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학과 학생 “학장 퇴진운동 벌이겠다”
초교파적 종합 대학에서는 신학과 존폐문제가 심심찮게 거론되고 있다.
최근 부산 경성대학교(총장 박경문)는 신학과 2부(야간)를 폐지하기로 하고, 1차 수시모집에서 신학과 2부를 모집하지 않았다.
경성대학교는 고 김길창 목사가 기독교대학설립이념으로 세웠으며, 별도로 부산신학교를 학력 인정 학교로 교육부에 등록해 모집해 오다가 1997년 8월 29일 부산신학교가 경성대학교에 흡수 통합된 것이다.
지난 3년 동안 신학과 모집이 정원 미달에 이르자 학교측에서는 더 이상의 미달사태를 막기 위한 대안으로 5월 23일 경성대학교 내 신학대학을 폐지하고 신학과는 문과대학으로, 교회음악과는 예술대학으로 편입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신학 대학과 문과대학, 예술대학이 집단으로 반발하고 나섬으로써 학과별 통폐합은 백지화되었으나, 그 대안으로 학교측은 신학과 2부만을 폐지하겠다고 수정 통보했다.
5월 29일 신학과 학생들과 동문들은 이러한 학교의 결정에 대해 수긍할 수 없음을 밝히고 학교측 4개 처장과 면담을 가졌고, 6월 2일에는 학교측 4개 처장과 신학과 교수들이 다시 면담을 가진 결과 학교측에서는 신학과 2부를 폐지하는 대신 전일제를 대안으로 내어놓았다.
전일제는 ‘과학생수의 20%가 넘는 야간 강의는 개설할 수 있으며, 20%이상의 학생이 원하는 경우 야간의 수업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이에 신학과 학생들은 전체 회의를 통해 “전일제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것이며, 유명무실한 제도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런 상황에서도 학교측은 현재 1차 수시모집에서 신학과 2부를 모집하지 않은 상태이며, 학생들은 뒤늦게야 그 사실을 알고 호소문과 결의문등을 발표하고 서명운동을 벌이고 있다.
신학과 김현희 학생회장은 “이는 신학과 전체에 대한 위기이며, 앞으로 신학과의 존폐여부에 대해서도 확신할 수 없다”고 전하고, “지난 11일 700여명의 학생들에게 받은 반대서명서를 가지고 12일 직접 김대성 이사장의 집을 찾아갔으나, 만날 수 없었고, 다음날인 13일 학교 이사장실에서도 만날 수 없었다. 의도적으로 학생들을 피하는 것이 아니냐”며, “축제기간에 이런 중요한 사안을 급하게 통과시킨 학교측의 의도가 의심스럽다. 작금의 사태는 2부의 문제만이 아니라 앞으로의 신학과 존폐에 대해 확신 할 수 없는 문제이며, 현 상황에 이르도록한 학장이하 신학과 교수들에게 책임을 묻고 학장 퇴진 운동을 전개할 것이다”고 밝혔다.
이에 신학대학 김성규 학장은 “신학을 하는 것이 점점 어려워지는 추세이며, 3년 동안 신학과 모집정원이 미달인 상태이다. 지금으로서는 학교의 결정에 대한 대안이 없으며, 학교에서 내놓은 전일제가 실시된다면 야간에도 수업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는 의견을 보였다.
경성대학교 관계자는 이번 신학과 2부 폐지에 대해 “신학과 2부 폐지가 학생들이 우려하는 신학과의 존폐 문제는 아니며, 경성대학교는 기독교 정신에 입각해 세워진 학교이기 때문에 신학과를 폐지하는 일은 없을 것이다”고 밝히고, “신학과 2부 정원 30명이 지난 3년 동안 미달이었으며, 이는 신학과만의 문제가 아니라 학교 총 입학정원에 영향을 끼치는 것이다. 미달되는 학과의 정원을 초과되는 학과 인원에 배치한다면 학교의 입장에서는 재정적인 부분을 채움과 동시에 학생들에게도 득이 되는 것이 현실이다. 꼭 신학과이기 때문에 야간을 폐지하는 것이 아니라 다른 야간학과에 대해서도 경쟁력이 없는 학과는 인원을 줄일 생각이다”고 밝혔다. 그리고 학교 축제기간에 이번 폐지안이 나온 것에 대해서는 “지난 3월부터 학교측에서는 이 문제를 추진하고 있었다. 교육부에서 6월 9일까지 정원지침을 보고하라는 지시가 있었기 때문에 그 기간에 진행한 것이며, 또한 수시모집 기간이 축제기간 근처였기 때문이지 의도된 바는 전혀 아니다. 학생들이 생각하는 부분은 오해인 것으로 안다”고 학생들의 반응을 일축했다. 신학과 학생회측은 이번 사태에 대해 방학중에도 계속 학교측과 접촉할 예정이며, 학교측에서도 신학과 2부 폐지에 대한 행정적인 절차를 계속 진행하겠다고 밝혀 앞으로도 신학과와 학교측의 대립이 예상되고 있다.
/손진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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