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신 교단 57만에 최대 위기, 가상 시나리오는?
학교법인 고려학원에 관선이사가 파송된 이후, 고신 교단 관계자들은 복음병원과 고신대학교, 특히 고려신학대학원의 향방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관선이사장(김민남)은 의과대학교수협의회(이하 교협)가 선출한 이재우 교수를 복음병원장에 선임하고, 이어서 행정처장(양칠용), 기획실장(정태식)에 대한 후속 인사를 단행하였다. 그러나 아직 입원 환자는 740 베드 선에 머물고 있고, 부도 위험설과 복음병원의 제3자 인도설은 계속적으로 거론되고 있다.
■복음병원의 현장 상황
복음병원의 전체 직원들이 직면하고 있는 상황은 크게 세 가지로 볼 수 있다. 첫째는 병원 조직의 주축을 이루고 있는 노조와 교협이 고신 교단에 대해 강한 불신감을 품고 있다는 사실이다. 그동안 총회에서 파송한 목사와 장로 이사들에게 병원경영 능력에 실망해 온 이들은 또 다시 병원에 대한 전문지식도 없이 ‘계파 싸움’(?)만 벌이는 목사 이사들이 더 이상 이사로 들어오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 둘째는 전체 직원이 임금체불과 구조조정에 대한 불안감을 갖고 있다는 사실이다. 특히 현재 180억원에 이르는 체불 임금을 지급 받을 수 있을지에 대한 불안감을 표출하고 있다. 셋째는 인사 보복에 대한 불안감이다. 특히 병원이 교단에 환원할 경우 현재 보직자들은 전면 교체될 것 아닌가하는 불안감이 팽배해 있다.
■긴장과 상생 관계의 교협과 노조
복음병원에는 1300여명의 직원들이 거대한 노조를 이루고 있는데, 이 중에서 간호부가 700여명을 차지하고 있으며 핵심 간부의 80%를 간호부가 차지하고 있다. 그러므로 노조 위원장도 간호부의 목소리를 결코 무시하지 못한다. 그렇기 때문에 교협이 간호부를 무력화시키려는 시도들이 여러곳에서 감지되고 있다. 신임 이재우 원장은 보직 개편시 간호부장에 우 과장(제2과장)을 내정했으나 하루만에 노 과장(3과장)을 내세워 노조의 반발을 초래했다. 이 과정에서 교협이 간호부를 무력화시킬 의도로 입김을 넣지 않았느냐는 것이다. 간호부를 누가 장악하느냐에 따라서 노조에 지대한 영향을 주게 되니 대체로 온건하다고 평가받아온 노과장을 임명하려고 했는데 반발이 있자 결국 간호부만 보직에서 제외시켜 놓고 있는 형편이다.
■복음병원의 향방 : 가상 시나리오
복음병원의 향방과 관계하여 현재 병원 안 밖에서는 갖가지 소리들이 나오고 있는데 대체적으로 다음과 같은 몇 가지 시나리오가 흘러나오고 있다.
1. 시나리오(1)
첫 번째 가능성은, 현재 긴급한 자금 200억원을 교단에서 모금한 후 병원을 돌려 받는 방안이다. 이것은 관선이사장의 약속 사항이다. 또 이부분을 지난 이사회에서 이미 추인 받았다. 이사장은 분명히 총회특별위원들에게 4월 30일까지 모금방안을 서면으로 분명히 하고, 6월말까지 자금을 마련하지 않으면 병원을 부도낼 수 밖에 없고, 이 경우 기관은 3자에게 넘겨질 수도 있다고 했다. 그렇게 되면 고신대학교는 물론 고려신학대학원도 함께 영향을 받게 된다고 했다. 그리고 기관이 정상화되면 언제든지 되돌려 준다는 의지를 천명하였다. 그러나 교단이 200억원을 모금하더라도 병원 안의 정서가 교단에 환원하는데 절대적으로 부정적인 의사를 표명하게 되면 어려움에 직면할 수 있다. 되돌려 받을 수 있는 명분을 충분히 가지고 있어도 환원은 무산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고신 교단은 범 교단적으로 복음병원을 정상적으로 운영할 수 있다는 결의를 분명히 천명하면서 200억원의 자금을 공탁하고 병원 환원의 조건들을 지혜롭게 이행해 나가야 한다.
2. 시나리오(2)
두 번째 가능성은, 교단이 200억원을 모금하지 못하고 부도가 나는 상황인데, 이 경우에는 약 1천억 원(부채 940억 원)이 연쇄 부도로 이어지게 되어 엄청난 사회적 파장을 일으키게 된다. 병원이 제3자에게 양도되는 최악의 상황이 오게 되면 고신 교단은 그야말로 완전 붕괴되는 상황에 처하게 된다. 오늘까지 대내외적으로 교단을 지탱해 온 것은 고신대학교와 병원, 그리고 신학대학원이라는 세 개의 중추 기관인데 이 기관들이 양도되면 교단 산하 교회들은 결국 타 교단으로 뿔뿔이 흩어지는 도미노 현상을 맞게 될 것이고 고신 교단은 57년 만에 완전히 무너지게 되는 셈이다. 결국 개혁이 개악을 초래하게 되는 셈이다.
이번 계기로 병원등 의과대학을 인수하고저 원하는 부산안의 중요 7개기관이 부도날 경우 사태 추이를 관망하고 있다고 한다.
3. 시나리오(3)
세 번째 가능성은, 교단이 200억 원을 모금 해 놓고도 병원을 되돌려 받을 수 있는 조건이 안될 경우를 예상할 수 있다. 이러한 가능성은 고신 교단으로서는 최악의 상황인데 가능성이 전혀 없다고는 볼 수 없다. 우선, 교협이 현재 관선이사회와 ‘코드’가 맞다는 점이다. 우연의 일치인지는 모르지만 고려학원에 관선이사가 파송될 것이라는 이야기들이 이미 작년 11월에 교협으로부터 흘러나왔다. 당시 교육부에 드나들었던 교협의 멤버들은 관선이사 파송 시기를 4월말로 추정하였다. 그런데 교협의 말 그대로 4월에 관선이사가 파송되었는데, 우연이라고 보기에는 너무도 절묘하게 맞아드는 우연이라고 보지 않을 수 없다. 더구나 현재 관선 이사들의 성향은 전원이 불신자들이다. 수영로 교회 당회장인 정필도 목사도 이사권을 포기한 상황이다. 특히 현재의 관선이사들은 대학에 대해서 누구보다도 실무적인 경험과 법률적 지식을 겸비하고 있는 멤버로 짜여져 있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4. 시나리오(4)
네 번째 가능성은 고려학원과 교육인적자원부간에 원만한 해결을 이루어 내는 방법이다. 교단은 약속대로 200억 원을 모금하고, 관선이사들은 약속을 따라서 고신 교단에 고려학원을 되돌려 주는 방법이다. 이 방법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이다. 병원을 제3기관에 넘기는 방법을 관선이사들이 너무 쉽게 생각해서는 안 된다. 고신 교단은 위기에 처했을 때 저력을 발휘하는 교단이며 그러한 능력을 충분히 가지고 있는 교단이다. 지금도 고신 교단 성도들은 고신대학교와 복음병원이 초창기 정신으로 되돌아갈 수 있다고 하면 희생을 기꺼이 감수하려는 의지를 가지고 있다. ‘교단을 살리기 위한 금반지 모으기 운동’도 추진할 태세를 갖추고 있다. 특히 고려신학대학원은 고신 교단의 생명줄과도 같다. 이 생명줄이 위협을 받으면 교단은 분명히 일어서게 된다. 그러므로 교육인적자원부는 교단 산하 1,300여 교회의 성도들을 위해서라도 고려학원을 일반대학처럼 쉽게 생각해서는 안된다.
동시에 고신 교단은 병원 직원들이 안심할 수 있는 몇 가지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우선 200억 원만으로 모든 것이 다 해결될 수 있다고 생각해서는 안 된다. 200억 원 외에도 최소한 체불 임금을 지불할 수 있는 50억 원 정도를 추가로 더 갖고 들어와야 한다. 둘째는, 이사 제도를 대폭 개선해야 한다. 지금까지 총회에서 “정치논리”에 따라 선임하여 파송하는 제도를 획기적으로 개선해야 한다. 목회자는 교회로 돌아가고 전문경영지식을 가진 출자 이사제도를 도입해야 한다. 동시에 기관이 교단으로 환원된 이후 인사보복은 절대로 없다는 점을 분명히 해야 한다. 구조 조정을 하지 않으니 믿고 안심하며 따를 수 있는 분위기를 마련해 주어야 한다. 그리고 간호부를 효율적으로 통솔함으로써 노조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말하자면 간호부와 노조가 자생적으로 교단 편에 설 수 있도록 유인책을 마련해야 한다. 궁극적으로는 교협과 때로는 긴장 관계에 있으면서도 상생할 수 있는 노조로 만들어 나갈 수 있어야 한다. 이러한 조건들이 갖춰질 경우 충분히 “승리”할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
이 모든 내용들은 핵심 멤버들과 병원의 많은 직원들을 접촉하면서 본보가 광범하게 여론을 청취하고 의견을 수렴하면서 정밀하게 분석한 내용들이다.
■딴 세상(?)에 살고 있는 신대원 교수들
한편 교단을 살리기 위해 200억 원 모금을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는 총회특별위원회 위원장(곽삼찬 목사)과 이우성, 정금출, 김종익 장로 등이 4월 28일 천안에 소재하고 있는 고려신학대학원(이하 신대원)을 방문하였다. 이 자리에서 특별위원들은 신대원에서 모금해 놓은 기금 약 5억-6억 원 정도를 이용할 수 있도록 도와 달라고 요청하였다. 이 자리에서 신대원 교수들은 특별위원들에게 “무슨 법적인 근거로 이 돈을 돌려 달라고 하느냐?”며 강하게 반발하였다고 하는데, 신대원 교수들의 이러한 태도에 대해서 특별위원들은 “지금 교단이 다 넘어갈 형편인데 신대원 교수들이 이런 태도를 보이고 있으니 정말 통탄할 노릇”이라고 탄식하면서 돌아왔다고 한다. 총회특별위원들은 “관선이사가 와도 신대원 교수들은 봉급을 받고 하니 이런 자세를 보이는 것 아니냐!”고 하면서 “땅을 치며 통탄했다”고 한다. 복음병원이 넘어가면 고신대학교와 신대원이 결정적인 타격을 입기 때문에 신대원을 살리기 위해서 교단 채권 발행까지 생각하고 있는 형편인데도 신대원 운동장 부지 매입을 위해서 모은 기금을 무슨 법적 근거로 이용하려고 하느냐고 버티는 신대원 교수들을 보면서 이들은 완전히 딴 세상(?)에 살고 있는 사람들 같이 느껴지더라는 것이다.
■어수선한 분위기의 고신대학교
고신대학교는 관선 이사 파송 후 어수선한 분위기에 휩싸여 있다. 황 총장은 계속하여 자리에 연연하고 있지만 교직원들은 무언가 변화가 일어날 것을 기대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4월 27일 동부산노회 주최로 영도캠퍼스에서 열린 교단을 위한 특별기도회에서 인사사고가 생겼는가 하면, 총장의 최 측근에서 기사 역할을 하면서 온갖 정보를 제공하던 것으로 비난을 받고 있던 L씨가 목공 유해남씨를 폭행하여 벌써 2주째 입원을 하고 있는 형편이다. 4월 28일에는 피해자 유해남씨의 장인되는 사람이 총무과로 찾아와 학교측의 미온적인 처사에 반발하며 사무실 집기를 뒤엎어 버리는 사태가 발생하기도 했다. 그러나 총장이나 교무위원 등 아무도 책임지는 사람들이 없어 눈살을 찌부리게 만들고 있다.
/신상준 기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