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신 교단을 배제시키는 것이 교수협의회의 최종 목적인가?-
●교육부의 2차 감사 결과
지난 1월 13일부터 18일 오후 4시까지 1주일 동안 학교법인 고려학원(이사장 김영동 목사)에 대하여 강도 높게 실시된 교육인적자원부의 2차 감사 결과(대제81420-143)가 내려왔다. 지시사항(시행일자 2003년 1월 30일)의 골자는 역시 지난해 1차 감사에서 시정을 지시했던 김해복음병원에 대한 복음병원의 ‘자금과 인력지원 중단 지시’가 시정되지 않은 사실에 대한 징계와 더불어, 또 다시 두 병원간의 연결 고리를 끊을 것을 요구하는 내용이었다.
●김해복음병원과의 고리 차단 요구
금번 감사 결과에서 교육부는 복음병원에서 김해복음병원에 파견 보낸 수련의 12명의 전원 철수를 요구하였다. 지난번 1차 감사때는 30명의 파견자중에서 수련의가 5명이었는데 그 동안 7명이 더 추가로 파견되어 있음을 지적하면서 파견된 수련의의 전원 철수를 요구하였다. 또 학교법인 이사와 김해복음병원 이사가 겸직하도록 되어 있는 현행 총회 규칙을 총회에서 별도로 이사와 감사를 파송하도록 개정할 것을 요구하였다. 현재 상황에서는 교육부가 복음병원에 지원을 해 주고 싶어도 김해복음병원으로 다 빠져나가게 되니 지원을 해 줄 수가 없다는 것이다. 교육부는 동시에 복음병원이 배서한 어음을 하루 속히 회수하도록 요구하였다.
●구체적인 부채 상환 계획 요구
교육부는 또한 총회 은급부에서 복음병원에 차용해 준 은급비 20억원과 부채 약 200억에 대한 상환계획을 구체적으로 수립하여 2월 20일까지 보고할 것을 지시하였다. 그 동안 복음병원의 부채가 172억원 규모였는데 금번 감사에서 약 200억원으로 증가된 것을 지적하면서 기채 승인 없이 총회가 부동산을 매각하는 등의 부채 상환 계획을 구체적으로 수립하여 보고하도록 지시하였으며, 만약 이러한 지시 사항이 시행되지 않을 경우에는 이사장과 이사 전원의 임원 승인을 취소하겠다고 통보하였다.
●책임자 해임 조치
김해복음병원 부당 지원과 관련하여 교육부는 관련 책임자들을 해임 또는 경고하는 조치를 취하였다. 이사회가 세운 김재도 원장과 소위 법적 원장(?)임을 자처하던 구자영 원장은 모두 해임 조처하고, 이정치 재단 사무국장과 강동길 직전 행정처장, 그리고 황규재 행정처장은 퇴임불문하고 해임조치하라는 지시가 내려왔다.
●황창기 총장 부당 업무 추진비 사용 환수 조치
금번 감사 팀은 황총장의 부당 업무 추진비 사용과 관련하여 학교법인 이사회에서 이에 상응한 조치를 취할 것을 지시하면서 부당 집행 내역을 구체적으로 지적하였다. 그 내역은, 부산 사범 동기 변호사인 배 모씨에게 법률 자문을 구한 대가로 지불한 150만원, 대구 회의 및 여비조로 박 모 목사(2002. 2. 27), 경주 회의 및 여비조로 윤 모 목사에게 30만원(3. 26), 해운대 모임에서 박 모 목사에게 여비 보조(4.4), 이사회 대책 회의 지원비 50만원(4.20), 창원 회의 및 윤모 목사에게 여비 보조 50만원(5.2), 부산 역 그릴 모임에서 박 모 목사에게 30만원(5.14), 국제호텔 모임 박모씨 지원비 40만원(5.14), 강규찬 전 이사장 구라파 여행 항공료 보조비 200만원(6.24), 정관시행세칙 승인 위해 노력한 이사들과 대구의 C학장, 그리고 ㅂ씨등 수고비조로 160만원(6.25), 동래온천장 고젠음식점에서 서울 등지에서 온 교단 지도자 11명에게 복음병원사태 설명 및 여비조로 88만원 지원(8.16), 해운대 모임에서 박 모 목사에게 30만원(12.22), 그리고 구체적 내역을 밝히지 않은 부당 사용액 442만원 등 도합 1,555만원의 부당 지출액을 환수 조처하라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황 총장은 개인치료를 위해 기관카드를 부당하게 사용했음도 금번 감사에서 드러나 많은 사람들에게 충격을 주고 있다. 많은 액수는 아니지만 황총장은 2000년 7월 2일에 개인 치과 치료비조로 5만원을 기관카드를 사용하여 지급하였으며, 더 큰 문제는 학교로부터 출장 여비를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이중으로 기관카드를 사용하여 해외 항공료를 지불하는 등 총 1천7백6십3만4천원을 부당하게 기관카드로 지불하는 비양심적인 행위를 저질렀다는 것이다. 그 외에도 현금 수령액 2천만 25만원이 있으나 교육부는 업무추진비 부당 사용액 1,550만원만 환수 조처할 것을 지시하였다. 업무추진비 부당사용과 관련한 황총장의 이러한 비도덕적인 행위에 대해서 교육부는 이에 상응하는 조치를 취하도록 이사회에 지시했다. 과연 이사회가 어떠한 조치를 취할지 이부분에 대한 이목이 이사회로 집중되고 있다.
●의과대학 교수협의회의 심상찮은 움직임
한편 의과대학 교수협의회는 38대 4로 고신대학교의 교비통장과 복음병원 통장을 가압류하기로 결정하고, 이 가압류를 풀 수 있는 조건으로 시행세칙을 개정하여 교수협의회에서 추천하는 인사를 병원장에 선임할 것과 복음병원과 김해복음병원의 고리를 단절할 것, 그리고 현 이사장의 퇴임을 요구하고 있다. 의과대학 교수협의회는 현재 임의 단체로서, 서울대학교 출신 이창연 교수가 의장으로 있으나 과거 소위 91년 고신의료원 사태 때 투쟁 경력을 가지고 있는 고신의대 1기생들과 전공의 교수협의회가 뒷받침하고 있어서 교수협의회 의장인 자신도 어떻게 할 수 없는 역부족이라고 말하고 있다. 교수협의회는 앞으로 모든 국립대학교에서 교수협의회가 주도적인 역할을 하도록 추진하겠다는 정부 인수위원회의 방침이 일간 신문에 보도되면서 힘을 실으려고 노력하고 있는데, 이들의 궁극적인 관심과 목적은 결국 관선이사가 파송되도록 하여 고신 교단으로 하여금 복음병원과 의과대학으로부터 손을 떼도록 만들도록 하려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를 하기에 충분한 행보를 거듭하고 있는 것 같다.
●이사회의 대처 방안
이러한 일련의 사태에 대하여 이사장은 효과적인 대응방책을 강구하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다. 이미 총회운영위원회에서 고신교단 산하 전국교회가 목회자 1개월 사례비에 해당하는 액수를 복음병원을 위해 지원해 줄 것을 결의하여 시행하고 있으며, ‘불법 자금 지시 및 회계 집행 부당’과 관련하여 김재도 원장과 황규재 처장에 대한 해임 조치에 대해서는 교육부에 재고해 줄 것을 요청하는 재심 청원을 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러나 복음병원과 김해복음병원의 관계 차단은 김해복음병원 어음 배서가 50억원, 그리고 복음병원의 배서가 16억원, 은급비 20억원과 일반 사채 50억원 등에 대한 책임이 맞물려 있기 때문에 이사장도 어떻게 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금번 감사에게 지적되긴 했었지만 김해복음병원에 대한 자금 지원 지시도 이사장으로서는 김해복음병원으로 인한 복음병원의 부도를 막기 위해서는 어쩔수 없는 불가항력적 조처였으며, 이러한 지시를 이행할 수 밖에 없었던 김재도 원장과 이정치 재단 사무국장, 그리고 황규재 행정처장도 결국은 교단과 병원을 위해서 희생된 것 아니냐는 것이다.
●결국 관선인가?
교육부가 금번 감사를 통해서 2월 20일까지 이행을 촉구한 사항들은 어떤 면에서 시행하기가 어려운 내용들이 대부분이다. 2월 17일이면 당장 20억원의 어음을 결재해야 하는데 교단에서 해결해 주지 않으면 부도날 수밖에 없다는 것이 재정실무자의 하소연이다. 그런데 2월 20일까지 어떻게 은급비 20억원과 172억원의 부채를 상환할 수 있는 계획을 구체적으로 수립할 수 있겠느냐는 것이다. 여기에 설상가상으로 의과대학교수협의회는 은근히 관선 이사 파송을 기대하면서 고신대학교 교비통장과 복음병원 통장에 대한 가압류하였고, 이사회는 단합되지 못하고 정치적 노선으로 갈라져 있으며, 복음병원 문제 해법을 둘러싸고 이사장과 총장은 첨예하게 대립되어 있다. 여기에 고신 교단의 많은 의식있는 목회자들은 이렇게 문제가 많을 바에야 차라리 복음병원을 없애버리는 것이 교단의 화합과 발전에 유익한 것 아니냐는 소리까지 내고 있다. 교단 문제와 관련하여 정치적으로 중립을 지키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많은 목회자들의 충정 어린 조언에도 불구하고 총장은 대학의 발전은 뒷 전에 두고 정치적 로비를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고신 교단 내부의 이러한 상황은 결국 관선 이사 파송이라는 수순으로 나아가는 지름길을 마련해주고 있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자아내고 있다. 복음병원 부도와 관선이사 파송이라는 최악의 위기를 맞지 않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먼저 이사장과 총장, 그리고 이사들, 그리고 총회의 임원들과 고신교단의 지도자들이 화합하고 단결하여 위기 해결의 지혜를 모아야 한다. 총장의 업부추진비 부당 사용과 관련하여 몇몇 목사들이 교단 정치를 하는 모임에 학생들이 낸 등록금인 교비를 부당하게 사용한 사실이 교육부로부터 지적당한 것은 양심과 개혁을 부르짖던 황총장의 목소리가 얼마나 가식이며 위선적이었는가라는 비난을 받기에 충분하다. 특히 아무리 기관카드를 개인치료비에 사용했다는 사실과 학교로부터 출장비를 받고도 기관카드로 항공료를 지급했다는 사실은 교단을 개혁하겠다는 기치를 든 개혁파 실세들이 개혁의 대상이 되었다는 사실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그러므로 이제 기관의 책임을 맡은 기관장들은 타인을 판단하고 정죄하기보다 자기 자신의 허물과 부족을 느끼면서 정치적 계파에서 떠나 겸손하게 봉사하는 자세를 취해야 한다.
금번 감사 지시 사항 중에서 3급 직급의 서영애 간호부장을 보직 해임하여 복음병원 김해공항분원으로 전보 발령한 것은 부당하다고 지적하면서 해당 직급에 상응하는 직급을 부여하고 복귀토록 조처하라는 지시는 고신 교단의 지도자들이 정치적 논리와 자기 이익에 얽매이지 말고 진정으로 기관을 위하는 마음으로 상호 관용하면서 명예를 회복시켜주고 합심하여 위기를 해결하기를 바라는 교육부의 의지에 대한 상징적 의미로 받아들여야 할 것이다.
/신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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