큰 충격을 받았다. 그 이유는 정필도 목사 한 분을 제외하고는 14명 전원이 불신자들이었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기독교계에서는 교육부가 기독교대학에 파송하는 관선이사들의 선정 기준이 도대체 무엇이냐는 볼멘 소리를 내기도 했다. 교육부의 관계 인사에 의하면, 교육부는 각계 각층, 각 분야의 전문들과 공익인사들을 중심으로 관선인사들을 선정하였다고 한다. 이런 기준으로 관선이사들이 선정되다 보니 교단과 기독교대학, 그리고 병원의 특성을 알지 못하는 다수의 이사들이 고려학원 산하 기관들의 문제들을 합리적으로 해결하지 못한 시행착오를 거듭하기도 했다. 심지어는 병원을 고의부도 처리했을 때의 여파가 얼마나 엄청난지도 예상하지 못하고 상법원리도 모르는 사람이 임시 이사장직을 수행했으니 병원의 정상화를 위해서 임시이사를 파송한다는 교육부의 취지가 무색해질 정도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행정편의주의적 발상에서 벗어나야 할 교육부
이러한 상황을 고려해 볼 때 교육부는 전문성과 대표성, 그리고 부산 지역사회와 고신교단, 복음병원 및 고신대학교 구성원들의 정서를 최대한 고려해서 이사를 보선해야 한다. 그렇지 않고 또 다시 구색을 맞추는 선에서 병원 경영에 경험도 없는 이사들을 탁상공론식으로 보선하게 되면 고려학원의 위기 관리는 요원해질 수밖에 없다. 교육부는 차제에 같은 부산지역에 소재하고 있는 또 다른 종합병원의 책임자가 ‘경쟁 상대’라고도 할 수 있는 복음병원을 지도 감독하는 이사직을 수행하는 것이 과연 합리적인가 하는 문제도 심각하게 고려해 보아야 한다.
◎임시 이사들에게 요구되는 도덕성
뿐만 아니라, 교육부는 관선이사들의 행동 지침 또는 윤리 강령을 마련해서 시달해야 할 필요가 있다. 임시 이사들은 문자 그대로 어디까지나 임시 이사들일 뿐이다. 관선이사들이란 교육부가 문제가 있다고 판단되는 기관의 정상화를 위해서 한시적으로 최선을 다하도록 전문성과 대표성, 그리고 공익성을 고려해서 선임해서 파송한 임기 2년의 임시 이사들이다. 그러므로 임시 이사들은 자신들의 한시적인 직무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공정성과 공익성 추구에 모범을 보여야 한다. 임시 이사들의 이와 같은 사회적 책무성은 자신들의 직위를 이용해서 이권에 개입하는 일은 금해야 함은 물론, 심지어는 조금이라도 오해받을 수 있는 소지가 있다면 그러한 행동은 모양이라도 버려야 할 정도의 고도의 도덕성을 요구하고 있다.
◎이권에서 초연해야 할 관선이사들
그러나 작금 고려학원의 현실은 그렇지 못한 것 같다. 그 한 실예로 최근 복음병원의 퇴직자들이 퇴직금을 받지 못하게 되자 금융권에 가압류를 신청하였다. 어려운 여건에서도 병원직원들에게 급료를 지급하게 되면 당연히 퇴직자들의 급료도 생각해 주어야 한다. 그러나 직전 병원 집행부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변호사를 선정하였고, 수천만원에 해당하는 변호사 수임비를 모두 병원에서 지불하였다. 그런데 문제는 이 사건을 수임한 변호사들이 공교롭게도 현재 학교법인 고려학원의 임시 이사직을 맡고 있는 두 사람의 변호사들이라는 사실이다. 설령 자기들이 수임받을 수 있는 사건이라 할지라도 관선이사들은 이권에서 초연하는 모습을 보여주어야 하지 않느냐는 아쉬움을 낳고 있다. 이런 문제가 구설수로 흘러나오게 되자 교육부의 하모 사무관은, “교육부가 각계 각층, 각 분야의 전문가들, 그리고 공익성있는 인사들을 선정하다보니 어떤 때는 상식에 어긋나는 짓을 하는 경우도 있다. 이제는 행동 지침을 만들어 내 보내야 할 필요가 있다”고 수긍하는 코멘트를 했다.
◎신학대학원 운영의 주체는 교회
한편, 고려신학대학원은 11월 현재 교수들의 봉급을 지불할 수 없을 정도의 재정적 위기에 봉착하고 있다는 점을 총회특별위원회에 호소하면서 긴급지원을 청원하였다. 교단이 복음병원 회생을 위해 자금을 마련하다 보니 총회부담금이 지원되지 않아 10억원 이상의 수입 결손이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금번 고신교단 총회는 지금까지 매년 신대원에 지원하던 9억 6천만 원과 고신대학교에 지원하던 3억 5천만원을 총액 15억원으로 증액하여 복음병원에 긴급 지원해 60억원(농협 대출 40억원과 성동교회 및 남서울교회 대출 20억원)의 원리금 상환에 사용하도록 결의하였다. 그러자 신대원의 딱한 현실을 전해 들은 수도노회와 남서울노회가 총회부담금을 총회특별위원회에 내지 않고 신대원에 직접 전달하겠다는 의사를 표명해서 총회특별위원들이 당혹감을 표시하고 있다. 그렇게 될 경우 총회의 권위와 질서가 어떻게 되겠느냐는 것이다. 총회특별위원회는 복음병원 집행부로 하여금 내년도 예산에 신대원 지원금을 책정할 것을 요구하고 있지만 병원운영도 어려운 현재의 상황에서 이 요구가 받아들여질 수 있을지는 불투명하다. 이런 모든 형편에서도 부인할 수 없는 한 가지 분명한 사실은 신학대학원의 운영은 어디까지나 교회가 책임을 져야 한다는 사실이다. 고신교단은 복음병원과 고신대학교의 운영에도 관심을 가져야 하지만 신학대학원 운영의 주체는 어디까지나 교회임을 명심하고 말씀의 사역자를 양성하는 일에 물심양면으로 지원할 수 있어야 할 것이다.
◎운영의 묘를 살려야 할 신학대학원
이와 동시에 신대원의 행정책임자와 교수들은 본연의 임무 수행에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여주어야 한다. 교수 본연의 직무에서 벗어나 ‘정치적인’ 행동을 함으로써 교단의 지도자들로부터 관심과 지원을 스스로 단절시키는 우를 범하지 않아야 할 것이다. 뿐만 아니라, 고신교단의 지도자들과 신대원의 행정책임자들은 신대원의 건물과 유휴공간을 효과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방책을 강구하여야 한다. 교단이 어려울 때는 서울과 대전에 산재해 있는 교단 산하 기구들을 천안캠퍼스로 집결시킴으로서 대출이자를 줄이고, 자금을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을 적극 강구해야 할 것이다.
◎신학대학원을 단설대학원으로!
고신 총회는 고려신학대학원의 단설대학원 추진을 이미 결의하였다. 물론, 단설대학원을 설립하기 위해서는 재단을 따로 구성해야 하고 기금을 새롭게 출자해야 하는 문제가 있다. 그러나 교육부는 고려학원의 상황을 비교적 잘 이해하고 있다. 단설대학원 문제를 가장 잘 이해하고 있는 교육부 인사는 아마도 김영식 기획실장일 것이다. 김 실장은 국장재직시절부터 이 문제를 잘 인지하고 있으며, 고신교단의 정서를 가장 잘 이해하고 있는 교육부 인사중 한 사람이다. 이승미 교수는 신대원 원장으로 재임할 당시부터 단설대학원 추진 방침을 이미 정하고 교단 지도자들의 동의를 얻고 여론을 조성하기 위해 최대의 노력을 경주하였다. 고려신학대학원의 단설대학원 추진은 결코 불가능한 일이 아니다. 특히, 다시는 이런 위기가 없어야 할 것이지만, 만일의 경우라도 금번과 같이 복음병원이 위기를 당할 경우를 대비해서라도 고신교단은 고려신학대학원의 단설대학원 추진에 가일층 박차를 가하여야 할 것이다.
◎역할 분담으로 활성화시켜야할 모금 운동
복음병원이 당면한 작금의 위기를 조속히 해결하고 병원을 정상화시키기 위해서는 총회특별위원회의 모금운동이 더욱 활성화되어야 한다. 그러나 본보가 이미 지적한 바와 같이 모금활동은 현재 그렇게 활발하지 못한 형편이다. 모금 운동이 침체의 수렁에 빠져있다. 교회를 담보로 10억원의 자금을 예치시켰던 부민교회는 복음병원이나 총회특별위원회가 2개월 반이 지나도록 자금을 활용할 의지를 보이지 않자 교회가 자체적으로 사용하기 위해 예치한 자금을 회수해 버렸다. 복음병원 부도 당시 모금 의지를 보이던 많은 교회와 성도들도 지금은 주춤한 상태에 있다. 그러므로 총회특별위원회는 다시금 모금 운동을 위해 지역별 모임을 갖고 모금 운동을 활성화시켜야 한다. 어떤 방안을 마련하든지 간에 총회특별위원회는 지금까지의 다소 안일한 모금방식에서 탈피해서 역할을 분담하고, 모금의 동기를 부여하고, 효과적인 방안을 다양하게 마련해서 정말 총회장의 바램과 같이 내년 총회전에는 고려학원을 반드시 고신교단에 품에 되찾아 안아야 할 것이다. 신상준 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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