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총회특별위원회가 정상화의 주축이 되어야 한다 -
◐학교법인 정상화를 위한 공청회
복음병원 정상화에 필요한 긴급 자금 조성 방법에 초미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가운데, 전국장로회연합회 교단정상화추진위원회(위원장 김국호 장로)는 6월 19일 13:00에 부산 서면교회당에서 고신 교단의 2003년도 총회 총대와 목사, 장로 및 관심 있는 평신도들을 대상으로 학교법인 정상화를 위한 공청회를 가졌다. 우중에도 불구하고 300여명 이상이 참석한 금번 공청회에서는 복음병원 정상화 이후의 운영 방법에 대한 탁상 공론식의 말들만 무성했을 뿐 복음병원 정상화에 필요한 긴급 자금 조성 방법은 전혀 제시되지 않았다. 결국 책임지는 사람은 없고 어부지리로 권리만 행사하려는 군침 삼키기(?)가 아니냐는 혹평을 받기에 충분한 소득없는 모임이었다는 소리들이 나오고 있다.
◐김민남 이사장의 현황 보고와 부탁
발제자들의 발제에 앞서 고려학원 임시이사장(김민남)은 고려학원의 부채 현황을 상세하게 보고 하였다. 현재 고려학원의 부채는 총 1,100억 원 규모에 달하고 있는데, 구체적인 내용은 복음병원 부채 810억, 체불 임금 약 260억, 법인 부채 144억, 고신대 73억, 병동건축부채 34억 등인데, 교단이 단합하고 협조하면 해결의 길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라는 희망을 주었다. 부도 이후에도 환자 수는 오히려 증가하여, 현재 입원 환자 720명, 외래 환자 1,300명 수준에 이르고 있기 때문에 교단이 약속한 대로 6월 말까지 100억원 모금 약속을 지켜 주기만 하면 병원은 기필코 정상화된다는 자신감을 피력하였다. 김 이사장은 특히 고신 교단이 설립한 역사와 전통이 있는 병원을 믿고 찾아 온 환자들을 돌려보낼 수는 없는 일이 아니냐고 호소하면서, 교단이 200억원을 마련하고, 병원이 자체적으로 70억 내지 80억원을 마련하고, 부천 땅을 잘 처분하면 일단 복음병원의 정상화는 확실하다고 강조하였다. 김 이사장은 사람이 할 수 있는 일은 한계가 있으나, 교직원들이 단합하고, 교단 성도들의 간절한 기도가 있고 하나님의 역사가 함께 해 주시면 인간적으로는 불가능한 것 같이 보여도 기적이 이루어질 수 있을 것으로 확신한다고 강조하면서, 6월 고비를 잘 넘길 수 있도록 교단이 적극 협조해 줄 것을 간곡히 당부하였다.
◐발제자와 발제 내용
이어서 발제자로 나선 오성률 장로는 관선이사들의 역할과 법적 권한에 대해서 법조인으로서의 자문을 제공해 주었다. 오 장로는 학교법인의 공익성과 국가의 지도 감독 강화를 강조하면서, 평상시에는 이사회가 행사할 수 없는 사항도 관선(임시)이사 체제하에서는 소유권 제한이나 기본 재산의 처분 등 사실상 거의 전권을 행사할 수 있다는 사실을 주지시켰다. 동시에 정책적인 배려도 가능할 수 있기 때문에 우선 교단이 하나되어 위기 관리 능력을 보여주는 것이 중요하다는 사실을 강조하였다. 재단 사무국장(윤강석 장로) 역시 교단의 지원이 없으면 병원, 대학, 신대원이 원하지 않는 방향으로 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보고하였으며, 총회장 이 선 목사는 총회 회관을 담보로 50억원 대출이 순조롭게 진행 중에 있음을 보고하고, 앞으로 복음병원은 간접 경영의 방법을 도입해야 한다고 역설하였다. 총회특별위원회 위원장(곽삼찬 목사) 역시 교단 산하 약 10여 개 교회가 교회당 건물을 담보로 10억원씩의 대출을 받으려고 추진 중에 있으며, 향후 복음병원이 정상화 될 경우 교단은 1/3정도의 이사만 파송하고, 나머지는 신앙과 재력, 경영 능력이 있는 분을 물색하여 간접 경영의 방식을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총회특별위원회 회계 이우성 장로는 공청회 개최일 현재 일반 모금액은 30억원 정도에 달하며, 송금교회는 약 70개 교회라고 보고하였다. 이어서 등단한 한진환 신대원장은 교단은 신학대학원만 운영하고 대학과 병원은 간접 경영하도록 이사회가 이원화되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였으며, ‘복음병원 바로 세우기 운동’의 대표자로 나선 박재한 장로는 복음병원에 노인병동을 개설하는 등 운영의 일반론을 제기하였다. 온천교회의 안용운 목사도 신대원장과 비슷한 내용의 발제를 하였으나, 발제자 전원이 전반적으로 다 알고 있는 원론적이며 일반적인 내용만을 제시하였을 뿐, 정작 복음병원 운영에 필요한 자금 모금에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는 방안들은 전혀 제시되지 않아 절대 다수의 참석자들은 공청회를 무엇 때문에 모였는지, 또 어떤 소득을 얻을 수 있었는지 모르겠다는 입장을 보였다.
◐핵심을 찌른 질문과 비켜나간 답변
한편, 발제자들의 발제가 끝난 후 서면 질의 응답 시간을 가졌는데, 참석자들이 제기한 예리한 질문들에 대해서 답변자들이 한결같이 회피성 응답으로 일관하여 웃음과 탄식을 자아내었다. 박 모 목사는 총회특별위원장에게 과연 200억원을 모금했을 경우 교육부와 담판을 벌여 고려학원을 반환받을 수 있다고 생각하느냐고 질문하였는데, 여기에 대해서 곽 목사는 그렇게 노력해야 하지 않겠는가라는 답변을 하였으며, 200억원을 모금하면서 동시에 복음병원 운영을 위해 긴급 자금을 계속하여 수혈할 용의가 있느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분명한 답변을 제시하지 않고 비켜나갔다. 특히 삼일교회 김 모 장로가, 교회당 건물을 담보로 제공하는 10억원은 기부인지 그렇지 않으면 대여인지를 분명하게 밝혀 달라는 질문에 대해서도 애매한 답변으로 일관하였다. 결국, 고신 교단 지도부는 아직도 고려학원을 정상화시킬 수 있는 합리적이며 포괄적인 마스트 플랜을 가지고 있지 않다는 허점을 보여준 셈이다. 이는 결국 교단 총무의 무능력과도 직결되는 문제이다. 작금과 같은 교단의 위기 상황에서 교단 총무는 실질적인 방책을 강구해 내어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교단 총무 역시 일부 장로들과 함께 한 두 사람의 개인 독지가의 선심에 의존하여 갈팡질팡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교회당 건물을 담보로 대출을 받아 자금을 모으는 방안을 결정했으면 그러한 일이 추진될 수 있도록 법적, 제도적 뒷받침을 하면서 개교회를 독려하고 발로 뛰어야 한다. 앉아서 공문 한 장 보내고 난 뒤 일이 추진될 것이라는 생각은 오산이다.
◐불거지는 문제점
전국장로회연합회 주최의 공청회는 많은 문제점들을 노출시켰다. 제일 큰 문제점은 교단 지도자들 스스로가 명시적으로 말은 하지 않았다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사실상 고려학원의 제3자 매각을 언급하였다는 사실이다. 관선이사들의 입에서는 제3자 매각설이 나오지 못하도록 신경을 곤두세우면서도 막상 자신들은 신앙과 재력, 경영 능력이 있는 교단의 장로들에게 책임 운영을 맡겨야 한다는 간접 경영 또는 위탁 경영의 방안을 스스럼 없이 발설하였다. 교단 지도자들의 이런 발언에 대해서 참석자들 다수는 이해할 수가 없다는 표정들이었다. 그렇다면 ‘밑 빠진 독에 물 붓기’ 식으로 복음병원 운영자금을 수시로 투입할 필요가 어디 있느냐는 것이다. 아예 처음부터 방향을 분명히 설정하여 최소한 1,000억원 이상을 투자하여 구성원들의 복지와 병원 발전에 기여할 수 있는 건실한 3자를 물색하는 것이 더 합리적이라는 생각이다. 뿐만 아니라, 200억원이나 300억원 정도 투자한 개인에게 책임 운영권을 맡긴다는 생각 자체가 우스운 발상이다. 개인 독지가를 물색하여 책임 경영을 맡게 하는 법적 권한 자체가 현재로서는 교단에 있는 것이 아니라, 임시이사들에게 있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또 병원의 책임 경영을 재력있는 고신 교단 교회의 장로 개인에게 맡기는 것이 곧 고신 교단이 간접 운영한다는 논리는 성립되지 않는다. 장로 개인은 얼마든지 교단을 떠날 수도 있고 심지어는 불신자가 될 수 있는 가능성도 있다. 고신 교단이 간접 경영할 수 있는 법적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지 못하면 설령 고신 장로들이 컨소시움을 형성하여 운영하는 방안을 강구하더라도 병원은 어디까지나 개인에게 귀속될 뿐이다. 또 현재로서는 복음병원과 고신대학교, 신대원이 결코 분리될 수 없다는 것도 엄연한 사실임을 명심해야 한다. 복음 병원 3자 매각을 반대하면서도 실제로는 제3자 매각을 언급하는 모순을 범해서는 안 된다. 엄연한 사실은 57년의 전통을 자랑하는 고려학원은 고신 교단의 품안에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2-3백억원 정도 투자하고 경영권을 차지하려는 개인보다는, 10억이나 20억원 씩 자금을 투자하는 고신 교단 산하 다수 교회를 중심으로 출자 이사들을 선출하여 운영하는 방안이 더 합리적일 것이다.
◐정상화 운동의 주체는 총회특별운영위원회
그러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먼저 복음병원을 정상화시켜야 한다. 복음병원을 정상화시키려면 현재로서는 교단 지도부가 관선 이사들과 최대한 협력해 나가야 한다. 현재 관선이사들 중에는 아무도 병원을 함부로 매각하려는 생각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없다. 모두가 빨리 고려학원을 정상화시켜서 고신 교단으로 돌려주기를 원하고 있다. 그러나 병원이 정상화되지 못하면 정말 교단이 원하지 않는 방향으로 진행될 위험성을 다분히 안고 있다. 가장 시급한 문제는 병원 직원들의 체불 임금을 어느 정도는 해소시켜 주어야 하며, 약품과 물품 공급이 중단되어 환자 진료에 어려움을 겪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하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고신 교단이 단합하여 병원이 정상적으로 운영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 우후죽순격인 대책회의 구성은 정상화에 도움은커녕 분열만 자초할 뿐이다. 전국장로연합회도 총회특별운영위원회를 중심으로 협조해야 한다. 본인의 의사를 정확하게 확인하지도 못 하고 특정 장로 개인의 200억원 투자 유치에만 매달려서는 안 된다. 개인적인 관계를 맺게 되면 교단의 중심 축이 무너지게 된다. 사업을 하고 재정에 밝은 사람이라면 투자 전망에 대한 정확한 평가나 명확한 투자 조건도 없이 거액을 함부로 투자하지는 않는다는 것은 지극히 상식적인 일이다. 전국장로연합회 일부 임원들은 특정 독지가를 등에 업고 병원 경영권을 장악하려 한다는 불필요한 오해를 받아서는 안 될 것이다. 장로들이 진정 고려학원 정상화에 관심을 가지고 있으면, 다른 사람들의 호주머니에서 돈을 받아내려고 하기 이전에 자신들의 호주머니를 먼저 털어야 하지 않는가? 남의 돈을 받으려고 총회장이 설교하고 특별위원장이 기도하고 감동시키려는 좋은(?) 의견을 내기 전에, 교단을 위해서 장로 한 사람이 2억원씩 10명의 장로들만 헌금해도 당장 급한 20억 원의 병원 운영 자금을 지원할 수 있지 않는가? 사업을 하는 장로들은 실질적인 헌신의 모습을 보여야지 말만 무성하게 늘어놓은 속이 텅빈 잔치를 벌여서는 안 된다. 고려학원 정상화 주체는 어디까지나 총회특별운영위원회가 되어야 한다. 동시에 총회특별운영위원회는 병원 정상화에 소극적이거나 독단적이라는 비판을 받지 않도록 될 수 있는 한 폭넓은 여론을 적극적으로 수렴하여 원만한 수습 대책을 강구하고 구체적으로 추진해 나가야 한다.
◐노조가 아니라 강성 교협이 오히려 문제다(?)
많은 사람들은 병원 정상화의 걸림돌은 강성 노조라고 생각하는 것 같다. 그러나 병원 내부에서는 실제로 노조가 문제가 아니라 의과대학 교수 협의회가 문제라는 지적이 많이 대두되고 있다. 병원 지도부는 노조를 포용하여 강성 노조가 병원을 위해서 정말 강성으로 일할 수 있도록 만들어 나갈 수 있는 지도력을 보여 주어야 한다. 작년 천안 총회에서 노조가 유니온 삽을 해체하기로 동의하고서도 약속을 지키지 않는다고 비난하고 있지만, 실제로 약속을 지키지 않은 것은 황창기 전임 총장이라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당시 황 총장을 포함한 이사들과 노조는 구자영 교수를 원장직에서 해임하는 조건으로 유니온 삽을 해체한다는 합의를 하였다. 그러나 황 총장은 구자영 원장의 해임 절차를 밟지 않았고, 이로 인해 병원에 원장이 두 명이나 선임되는 해프닝이 있었다. 지금 노조는 재단이나 교협이 병원 정상화를 위해서 자구책을 강구한다면 최대한 협조할 용의를 보이고 있다. 그런데 지금은 교협이 오히려 병원을 좌지우지하려 한다는 우려를 낳게 만들고 있다. 교협의 소수 임원들은 6월 임금이 지불되지 않을 경우 이를 빌미로 삼아 특진 거부, 진료 거부, 학생들 성적 채점 거부 등 투쟁 방안을 마련하여 교직원들을 선동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임상 교수들과 병원의 다수 직원들의 생각은 교협의 이런 움직임을 못마땅하게 생각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교협은 일부 교수들을 인터넷에 올려 마녀 사냥식으로 때려잡으려는 작태까지 서슴치 않는다는 비난을 받고 있다. 이런 행각들이 작금의 병원 위기를 해결하는데 무슨 도움이 되느냐는 것이다. 진료 거부를 무기로 삼아 자신들의 비합리적 주장을 무조건 관철시키려는 시도는 교단은 물론 관선이사들로부터도 결코 호응을 받지 못한다는 사실을 교협은 인식해야 한다.
지금 병원안에는 행정처장 자리가 곧 공석으로 남는다. 부장(3급)급이 불과 2명인데 이 마저도 퇴직한다고 하니 총무부장 서리(4급)를 시킬 수는 없지 않는가? 국세청에서 세무조사를 하겠다고 통보가 와 있고 이제는 세금으로 병원을 압박하고 있는 상태다. 위기 대처 능력자인 황모부장을 배제하는 저의와 배경이 의심스럽다.
◐총장 선임, 미루면 안 된다!
한편, 총장 선출 방법을 결정하기 위해 6월 27일에 모이기로 한 이사회는 7월 초순으로 연기되었다. 총장 선출 방법을 결정하는 것이 다급한 것이 아니라, 6월 말까지 교단으로부터 최소한 67억원을 지원받아야 하는 것이 급선무라고 판단한 이사장은 교단과의 관계에서도 민감한 사항인 총장 선출 방법을 미리 결정하기 않고 교단의 지원 여부를 지켜본 후 결정하겠다는 태도를 대외적으로 천명한 셈이다. 교단의 지원 여부가 총장 선출 방법의 결정과 맞물려 있다고 느끼게 만들고 있다. 그러나 이사회는 총장 선출을 서둘러야 한다. 고려학원을 정상화시키기 위해서는 하루 속히 총장을 선출하여 이사장과 총장, 병원장, 그리고 교단 지도자들이 머리를 맞대어 대책을 숙의하고 구체적인 방법을 강구해 내어야 한다. 영도와 송도의 교직원들은 지금의 대행 체제로는 병원의 정상화는커녕 2학기도 학사와 입시도 대비할 수도 없다고 한결같이 걱정하고 있다는 사실을 이사회는 알아야 한다. 총장 선출을 둘러싸고 영도와 송도의 교직원들이 마치 대결을 벌이고 있는 것처럼 비쳐지고 있으나 이는 사실과 다르다. 지금 영도와 송도의 절대 다수 교직원들은 누가 총장으로 선출되든지 간에 이사회가 총장을 선출하기만 하면 총장을 중심으로 단합하여 학원 정상화에 최대한 협조할 자세를 갖추고 있다.
복음병원 정상화의 길은 소생의 기미가 보이면서도 아직도 여전히 험난하기만 하다. 그러나 구성원들이 모두 사사로운 욕심을 버리고 단합하기만 하면 살길이 보인다. 결단을 내려야 한다. 몇 백억 정도 가진 개인에게 경영권을 맡기는 방안을 주먹구구식으로 이야기할 것이 아니라, 처음부터 아예 거액을 투자하고 인수할 3자를 공개적이고 투명하게 물색하든지, 아니면 총회특별운영위원회를 중심으로 병원 운영자금을 지원하면서 정말 고신 교단이 간접경영을 할 수 있는 법적, 제도적 장치를 강구해야 한다.
/신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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