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회는 허약하고, 이사장은 경솔하고 병원집행부는 무능 소리 들어...
교단의 자금 지원 불발과 이사회의 고심
고신 총회 회관을 담보로 수협으로부터 50억원을 대출 받아 복음병원에 지원하기로 한 교단의 계획이 수협의 최종 심사과정에서 불발되자, 가장 당혹해 한 사람은 관선 이사장(김 민남)이었다. 교단으로부터 50억원이 지원되면, 최소한 직원들의 한달 임금과 약품 대금을 지불하면서 병원을 정상 운영해 보려고 동분서주하던 이사장에게는 그야말로 좌절감을 주는 소식이었다. 직원들과의 약속을 지키지 못하게 된 이사장은 6월 2일 오후 6:30분에 이사회 긴급 간담회를 소집하였고 7-8명의 이사들이 모여서 복음병원의 향방을 논의하였다. 교단의 자금 지원이 없으면 결국 병원은 제3자 인수 쪽으로 갈 수 밖에 없지 않느냐는 것이 중론이었다. 이어서 이사 11명이 참석한 7월 7일 정기 이사회에서도, 병원을 회생시켜서 고신 교단으로 돌려주는데 최선을 다하겠지만, 교단이 자금 지원의 약속을 지키지 못하면 결국 3자 인수 외에는 별다른 길이 없지 않느냐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오후 5:00부터 밤 11:00 경 까지 계속된 이날 이사회에서는 고신대학교 총장 선출 방법에 관한 의제도 상정되어 있었으나 복음병원의 긴박한 사정으로 말미암아 총장 선출건은 논의조차 하지 못하였다.
교단의 자금 조성 계획
한편, 총회특별위원회(위원장 곽삼찬 목사)는 수협의 담보 대출이 부결되자, 다른 금융 계통을 통해서 대출을 받는 작업을 추진하면서 동시에 교회의 담보 대출에 박차를 가하기 위해 ‘자금조성 및 상환계획’ 설명회를 개최하였다. 7월 4일 고신대학교에서 가진 남부권 설명회에서 총회특별위원회는 262억원 규모의 자금 조성 및 상환 계획(5년)을 마련하여 설명하였다. 그러나 참석자들 대다수는 구체성과 현실성이 빈약하다는 지적을 하였다. 특히, 처음에는 교단이 200억원만 마련하면 고려학원을 되찾을 수 있는 것처럼 비상총회에서도 제시해 놓고, 지금에 와서는 500억원이 있어야 되찾을 수 있다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는데, 이런 이야기들은 결국 교회로 하여금 모금에 차질을 가져오게 하는 것 아니냐는 것이다. 교회를 담보로 10억원을 대출 받아 고려학원 정상화를 위해 지원하려고 이미 결정한 교회의 목회자와 장로들의 관심은 10억원이 기부인지 아니면 대여인지를 분명하게 밝혀 주고, 대여라고 한다면 교인들에게 명확하게 설명하고 확신시켜 줄 수 있는 구체적이고 현실적인 방안이 나와야 한다는 의견이다. 그러나 이런 구체적인 방안 제시는 고사하고, 오히려 이날 모임의 후반부에서는 전국장로회와 총회특별위원장간에 미묘한 대립 양상이 표출되어 참석자들의 눈쌀을 찌푸리게 만들었다. 총회특별위원장이 책임을 지고 모금운동을 해야하지 않겠느냐는 전국장로회 고려학원정상화추진위원회 위원장(김국호 장로)의 책임론 거론에 곽삼찬 위원장은 “책임을 지지 않는다는 것이 아니라, 책임을 질 수 있도록 단합해서 힘을 실어주어야 하지 않느냐? 그리고 총회장과 특별위원장을 중심으로 창구를 단일화하여 한 목소리를 내어야지 정치성을 가지고 특정 개인을 임의로 접촉하는 행동은 자제하고, 임의단체인 ‘고려학원 정상추진위원회’를 해체하라”고 받아쳤다. 참석자들 대다수는 교단이 위기에 처해 있는 이런 때에 모두가 단합해야 한다는데 인식을 같이 하면서, 전국장로회가 또 다른 위원회를 구성해서 관선 이사장과 접촉해서는 안 된다는 곽 목사의 이런 지적에 대체로 동의하는 모습을 보였다.
고려신학대학원은 분리시켜 교단에서 운영한다(?)
이날 참석자들을 가장 긴장시켰던 문제는 감사 김용구 목사의 발언이었다. 김 목사에 의하면, 관선이사회가 동의 제청의 과정을 거쳐서 고려학원의 제3자 인수를 결의하였고, 김민남 관선 이사장은 교육인적자원부 장관에게 신대원을 고신대학교와 분리시켜서 고신 교단이 운영하도록 하고, 대학과 병원은 제3자 인수를 할 수 있게 해 달라고 요청하였다는 것이다. 김 이사장이 교육인적자원부 장관에게 이와 같은 내용을 건의한 것은 사실인 것 같다. 그러나 이런 내용의 정황을 잘 이해해야 한다. 고려학원의 제3자 인수 결의는 금번 이사회에서 결의된 것이 아니고, 이사장이 이미 교단 대표자들에게 공언한대로 복음병원 회생에 최선을 다하여 고려학원을 고신 교단의 품으로 돌아가게 하는데 전력을 다하겠지만, 자금 지원이 여의치 않고 구성원들이 단합하지 못하여 병원 경영이 악화되어 병원이 파산 직전까지 가게 되면 결국은 사회적 파장을 고려해서라도 제3자 인수의 길로 갈 수밖에 없지 않느냐는 것이다. 그러므로 고신 교단은 제3자 인수에 대한 걱정보다는 우선 약속대로 자금을 마련하여 지원하는데 총력을 경주해야 한다. 교단 지도자들과 병원의 구성원들이 단합하여 모금을 위해 노력하고 지원하는데도 관선 이사들이 제3자 인수 방안을 고려한다는 것은 상식적으로도 있을 수 없는 일임을 알아야 한다.
신대원 분리 문제도 마찬가지다. 물론, 관선 이사장은 교육부 장관에게 몇 가지 사항을 건의하였다. 예를 들면, 긴급자금 50억원을 금융기관에서 차입할 수 있도록 정부에서 협조해 줄 것과, 만일의 경우를 대비해서 고려학원의 제3자 인수를 검토할 경우 신대원은 분리해서 교단에서 운영할 수 있는 방안을 검토해 줄 것(이 경우 부채 180억원은 교단에서 책임을 질 것), 인천 소재 학교 부지의 용도 변경, 건강보험공단 압류 해제, 150억 원 규모의 기채 승인 등을 요청하였다. 그러면서도, 김 이사장은 “제3자 인수시 3자는 대학과 병원을 건실하게 이어갈 수 있어야 하며, 교단 정서에 부합되어야 하며, 고용승계와 체불임금을 우선 해결하고 향후 100억원을 투자할 수 있는 조건이 충족되어야 한다”는 단서를 달았다. 김 이사장이 제시한 이런 조건에 가장 합당한 기관은 아이러니컬하게도 고신 교단뿐이다. 그러므로 고신 교단 수뇌부가 최선을 다해 200억 원을 모금하고 병원에 지원할 수 있다고 한다면 신대원 분리나 3자 인수 운운에 대해 전혀 걱정할 필요가 없는 문제이다. 남부권 자금 조성 설명회가 끝난후 총회장과 총회특별위원장이 김 이사장을 만나 3자 인수설을 명확하게 이야기해 달라는 요청에 대해서도 이사장은 분명히, “얼마나 답답하면 그런 이야기를 했겠느냐? 설령 그렇더라도 교단 정서에 맞아야 하지 않느냐?”는 답변을 했고, 여기에 대해서 총회장과 특별위원장은 “정말 시원한 답변이다. 듣고 싶은 대답이었다”고 화답했으며, 이런 일로 인해서 교단 모금 운동이 차질이 생겨서는 안된다는데 인식을 같이하고 50억원 긴급 자금을 수혈하는데 최선을 다하기로 하였다. 뿐만 아니라, 아직은 현실적으로 법적으로도 부분 합병은 불가능하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이사장의 월권인가?
복음병원을 회생시키기 위해 김 민남 관선 이사장은 자신이 할 수 있는 모든 노력을 경주하고 있다. 자신의 말대로 이사장으로 취임한지 2개월 동안 무려 5,000km를 달리면서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나름대로 최선을 다하였다고 볼 수 있다. 심지어는 교단에서 6월 말까지 약속한 50억 원 지원이 무산되자, 병원 직원들에게 일 개월 임금이라도 주어야 한다는 급박감에서 서울로 자금을 마련하러 갔지만 이것 마저 여의치않자 공항에서 눈물을 흘릴 정도로 최선을 다하였다. 김 이사장은 본지 발행인에게도 ‘우리 교단으로 들어오시지요’라는 표현을 무심코 할 정도로 병원을 살려서 고신 교단에 돌려주어야 한다는 사명감을 갖고 있다. 이렇게 노력하는 이사장을 향해 항간에는 이사장이 너무 월권을 하지 않느냐는 비판들이 일고 있다. 이사장은 기관장을 임명하고, 관련 업무의 권한과 책임을 위임해 주고, 뒤에서 지도 감독해야 하는데, 실무적인 일까지도 자신이 직접 나서서 추진하고 너무 간섭하게 되면 기관장이 힘을 잃게 되고, 구성원들이 이사장만 바라보게 되는 의존적 태도를 형성하게 된다는 비판이다. 강규찬 전임 이사장과 같이 카리스마적인 지도력이 있으면 몰라도, 김 이사장은 학자 출신이며 정도를 걷는 인물로 정평이 나 있는데 이에 걸맞게 자신의 지도력을 조용하게 행사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런 비판에 대해서 일부에서는 현재 복음병원의 위기를 수습하려면 관선 이사장이 직접 나서서 정리할 것은 정리하고, 교육부의 기채 승인을 받는 등 추진해야 할 일은 적극 추진하는 것이 더 효과적이지 않느냐는 상반된 의견들이 대두되고 있는 형편이다.
허약한 이사회, 경솔한 이사장, 무경험 집행부???
한편, 관선 이사 파송 3개월 동안에 일어난 일들을 평가하면서 이사회는 허약하고, 이사장은 경솔하며, 병원집행부는 무능하다는 가혹한 비판들이 교단은 물론 병원 노조와 교협 임원들로부터도 심심찮게 흘러나오고 있다. 병원의 중요 사안을 두고 긴급 이사회를 소집해도 7-8명 정도가 참석하여 간담회 정도로 의견 교환을 할 수밖에 없고, 정기 이사회도 11명 정도 참석하는 정도로 이사회 참석율이 저조함은 물론, 관선이사 파송 3개월만에 수습은커녕 3자 인수라는 말이 공식석상에서 나올 정도니, 현재의 이사체제로 고려학원이 과연 정상화될 수 있겠느냐는 비판들이 나오고 있다. 공식 석상에서 병원 3자 인수 발언 자체가 교단을 향한 자극성 발언은 될지 몰라도, 중책을 맡고 있는 이사장으로서 너무 경솔한 발언이 아니냐는 비판도 강하게 나오고 있다. 한편 병원 집행부는 영안실, 식당, 주차장 임대 입찰 공고를 하면서 입찰 공고 기한은 물론, “최근 3개월 은행 잔고 10억 원 이상”의 내용을 삽입함으로써 표적 입찰이라는 의혹을 받을 우려가 있어 입찰 공고를 취소하는 공고를 내는 등 무경험과 전문성이 결여된 집행부라는 비판을 면치 못하게 되었다.
그러나 이사회의 참석률 저조는 이사들이 모두 탄탄한 직장을 가진 사회전문 인사들로서, 이전의 목사 장로들로 구성된 이사회와는 다르다는 사실을 인정해야 한다. 그렇기 때문에 총회 파송 이사회와는 달리, 관선 이사회는 일과 후 오후 5:00부터 이사회를 소집해야 할 형편이다. 이사장의 발언이 경솔하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지만, 이러한 비판은 현재 병원의 위기와 심각성을 인식하지 못하는데서 오는 잘못된 비판이다. 이사장의 3자 인수 발언의 정황을 바로 인식하게 되면 그 누구도 이사장의 발언을 경솔한 발언이라고 말할 수 없을 것이다. 이사장은 이미 여러 공식적인 모임에서 수 차례에 걸쳐 최선을 다해 고려학원을 정상화시켜 고신 교단의 품으로 돌아가게 하겠다고 공언하였다. 그러나 교단이 약속한 자금이 지원되지 못하고 병원 경영이 악화되면, 결국 3자 인수 쪽으로 가닥을 잡을 수밖에 없지 않느냐는 원론적인 입장을 공표하였다. 그리고 교단의 단합과 협조를 간곡하게 요청하였다. 그러나 고신 교단은 6월말까지 모금하기로 약속한 200억원은 고사하고 이사장이 요청한 최소 50억원도 마련하지 못하였다. 물론 교단도 최선을 다했지만 수협의 최종 심의과정에서 부결되었다는 사실을 관선 이사회 쪽에서도 십분 이해해야 한다. 이러한 정황을 고려해 보면 이사장의 3자 인수 발언은 이사장 자신의 표현대로 직원들 임금과 약품 대금은 지불해야 하고 교단의 자금은 유입되지 않으니, 지치고 답답한 마음에서, 또 원론적인 발언을 한 것인데 교단이 지나치게 민감한 반응을 보인 것이지 경솔한 발언이라고 비판할 수가 없을 것이다. 이사장의 발언은 오히려 교단을 결속하는데 도움이 된 발언이었다는 총회특별위원장의 언급이 더 적절하다는 평을 받고 있다.
신뢰와 협력 관계의 구축이 중요하다!
고려학원을 정상화시키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교단의 지도자들은 물론, 병원 구성원들, 법인 산하 기관의 모든 구성원들이 단합하여야 한다. 분열은 절대 금물이다. 구성원들이 고통을 감내하려는 자세도 가져야 한다. 병원 직원들이 12개월이나 봉급을 받지 못하고, 신용불량자가 되고 있는 현실을 직시하면서 모두가 자신의 고통으로 느낄 수 있어야 한다. 특히 고신 교단은 임금 체불로 말미암아 유능한 의사들이 20여명이나 빠져나가 개업을 하고, 3-4년차 유능한 간호사들이 130명 이상이나 사표를 내고 있는 현실 보면서 자금 지원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 신한은행 지점장도 병원의 당면 과제는 ‘조직의 안정’이라고 진단하고 있다.
그리고 고신 교단의 수뇌부와 모든 성도들은 관선 이사장과 이사들을 신뢰해야 한다. 현재 14명의 관선 이사들은 고려학원을 정상화시켜서 하루라도 빨리 고신 교단으로 되돌아가게 해야 한다는데 모두가 진심으로 동의하고 있는 사람들이다. 이들은 모두가 탄탄한 직업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병원이나 학교를 소위 탐내는(?) 사람은 한 사람도 없다. 현재 관선 이사장은 물론, 이사들 역시 바쁜 시간을 바쳐 일하고 있지만 수당 한 푼 받지 않고 봉사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고신 교단 지도자들은 관선 이사들과 병원의 직원들에게 병원을 살릴 수 있고 앞으로 합리적인 경영 방안을 모색할 것이라는 믿음을 심어 주어야 한다. 어느 개인이나 단체를 막론하고 확인되지도 않은 흑색 루머를 전파하며, 임의 단체를 만들어 관선 이사장과 접촉하는 행동들은 문제 해결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기 때문에 자제해야 한다. 그리고 관선 이사장도 이제는 대화의 창구를 단일화하여 교단의 공식기구의 대표자들과 접촉하고 대화해야 한다. 물론 지금까지는 여러 경로를 통해서 여론을 청취하고 정보를 모으는 일이 도움이 되기도 했겠지만, 교단과 병원의 실상을 어느 정도 파악한 지금부터는, 설령 감정적으로 좀 상처를 받는 일이 있더라도 지도자다운 아량을 가지고 이해하면서 거시적 안목을 가지고 교단의 공식 기구인 총회장 및 총회특별위원장과 긴밀한 의논을 하도록 해야 할 것이다. 아울러, 총회특별위원장도 이제는 관선 이사장을 신뢰하면서 진솔하게 흉금을 털어놓고 대화해야 한다. 무슨 비책이나 강공책을 숨겨놓고 이사장과 더불어 게임을 하려고 해서는 안된다. 모두가 머리를 굴리고 고단수의 정치적 게임을 할 수 있는 사람들이다. 이런 게임을 하게 되면 손해보는 쪽은 병원이고, 결국 3자 인수의 길로 가게 되는 것은 명약관화한 일이다. 3자 인수가 별 다른 것인가? 교육기관이며 공익기관인데 3자 인수가 있을 수 있느냐고 하겠지만, 교단이 자금을 지원하지 못하면 병원 운영은 결국 어렵게 되고, 그렇게 되면 형식이야 어떻든 결국 고려학원은 주인을 바꿀 수 밖에 없게 되는 것 아닌가? 그러므로 고신 교단은 일치단합해서 관선이사들을 신뢰하고 모금 활동에 박차를 가하여 병원을 지원하고, 조직을 안정시켜야 한다. 이와 동시에 김 이사장은 하루 속히 총장을 선임하여 이사회 대표들과 총장, 병원장, 그리고 총회장, 특별위원장을 중심으로 하는 실질적인 대책위원회를 구성해서 주례 회동을 통해 흉금을 털어놓고 고려학원을 정상화시킬 있는 모든 방안을 강구해야 할 것이다.
/신상준 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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