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기관에 인계될 경우 엄청난 저항세력 형성될 수도...
◐ 200억원 모금 쉬운 일이 아니다!
고신총회특별위원회(위원장 곽삼찬 목사)는 고려학원을 정상화하는데 필요한 최소 자금 200억 원을 모금하기로 결정하고 백방으로 노력하고 있으나 생각한 만큼 쉽게 추진되지 않고 있는 것 같다. 수협본부장으로부터 20개 교회 건물을 담보로 10억 원씩 대출 확답을 받았으나, 막상 선뜻 나서는 교회가 드물다. 매달 지불해야 할 엄청난 이자와 원금 상환까지 부담을 지면서 담보를 결정할 수 있는 교회가 그렇게 많지 않은 것 같다. 교단 산하 1,300여 교회 중에서 100개 교회가 2억 원 씩만 부담해 주면 200억 원이 모일 수 있는데, 현실은 숫자놀음 만큼 쉬운 것이 아니다. 설상가상으로 복음병원을 향한 교단의 정서가 옛날과 같지 않다. 고신 교단 초창기에는 성도들의 기도 속에 고려신학교와 복음병원을 위한 기도가 빠지지 않았는데, 어느 때부터인지는 모르지만 이 기도가 사라지기 시작한 것이다. 고신대학교가 일반대학교로 성격을 바꾸고, 고려신학대학원이 대학으로부터 분리되고, 복음병원의 규모가 방대해지면서, 고신 교단의 초창기 정신과 함께 첫 사랑을 잃어버리고, 이념보다는 물질을 더 중시하게 되고, 하나님의 뜻을 헤아리기보다는 정치적 계파에 의한 교권 다툼이 오늘의 결과를 초래한 원인이라고 해도 결코 지나친 말이 아닐 것이다. 200억 원의 모금이 결코 쉬운 일이 아니라는 사실 자체가 이를 뒷받침해주고 있다.
◐ 동상 이몽??
설령 200억 원이 모금된다고 해도 고려학원을 정상화하는데는 여전히 문제가 산적해 있다. 교단 측에서는 200억 원을 모금한 후, 교육부와 담판을 지어 관선이사들로부터 고려학원을 되돌려 받아 병원을 정상화시킨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이러한 계획은 지난 20일 교단 특별위원들이 교육부 기획실장등 중요 보직자들을 면담한 결과 200억 모금을 하면 조속한 시일내에 교단으로 되돌려 주겠다는 약속을 받아 특별위원들이 용기를 얻어 왔다고 한다.
그러나 관선이사들은 물론 의과대학 교수협의회와 병원 직원들은 교단이 200억 원을 고스란히 병원에 운영 자금으로 투자한다고 해도, 관선이사 파송 이전과 같은 이사회 구성과 운영 체제로는 병원이 절대로 정상화될 수 없다고 보고 있다. 그러므로 교단이 200억원을 운영자금으로 투자하고, 현재의 관선이사 체제 하에서 최소한 2년, 더 길게는 4년 정도를 기다려야 고려학원이 정상화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그 후에도 이사회 구성은 출자이사 및 전문 경영인으로 구성해야 한다고 보고 있다.
만약 고려학원이 현 상태에서 되돌려 받으려면 총부채 700억원중 진성어음(매출채권)인 물품대금 150억원, 제1금융권 100억원, 제2금융권 200억원 기타 국고(세금), 국민연금 50억원과 체불임금 200억원 가운데 부채 청산에 필요한 200억 원 외에 병원 운영 자금으로 최소한 200억원+알파를 더 마련하면 쉽게 되찾을 수 있을 것이다. 그러므로 현재 상황에서 보면 관선이사체제가 장기화 될 것으로 전망된다.
◐ 앞으로 석달이 고비
지난 20일 고신 전국목사장로기도회에서 윤강석 장로(현 재단사무국장)는 “앞으로 3개월이 고비다”라고 말했다. 윤장로는 “문제는 약품대금이다”라며 “현재 부도상태이기 때문에 현금 결재만 가능하고 병원에 약품을 지급하는 약품회사(5개)에 약품 대금을 지급못할 경우 이회사들이 동반부도가 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만약 약품회사들이 부도가 날 경우 병원에 약품공급이 중단되며 환자를 볼 수 없어 결국 최악의 상황이 발생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윤장로는 “다행이 부도이후 환자수가 꾸준히 늘고 있고 노조와 병원의사들이 어느때보다 뭉쳐서 병원 정상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자연적으로 100여명 정도가 병원을 떠나 인력감축도 되었다”고 설명하며 “약품대금만 있다면 병원 정상화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그는 “병원포기는 곧 신대원과 대학포기다”며 “지난번처럼 대처가 늦어 통탄하는 일이 발생하지 않기를 바랄뿐이다”고 말했다.
◐ 역대 이사장들의 수난
관선이사가 파송된 후, 고려학원의 역대 이사장들은 줄줄이 수난을 당하고 있다. 김해복음병원의 어음을 배서한 일 때문에 재산을 압류 당하는 전임 이사장과 전임병원장(어음 행위자)이 있는가 하면, 잘못하면 형사처벌도 피하지 못할 경우까지 예상되고 있다. 이번 사건으로 인해서 고신 교단의 목회자들은 ‘감투’가 결코 애들 소꿉장난이 아니라는 것을 배우고 있는 셈이다. 직분은 권위와 동시에 책임을 수반한다는 사실과, 현실 법이라는 것이 무섭다는 것을 절실히 깨닫고 있다.
◐ 황 창기 총장 사표 제출
한편, 고신대학교 황창기 총장은 5월16일 아침에 사표를 제출했는데, 이 때는 이미 관선이사회 특별 인사소위원회(5인)가 황 총장의 해임을 결의한 뒤였다. 공교롭게도 5월 16일 오후에 부산노회 전권위원회가 최종 선고 판결을 하기로 예정되어 있었기 때문에 자신의 사표 제출이 다소간 동정심을 유발하지 않겠느냐고 생각했는지도 모른다. 그러나 황 총장은 사표 제출의 적절한 시기를 이미 놓치고 말았다. 그래서 전권위원회는 총장 사표는 이사회에 제출하는 것이고, 목사 면직과는 아무런 관계가 없다는 논리로 목사 면직 최종 선고를 하였고, 5월 23일 부산 노회 임시 노회에서 목사 면직이 확정될 전망이다.
관선이사장(김민남)은 5월19일 고신대학교의 보직교수들을 소집한 후, 학교의 어려운 사정들을 설명하고 후임 총장이 선출될 때까지 총장 대행을 중심으로 고려학원이 조속히 정상화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해 달라고 당부하였다. 영도와 송도의 전체 교직원들은 부총장(홍영대 교수)이 총장을 대행하는 체제가 오래 가지 않고 하루 속히 후임 총장이 선출되어 현재의 위기를 주도적으로 타결해 나갈 것을 바라고 있다. 지금의 총장 대행체제로는 지도력이 빈약해서 도무지 학교를 이끌어 갈 수 없다는데 모두가 공감하고 있다.
◐ 차기 총장 선출, 비상한 관심
황 총장의 사표 후 고신대학교의 학생들은 비교적 담담한 형편이고, 교직원들은 내심 반기는 분위기를 느낄 수가 있다. 문제는 차기 총장을 어떤 방법으로 선출하느냐는 것이다. 이미 영도의 신학부와 자연과학부, 그리고 송도 캠퍼스의 의학부가 극도의 대립 양상을 보이고 있다. 영도의 교수들은 교단과의 관계를 위해서 총장은 영도에서 나와야 한다고 주장하는 반면에, 송도의 교수들은 병원 문제의 해결이 우선이기 때문에 의학부 교수들 중에서 총장이 선출되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러한 대결 양상 때문에 5월 19일 송도에서 교수연합회를 구성하기로 내막적으로 합의해 놓고도 영도의 교수들은 의학부 교수들에 의해서 모든 것이 좌지우지될 것으로 걱정하면서 교수연합회 창립 모임을 연기해 버렸다. 일부에서는 총장 직선제의 폐단이 너무 극심하게 나타나는 현실을 걱정하고 있다. 연구와 강의에 전념해야 할 교수들이, 총장이 사표를 제출하기 이전부터 이미 영도와 송도의 일부 교수들을 중심으로 이리 저리 몰려다니고 있으니 이래서야 어떻게 지성의 전당이라고 할 수 있겠느냐는 것이다. 대학의 총장은 위기 관리 능력과 학교 발전 정책을 중심으로 평가하고 선출해야 하는데, 총장 선출 때문에 이제는 교수들마저 정치적으로 분열하게 되면 고려학원 정상화는 그만큼 요원해지게 된다는 것이다. 그래서 일부 뜻 있는 교직원들을 중심으로 아예 이사회가 총장을 선임해 줄 것을 바라는 분위기가 많이 일고 있다. 예를 들면, 교수협의회가 영도와 송도에서 각각 2명씩 동수로 추천을 하고, 이사회가 이들 후보자들 중에서 선출하거나, 아니면 정교수 중에서 총장을 하고 싶은 사람은 누구나 학교 발전 방안을 구체적으로 제시하면서 동료 교수들의 동의를 거쳐 이사회에 지원을 하면 이사회가 후보자를 면담한 후 총장을 선출하는 방식을 원하는 분위기도 있다. 교단 측도 교단 정신과 직선제의 폐단을 우려해서 이사회가 임명하는 방식을 취하데 여러 후보자를 추천하던지, 아니면 여러 후보자들이 지원을 하면 이사회가 모든 후보자들을 면담하면서, 현재의 위기를 타개해 갈 수 있는 인물을 선정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고 보고 있다.
◐ 단결만이 살 길이다!
현실적으로 거액의 자금을 모금하는데 어려움을 갖고 있기는 하지만 고려학원을 살리기 위한 고신 교단의 관심은 지대하다. 고신교단 뿐만 아니라, 부산시내 1천 6백여 교회를 대표하는 부산 기독교협의회(회장 서봉덕 목사)도 복음 전도와 부산 성시화에 엄청난 영향을 미치고 있는 복음병원과 고신대학교를 당연히 교단에 돌려주어야 한다는 성명을 곧 중앙일간지를 통해서 천명할 예정이다. 그러나 고려학원이 살아 남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구성원들이 단결해야 한다. 이사회가 정치적 계파 분열로 침몰했는데, 이제 또 다시 영도와 송도로, 또 목사 교수와 일반 교수들로 분열되어서는 안 된다. 교단 측이 현실적으로 엄청난 어려움을 예상하면서도, 200억원을 모금하려고 최선의 노력을 경주하고 있는데, 교직원들이 단합해서 병원과 학교를 살리려는 노력을 보이지 않으면 안 된다. 교단의 지원이 없으면 2-3개월 안에 특단의 조치를 취하지 않을 수 없다고 관선이사장은 공개적으로 말하고 있는 형편이다. 특단의 조치는 곧 제3기관에 인수된다는 의미도 포함되어 있다. 최악의 경우에는 ‘통일교’와 같은 기독교유사사이비기관도 위장의 방법으로 고신대학교와 복음병원을 인수할 가능성이 있음을 알아야 한다. 이렇게 되면 복음 전파에 엄청난 장애물이 된다. 고려학원의 모든 구성원들은 위기 의식을 느끼고 단합해서 자구책을 마련해야 한다. 그래서 순교정신을 계승하여 온 고신교단이 57년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고려학원을 기필코 살려내야 한다.
/신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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