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직원들은 안정을 원한다 - 복음병원 두원장이 존재하고 있다
‘사공 둘’에 졸병 없는 ‘스타’
학교법인 고려학원 이사회(이사장 김영동 목사)는 지난 12월 6일 김재도 교수를 복음병원장(고신의료원)으로 선임하였다. 그러나 본인의 원장직 고사와 병원내의 복잡한 사정으로 인하여 원장 취임식을 거행하지 못하였으나, 김교수가 병원이 당면한 위기를 타파하기 위해 헌신하기로 결심함에 따라 지난 12월 27일 이사회 사무실에서 이사들과 병원행정직원들, 간호부 직원들, 그리고 파업대책본부 간부들이 참석한 자리에서 임명장을 수여받고 원장직에 취임하였다. 한편 구자영 직전 원장이 부산지방법원에 낸 ‘원장직무가처분정지신청’이 12월 11일부로 받아들여지자 이것은 곧 자신의 원장직 회복을 의미한다면서 원장실을 지키며, 자신이 결재를 하겠다고 나섬으로써 고신대학교 복음병원은 두 사람의 사공을 둔 꼴이 되어 복음병원이라는 거대한 배가 어느 방향으로 항해해야 할지 항로를 잃고 있다. 더욱 우습게 된 것은 구자영 직전 원장은 자신이 ‘합법적인’ 병원장이기 때문에 자신에게 결재서류를 가지고 오라고 원장실에 버티고 있으나 재정부장을 비롯한 주요 간부 직원들은 이사장이 임명한 합법적 원장은 김재도 원장이라고 주장하면서 김원장의 결재를 받고있기 때문에 구자영 직전 원장은 ‘졸병없는 스타’의 신세가 되고 있다고 한다.
반쪽 승소
부산지방법원 제14민사부는 구자영 직전원장이 제기한 ‘원장직무정지가처분신청’에 대하여 대학인사위원회의 정당한 해임절차를 거치지 않았기 때문에 절차상의 하자를 이유로 “본안 판결 선고시까지 그 효력을 정지한다”고 판결하였다. 이러한 판결에 대해 감사 박배근 장로는 법원이 결국 구자영씨의 손을 들어 주었기 때문에 승소한 것만은 사실이라고 보고 있으나, 일부에서는 이 판결은 어디까지나 본안에 대한 확정판결이 아니라 염화용 의학부장이 병원장 직무대행에 대한 가처분 신청이며, 김재도 원장의 경우는 합법적인 절차를 거쳐서 원장으로 선임되었기 때문에 해당이 되지 않는다고 보고 있다. 그러므로 구자영 교수는 김재도 원장을 상대로 또 다시 ‘원장직무정지가처분신청’을 내어 승소해야 하며, 또 양측의 변호사들의 합의하여 소송 비용은 각자가 부담한다로 판결되었기 때문에 구자영 교수의 승소는 ‘반쪽 승소‘에 불과하다고 폄하하고 있다.
한편 재단측에서는 권영찬 변호사를 통해 구자영 교수에 대한 ‘본안 가처분신청’을 이미 제기하였으며, 특히 본안 소송에 대한 증인으로 대학인사위원회 위원장(홍영대 부총장)을 증인으로 채택하였다고 한다. 이 자리에서 만약 인사위원장이 대학의 총장이 제청을 하지 않았기 때문에 해임안을 다루지 않았다고 정직하게 진술하지 않으면 법적 처벌을 받게 되어 있어 그 전말이 주목되고 있다.
원장 선임을 둘러싸고 일어나고 있는 복음병원의 이러한 사태는 과거 고신 역사에 있어서 학교법인 고려학원의 법적 이사장 자리를 두고 사회법상의 이사장과 총회법상의 이사장이 대결했다가 결국 총회법상의 이사장이 승소한 사건을 복사판처럼 연상케 해 준다. 작금의 복음병원의 사태도 당시 송상석 목사가 총회법으로는 자신의 이사장 임기가 다했지만 사회법으로는 아직도 임기가 남아있기 때문에 자신이 법적 이사장이라고 주장하였으나 총회가 선출한 이사장 김희도 목사와의 대결에서 결국 송상석 목사가 패했다는 사실을 교훈으로 삼아야 할 것 아니냐는 목소리들이 나오고 있다.
‘이사장 위의 총장’
이러한 와중에서 고신대학교 황창기 총장은 12월 24일자로 전교직원들에게 공문을 보내면서 부산지방법원 제14부 민사부 결정과 정관 제74조 2항에 근거하여 구자영씨가 병원장 업무에 임할 것을 지시하는 공문을 발송하여 물의를 빚고 있다. 구자영 직전원장이 단순한 이유로 원장 업무를 소홀히 하고 있다면 새로운 정관에 근거하여 총장으로서 업무에 성실히 복귀할 것을 명령할 수도 있겠지만 작금의 병원 현실에서 병원장 업무복귀는 사실상 원장을 임명하는 일과도 같은 것이다. 그러나 병원장 임면권은 총장이 아니라 어디까지나 이사장에게 있다. 그래서 이사장은 12월 26일자로 지시공문을 내어 현재 복음병원장은 교원인사위원회의 추천과 총장의 제청으로 제52회-1회 제2차 임시 이사회에서 임명한 김재도 교수임을 재확인하면서 업무에 차질이 없도록 하라고 지시하였다.
이러한 일련의 사태를 바라보면서 이사장의 명을 받아 업무를 수행해야할 총장이 이사장에게 반기를 드는 이러한 대담한 행동 자체가 사실상 교단정치의 부산물이라고 탄식하고 있다. 고신 역사상 지금까지는 이사장과 총장간의 의견대립이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대체로 이사장이 총장에게 업무를 지시하였고 총장은 이사장의 뜻을 헤아리면서 자신의 직무를 감당하였다. 그러나 강규찬 직전 이사장과 현재의 황창기 총장 두 사람 모두 교단 정치 노선에 있어서 개혁파 실세들의 힘을 배경으로 등장하였고, 개혁파 실세들과 더 긴밀한 관계를 맺고 있는 황총장이 때로는 거침없이 이사장을 대항할 수 있게 되었던 것이다. 현재 총장이 이사장 위에 군림하는 듯한 일련의 행보도 결국은 정치적인 힘의 논리로서만 이해될 수 있는 문제이지 상식적으로나 합리적으로 설명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사건 중심에 서있는 총장의 책임
지난 8월부터 시작되어 50여일 이상 지속된 복음병원의 장기간 파업 사태때에도 사건 해결의 열쇠를 총장이 쥐고 있었지만, 병원장 선임을 둘러싼 작금의 문제도 역시 사건 해결의 열쇠는 총장이 쥐고 있다. 왜냐하면 구원장의 손을 들어준 부산지방법원의 판결의 핵심도 대학인사위원회가 구원장의 해임절차를 밟지 않았다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이 모든 문제의 책임이 총장에게 있다는 사실은 명약관화하다. 고신교단 제52회 총회가 병원사태를 우려하여 9월 24일에 구자영 교수의 해임을 결의하여 이사회에 요청하였고, 총회기간 중에 모인 임시 이사회에서 구교수의 원장직 해임을 결의할 당시 총장은 노조에 대하여 몇 가지 조건을 요구하면서 이사회가 구자영 교수의 원장직 해임을 결정하는데 동의하였다. 뿐만 아니라 총장이 대학인사위원회의 결의를 거쳐 김신동 교수를 원장 후보로 이사회에 제청하였으며, 김교수가 원장직 사임을 고수하자 구자영교수와 김신동교수, 그리고 김재도 교수 3인을 원장후보로 이사회에 제청하였다. 총장의 이러한 제청은 어디까지나 구자영 교수의 원장직 해임을 전제로 한 것이다.
원장 선임을 둘러싸고 생겨나는 작금의 문제들의 핵심은 직전원장이나 현원장의 자질문제가 아니라 직전원장 해임 결정이 대학인사위원회의 정당한 해임절차를 거치지 않았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모든 문제의 책임은 총장에게 있다. 총장이 만약 해임절차를 거쳐야 할 법적 절차를 모르고 원장 후보를 제청했다면 그러한 법적 무지의 책임도 총장에게 있고, 그후 해임절차를 거쳐야 하는데도 대학인사위원회와 여유있는 ‘공던지기 놀이’를 하고 있는 책임도 총장에게 있다. 총장의 이러한 무책임한 행동 때문에 병원은 지금 엄청난 재정 손실을 입고 있으며 구성원의 단결도 깨어지고 직원들의 사기도 극도로 저하되고 있으며 심지어는 병원부도위기와 관선이사 파송이라는 극한 상황까지 가고 있다. 그러므로 지금이라도 이사회는 이 모든 사태의 책임을 물러 총장직 사퇴를 요구할 수 있는 권리를 충분히 가지고 있다.
‘개혁파’ 논리의 허구와 황 총장의 ‘역모’(?)
그럼에도 불구하고 황총장은 지방에 있는 이사들에게까지 찾아다니면서 오히려 이사장의 불신임 결의(?)를 위한 임시이사회 소집요구에 동의해 줄 소위 ‘역모’를 모의하고 있다는 소리들이 공공연히 들리고 있다. 현재 임시이사회 소집 요구서를 서명하여 제출한 이사들은 8명인데 이 중에서 이사 김영철 장로는 노조들의 병원 파업당시 노조측과 김장로가 재직하고 있는 대구의 모 대학당국과의 합의 각서에 의하여 어느 한 편에 서지 못할 입장에 있고, 광주의 이사 김 모 장로는 “총장이 직접 찾아와서 총회의 결의라고 설득하니 어쩔 수 없이 동의해 주었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어서 실질적으로는 6명의 이사들이 이사장 불신임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 형편인데, 이들 모두 소위 개혁파 세력들로 분류되고 있는 이사들이다.
이들이 새 이사장 선임을 요구하고 있는 명분은 개정된 총회의 규칙대로 하자는 것이다. 종래는 총회가 이사를 선출하면 총회회기중 이사회 조직을 마치고 총회 석상에서 이사회 조직 보고를 하였다. 그러나 금번 제52회 총회에서는 윤모 장로의 동의로 앞으로는 총회가 선출한 이사들이 교육부에 등록을 필하여 합법적인 이사가 된 후 이들이 모여 이사장을 선출하여 총회운영위원회에 보고하기로 결정하였다. 그런데 현재 김영동 이사장의 경우는 당시 복음병원의 긴박한 위기 상황으로 인하여 총회가 새로운 결정을 하기 전에 총회회기중에 모인 이사회에서 이사장으로 선출되어 총회에 보고되었다. 말하자면 김영동 이사장의 경우는 종래의 법에 따라 합법적으로 이사장으로 선출되었으며, 개정된 총회의 규칙은 김목사의 이사장 선출 보고 이후에 결의된 것이므로 김영동 이사장의 경우에는 새로 통과된 총회의 규칙이 적용될 수 없는 것이다. 이러한 사실들은 모두 개혁파의 주장들이 논리적 정당성을 상실한 허구라는 사실을 보여주기에 충분하다는 여론들이 들끓고 있다. 뿐만 아니라 교육인적자원부가 이사장 취임을 승인했을 때는 전임자의 잔여기간이 아니라 4년간의 합법적인 기간을 보장해 준 것이다. 그러므로 개혁파 실세들의 조종(?)을 받는 황총장의 역모(?)는 신앙적으로나 법적으로, 또한 고신교단의 정서상으로도 설득력을 얻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교수협의회와 현장 분위기
이러한 사태를 지켜보면서 가장 중립을 지키면서 합리성과 공정성을 바탕으로 행동해 주어야 할 교수협의회는 이미 보도한 바와 같이 내부적으로 학연과 지연등으로 사분오열되어 있다. 지금 교수협의회는 경북대 출신들과 부산대 출신들로 나누어져 있고, 타학교 출신들은 양쪽 눈치만 보고 있으며 고신대 출신들은 침묵을 지키고 있다고 한다. 이런 가운데 지난번 교협의 의료보험공단 25억원 가압류건은 병원의 상황만을 더욱 악화시킨 행위로 비판 받고 있다. 직원들의 급여로 지불될 25억원을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으로 만들어 직원들에 대한 교수들의 위상이 땅에 추락한 실정이다. 그러나 교협회장 이창연 교수는 “그돈을 가압류하지 않았다면 김해복음병원 빛 갚는데 사용했을 것”이라며 자신들의 행위가 정당했음을 밝히고 있다.
또 김재도 교수 취임전날 이창연 교수는 김교수와 대신동 유정 실비집에서 독대하며 8가지 공식 질문을 했다고 한다. 이중에서 알려진 것은 “법적인 문제는 어떻게 할것이냐”와 “교수, 직원간의 편가르기는 어떻게 생각하느냐”등이다. 김교수는 “법적인 부분은 책임을 진다. 그리고 편가르기는 발생하지 않을것”이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이창연 교수는 교협이 어떤 원장을 지지할것이냐는 공식적인 질문에 대해서는 “구자영, 김재도 어느 원장에도 협력 할 수 없다”고 밝히고 있다. 또 “교협이 뽑은 원장만을 지지할 것”이라고 말해 결국 자신들이 이사회에 주장하는 요구조건이 수용되어야만 병원에 협력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일부 교수들은 이사장과 총장, 그리고 ‘두 병원장’이 서로 싸우는 틈에 자신들이 병원을 운영하겠다는 발상을 보이기도 하는데 이것은 마치 지난 91년 사태의 복사판과도 같은 것이다. 또 다른 일부 교수들은 병원이 정상적으로 운영되기 위해서는 교단이 운영하기보다는 오히려 관선이사들이 운영하는 것이 더 나을 것이라는 입장을 보이기도 한다. 오히려 현장은 현재 계속적으로 돌아오는 어음을 지불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고, 거래처 결재 등 모든 결재들이 산더미처럼 쌓여 있으며 체불인건비를 해결하기 위해 신임 원장과 행정처장이 동분서주하고 있는 상태에서 직원들은 병원이 하루빨리 정상화되어 안정되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는 실정이다.
/신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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