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위원장 곽삼찬 목사 “엄포용이다”, “교단이 더욱 단합하는 계기가 될 것”
▶제3자 인수 전격 발표
학교법인 고려학원 김민남 관선이사장이 결국 학교법인 정상화 방안으로 제3자 인수설을 공식 거론했다. 지난 2일 병원 아침 조례시 홍영대 고신대학교 총장 대리와 이재우 병원장, 병원직원들이 참석한 가운데 김 이사장은 “더이상 교단을 믿을 수 없다”고 밝히며 “현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제3자 인수가 가장 좋은 방법이다”고 밝혔다. 교단으로서는 ‘설마’가 결국 현실로 다가온 셈이다. 현재 다수의 병원 직원들은 한편으로 이사장의 고뇌를 이해하고 있다. 교단이 약속한 돈은 들어오지 않고 직원들의 동요는 갈수록 늘어만 가는 현 상황에서 이사장이 취할 수 있는 최선의 선택이라는 것이다. 근 1년간 임금을 못받은 복음병원 노조도 지난 1일 저녁 농성에 들어갔고 교협도 제3자 매각 방안에 대해 본격적으로 거론하고 있는 시점이라 이사장의 이같은 발언에 대해 병원직원들은 충분히 이해한다는 여론이다.
현재까지 교단이 지원한 지원금 중 복음병원에 쓰인 돈은 불과 18억 밖에 안되는(나머지 김해복음병원 지원)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또 수협의 대출금 상환도 물건너 가 상황은 더 어렵게 전개되고 있다. 다행히 신한은행이 7월중 가압류를 풀고 인천부지 용도변경도 교육부가 허락할것으로 보여 그마나 희망의 불씨는 아직 사라지지 않은 상태다.
현재 김 이사장의 생각은 학생들과 병원직원, 환자들을 생각했을 때 병원의 문을 닫는 최악의 상황만은 피해야 하며, 교단지원으로 병원이 정상화 되더라도 체불임금에 대해서는 해결할 방법이 없기 때문에 제3자 매각설을 공식 거론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같은 이사장의 발언 뒤 총회 특별위원회 위원장 곽삼찬 목사는 “교단의 지원이 늦어진다고 이사장이 교단과 상의 한마디 없이 그같은 발언한 것은 경솔한 실수”라며 “교단에 대한 엄포용으로 생각하겠다”며 계속 우호적인 관계로 지속하고 싶다고 말했다. 하지만 곽목사는 “이번 계기로 교단이 더욱 단합하게 될 것”이라며 “이사장이 후회할 짓은 하지 말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이선 총회장도 “이사장의 고뇌는 이해하겠지만 그 같은 발언은 성급했다”며 “현재 백방으로 애를 쓰고 있어 최악의 상황은 없을 것”으로 전망했다
2일 이사장의 이같은 공식 발언이후에 교수협 회장 이창연 교수는 천안신대원 매각안을 들고 나왔다. 2일 있은 간담회 형식의 긴급 이사회에 천안 신대원 매각안을 상정해 달라는 애기였다. 이교수는 “신대원을 매각 할 경우 400-500억원의 자금이 형성될 것”이라며 이사장이 직접 이 안을 이사회에서 다뤄달라고 공식 요청했다. 하지만 이사장은 “교육용 재산의 매각은 안된다”고 단호히 거절했다.
▶약속을 못 지킨 고신 교단
6월 말까지 200억원을 마련해서 고려학원을 되찾겠다고 장담하던 고신 교단 지도부가 자금 마련을 하지 못해 이사장과의 약속을 지키지 못하게 있다. 김 이사장은 병원 직원들의 임금과 약품 대금 지불을 위해서 67억원 정도의 자금을 6월말까지 지원해 줄 것을 고신 교단 지도부에 간곡히 요청하였으나 지원을 받지 못해 교단에 대한 실망감을 표출하고 있다. 총회특별위원회는 총회 회관을 담보로 수협으로부터 50억원을 대출 받아 신한은행의 압류를 해제하려는 계획을 갖고 있었으나 수협의 최종 심의 과정에서 수협이 대출금 사용 용도와 상환 방법을 구체적으로 제시해 줄 것을 요구해 고신 교단은 아무런 대책도 마련하지 못하고, 결국 수협은 대출을 보류하고 말았다. 교단에서 이자를 갚는다 해도 원금 상환 방법은 복음병원에서 가수금을 잡고 기채 승인을 받는 방안을 강구해야 하는데 책임 질 사람도 없고 아무런 대책도 마련하지 못하니 수협이 담보 대출을 보류해 버린 것이다.
그래서 교단 지도부는 신한은행 남부지점장에게 사정을 하소연하게 되었고, 신한은행은 부천 땅을 추가 담보로 삼아 복음병원에 대한 압류를 풀어 주는 조건으로 이사회의 결의와 교육부의 기채 승인을 요구했다.
▶병원 직원들과 노조의 고통을 아는가?
고신 교단으로부터 6월 말까지 최소한 50억원이라도 지원되면, 직원들의 임금과 약품 대금을 지불할 계획을 세우고 있던 이사장은 총회 회관을 담보로 한 수협의 대출 자금 지원이 보류되었다는 소식에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5월에도 30%밖에 임금을 지불하지 못했는데, 6월에도 임금을 지불하지 못하면 무슨 얼굴로 직원들을 대할 수 있느냐는 것이다. 노조는 노조대로 이미 탈진한 상태에 빠져 있고 지난 1일부터 농성에 들어갔다. 김 이사장은 자신이 이사장으로 부임한 후 “제일 가슴 아픈 일이 직원들에게 임금을 주지 못하고 있는 일”이라고 말하면서, 교단 지도자들이 12개월 째 봉급을 받지 못하고, 신용불량자가 되어 있는 1,000여 직원들의 고통을 조금이라도 아느냐고 반문하면서 안타까워하고 있다. 교단 사정을 이해하지 못하는 바는 아니지만, 그래도 이들 직원들의 생계 문제를 해결해 주지 못하면, 나중 몇 천억 원이 지원되어도 무슨 소용이 있느냐는 것이다. 12개월 째 봉급을 받지 못하고 있는 직원들은, “아마 목사님들과 장로님들이 12개월은 고사하고 1개월만 봉급을 받지 못하는 경험을 해 보았어도 이렇게 무심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교단의 지원을 애타게 호소하고 있다.
한편, 교단 지원이 불발로 끝나는 기미를 보이자 총장 직선제를 고수하고 있는 의과대학 교수협의회(교협)는 반가운 듯(?) 기다렸다는 듯이 병원 제3자 매각 운동에 박차를 가할 움직임을 보이면서 자체 총회를 열어 교수들이 제3자 매각을 환영(80%)한다는 내용을 교협 홈페이지에 싣고 있다. 하지만 당시 교협 총회에는 30여명의 교수들만 참석해 이들이 교협 전체 의견을 대변한다는 인식은 어딘가 말이 맞지 않은 느낌이다. 또 교협은 이사장에게 총장 직선제 압박을 가하고 있다. 그러나 이사회는 교협의 압박에 그렇게 호락호락 쉽게 넘어가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다가는 모든 것이 교협에 의해 좌지우지될 뿐만 아니라, 교직원과 노조, 심지어는 임상교수들 중에도 교협 임원들의 목소리만 절대 다수가 아니라는 점을 이사회가 누구보다도 더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이사회는 현재 침묵하고 있는 영도의 정서가 어떤지도 읽을 줄 알아야 한다. 한편 총장 선출방법 문제는 7월7일 이사회에서 자금현황과 더불어 논의가 있을 예정이다.
▶동분서주하는 이사장과 대책 없는 교단 지도부
현재 김민남 고려학원 임시 이사장은 복음병원을 정상화시키기 위해 그야말로 동분서주하고 있다. 김 이사장은 최근 본지 발행인과 2시간 여 동안 흉금을 털어놓고 이야기하는 시간을 가졌다. 이 자리에서 김 이사장은 복음병원을 정상화시키려고 최선을 다하는 의지를 드러냈고 가식없는 그의 모습에서 정상화의 의지를 읽을 수 있었다. 김 이사장은 직원들에게 임금을 지불하고 복음병원을 정상화시키기 위해서 자신도 최선을 다할 것이지만, 고신 교단 지도부도 일치 단합해서 6월과 7월 위기를 넘길 수 있도록 최선을 당부한 바 있다. 그러나 고신 교단 지도부는 복음병원의 긴급 자금을 지원할 수 있는 실질적인 대책을 마련하지 못하고 있는 형편이다. 이사장이 “더 이상 교단을 믿지 못하겠다”란 말의 의미도 교단을 믿고 있을 경우 병원이 결국 문을 닫을 수 밖에 없는 상황에 이를것이라는 생각 때문인 것 같다. 김이사장은 “어떠한 경우라도 병원이 문을 닫아서는 안된다”는 입장이다. 그렇게 때문에 결국 제3자 인수설을 공식 거론하고 7월7일 이사회에서 이같은 내용을 논의 할 생각인 것 같다. 하지만 아직 제3자 인수가 결정되었다는 말은 아니다. 아직 교단도 시간이 있으며 남은 시간동안 병원 정상화를 위해 최선의 노력을 보여야 한다.
지금 교단은 단합해서 병원정상화를 위해 노력해야 한다. 단합만이 살 길이다. 조 모 장로에게 누가 압력을 넣었기 때문에 200억 원 투자를 포기했다느니, 수협이 대출을 해 주려고 했는데 뒤에서 모종의 압력을 넣었기 때문에 수협이 포기했다는 등의 확인되지 않은 소문들이 나돌고 있는데, 이런 소문들은 서로의 불신만 가중시킬 뿐이지 고려학원 문제 해결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 지금은 모두가 마음을 비우고 단합해야 한다.
한 걸음 더 나아가, 고신 교단은 무엇보다도 복음 병원을 정상화시키 수 있는 현실적이고 구체적인 마스터 플랜을 세워야 한다. 주먹구구식으로는 이 엄청난 문제를 해결할 수가 없다. 고려신학대학원이 고신 교단의 정신적 축이 되고, 또 되어야 하는 것은 틀림없는 사실이지만, 현실적으로는 복음병원이 교단의 중심 축의 역할을 하지 않을 수 없다. 지금은 무엇보다도 먼저 고신 교단의 실질적 축이 되는 병원을 정상화시키는데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
▶담보 대출 교회가 주축이 되는 방안(?)
10여개 교회가 복음병원을 위해 담보 대출을 받기로 결정을 하고 난 후에도 실행하지 못하고 있는 이유가 무엇인가? 그것은 원금과 이자를 어떻게 갚을 것이냐는 문제를 교단 지도부가 분명히 제시해 주지 않았기 때문이다. 총회특별위원회는 원금과 이자를 교단이 갚는다고 공언하고 있지만 구체적으로 어떻게 갚을 것인지 구체적인 대책을 마련하지 않고 있으니 어느 교회가 10억 원이나 되는 거액을 쉽게 지원할 수 있겠는가? 사실상 원금과 이자를 교단이 갚는다는 발상 자체가 신뢰를 얻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10억원을 대출 받을 경우 한 교회가 감당해야 할 이자가 매월 최소 6백만원이고, 10개 교회면 6천만원, 일년이면 거의 7억에 가까운 돈인데 고신 교단 총회가 과연 이것을 지불할 수 있으며, 또 정당한가 하는 문제를 심도 있게 검토하지도 않은 것 아니냐는 의구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현실적으로 가장 합리적인 방안은 10개 정도의 교회가 10억원 내지 15억원을 대출받아 복음병원 정상화를 위해서 기부하고, 병원 정상화 이후 이들 교회가 중심이 되어 출자 이사회를 구성하는 방안이다. 한 개인에게 의존하기보다는 이 방법이 복음병원을 고신 교단의 품안에 둘 수 있는 합리적인 제도적 방책이다. 그래서 교단 교회로부터 기부를 받되 병원에서 장기계획으로 수익을 올려 갚아 나가는 방안 밖에는 없다는 것이 합리적인 시각이다. 고려학원도 서울 온누리교회가 한동대학교를 지원하는 방식을 택하는 것이 바람직 할 것으로 보인다.
▶실질적 대책 기구와 주례 회동
복음병원 정상화를 위해서는 이사회와 교단, 그리고 병원의 관계자들로 구성된 실질적인 대책회의를 구성해야 한다. 총회, 대학, 신대원, 전국장로회 등 산발적으로 구성되어 있는 대책기구들은 내부 분열만 자초할 뿐이다. 이런 형식적인 기구들보다는, 관선 이사회에서 2-3인, 재단 사무국장, 교단 대표 2-3인, 총장, 병원장을 중심으로 실질적인 대책 기구를 구성하고, 이사장이 위원장이 되어 모든 것을 논의하고 결정할 수 있도록 창구를 단일화해야 한다. 이제는 이사장만 동분서주할 것이 아니라, 빨리 총장을 선임해서 이사장과 총장, 병원장, 그리고 교단 대표가 함께 머리를 맞대고 위기를 관리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그래서 이런 실질적인 대책 기구가 정기적인 주례 회동을 가지면서 복음병원의 당면 과제뿐만 아니라, 향후 운영 방안까지도 심도 있게 논의할 수 있도록 힘을 실어주어야 할 것이다.
/신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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