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총회긴급운영위 개최
지난 1월7일 고신대학교 복음병원에서는 긴급 총회 운영위원회가 열렸다. 이번에 개최되어진 운영위원회는 지난 3일 총회회관 회의실에서 열린 총회 임원회에서 현 김영동 이사장이 상정한 질의건에 대해 긴급총회운영위원회를 소집하여 협의하여 다루자는 곽삼찬 목사(부총회장)의 건의를 받아들여 이루어진 운영위원회다.
오전 10시에 개최된 운영위원회는 12시가 넘어서도 이사장 질의건에 대해 논의되지 못하고 양측(이사장측-총장측)의 첨예한 입장만을 확인하는 시간이 됐다. 윤희구 목사는 “이런 회의가 어디 있느냐?”며 “총회운영위가 학교법인 이사들을 오라가라 할 수 있는 법적인 조항이 있느냐”고 이날 운영위가 이사장 질의건을 다룬다는 자체에 불만을 터트렸고, 이에 부총회장 곽삼찬 목사는 “임원회는 총회안의 모든 것을 논의할 수 있고 총회적인 차원에서 협의하기 위해 총회운영위원회를 소집했다”고 답했으며 서기 이용호 목사도 “지금까지 총회산하 기관에 문제점이 발생했을 때 운영위원회를 소집하여 현안문제를 다룬 예가 하나의 법적인 근거가 될 수 있다”고 운영위 소집에 대한 정당성을 피력했다.
하지만 회의시작부터 이날 회의가 순탄치 않을것이라는 징조가 나타났다. 김명석 목사(학교법인 이사)는 “이사장질의건은 이사회에서 한번도 논의가 되어진적이 없다”며 이사장의 독단적인 행동을 비난했고 하호영 장로(학교법인 이사)는 눈물을 흘리면서 “세상법을 지키지 않고 학교와 병원을 가지고 있으면 뭐하느냐”며 “이자리에서도 잘못된 결의가 나온다면 교육부와 검찰에 고발할 것이다”고 엄포(?)를 놓기도 했다. 또 윤희구 목사도 “아무리 총회가 승인하더라도 결국 이사회의 결의없으면 아무 소용없다”며 현실적인 문제점을 지적하고 나섰다.
이날 안건으로 상정되어진 김영동 이사장의 질의건은 크게 ‘이사장 선임과 관련한 질의’와 ‘복음병원장 업무 복귀에 관한 서명에 대한 질의’로 나뉘어 있는데 ‘이사장 선임과 관련한 질의’는 ①제52회 총회에서 승인된 현 김영동 이사장의 임기는 언제까지 유효한지 여부, ② 일부 이사들이 총회규칙 제3장 23조 2항에 의거 이사장 선임을 위한 임시 이사회 소집을 청원하고 있는데 위 규칙의 적용이 합법적인지 여부로 질의했으며 ‘복음병원장 업무 복귀에 관한 서명에 대한 질의’는 ① 총회가 구자영 의료원장에 대하여 ‘총무 2002-70호(2002, 8,20)’로 직위해제 및 해임을 속히 시행하도록 촉구, 제51-3회 제6차 임시이사회 속회(2002.9.24)에서 구자영 교수를 보직해임하고 파업은 종료되었으며, 김재도 교수를 복음병원장으로 임명하였는데도 불구하고 ② 고신대 총장은 구자영 교수의 업무복귀를 지시하는 지시문을 발송하고 이사들에게까지 서명을 받고 있는 소위 임명권자에 대한 항명을 시행한, 이러한 총장의 행위가 합법적인지 여부에 대해 총회임원회에 질의하였다.
오후들어 이사장 질의건이 본격적으로 논의되기 시작했다. 총회장 이선 목사는 양측(이사장-총장)의 이야기와 현 학교법인 서기(정수생 목사), 감사(팀장 김용구 목사), 2명의 이사들에 대한 이야기를 먼저 들어보는 시간을 마련했고 이후 7인 조정위원회(위원장 : 곽삼찬 목사, 위원 : 이선 목사, 이용호 목사, 김성천 목사, 조재태 목사, 신민범 목사, 김상석 목사)를 구성하여 이번 사안을 조정하기로 결의했다.
▣ 총장측의 주장
구자영 교수를 지지하는 황창기 총장은 복음병원 원장 선임문제로 이사장과 총장의 의견이 상반되고 있음을, 그리고 구자영 교수에게 병원장 업무복귀를 공문으로 지시한 바 있음을 인정했다. 하지만 이것이 이사장에게 항거하는 뜻이 아니라 이사장 위에 법을 지키려는 총장의 순수한 의도일뿐이라고 해명했다. 또 지난 12월24일 8명의 이사 서명을 받은 내용은 “제52회 총회 결의에 따른 법절차를 밟자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것은 “현이사장을 총회 결정에 따라 재신임하는 절차도 되는 것”이라며 하지만 총장본인이 이러한 것을 발의한 적이 없었다고 밝혔다.
현재 황창기 총장이 김재도 교수를 비롯한 전 집행부가 다시 들어오는 것을 총장으로서 동의할 수 없는 이유에 대해서는 김재도 교수가 교육부 감사에서 7건의 징계 및 경고처분을 받은 자로 비슷한 처지의 현 행정처장대리(5건의 징계 및 경고)와 짝을 이루는 것을 볼 수 없으며 법원판결이 나온 현 시점에서 김재도 교수를 병원장으로 인정될 수 없기 때문이라고 자신의 입장을 밝혔다. 정서와 습관보다는 법과 양심을 더 중시하여야 할 것임을 강조하면서 법을 지키려는 총장의 순수한 의도일뿐이라고 강조했다.
또 총장측에서는 9일 임시이사회를 소집 요구하는 이유에 대해서는 교육부 감사에서 지적했듯이 이사들의 교육부 임원승인 이후에 이사장 선출하는 것이 교육부의 방침이고 또 제52회 총회가 이같은 결의를 했기 때문에 52회 총회 이전에 선출된 김영동 이사장은 강규찬 전 이사장의 남은 임기를 대신했다고 주장했다.
▣ 이사장측의 주장
이날 긴급운영위원회의 핵심은 제 52회 총회가 결의한 규칙적용이 어느 시점부터인가 하는 것이다. 총회규칙부장 박종수 목사는 지난번 김영동 이사장의 질의건에 대해 ‘규칙 2003-2호’의 공문을 통해 다음과 같이 답변했다.
1, 현 김영동 이사장의 임기에 대한 질의의 답변
김영동 이사장 본인의 이사 남은 임기동안 할 수 있는 줄 압니다.
정관 22조 2항 “이사장의 임기는 이사의 재임기간으로 한다”
2, 일부 이사들의 이사장 선임을 위한 규칙 적용의 합법 여부에 대한 질의의 답변
① 이사장의 임기가 남아있는 바 총회가 승인한 이사장 선임하고저 함은 합법이 아닌 줄 아오며
② 이사장 선임 후 규칙이 변경되었는바 소급 적용함은 합법이 아닌 줄 압니다.
3. 이사장 선임을 위한 고신대학교 총장의 이사들에게 서명 운동 행위의 합법 여부에 대한 질의의 답변
① 당연직 이사인 대학 총장이 총회가 승인한 이사장 퇴임을 위한 서명 운동은 합법이 아닌줄 아오며
② 임명권자인 이사장의 퇴임 운동을 임명받은 총장이 이사 개, 개인을 방문하여 서명 운동을 한 것은 합법이 아닌 줄 압니다.
또 학교법인 서기 정수생 목사는 “만약 강규찬 전 이사장이 임기를 채웠더라면 제52회 총회가 결의한 규칙 적용이 합당하지만 현 김영동 이사장은 강규찬 전 이사장이 임원 취소 때문에 새롭게 선출(교육부 지시)한 이사장이기 때문에 제52회 총회 규칙적용이 어렵다”고 말했다.
김용구 감사팀장도 구자영 병원장 직위해지 관련 서류를 운영위원회에 제출하며 “구자영 교수의 해임은 8명의 이사들의 이사회 소집 승인 신청과 교육인적자원부의 이사회 소집승인으로 총회운영위원회가 결의하여 통보한 ‘총무 2002-70(2002. 8.20)’내용에 따라(구자영 원장 직위 해제 및 해임 시행, 노조원 파업철회와 병원 정상화 촉구) 정상적으로 이루어진 사안”이라고 말하며 “특히 지난번 노조의 파업철회를 이유로 합의한 합의각서에 황창기 총장을 비롯한 이사들(김영동, 정수생, 백성호, 전영환, 정근두, 차철규, 천명환, 김영철, 조형기, 최수환)의 서명이 기록되어 있고 이미 공증까지 받은 상태임을 강조했다.
김영동 이사장은 “지난 12월24일 정식으로 폐회하고 난 후 총장이 서명받은 내용은 과연 합법적인가?”, “개인자격으로 총회에 언제든지 질의 할 수 있다”며 앞에서 자신에 대한 발언에 반박하며 “이사장이 되고나서 총회의 결의를 준수하기 위해 노력했고 현 시국을 풀어나가기 위해 노력한 것 밖에 없다”며 “지난번 김재도 교수의 복음병원장 임명은 정당한 절차에 의해 이루어진 것”이라고 말했다.
▣ 황총장 판공비 과다지출을 지적한 감사보고
9일 열린 임시이사회에서 가장 관심을 끌었던 것은 감사보고 내용이었다. 전반적인 감사내용은 다루지 않았지만 고신대 황창기 총장의 ‘총장 판공비’ 내용이 보고 되었는데 총장의 작년 3월부터 7월까지의 판공비 수령액이 잘못되었다는 지적이다.
현재 황창기 총장은 매월 가져다 쓸 수 있는 판공비가 매월 70만원(2002, 3, 1일부로 적용)으로 책정되어 있는데 작년 3월부터 7월까지 5개월동안 황총장이 가져다 쓴 판공비는 500만원으로 150만원이 더 쓰여진 것으로 보고됐다. 또 총장이 경리과장한테 받아간 돈중 사용처가 불분명한 돈이 750만원으로 이돈이 사용목적 없이 사용되어 졌다고 감사팀장은 보고했다. 김용구 감사팀장은 “총장 업무추진 중 총장이 수령할 수 없는 방법으로 일정한 사용처가 없이 직접 또는 간접적으로 현금을 수령한 7,550,000원과 판공비 지급규정에 초과 수령한 1,500,000원등 합계 9,050,000원의 돈이 불법으로 총장에게 지급되어 졌다”밝혔다. 감사팀장의 이같은 지적에 황창기 총장은 “개인적으로 쓴 것은 하나도 없다. 모두 교단을 위해서 썼다”고 대답해 발언에 문제가 제기됐다. 일부 이사들은 “총장이 학교를 위해 돈을 써야지 교단을 위해 돈을 썼다는 것은 교단 정치를 위해 섰다는 것으로 비춰질 수 있는 발언”이라고 비난했으며 법과 원칙을 신앙양심으로 외치던 총장이 민감한 돈문제에는 어떻게 규정을 어겨가며 판공비를 가져갈 수 있는지 의아해 했다.
감사팀(김용구, 박종석, 박배근, 김경화)은 이러한 문제점을 발견하고 조사과정에서 경리과장, 사무처장등에게 소명자료를 1월6일까지 제출하라고 지시했지만 황총장은 자신에게 물어보지 않고 소명자료를 제출하라고 한 행위에 대해 반발하며 자료제출을 거부하도록 지시한것으로 알려지고 있으며 현재 학교법인 감사들은 처장과 경리과장, 총무과장등을 재조사 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현재 병원은 앞을 내다볼수 없는 상황으로 흘러가고 있다. 교수협의회가 의료보험공단의 보험금을 가압류 한 상황에서 노조도 대학이나 병원의 통장과 의사들이 가압류한 보험공단 보험금에 다시 제3자 가압류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특히 매각을 추진중인 인천땅도 가압류할 태세이며 교수협도 다시 병원통장 압류를 위해 의사들의 지지서명을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무엇보다 장기간 임금체불로 인해 직원들의 사기는 땅에 떨어질대로 떨어진 상태다. 현재 부산지역 전체 사업체의 체불인금중 70%(69억원)가 복음병원의 임금체불이 기록하고 있는 실정이다. 부산지방노동청과 부산시도 체불임금 청산을 위해 조만간 어떠한 움직임을 시작할것으로 보여 고신의료원 문제가 더이상 교단안의 문제가 아닌 부산시와 전국적인 관심사로 부각될것으로 보인다.
여기에다 지난번 염화용 원장대행에 대해 ‘직무정지 가처분’신청을 해 결정판결을 받은 구자영 교수가 이번에는 김재도 교수를 상대로 ‘직무정지 가처분’ 신청을 제기해 논란이 될 전망이다. 여기에 법인측도 구자영 원장이 반쪽 승소한 판결에 집행정지 가처분 이의 신청을 해 복음병원 문제는 앞이 보이지 않는 안개속의 시야로 먹구름이 덮여 있다.
▣ 결국 관선인가?
지난 1월13일 교육부 감사팀(재정과2명, 감사팀 2명)이 다시 병원에 내려왔다. 병원 재정부장은 “지난번 감사 결과를 잘 이행하고 있는지 확인하는 차원에서 내려온 것”이라고 말하고 있지만 누구보다 병원사정을 잘아는 교육부 감사팀이 현 시점에서 병원을 찾은 것은 분명 어떠한 특단의 조치가 있을 것이라는 반응이다. 노동조합 한 관계자는 “그동안 교수협이 교육부에 관선을 꾸준히 요구해 온 것으로 안다. 만약 관선이 온다면 특정한 누구만 바뀌는 것이 아니라 이사 전원을 바꿔달라고 요구할 생각이다. 특히 고신대 총장은 꼭 바뀌어야 한다는게 노동조합의 입장이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번 교육부 감사팀의 방문을 꼭 관선이라고 결부시킬수만은 없는 실정이다. 현재 이러한 움직임이 지난번 기채승인한것에 대한 허락의 의미로도 보는 병원 관계자들도 있다. 고신총회가 한주일 헌금을 실시하고 전국 교역자 한주일 생활비 헌금등 자구노력을 하는 현 시점에서 관선은 아닐것이라는 전망이다. 또 지난 91년 사태에서도 총 700베드에서 200베드로 환자수가 급감할 때도 어려움을 이겨낸 복음병원이라는 것을 교육부가 잘 알고 있고, 김재도 원장의 취임이후 병원이 800베드를 채우며 정상화에 오른 현시점에서 관선이사를 파송한다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는 의견도 높다. 하지만 현 감사팀이 1주일간 머무르며 실태파악을 한다는 것에 좀 꺼림직하게 병원 관계자들은 내다보고 있다.
반면 교수협의회는 최근 추가로 가압류를 실시해 현재까지 85억원을 가압류해 있다. 교수협 회장 이창연 교수는 “만약 병원이 이 돈을 순수하게 직원들 급여로만 준다고 약속하면 풀어줄 용의는 있다”며 문제해결의 실마리를 병원에 제시했다.
▣ 죽어나는 직원들
복음병원 사태를 바라보는 교단관계자들은 이사장과 총장이 저렇게 싸우고 있는데 병원이 잘 될 수가 없다는 반응이다. 한마디로 ‘고래싸움에 새우등(직원) 터지는 상황’으로 비유하고 있다. 지난 7일 총회운영위원회에서 일부 이사들은 ‘하나님의 공의’를 앞세우며 자신들의 측이 옳다고 운영위원들에게 호소했다. 이말을 몇 개월째 봉급을 못받아 생활이 안되고 은행빛에 시달리며 시름에 잠긴 직원들은 과연 어떻게 생각할까? 자신들을 굶기는 것이 과연 하나님의 공의인지, 병원을 이렇게 만들어 놓고 아직도 할말이 남은 이사들의 뻔뻔함에 혀를 내두르지 않을까 생각된다.
/신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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