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화와 타협으로 안정을 되찾아야 한다 --
◈ 위기 넘긴 복음병원, 아직 산 넘어 산
부도 위기설이 계속 나돌던 복음병원이 일단은 부도의 위기를 넘겼다. 물론 앞으로도 계속 돌아오는 어음을 어떻게 막을 것인지 한 달 한 달을 마음 졸이기는 해야겠지만 의사들이 진료를 계속하는 한 의료보험 공단에서 매달 두 번씩 진료비를 청구할 수 있고, 또 교육부가 기채 승인을 해 준 50억 원을 주거래 은행인 신한은행으로부터 지불 받게 되면 당분간은 부도 위기를 면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그러나 아직 마음을 놓을 때는 결코 아니다. 병원의 자금 회전 사정이 아직은 그렇게 여의치 않은 상태이기 때문이다. 8개월 이상이나 직원들의 봉급을 주지 못하는 병원의 절박한 자금 사정이 이제는 2달 급료와 추석보너스를 지급하므로 1천 3백명 직원들의 사기가 다소 누그러 졌고 가뭄에 소나기 추기는 격은 되었다. 앞으로도 계속적으로 돌아올 크고 작은 액수의 어음들을 막아야 하기 때문에 긴장은 늦을 수는 없다. 이런 상황에서 최종 부도가 난 김해복음병원이 만약 연쇄부도가 나는 상황이 발생하게 되면 본원까지 그 여파가 미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에 아직도 마음을 놓을 수 있는 상황은 결코 아닌 것 같다. 중요한 것은 일단 복음병원의 환자 수가 감소되는 상황이 생기지 않아야 한다는 점이다.
◈ 합리적 병원 경영을 위한 지혜를 모아야!!
국제기드온 캠프 협의회의 한 중진회원이 전하는 말에 의하면 동아대학교 병원과 백병원, 그리고 복음병원 등에 병실마다 성경을 기증하러 갔더니 동아대병원과 백병원에는 비어있는 병실이 없는데 복음병원에는 비어있는 병실이 너무 많더라고 걱정이 되더라는 것이다. 또 복음병원에는 암환자와 같은 장기 환자들이 많아 경영적인 측면에서는 수지가 맞지 않는다고 한다. 병원이 소위 수지타산이 맞는 효율적인 경영이 되기 위해서는 10일 내지 15일 정도의 입원 치료 후에는 무조건 환자를 퇴원시키는 소위 환자수급경영 마인드가 있어야 하는데 현재 복음병원은 이러한 경영마인드가 전혀 없다는 것이다.
현재 복음병원에는 김재도 원장과 황규재 행정처장이 병원이 부도가 나지 않도록 자금 운용에 최선을 다하고 있으며 주거래은행인 신한은행도 최선을 다해 지원해 주고 있다. 신한은행은 복음병원을 진단하면서 병원이 정상화되기만 하면 자체의 수지결산은 충분히 흑자를 기록할 수 있다고 보기 때문에 지점장이 본원으로부터 50억 원의 대월 결재권을 받아서 병원이 부도가 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다. 그러니 복음병원은 합리적인 경영을 위한 지혜를 모아야 한다.
◈ 대화를 통한 타협한 4자간의 합의문
한편, 병원정상화에 걸림돌이었던 내부분열도 이사장과 총장, 의과대학 교수협의회, 그리고 복음병원 노조가 상호 대화를 통한 타협의 실마리를 찾으려는 노력들을 하고 있어서 다소 해소될 수 있는 청신호가 켜지는 것 같아 보이기도 한다. 아직은 이사장과 총장, 의과대학 교수협의회장, 노조지부장 간에 완전한 합의가 이루어진 것은 아니지만 모두가 대를 위해서 소를 조금씩 양보하는 선에서 대화를 시도한다면 타협이 불가능한 것만도 아니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의과대학 교수협의회와 복음병원 노조는 크게 3가지 조건을 전제로 교수협의회는 검찰청 진정 취하와 병원 및 법인에 대한 가압류 해제, 노조는 황총장에 대한 검찰 고발 취하 및 법인, 병원, 대학교에 대한 가압류 해제를 실천하겠다며 이사장과 총장을 향해 대화와 타협의 의사를 전달하였다. 이들이 요구하고 있는 3가지 조건은 1) 영도, 천안, 송도 캠퍼스의 독립적 운영, 각 캠퍼스의 장(총장, 의무부총장, 신학부총장)의 당연직 이사 참여, 대학 전체 교수회의에 의한 총장 선임, 송도캠퍼스 교수회의에 의한 병원장 선임 등을 골격으로 정관 및 정관시행세칙을 2주안에 개정할 것과, 2) 김재도 원장, 구자영 직전원장, 황규재 행정처장의 보직 해임과 김해복음병원으로의 자금전출 중단, 그리고 3) 이사회는 신한은행 교비(의과대학 및 보건대학원) 일시 차용분 중 2003년 3월 14일까지 5억원을 상환하고 나머지 금액은 3월 28일까지 상환해야 한다는 합의서에 서명했다.
일부 이사들은 교수협의회와 노조의 이러한 요구에 대해서 수용하기 어려운 조건들도 있지만 사립학교법에 저촉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충분히 수용할 수 있는 타당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4자간 대화가 전혀 불가능한 것은 아니라고 보고 있다.
◈ 어수선한 이사회 분위기
3월 10일에 소집된 이사회에서는 고신대학의 교원승진과 신규채용 문제조차 상정하지 못할 정도로 병원의 현안 문제 해결에 골머리를 앓고 있었다. 징계위원회 조직시 총장은 본인의 문제가 관련된 제척 사유로 퇴장 당하고, 윤 모 목사에 대해서도 돈을 받은 사람은 제척사유로 인해서 결의권이 없다는 말이 나오자 당사자로 지목된 윤 모 목사는 자기는 아니다고 발뺌을 했다고 한다. 또 총장이 돈을 주었다고 하는 대구의 모 학장은 실제로는 10만원을 받았는데 왜 총장이 30만원을 주었다고 하느냐며 분개하고 있다는 소리까지 나왔다. 사태에 여기까지 오자 신 모 목사가 질문을 하면서 교육부의 감사결과 총장이 30만원, 70만원, 100만원 등등 교비를 마음대로 유용했는데 왜 자체감사에서는 이러한 사실을 명확하게 밝히지 않느냐, 사회법에도 감사 고발권이 있는데 왜 자꾸 쉬쉬하고 있느냐고 따졌고, 이에 대해서 감사팀 장인 김 모 목사는 앞으로 자체 감사를 통해 명확하게 밝히겠다는 확고한 의사를 표명했다고 한다. 한편 총장이 100만원을 썼으면 밑에 있는 경리과장이나 사무처장이 가짜 영수증을 만들어서라도 증빙서류를 갖추어 놓아야 하지 않느냐, 그러니 실무자들을 처벌해야 한다고 개혁파의 모 목사가 직원 들이 모인 사석에서 목소리를 높혔다는 소리가 들리자 고신교단의 많은 목사들은 어떻게 이런 소리가 고신 교단에서, 그것도 개혁을 부르짖는 목사의 입에서 나올 수 있느냐고 어이없는 표정들을 짓고 있다.
◈ 징계위원회에 회부된 황 창기 총장
한편 고신대학교 황창기 총장은 교원징계위원회(위원장 이종영 목사)에 회부되었는데 그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학교법인 이사회는 교육부의 2차 감사결과 총장의 업무추진비 부당 사용에 따른 1천 6백 여만원의 환수 조처와 더불어 이에 상응한 조치를 취하라는 지시를 받고 황 총장과 김재도 원장과 구자영 직전 원장을 교원징계회원회(위원장: 이종영, 위원: 김정일, 이만길, 염화용, 강구일 교수, 정 근두 목사, 정정만 장로)에 회부하였다. 처음에는 창원의 윤 모 목사와 고신대학교 선교언어학과의 이복수 교수와 차재국 교수가 위원으로 선정되었으나 금전을 수수받은 당사자가 어떻게 징계위원이 될 수 있느냐는 여론이 들끓어 정근두 목사로 교체하였고, 교수들에 대해서는 총장이 자기보다 어린 사람들이 징계위원이 된 사실에 다소 거부감을 표시하게 되자 연륜이 있는 교수들로 교체하였다고 한다. 3월 18일에 제 2차로 소집되는 징계위원회가 과연 황 총장 문제를 어떻게 처리하게 될지 비상한 관심을 모으고 있는데 대학과 병원, 그리고 교단을 위해서라도 황 총장의 총장직을 해임시켜야 한다는 여론이 팽배해있는 것 같다. 교육부의 정서도 공개적으로 표명되고 있지는 않지만 복음병원 문제 해결에 가장 큰 걸림돌이 되는 총장을 해임하고 이사회와 교수협의회가 단합해서 병원을 정상화시키지 않을 경우 관선이사를 파송할 것이라는 쪽으로 해석되고 있기 때문에 징계위원회는 총장직 해임 쪽으로 해결의 가닥을 잡은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고신대학 내부에서는 사태가 이런 지경에까지 이르렀는데도 총장을 보좌하는 핵심 참모들이 어느 한 사람 책임지려고 나서는 사람이 없다고들 안타까와 하고 있다.
◈ 학교법인 고려학원과 복음병원의 당면과제
학교법인 고려학원의 당면과제는 어떻게 해서라도 관선이사 파송 만은 막아내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사장을 비롯해서 총장까지도 처음에는 관선이사 파송을 대수롭지 않게 생각한 것 같아 보인다. 그러나 시간이 지남에 따라 관선이사 파송은 곧 교단학교로서의 이념 상실은 물론 결국 고신교단이 50여년 이상 쌓아 온 모든 것을 한꺼번에 내어주는 꼴이 되기 때문에 이제는 모두가 위기의식을 실감하고 있는 것 같다. 처음에는 고신교단의 일부 의식있는 지도자들 마져도 복음병원 때문에 교단이 분열되고 대외적인 이미지가 실추되고 있으니 차라리 병원을 처리해 버리는 것이 좋지 않겠느냐는 생각을 가졌으나 지금은 병원이 고신교단의 대외적인 신인도를 높여주고 있으며, 특히 병원과 고신대학교, 천안의 신학대학원이 분리될 수 없는 하나이기 때문에 병원을 살리는데 최선을 다해야 한다는 생각을 하고 있는 것 같다.
김해복음병원과 복음병원의 문제가 워낙 복잡하고, 총장마져 이사장 해임 운동을 하는데, 지치고 실망한 이사장 김 영동 목사는 처음에는 자기 자신만 희생하면 될 것 아니냐는 안이한 생각을 가졌으나 문제의 심각성을 뒤늦게 깨닫고 이제는 비상총회를 소집하는 일이 있더라도 현재의 위기를 막아야 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동분서주하고 있다. 대학과 병원이 다른 그룹이나 개인에게 넘어간 뒤 서로가 책임을 전가하며 왈가왈부하는 것이 무슨 소용이 있느냐는 것이다. 교육부의 한 책임있는 관계자의 말에 의하면 전국에 관선이사가 파송된 사립대학교가 12개 학교에 달하고 있으며, 교단을 배경으로 하고 있기 때문에 교육부가 그렇게 쉽게 관선이사를 파송하겠느냐고 생각하는 것은 너무도 안이한 사고 방식이라는 것이다. 교육부로서는 교단학교와 관계없이 법에 저촉되고 요구조건을 충족시키지 못하면 언제든지 관선이사를 파송할 준비가 되어있다는 것이다. 특히 의과대학의 소위 브랜드 값은 2천억 원이 넘는다는 소리들이 들리고 있다. 고신대학교의 다른 학과에는 관심이 없지만 병원과 의과대학이 있기 때문에 여차할 경우 대학과 병원을 인수하려고 제발 복음병원이 부도만 나라고 기다리는 재벌그룹들이 있다는 소리들은 결코 허황된 소리만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 실제 타교단 장로는 부도날 어음을 막아주고 교단안의 인사는 자기몫 챙기기에 급급해서 어음을 돌리는 이해못하는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학교법인 고려학원의 당면 과제는 이사회의 단합과 대화를 통해 복음병원이 부도가 나지 않도록 구체적인 방책을 강구하고 어떻게 해서라도 관선 이사 파송만은 막는데 최선을 다하는 것이다. 관선 이사 파송은 곧 50여년 이상 쌓아 온 모든 것을 송두리째 내어놓는 결과를 초래하게 된다. 성도들이 기도와 물질로 헌신하며 일구어온 대학교와 신학대학원, 복음병원을 어떻게 하루 아침에 내어줄 수 있느냐는 절박한 위기의식을 가져야 한다. 고신교단은 저력이 있는 교단이다. 교단 외부에서는 관선이사 파송을 심각하게 생각하는데 정작 당사자들은 너무 안이한 자세를 가지고 있지는 않는가? 이사회가 감당하지 못하면 이제는 총회7인 특별원회에서 구체적인 방책을 마련해야 한다. 교육부를 향해서 5월까지, 또는 9월 총회시까지 처리시한을 연기해 달라는 등의 막연한 호소는 더 이상 효력이 없으며 이러한 안일한 대처는 관선이사 파송을 재촉하는 지름길임을 알아야 할 것이다.
/신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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