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 교단 장로가 결정적 도움 제공
■부인 전화 한통에 잠적해 버린 황총장
학교법인 고려학원(이사장 김영동 목사)에 대한 교육인적자원부의 제2차 감사 결과 지적 사항의 이행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2월17일 소집된 고려학원 이사회는 당일 오후 4시30분까지 약 25억원의 어음을 막기 위해 안절 부절하는 모습을 보였다. 병원이 정상적으로 운영될 때는 이 정도의 어음은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는 액수였지만 장기간의 파업 여파는 물론 계속되는 내부 분열과 갈등으로 인해서 25억원의 어음을 막는데도 힘이 부치는 상황이었다. 이사회는 하는 수 없이 황창기 총장으로 하여금 약 20억원 정도를 교비에서 전용해 줄 것을 요구하였다. 물론 사립학교법 제 29초 6항은 교비를 다른 용도로 사용하지 못하도록 규정하고 있지만 병원이 부도 직전에 있는 위기 상황에서 이사회는 일단 임시라도 교비에서 전용해서 부도 위기를 넘겨야 한다는데 의견을 모으고 교비 전용을 만장 일치로 가결하였다.
그러자 이번에는 총장을 보필하고 있는 실무자들인 기획실장(서재수 교수)과 사무처장(김영수 장로)이 교비 전용의 책임을 지지않기 위해 휴대폰도 끈채 잠적해 버렸다. 그러나 복음병원 주거래 은행인 신한은행 지점장이 실무자가 없어도 총장이 직접 은행에 가면 교비를 인출해 주겠다고 제안하여 지점장과 황총장이 한차를 타고, 김재도 원장과 황규재 행정처장이 다른 차를 타고 함께 은행으로 향하고 있었다. 그런데 이러한 사실을 급히 전해 들은 황총장 부인이 휴대폰으로 전화를 걸어 “당신이 책임도 못 지면서 무엇 때문에 교비 전용을 위해 은행에 가느냐?”고 고함을 질러댔고, 황총장은 즉시 차를 잠시 세워달라고 요구한 뒤 차에서 내려 잠적해 버렸다고 한다. 이런 소식을 전해들은 교계의 많은 인사들은 총장의 체면이 말이 아니라고 쓴웃음을 짓는가 하면, 총장이 병원이 부도가 나도록 고의성을 가지고 잠적한 것이라는 거센 비난의 소리와 함께, 지금까지 인사행정을 비롯하여 학교의 중요한 문제에 일일이 영향력을 행사해 온 ‘황후’(?)로 소문난 부인의 입김이 과연 세기는 센 모양이라고 비아냥거리는 소리들이 들려오고 있다.
■타교단 장로의 도움
이런 과정에서 이정치 장로의 뒤를 이어 재단 사무국장에 임명된 윤강석 장로(전 신대원 사무처장)가 기지를 발휘하여 신대원 운동장 부지 매입 기금 약6억원을 일시 차용하도록 제안하였고, 이러한 제안을 한진환 원장이 쾌히 수락함으로서 해결의 가닥을 잡기 시작했다. 의과대학을 비롯하여 이곳 저곳에서 모은 자금이 오후 8:00까지 약18억원 정도를 확보하였으나 아직도 5억4천여 만원이 부족하여 부도가 날 형편이었다. 이에 김재도 원장이 타교단(통합측) 모 장로에게 부탁하여 자금을 차용함으로써 부도 위기를 넘길 수 있었다. 결국 신대원과 병원을 자기 손아귀에 장악하려고 온갖 문제를 일으켰던 황총장은 고신대학교 교비에서 10원 한 푼 책임지지 않는 이기적인 작태를 보였고, 교단인사가 아닌 타교단 장로가 복음병원의 위기를 막아준 그야말로 고신교단으로서는 부끄러운 일이 벌어진 셈이다.
■궁지에 몰린 의과대학 교수협의회
한편 병원이 부도가 나 관선이사가 파송되기를 은근히 기다리면서(?) 2월17일에 돌아오는 20여억원의 어음을 과연 병원 집행부와 이사회가 막을 수 있을까를 주시해 오던 의과대학 교수협의회는 아직도 이사회를 향해서 요구한 7개 조건중에서 이사장 퇴임과 교수협의회에서 원장 선출이라는 2개의 조건을 삭제하고 5개의 조건(정관시행세칙개정, 김해복음병원과의 단절, 고려신학대학원 부채 지원 불가, 복음병원의 영안실 직영, 실행이사를 구성하여 교수협의회원을 참여시킬 것)을 요구하고 있다. 이미 보도한 바와 같이 의료보험공단 당국에 청구한 진료액 85억원을 가압류하는데 300명의 교수들이 서명하였다. 그러나 행정직원들이 “왜 우리 돈을 인질로 잡아서 가압류 했느냐?”고 반발하면서 800명의 직원이 서명하여 85억원에 대한 배당신청을 하게 되었고, 여기에 대해서 법원은 300명의 교수들을 제외하고 800명의 직원들에게 비율대로 배당하도록 하라는 판결을 내렸다. 이제 교수들이 다시 재판을 신청해서 확정판결을 받은 후 보사부에 요청해야 하는 입장이 되자 교수들이 교수협의회 집행부를 향해서 강력하게 반발하면서 교수협의회 자체 혼란에 빠져들고 있는 형편이다.
■자살미수 사태까지 온 병원
이러한 와중에서 황총장은 사면초가의 위기에 빠져있다. 교비유용과 횡령혐의로 노조로부터 고발을 당하는가 하면, 일간지와 라디오, 그리고 TV 뉴스를 통해서 업무추진비 부당집행과 교비 유용 등의 소식이 전해지고, 고신대학교의 총학생회와 일반 학생들이 학교 홈페이지에 총장에 관한 소식에 경악하면서 불만을 터트리고 있다. 혼자서 깨끗한체 큰소리를 쳤는데 기관카드를 이중으로 사용한 비양심적인 행위를 저질렀으니 이제 교직원 연수회에서 코람데오 서약식을 어떻게 할 수 있을지 걱정하는 직원들의 이야기도 들리고 있다. 여기에 설상가상으로 복음병원의 한 여직원이 8개월동안 봉급을 받지 못하자 비관하여 자살을 기도하다 미수에 그친 사건이 발생하였고, 고신대학교 총동문회에서도 이사장과 총장을 향하여 경고의 메시지를 보내고 있다. 여기에서 이미 보도한 바와 같이 입학정원중에서 약300명 가량의 미충원이 생기지 않을까 염려하고 있는 형편이다.
■어슬픈 인사 행정
고신대학교 교직원들을 허탈하게 만든 또 다른 한 사건은 입학홍보처 부처장으로 임명되어 일하던 광고홍보학과의 유 모전임강사가 서울의 다른 모 여자대학으로 자리를 옮긴 사건이다. 2년 계약 전임강사로 임명된 여자 교수였지만 임명된지 6개월만에 직제에도 없는 입학홍보처 부처장으로 임명받은 특혜를 누렸다. 홍보 전공이라는 구실을 달았지만 실상은 황총장이 직·간접적으로 담임목사(?)와 같은 영향력 행사를 하고 있는 대학교회에 십일조를 내고 간혹 새벽기도를 나오기 때문에 일약 부처장으로 발탁된 것이라는 설이 고신대 사이에서는 난무해 있다. 입학홍보처는 부처의 이름 그대로 대학을 홍보하고 우수한 신입생을 유치하기 위해서 아이디어를 내고 동분서주해야 하는 부처이다. 그러나 유 모교수는 임명당시부터 다른 대학으로 옮기기 위해 동분서주하면서 방학중에 학과장 회의나 입시관련대책회의에 거의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고 한다. 그러니 고신대학의 정원 절대 부족 현상은 당연한 것 아니냐는 자조섞인 푸념들이 교직원들로부터 터져나오고 있다고 한다. 결국 고신대학교는 교단 의식도 없고 사명감도 없는 한 여교수로부터 철저하게 이용만 당한 꼴이 된 셈이다. 그런데도 이러한 어슬픈 인사 행정에 아무도 책임을 지려는 사람도 없는 형편이니 이대로 가다가는 학교의 앞날이 암담한 것 아니냐는 분노를 한 경력있는 직원은 터뜨리고 있다.
한편 고신총회임원회는 복음병원과 고신대학교의 일련의 사태를 논의하기 위해서 2월21일 11:00에 송도제일교회에서 운영위원회를 소집해 놓고 있는 실정이다. 상정된 안건은 이사회 상황보고, 자체 감사 결과보고, 고신대 총장 해명, 법인 이사회와 산하기관 긴급 대책 등인데 총회운영위원회 소집 이유는 교육인적자원부의 감사 결과의 심각성, 복음병원과 김해복음병원의 위기 의식, 이사회의 장기간 파행으로 인한 권위 실추와 경영 능력 약화, 황총장의 심히 부끄러운 행위가 교계 언론은 물론 기독교 TV, MBC 라디오, 국제신문등에 게제되어 교단 대내외적으로 비난 여론이 확산되어 교단의 명예와 위상을 실추시킴과 동시에 주의 이름과 복음전파에 엄청나게 부덕한 영향을 주었기 때문이라고 밝히고 있다.
총회 운영위원회가 직접적으로 황총장에게 책임을 물을 수는 없지만 이사회의 상부 기관으로서 이사회로 하여금 작금에 벌어지고 있는 일련의 사태에 대한 책임을 물어 황총장을 해임시키도록 요구할 전망이다. 동시에 최악의 경우에는 교육인적자원부가 관선이사를 파송하기 전에 현재의 이사들이 난국을 타결할 수 있는 능력이 없다고 판단하여 이사 전원을 해임하는 결의를 한 후, 총회에서 새롭게 이사를 파송하고 교육부로부터 1/4정도의 관선이사를 받아들이는 소위 절충식 관선을 모색하지 않겠느냐는 소리도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해법은 없는가?
교육인적자원부의 2차 감사는 관선이사 파송보다는 복음병원 문제 해결에 걸림돌을 제거해주는데 더 많은 비중을 둔 것 같다. 교단을 배경으로 하는 대학이며 병원이기 때문에 쉽사리 관선이사가 파송될 것 같지는 않아 보인다. 그러나 금번 감사를 통해서 문제 해결의 걸림돌은 결국 이사회의 내부분열과 갈등, 그리고 황총장과 구자영 전원장으로 보았다는데 대체적으로 동의하고 있는 것 같다. 그래서 교육인적자원부는 이사회로 하여금 총장의 업무추진비 부당 사용액을 환수 조처하는 한편 이에 상응하는 조처를 취하도록 요구하였던 것 같다. 이러한 배경에서 이사장은 2월19일에 이사회를 속회하여 총장을 도중 하차 시키는데 총력을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김재도 원장과 황규재 행정처장에 대해서는 중징계 조처하여 일단 위기를 모면해나가는 방안을 모색할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복음병원의 궁극적 해결 방안은 이사회와 병원 구성원들이 합심단합하는 길 뿐이다. 타교단 장로가 복음병원의 부도 위기를 막아주었다는 사실에 대해서 고신교단의 지도자들은 부끄러워 해야 할 것이다. 복음병원은 한강 이남에서 가장 많은 병상을 소유하고 있는 영남 굴지의 병원이다. 이사회와 의과대학 교수들, 그리고 행정직원들이 한 마음으로 단합하기만 하면 병원을 정상화시키는데 그렇게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을 것이다. 안타까운 것은 내부의 분열과 갈등이다. 복음병원이 어서 속히 위기에서 벗어나 의료와 선교의 사명을 충실하게 감당할 수 있기를 소망한다.
/신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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