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대통령, 문재인 민정수석, 이호철 비서관,
노무현 대통령의 내각은 개혁과 안정이라는 이분법적인 접근이 가능하다. 청와대는 개혁하고 내각은 안정하자는 것이다. 이에 정.관계 인사들의 구성이 파격적이란 평이 나오고 있다.
국민 추천과 다단계 검증 시스템을 거쳐 인사 정책을 펼치겠다는 노대통령의 주장에 따라 다양한 이해집단들을 합리적으로 조정할 수 있는 적임자에 대한 검증을 통해 개혁성과 전문성을 고루 갖춘 인사여야 함을 보여주고자 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시민운동 지도자들의 정,관계 및 관변단체 진출이 두드러지고 있다.
90년대 중후반에 들어 시민단체 관계자들의 현실정치 참여가 부쩍 늘어나면서 출세를 위해 시민운동을 하는 이들도 생겨났다. 전문성과 사회적 신망을 인정받아 적극적인 현실참여의 기회를 잘 활용할 수 있다는 긍정적인 평가는 물론 권력과의 유착 및 운동의 순수성 훼손 우려를 하는 부정적인 시각도 있다. 이는 지난 문민정부 때 경실련 간부를 중심으로 본격화되어 ‘경실련 인맥’을 유지시켜 온 것이다. 또한 YMCA, 경실련, 참여연대등 주요 시민단체 간부 자리를 지낸 인사들의 정계입성이 활발해 ‘시민운동출신 그룹’이란 말도 나돌 정도다. 정치문화 발전이 이뤄지기까지 시민운동 출신자들의 역할이 컸던 것으로 개혁적 인사들이 지속적인 정치권 진출을 기대하는 것이 노대통령의 새 내각의 모습으로 비춰지고 있다.
노무현 대통령의 새 내각은 공론에 의해 검증된 사람, 노대통령과의 개인 관계 속에서 검증된 사람이라는 두 가지 인선 원칙에 있어 후자쪽이 더 많다. 인권변론을 맡았거나, 노동운동을 통해 신뢰를 쌓은 사람들, 부산 ‘부림사건’을 통해 노대통령을 보좌했던 의리파 사람들을 예를 들 수 있다.
노무현 정부가 출범 전부터 시민사회단체(NGO)에 각별한 애정을 쏟아 온 것은 사실이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시민사회단체가 새 정부의 주류로 부상하고 있다고 말을 하는 것이 틀린 말은 아니다. 청와대 인사에서도 시민사회단체 출신 인사들이 속속히 자리를 하고 있다. 언론의 예상을 깨고 국민참여수석으로 내정된 박주현 변호사의 경우 경실련·민변·참여연대등 다양한 NGO에 참여해온 인물이며 발탁과정에 대해 신계륜 인사특보는 “시민사회단체들의 추천을 받아 노무현 당선자께서 숙고한 끝에 직접 결정하고 알려왔다”고 밝혔으며 또한 노대통령이 여러 시민사회단체들의 의견을 직·간접적으로 듣고 있다고 전하고 있다.
이 뿐만이 아니다. 지역에서조차 예상치 못한 ‘파격 인사’의 주인공인 정찬용 인사보좌관은 광주지역 시민사회단체의 ‘얼굴’이었다. 당시 광주YMCA 사무총장이었던 그는 차기 YMCA의 사무총장으로 유력하게 거론됐던 인물이기도 하다. 그에게 새 정부의 ‘인사권’을 좌우하는 중책을 맡긴 것이다. 전남 영암 출신이지만, 경남 거창에서 17년 4개월 동안 교사와 시민운동가로서 일해온 독특한 이력을 갖고 있다. 서울대 언어학과를 나와 지난 74년 민청학련 사건으로 옥고를 치른 뒤 75년부터 거창고 교사를 지냈으며, 거창YMCA를 창립하고 농민운동을 이끌었다. 92년 광주로 옮긴 그는 광주YMCA 사무총장과 광주시민단체협의회 상임대표로 지역시민운동을 이끌어왔다.
노무현 대통령은 광주YMCA 사무총장 출신 정찬용 인사보좌관은 비서관급 인사를 통해 ‘개혁성과 투명성’, ‘뜻을 같이하는 사람’이라는 자신의 인사원칙을 관철시켰다.
정찬용 인사보좌관의 발탁은 부산 출신 문재인(文在寅) 민정수석과 함께 영?호남지역 여론 수렴 창구로 활용하기 위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한편 부산YMCA 출신 인사들의 정계진출 비중이 크게 나타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부산 YMCA 이사인 민정수석 문재인씨를 비롯해 민정수석 비서관 이호철씨도 부림사건에 관련 해 옥고를 치룬 인사이다. 특히 노무현 대통령은 지난 시절 부산YMCA 홍보인사로 활동했었다. 부산 YMCA 소속 반송복지관 윤경태 관장은 부산YMCA 시민중계운동 프로그램을 이끌었으며, 마산 YMCA 총무를 거쳤던 인사로 청와대 행정관으로 자리를 옮겨갔다.
/김선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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