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산의대 인맥은 점령군이 아니라 계승과 발전에 주력해야 한다 -
◆전병찬 원장 체제의 활기찬 출발
11월 8일에 거행된 전병찬 박사의 제3대 복음병원장 취임식은 전례 없이 화려하게 치뤄졌다. 수많은 화환들이 즐비했고, 유명 성악가의 특순과 더불어 암예방 홍보대사 임명 등 다양한 이벤트들이 좋은 호응을 받았다. 일부에서는 부도난 병원의 원장 취임식을 이렇게까지 화려하게 치러야 할 필요가 있느냐는 비판도 있었지만, 신임 병원장은 이러한 때일수록 모든 행사를 홍보와 연관시켜 병원의 가능성을 보여주어야 한다는 적극적인 대처 방식을 선택하였는데, 신임 병원장의 이런 추진력은 참석한 모든 사람들에게 신뢰감을 심어주기에 충분했다. “이제 무언가 될 것 같다”는 것이 참석자들의 한결 같은 소감이었으며, 신임 원장이 잘 할 것 같다는 기대감을 갖도록 해 주기에 충분했다. 전병찬 원장은 취임사에서 조만간 최첨단 수술 장비를 도입하고 수술센터를 개설해서 진료 영역을 해외로 확장해 나가면서 복음병원을 ‘아시아 허브 병원’으로 만들겠다는 비전을 제시하였다. 이러한 야심찬 비전을 제시하는 가운데 병원장은 현재 암 센터의 기계가 노후되었으며, 전문 인력이 빠져나간다는등 병원장으로서 이야기해서는 안 될 내용들을 언급했다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그러나 병원장의 이런 언급은 실제로 장비가 노후되었거나 전문 인력이 빠져나가서가 아니라, 최첨단 수술장비를 하루 빨리 도입하기를 원하는 신임 병원장의 의욕이 앞섰기 때문이라고 이해해야 할 것이다. 아직도 복음병원의 암 센터는 인력과 장비 면에서 다른 병의 추종을 불허할 정도로 강점과 잠재력을 갖고 있다.
◆병원장 취임식에 대거 불참한 개혁파 인사들
신임 전병찬 박사의 복음병원장 취임식에는 교단 인사들은 물론 부산 시내의 많은 유명 인사들이 참석하여 축하와 격려를 아끼지 않았다. 그런데 이날 취임하는 병원장을 축하해 주기 위해 참석한 교단 인사들은 이금조 목사를 위시해서 절대 다수가 소위 보수파 측 사람들이었으며, 개혁파 인사들은 이성구 교수를 제외하고는 전혀 참석하지 않아 아직도 고신 교단이 화합하지 못하고 있다는 인상을 주기에 충분했다. 개혁파 수장 격인 대구의 강 모 목사와 개혁파 실세들이 총장에게 거의 강압에 가까울 정도로 천거한 인사들이 등용되지 않고, 병원장을 위시해서 의무부총장, 부원장, 기획실장등 모두가 박영훈 전 원장 계열의 사람들로 새 집행부의 진용이 구성되었기 때문에 개혁파 인사들이 불만을 갖고 참석하지 않았다는 소문들이 나돌고 있다. 그러나 이제 총장과 병원장이 새로 선임되었으면 정치 계파를 떠나 축하하고 후원해 주는 것이 진정 교단과 병원을 위한 길임을 알아야 할 것이다.
◆새로운 활력를 찾고 있는 복음병원
반가운 소식은 전병찬 박사가 병원장에 취임한 이후, “복음병원에 활기가 돌고 있다!”는 반가운 소리가 들리고 있다는 것이다. 응급실을 응급센터로 말끔히 단장하여 환자들로 북적대고 있고, 그동안 의기소침해 있던 직원들도 하면 된다는 적극적인 자세를 보이고 있으며, 임상 교수들도 진료에 최선을 다하는등 복음병원의 모습이 확연하게 달라지고 있다. 부도 이후 몇 달동안 계속해서 입원 환자 수가 평균 600 병상에 불과했으나, 신임 병원장 취임 후부터든 평균 750베드로 올라가고 있으며, 또 지난 11일 오후 5시 경을 시점으로 입원환자 800명선을 육박했다. 근 6개월만에 8백명 선을 돌파한 것이다. 외래환자수도 1,500명 선까지 올라가고 있다. 물론, 단순한 입원환자 수보다는 적정 기간 입원한 후 퇴원하고 새로운 환자들이 입원하는 입원 환자의 순환이 있어야 하지만 우선은 입원 병상수가 올라가는 것도 심리적인 효과 면에서 아주 중요하다. 병원이 이런 상태로 활기를 찾아간다면 고신 교단은 물론, 부산의 기독교계 인사들이 교파를 초월하여 한결 같이 소망하던 복음병원 정상화의 길이 그렇게 멀지 않은 것처럼 느껴지고 있다. 문제는 임상 교수들이 한 마음으로 단합해서 진료에 최선을 다해 주어야 하는데 아직 화합이 되지 않고 있다는데 있다. 현재 복음병원에는 구자영, 박무인, 박선자 교수등이 포진해 있는 내과가 진료에 최선을 다해 주어야 하는데, 많은 교수들이 학회 참석 명분을 핑계로 진료 공백이 생기고 있다는 이야기가 심심찮게 흘러나오고 있다. 내과 의사들이 위암 환자를 보내 주지 않으면 외과의 고급 인력들은 기다리고 있을 수 밖에 없지 않느냐는 것이다.
◆경북대 의대와 부산대 의대 인맥
흥미 있는 사실은 금번에 짜여진 복음병원의 새 집행부는 절대 다수가 부산의대 출신들이라는 점이다. 지금까지 복음병원은 경북대 의대 인맥에 의해서 운영되어 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1966년부터 거의 40년 동안은 박영훈 전 원장에 의해서 주도되어 왔으며, 그 다음에도 역시 경북대 의대 출신인 이승도, 이종담, 이화동, 김재도, 구자영, 이재우 교수들이 바톤을 이어 받았다. 이런 상황에서 총장과 병원장, 의무 부총장직을 모두 부산대 의대 출신들이 장악했으니 그야말로 숙원을 이룬 셈이 되었다. 그러나 지금은 부산대 의대 출신들이 잔치를 벌이고 있을 상황이 되지 못한다. 병원을 활성화시키기 위해서는 복음병원을 향해 쏟아 부은 선배들의 수고와 땀과 정신을 존중하면서 개혁의 기치를 들어야 한다.
그동안 경북대 의대 출신 의사들은 고신대학교 의과대학을 신설했고, 고신의료원의 기틀을 마련하고 발전시켰으며, 암 센터의 위상을 높이는 엄청난 업적을 이룩하였다. 그야말로 한 시대의 사명을 충실하게 다한 셈이다. 이제 바톤을 이어받은 부산대 의대 출신들은 점령군처럼 나타날 것이 아니라, 계승할 것은 계승하고 발전시킬 것은 발전시켜 나가는 지혜를 보여 주어야 한다. 자리에 전념하거나 코드 맞추기에 신경을 쓰게되면 구성원의 화합과 진료 활성화를 기대할 수 없다.
◆침체의 늪에 빠진 교단 모금 운동
고신 교단이 복음병원을 정상화시키고, 학교법인 고려학원을 되찾기 위해서는 모금 활동이 더 활발하게 진행되어야 하는데, 총회특별위원회(위원장 곽삼찬 목사)의 모금 운동이 여의치 않아 고심하고 있다. 모금 운동을 활성화시키려는 의지도 보이지 않고 묘책도 없어 보인다. 총회특별위원들이 소속해 있는 교회는 다른 교회보다 먼저 솔선수범의 본을 보여 주는 것이 마땅한 도리일 것이다. 3억원 또는 4억원씩 헌금한 교회는 총회특별위원들이 소속해 있는 교회가 아니다. 그래서 모금 운동에 앞장을 서지 못한다면 다른 사람에게 특별위원장직을 양보해야 할 것 아니냐는 비난의 소리까지 흘러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부산 부민교회가 교회를 담보로 10억원을 대출해서 은행에 맡겨 놓고 총회특별위원회나 복음병원에서 차용해 갈 수 있도록 배려를 했지만 이 자금은 60여일 동안이나 은행에 잠겨있는 상태다. 병원 집행부는 기채 승인을 받지 못해 자금을 활용하지 못하고 있고, 특별위원회는 이자 부담을 고려해 볼 때 이미 한계 상황에 처해 있기 때문에 더 이상 교단이 책임질 수 없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복음병원을 정상화시키고 고려학원을 되찾기 위해서는 모금 운동이 더욱 활발해 져야 한다. 모금 운동이 침체의 늪에 빠지게 된 것은 총회특별위원회가 무언가 잘못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비판들이 계속 대두되고 있다는 사실을 특별위원들은 인식하고 모금 활성화의 묘책을 강구해 내어야 할 것이다.
◆농협 대출금 문제
복음병원의 조속한 정상화를 위해서는 농협 충무동 지점의 150억원 대출이 조속히 성사되어야 한다. 현재 농협은 복음병원이 대출 자금의 구체적이며 합리적인 운용 및 상환 계획을 마련해 줄 것을 기다리고 있다. 농협중앙회 실사단의 관심도 바로 복음병원에 이런 자료를 준비할 수 있는 전문 인력이 있느냐는데 있다. 농협의 입장에서는 황규재 전임 행정처장이 자금 운용의 최적임자로 평가하고 있지만, 황규재 전 처장이 박영훈 명예원장 계열의 인물로 분류되고 있기 때문에 당장에 등용되는 일은 불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앞으로 한달 또는 두달 정도만 임금과 물품 대금을 잘 지불할 수 있다면 복음병원의 회생은 아주 낙관적이다. 문제는 현재 상황에서는 교단이 긴급 자금을 마련해 주기에 힘이 부치고 있다는 사실이다. 그러므로 신임 병원장은 이러한 제반 상황을 고려해서 농협으로부터 자금을 대출받을 수 있는 조건을 조속히 마련해야 할 것이다.
◆해결해야 할 의혹 ‘암 센터 추가 공사’
이와 더불어, 고려학원 임시 이사회(임시 이사장 대행 임광식 교수)는 많은 의혹을 받고 있는 암 센터 2동 추가 공사와 관계된 의혹을 정확하게 밝혀 내어야 한다. 구자영 전임 원장과 김종철 전임 기획실장 당시에 한화건설과 계약을 맺고 공사를 발주할 당시 공사비는 17억원에 불과했는데, 추가 공사비는 무려 16억 5천만 원이 소요되었다. 그것도 공사가 끝난 후 계약서를 작성했다는 의혹까지 받고 있다. 이런 의혹은 이미 김영동 직전 이사장 재임 당시 조사위원회(당시 위원장 신태은 목사)가 사건의 전모를 파해쳐서 구자영, 김종철 양씨에게 책임을 묻고 5억원의 손해 배상을 청구해야 한다는 조사 결과를 내 놓았다. 그러나 공교롭게도 이런 시점에서 임시이사가 파송되었고, 김민남 직전 임시 이사장은 주변 의혹을 풀지 않은 채 공사를 진행시켰으며 이재우 전임 병원장과 정태식 전임 기획실장으로 하여금 공사 대금 5억원을 지불하게 하였다. 그러나 강동길, 황규재 전임 행정처장들은 이 공사비 지불을 거부한바 있다. 김민남 직전 임시 이사장은 순수하게 환자를 위해서 복음병원의 전문 암센터 공사를 진행시켰다고 하지만, 추가 공사비를 둘러싼 의혹은 계속해서 제기되고 있다. 그러므로 고려학원 이사회는 이 문제를 한점 의혹없이 밝혀 내어야 할 것이다.
◆큰 코 다친 전임 이사장
고려학원 사건과 관련해서 가장 곤혹을 치르고 있는 사람은 김민남 직전 임시 이사장이다. 김 교수는 처음 임시 이사장으로 취임할 당시 총장, 병원장, 기획실장의 일까지 이사장이 다 하고 있다는 비판을 받을 정도로 손수 모든 것을 챙겼다. 그러나 복음병원의 고의부도로 인해서 교단과 병원에 치명적인 타격을 주었다. 고의부도의 여파는 교단의 모금 운동에 찬물을 끼얹는 차원을 넘어, 병원의 운영에 막대한 어려움을 주었으며, 심지어는 고신대학교의 신입생 모집에까지 어려움을 주고 있을 정도다. 병원 부도와 고신대학의 운영은 사실상 별개의 문제임에도 불구하고 학부모들은 “부도난 학교에 학생을 보내도 되는냐?”는 어이없는 질문을 해 오고 있다고 한다. 그래서 교단은 김민남 직전 임시 이사장에게 손해 배상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강경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복음병원의 현장 파악을 위해 내려온 교육부 차관이 김 이사장의 이사직 사퇴와 교단의 고소취하를 일괄 타결하자는 안을 제시했으나 총회특별위원장인 곽 목사는 이 제안을 단호히 거절하였다. 김민남 교수가 고려학원 임시 이사장으로서 최선을 다하려고 노력한 점을 십분 인정할 수 있기는 하지만, 병원 운영에 전문가도 아니며, 심지어는 어음 관리법도 제대로 모르는 사람이 너무 순전하게 대처하면서 병원을 고의부도 처리한 여파가 이렇게 크게 나타날 것이라고는 자신도 생각하지 못했을 것이다. 더구나 교단 인사들을 가리지 않고 무차별 접촉하다보니 판단이 흐려졌을 것은 말할 필요도 없다. 이제 김 이사장은 자신이 피해 보상을 하지 못하거나, 당좌 수표가 회수되지 못할 경우에는 교수직도 박탈당할 위기에 처해있다. 결국 고신 교단을 만만하게 보다가 가장 큰 코를 다친 사람은 김민남 직전 임시 이사장이었다는 소리는 결코 터무니 없는 소리만은 아닌 것 같다. /신상준 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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