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신 경동노회가 노회차원에서 평신도와 사회법정 소송을 벌이고 있어 많은 사람들의 빈축을 싸고 있다. 경동노회의 이번 법정공방은 경주 감포남교회의 ‘목사시무투표 요청서’가 발단이었는데 감포남교회 성도들의 ‘목사시무투표 요청서’를 노회가 ‘감포남교회 문제건’으로 명칭을 바꾸어 일부 평신도를 치리하면서 시작되었다. 당시 감포남교회는 J 임시목사와 교인들간의 장기적 마찰로 교회가 시끄러웠는데 제직원 4분의 3 이상과 J목사 자신이 서명하여 시찰회에 ‘목사시무투표요청서’를 제출하였지만 시찰회에서는 복합적인 문제들이 얽혀 있다고 판단하고 이 문제를 노회에 상정했다. 경동노회는 제75회 1차 임시노회에서 ‘감포남교회 문제건’이라는 명칭으로 전권위원을 구성(위원장 김정한 목사)해 임시목사인 J목사의 임지를 옮기도록 조치하였고 교회 평신도인 백장호 집사를 목회자들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 무기수찬정지를 시벌했다.
하지만 당사자인 백장호 집사는 이러한 경동노회의 치리가 불법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백 집사가 밝히는 주장은 먼저 노회가 ① ‘임시목사 시무투표요청건’을 ‘교회 문제건’으로 불법변경했고, ② 당시 전권위원회는 재판권이 없는 전권위원회인데 권징권을 발동하였으며 ③ 장로를 비롯한 교인에 대한 치리권은 오직 (협조)당회에만 있는데도 노회가 치리한 사실, ④ 고소장과 죄증설명서를 접수하지 않았고, ⑤ 전권위원회를 재판국으로 명칭변경하지 않았으며 ⑥ ‘기소위원’을 선정한 일도 없으며, ⑦ 원고와 피고를 지정한 사실도 없고, ⑧ 재판사건기록등본을 작성하지 않았으며, ⑨ 징계를 공포할 때도 징계받을 교인인에게 통지한 사실도 없다고 밝혔다. 또 판결문을 즉시 교부해 주지 않아서 ‘판결후 10일 이내’라는 권징조례 제7장 제47조 8항의 규정 때문에 총회 재판국에 상소도 할 수 없게 되었다고 말했다.
반면 노회는 치리가 적법한 절차에 의해 아무 문제가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당시 전권위원회 위원장을 맡은 김정한 목사는 “노회에서는 감포남교회의 ‘목사시무투표’가 단순히 투표문제가 아니라 그 배경에 복잡한 문제가 얽혀 있음을 확인했기 때문에 J목사 시무투표건과 교회전반에 대한 치리권과 행정권을 노회로부터 위임받아 전권위가 구성되었다”고 밝혔다. 김목사는 “고소건이 아니더라도 필요한 때는 노회에서 수습위원이나 전권위원을 파송 할 수 있기 때문에 전권위 구성이 잘못된 것은 아니다”고 주장했다. 또 노회로부터 징계를 받은 백장호 집사의 경우 교인들 가정을 찾아다니며 교역자를 험담 평가 절하했고 같은 노회 모 목사를 확인되지 않은 일을 사실인양 험담 유포하여 무기수찬정지를 시벌했다고 밝혔다. 그리고 이 사건은 고소건이 아니라 행정권이기 때문에 죄증설명서, 원고 피고가 없는 재판이라고 설명했다. 또 판결문을 늦게 받아 총회에 상소를 할 수 없었다는 부분에서는 교회앞에 공포할 당시 백장호집사가 교회에 출석하지 않았고, 판결문 요청이 있었을 당시 비록 늦어졌지만 의도적인 것은 아니라고 해명하면서 백집사의 총회 재판국 접수거부 당시 총회 재판부의 시한 초과라는 내용도 있었지만 경동노회의 적법한 절차에 따라 처리 되었다는 통보도 있었다고 반박했다.
이같은 김목사의 답변에 당사자인 백장호 집사는 ‘터무니 없는 변명’이라고 일축하고 있다. 백집사는 “임시노회가 열린 당일(2001.1.29)에 기록된 회의록 내용에 의하면 전권위원회에 재판권 부여 사실이 전혀 기록되어 있지 않으며, 고소건이 아니더라도 필요한 때는 노회가 수습위원이나 전권위원을 파송 할 수 있다고 하지만 ‘임시목사 시무투표요청건’은 노회가 수습위원이나 전권위원을 파송할 필요가 없는 합법적 사안”이라고 말했다. 또 자신이 교인들 가정을 찾아다니며 험담을 한 사실은 없으며 확인되지 않은 사실을 유포한 사실은 전혀 없다며 오히려 노회가 자신의 명예를 훼손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리고 노회가 고소건이 아니라 행정건이라면서 권징조례를 적용하여 시벌을 하고도 ‘행정건’이라고 말하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는 주장이다. 행정건이란 행정사건에 대하여 불법 부당한 처분을 변경 또는 취소하는 것을 말하는데 노회는 행정건이라고 주장하면서 평신도를 시벌한 것은 말이 되지 않는다는 설명이다.
뿐만아니라 판결문 요청과 관련하여 김정한 목사의 ‘의도적인 것은 아니다’라는 말은 노회가 ‘판결문 즉시 교부의무’를 준행하지 않았음을 시인하고 있는데 이는 김정한 목사가 2001년 5월 16일 “판결문을 즉시 교부했는지 확인하지 못한 책임은 나(위원장)에게 있다”고 말한것과 동일한 것으로 권징조례(하회판결 후 10일이내에 상소)에 따라 총회재판부에 접수되지 못한 사실은 당연히 노회가 책임을 져야 한다는 주장이다.
현재 경동노회와 백장호 집사간에는 사회법정 고소고발이 진행중이다. 그리고 경동노회는 백집사 문제 뿐만아니라 포항 오천영광교회 문제건으로 평신도와 전권위원들간의 고소고발로 재판이 진행중에 있다. 백집사가 명예훼손으로 B목사를 고발하였고, 오천영광교회 평신도들이 전권위를 상대로 민사로, B목사를 상대로 형사로 법정에 고발하였으며, 경동노회도 노회차원에서 대책위원들을 구성해 민사와 형사로 사회법정에 고소고발을 한 상태로 5건의 민형사 소송이 진행중이다.
‘목사시무투표’로 발단된 이번 사건이 이렇게 사회법정소송으로까지 얼룩진데 대해 노회산하 많은 사람들은 안타까워 하고 있다. 전권위원중 한명인 모 장로는 “사회법정소송까지 갈 문제는 아니였는데 상황이 이렇게 전개된 것이 무척 안타깝다”며 노회가 대화로써 문제를 해결해야 된다고 말했다. 또 다른 노회원은 노회가 중재해서 문제를 풀어갈 궁리를 해야지 오히려 대책위원들을 내세워 법정소송을 남발하고 있으니 어떻게 문제가 처리되겠느냐고 노회를 강하게 성토했다.
당사자인 백장호 집사와 오천영광교회 평신도들은 “노회와 대화를 하길 원했지만 노회의 반응은 차갑다”며 “우리들도 이렇게까지 문제가 심각해 지는 것은 원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신상준 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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