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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기적으로 ‘신급’이 신입생 유치에 긍정적
고신대 신급폐지 논란에 대해 정현기 총장이 ‘폐지 불가’로 못을 박고 나섰다. 고신대 신급폐지 논란은 황창기 총장 재임당시 자연과학부 내부에서 신입생 유치가 힘들다는 이유로 자구책 방안으로 말들이 흘러나오면서 시작됐다. 이후 임시이사 파송과 목사총장이 아닌 의대총장이 선임되면서 신급폐지론이 학교내부에서 힘을 얻기 시작했다. 또 울산노회(노회장 신상현 목사)가 지난 53회 총회에서 ‘신급을 폐지하고 서약서로 대신하자’는 헌의안을 들고 나오면서 신급이 폐지될 것이라는 추측이 난무했다. 신급폐지 대안으로는 울산노회의 상정안처럼 비록 학습을 받지 않았더라도 앞으로 교회에 다닐 것을 서약하고 입학을 시키자는 것이고 또 다른 대안으로 신학과만 신급을 적용하고, 의대와 자연과학부에는 신급을 폐지해 정원미달 사태를 해결하고 보다 우수한 학생을 입학시키자는 취지에서 폐지 논란이 일어났다. 또 한동대처럼 불신자가 입학하더라도 졸업할 때는 기독교 신자가 되어 졸업할 수 있도록 전도 기회의 차원으로 신급이 폐지되어야 한다는 목소리들이 강하게 제기되기도 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고신총회가 울산노회 헌의안을 부결시켰고 고신대 정현기 총장도 학교의 이념과 정체성이 훼손될 소지가 있다며 논의자체를 불가하고 나섰다.
정현기 총장이 폐지불가를 강조한 이유는 고신대학교는 같은 ‘하나님의 대학’인 한동대학교와 이념과 정체성이 다르다는 것이다. 한동대는 신자와 불신자가 동시에 입학하여 이후 믿음의 문으로 졸업하는 긍정적인 측면이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고신대학교의 이념과 정체성은 믿음의 학생들을 받아 기독교 세계관에 입각하여 교육받고 배출하여 사회에서 봉사한다는 것이다. 또 ‘신급제도’가 특성화가 필요한 현 시대에서 장기적으로 신입생 유치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비록 현재는 자연과학부에서 미달사태가 발생하고 있지만 그것은 한동대를 비롯한 국내 모든 대학의 사정이 마찬가지며 일부 지방 대학이 신입생 유치에 따르는 어려움에 대한 탈출구로서 신급제한을 고려하자는 의견이 제기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부총장 전광식 교수(신학과)도 “만약 지난 53회 총회에서 울산노회의 상정안이 통과 되었다면 대학차원에서 논의가 있을 수 있지만 지금은 설립자(총회)가 부결시킨 상황에서 대학 자체적으로 논의 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다”고 말했다. 그리고 전광식 교수는 “중요한 사실은 지금 재학생들의 경우 고신대가 신급제안으로 인한 순수한 신앙의 공동체이기 때문에 고신대학교를 찾았다”며 “지금 신급을 폐지한다면 재학생들의 강한 반발을 불러올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재학생들은 이러한 신급문제 논의 자체에는 별로 관심이 없어 보인다. 100% 기독교 신자가 입학하는 고신대학교지만 기독교 색체가 그다지 드러나지 않는 것 같다는 불만섞인 학생들의 목소리만이 흘러 나오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한 학생은 “친구가 한동대에 다니고 있는데 한동대는 불신자가 입학해도 졸업할 때는 어쩔수 없이 기독교신자가 될 정도로 문화적, 교육적, 생활전반에 기독교 색체가 묻어나고 있다”며 “100% 신자만 받으면 뭐하냐? 신학부를 제외하고 일반대학과 별 다를게 없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입학전에는 신급으로 기독교종합대학으로서의 기대를 부풀게 만들지만 막상 대학 생활 전반에는 기독교적인 요소가 많이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고신대학교는 2001년부터 ‘교회생활 확인서’를 학생들에게 다니는 교회에서 받아오도록 종용하고 있다. 교회에서 어떤 활동(직분)을 하는지, 얼마나 출석을 하는지 일종의 확인서를 받아오도록 하는 것이며 감시기능을 가지고 있다. 이 교회생활 확인서를 제출하지 못할 경우 학생들은 장학금 혜택을 받지 못하는 불이익을 당하게 된다.
학생들이 교회생활을 잘하는지 못하는지 감시하는 이러한 제도보다 오히려 학생들이 교회안에서 마음껏 봉사하고 또 리드해 나갈 수 있도록 학교전반에 기독교 색체와 기독교지도자 양성을 위한 프로그램 개발이 급선무다. 정현기 총장 스스로도 “입학하고 난 뒤 학생들의 신앙을 유지 또는 강화시키는 프로그램이 부족하다”고 고백하듯이 지금은 신급을 논하기 보다 진정한 ‘하나님의 대학’다운 특성있는 대학으로 발전시키는 것이 급선무다. /신상준 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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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3.11.1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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